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76화 (76/255)

우리 동네 야구팀-76화

"오늘... 왠지 좀 빡셀거 같은데..."

"야, 어차피 연습경긴데 뭘 그리 걱정하고 그래?"

"야, 그런데 감독님은 언제 오시냐?"

그뒤로 시간이 지나고 골드스타즈와의 연습경기의 날이 되었다.

지금 우리팀은 간단히 수비연습을 마친 다음에 우리편 덕아웃 앞에 모여있었다. 그리고 모두들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고 있자 감독이 우리들 앞으로 들어왔다.

"자, 오늘은 두번째 연습경기, 골드스타즈와의 대결이다. 교장선생님께서 대충 알아와보신 정보로는 강남의 어느 누군가가 만든 팀이란다. 아마 보나마나 돈으로 덕지덕지 떡칠을 해놓은거겠지."

"헐."

"돈으로 떡칠을 해도 잘하긴 잘한다는거 아냐?"

감독의 말에 애들은 술렁이면서 반대편 덕아웃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감독이 크게 소리치면서 애들을 집중시켰다.

"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번 경기는 연습경기, 그러니까 너네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점에만 집중해라. 그리고 이긴다면 지난번처럼 또 삼겹살쏜다!"

"우와아!"

"이기자!"

"발라버리자!"

삼겹살이라는 단 한마디에 나를 포함한 모든 애들은 열광하면서 전의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심판이 오라는 제스처를 보내자 다들 의욕적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가서 일렬로 서자 상대팀들도 와서 줄을 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두줄 사이에 서있는 삼판, 나는 내 앞에 서있는 사람이 누군가 하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뭔가 어디서 본것같은 기분이 느껴졌다.

"너...!"

그 사람도 나를 본적이 있는지 나를 손가락으로 놀란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제서야 그 사람이 누군지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그 허세 쩌는..."

"닥쳐라."

내 말에 그 사람은 조용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다른곳으로 시선을 돌려버렸다,

반면에 나는 그 사람을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때는 그냥 승부만 하고 끝나서 내 공에 당한것 말고는 딱히 기억나는게 없었다. 아, 성격이랑 외모가 양아치 같았다는것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제 지금 이렇게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뭐 완전히 그런 부류의 사람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때는 왜 그랬던건지... 여자 앞이어서 쪽팔렸나?

쨌든 이런 잡생각들은 지워버리고 다시 앞을 쳐다봤다. 그리고 서로 상호간의 인사를 한 다음에 후공인 우리팀은 각자 자기의 수비 위치로, 골드스타즈는 자기편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나는 마운드 위로 걸어올라아서 홈을 한번 쳐다봤다. 홈에는 언제 온건지 종빈이가 쪼그려 앉은채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공받아!"

종빈이는 크게 소리치더니 나에게 공을 던져줬다. 나는 공을 받고는 잠시 벗고있던 글러브를 왼손에 낀 다음에 종빈이를 쳐다봤다. 그리고 천천히, 가볍게 연습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슈욱- 파앙-

"괜찮다!"

다행히 공은 나쁘지 않았는지 종빈이가 크게 소리쳐줬다. 나도 좋은편은 아니지만 이정도면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문제라면 상대팀이 지난번처럼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을것 같다는 점이지만.

그렇게 몇번 더 연습구를 던지고 나자 타자가 타석에 들어섯다. 그리고 종빈이 뒤로 서는 심판, 그리고는 경기를 시작했다.

"플레이볼!"

심판이 플레이볼을 외치자 종빈이는 곧바로 사인을 보내왔다.

오늘 경기의 첫 공은 바깥쪽 직구. 하지만 컨디션이 좋은편이 아닌 나는 제구가 그리 좋지 않다. 단지 존 안에 넣을수 있는 정도의 제구력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경기는 연습경기, 난타당하듯이 맞지만 않으면 괜찮다. 그리고 뒤에 든든한 수비수들도 있었다.

나는 숨을 깊게 쉬면서 조금 긴장되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고는 와인드업을 하고는 그대로 공을 던졌다.

슈욱- 파앙-

"스트라이크!"

됐다. 일단 초구는 안전하게 카운트를 잡을수 있었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수 없는게 공이 바깥쪽 높게 형성이 되었다.

그러니까 이말은 즉, 상대가 그쪽을 노리고 배트를 돌렸다면 크게 한반 맞을지도 몰랐다는 점이었다.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돈으로 떡칠을 했다면 지난번처럼 완전히 형편없는 수준은 아닐테니까.

"휴우, 좀 위험했네."

나는 혼자 중얼거리면서 던져주는 공을 받았다. 그리고 사인을 확인하고는 두번째 공을 던졌다.

부웅-

"스트라이크 투!"

이번에 타자는 노리는게 있었는지 배트를 크게 휘둘렀다.

하지만 방금전 사인은 커브볼, 그러면서 타자의 배트는 허공을 갈라버렸다. 그리고 그사이에 공은 미트 안으로 들어갔다.

끄덕 끄덕-

공을 받은 종빈이가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종빈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는 단 한가지의 경우, 좋은 공이 들어왔을때의 반응이었다.

그리고 지금 고개를 끄덕인거는 오늘 커브각이 장난 아니라는뜻. 그러면서 내 입에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그런 기분도 잠시, 종빈이는 게속해서 사인을 보내왔다. 이번에도 커브볼, 확실하게 삼진을 잡겟다는 생각인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종빈이의 예상은

부웅-

"스트라이크 아웃!"

커브가 대각선으로 뚝 떨어지면서 타자의 배트를 완벽하게 낚아버렸다.

"아자!"

타자가 삼진을 당하는 동시에 나는 작게 환호성을 내뱉었다. 첫 타자 삼진, 오늘따라 왠지 운이 좋은것 같이 느껴졌다.

삼진이 맞춰잡는것에 비해서는 비효율적이지만 타자들을 확실히 압도했다는 심리적 요소가 될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심리적 요소는 타자에게도, 투수에게 둘다 영향을 끼칠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에겐 긍정적인 요소로 다가온 삼진, 그러면서 조금 전에 비해서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하지만 이제 겨우 한타자 잡은것 뿐이었다. 앞으로 20명의 타자를 더 잡아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모자를 다시 고쳐썻다.

'오늘 내 공이 통하긴 통하네. 그래, 방심하지 말고 이대로만 가자.'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시 홈을 쳐다봤다. 그리고 자신감있게, 거침없이 종빈이의 사인대로 공을 던져나가기 시작했다.

슈욱- 파앙-

"아웃!"

슈욱- 파앙-

"쓰리아웃 체인지!"

그리고 그 결과는 2번과 3번 둘다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야 김현, 왜 그래. 뭔 문제있냐?"

"아냐... 그냥 저 투수가 좀 신경쓰여서..."

1회초 골드스타즈의 덕아웃, 김현이라는 선수가 마운드 위에 서있는 수혁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덕아웃으로 돌아오면서 본 다른 선수. 그는 한곳에 배트를 두고 헬멧을 벗더니 옆에 앉아서 같이 수혁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 저투수 커브가 장난 아니더라. 커브치고는 궤적이 슬라이더성도 꽤나 있는거 같아서 공략하기 더 어려워."

"그건 투구폼때문에 그런거겠지. 쓰리쿼터 이지만 팔각도나 공을 놓는 위치가 좀 낮잖아. 그래서 그런거고."

혁의 말에 다른 선수는 아무말없이 수혁을 계속해서 쳐다봤다. 그러더니 이번에도 뭔가 특이한 점을 발견했는지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직구 구속은 조금 느린거 같은데..."

"...지금 측정기 보니까 대충 95정도 나오네."

"조금 느린거 같은데..."

"느려. 확실히 느려. 그래서는 못버텨."

다른 선수의 말에 현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그리고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지난번에는 어이없이 당했지만, 이번에는 무조건 쳐버릴거다. 각오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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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골드스타즈 VS D.라이더즈(2)201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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