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134화 (134/255)

우리 동네 야구팀-134화

퍼억-

하지만 다행히 포수가 급하게 블로킹을 하면서 허벅지를 강타한 투구, 그러나 그 사이에

촤아악-

"세이프!"

운선이 부드럽게 홈으로 슬라이딩을 하면서 그의 오른쪽 발뒤꿈치가 베이스를 쓸면서 지나갔다.

"어, 어어?"

"뭐, 뭐야?"

운선이 슬라이딩으로 베이스를 통과 하는 순간, 배터리와 선민은 물론, 양팀의 모든 선수단이 잠시동안 벙찐 표정으로 운선만 쳐다봤다. 그러다가

"나, 나이스샷!"

"미친 홈스틸이다!"

"와, 와우..."

"요! 대도 이운선!"

D.라이더즈 측의 덕아웃이 시끄러워 지면서 환호의 목소리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대, 대박. 이게 진짜로 되는거였어...?"

운선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지 놀란 눈으로 포수를 슬쩍 쳐다봤다. 그리고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다음, 유니폼에 묻은 흙을 툭툭 털은 다음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채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와하! 지렸다!"

"이자식 거기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최고의 한수였다!"

운선이 덕아웃으로 돌아가자 D.라이더즈의 선수단이 모두들 그의 머리를 한번씩 툭툭 치면서 환영해줬다. 운선은 자리에 털썩 앉으면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와우, 그게 진짜로 될줄은 몰랐네..."

"나이스 주루. 완벽했다"

한숨을 푹 쉬던 운선의 옆으로 용식이 다가왔다. 그는 운선에게 미소를 살짝 지어보이고는 아직 벗지 않은 헷맛을 손으로 툭 건드렸다.

*

그뒤로 경기는 쭉 흘러서 3회초 2아웃. 운선의 과감한 홈스틸 이후로 경기는 D.라이더즈가 일방적으로 끌고가는 양상이 전개되었다.

타자들은 초반의 조용함과 긴장감을 떨쳐내고 타격감을 에열하듯이 올라오는 투수들마다 족족 시원한 타격을 선보이면서 15안타 10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마운드 쪽에서는 수혁이 다시 자신감을 찾고 커브, 투심까지 넉넉하게 테스트를 해보면서 무피안타로 2.2이닝을 완벽하게 막고 있었다.

슈욱- 파앙-

그리고 지금 막 수혁의 손을 떠나간 공이 정확하게 미트에 꽂히면서

"스트라이크, 아웃. 게임 셋!"

D.라이더즈가 패자부활전 32강전의 승리를 무난하게 가져갔다.

"아자!"

경기의 승리를 확정짓자 수혁은 오른주먹을 불끈 쥐면서 짧게 포효했다. 그리고 종빈은 마스크를 위로 올리고는 마운드 위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수혁에게 주먹을 내밀었다.

"오늘 피칭 완벽했다 인마"

"너도 완벽했다"

수혁은 종빈의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툭 갖다댔다. 그리고 그러면서 덕아웃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

까앙- 까앙-

다음날 오전 11시경 구의야구장,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D.라이더즈는 이곳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원래 예선이 끝나도 약 2주간의 시간을 가진 다음에 본선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나타난 승부조작과 패자부활전 때문에 급하게 일정을 짜다 보니까 어쩔수 없이 주말에 경기를 모라아서 할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몸을 풀고있는 양측 선수단, 하지만 오늘 수혁은 연습투구를 하지 않았다. 어제 3이닝을 던진 영향도 있고, 다른 투수들도 한번 테스트해 봐야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늘 용식이 고른 선발투수는 선민, 일단 학교 배드민턴 선수이므로 운동신경도 좋고, 체력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투구폼에 적응하는 속도가 가장 빨랐기 때문에 용식이 선발로 내정했었다.

슉- 퍼엉-

"오케이, 오늘 공 좋다!"

선민은 어느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은채로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처음으로 야수가 아닌 투수로 경기에 임해서인지 어깨에 힘지 좀 들어가 있는것 같았지만,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조금씩 필요없는 힘이 빠지고 있는것이 보였다.

슉- 퍼엉-

"오케이, 제구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홍빈은 선민을 격려하면서 열심히 공을 받아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둘을 멀리서 지켜보는 용식, 그리고 그 옆에 수혁이 다가왔다.

"감독님"

"아부부버법!"

수혁이 용식을 부르자 그는 깜짝 놀라면서 알수없는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수혁이 그를 이상하게 쳐다보자 그제서야 헛기침으로 무마하면서 대답했다.

"어, 왜"

"오늘 각각 1이닝씩 맡길거에요?"

"일단 그래볼려고. 컨디션이 좋다고 판단되면 그냥 쭉 밀고 나갈거긴 한데, 일단 상대가 상대인지라 여유있게, 최대한 많이 올려볼거야"

"하긴... 상대가 확실히 딱 테스트하기 좋긴 하죠"

"본선떄는 대진운 진짜 뭐같더니, 이번엔 아주제대로 꿀빠는 기분이란 말야"

"그건 인정"

수혁과 용식 둘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상대편 덕아웃에 모여서 옹기종기 떠들고 있는 상대편 덕아웃을 쳐다봤다.

"참... 우리도 인연 한번 참 질기다. 쟤네랑은 이번에 세번쨰로 붙는거 아냐?"

"그러게요. 그럼 오늘 경기 끝나고 부대찌개나 먹으러 갈까요?"

"좋은데? 콜"

용식은 좋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뒤, 심판이 나오라는 소리가 들리자 수혁은 모자를 챙겨쓰고는 홈으로 달려갔다.

*

잠시뒤, 서로간의 인사가 끝난 다음에 D.라이더즈의 선수들은 각자의 수비 포지션으로 달려나갔다.

하지만 다른점이 있다면 오늘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수혁이 마운드가 아닌, 3루에 가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마운드에는 용식이 말한대로 선민이 마운드 위에 올라와있었다.

"허허... 이거 참 어색하네..."

수혁은 3루 베이스 근처에서 글러브를 팡팡 치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것이, 맨날 그 높은 마운드에만 서있다가 비교작 낮은 그라운드로 내려오니까 뭔가 감회가 새로울 만도 했다.

"그나저나 그 놀부 머니즈 타선을 선민이가 감당할 수준이 됐으려나 싶다만, 뭐 나 하나로만 갈수는 없으니까..."

수혁은 마운드 위의 선민을 쳐다보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선민이 몸을 푸는 장면을 찬찬히 지켜봤다.

슈욱- 파앙-

"오케이, 볼 좋다 좋아!"

다행히 아까 몸을 푼게 효과가 있었는지 선민의 투구폼이나 공에서 딱히 문제를 찾아볼수가 없었다. 자세가 살짝 엉성해 보이거나 다리 폭을 조금 덜 벌리는듯 했지만, 아직 적응중인 과정이었기 때문에 이정도면 매우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편이었다.

"뭐야, 맨날 던지던 그녀석이 아니네?"

한편, 놀부 머니즈의 1번타자는 마운드 위의 선민을 보고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그러다가 공을 보고는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지난번 그녀석이랑 궤적에서 좀 차이가 나긴 하지만 같은 우완에, 구속도 별로 차이가 안난다. 해볼만은 하겠어'

타자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타석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가 자세를 잡자 심판의 콜이 떨어졌다.

"플레이볼!"

'일단 가볍게 가운데 직구로 가자'

콜이 떨어지자 종빈은 망설일것도 없이 한가운데로 미트를 내밀었다.

어차피 지금 선민이 던질수 있는 공은 직구뿐, 직구로 구속을 조절하면서 던진다면 모를까, 아직 선민은 그정도 여유도 없었기 때문에 구종을 선택할수가 없었다.

"오케이"

사인을 확인한 선민은 속으로가 아닌, 겉으로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근 며칠간 연습했던 투구폼을 떠올린 다음에 망설임없이 공을 던졌다.

슈욱-

선민의 손을 떠난 공은 힘있게 쭉 뻗어나갔다. 그러다가 살짝 몸쪽으로 쏠린 지역으로 들어갔다.

파앙-

공이 미트에 들어가면서 시원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전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던 타자,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속은 그떄 그녀석보다 조금 더 빠른거 같은데, 미트가 뭔가 움직이는게 시야 끝부분에서 살짝 보였어. 제구가 좋은 녀석은 아니다'

타자는 선민은 정확하게 예측하고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날려주겠다는 표정을 지은채로 선민을 쳐다봤다.

하지만

팅-

타구가 빚맞으면서 유격수 방향으로 붕 떠버렸다. 그리고

다다다다-

"마이볼!"

터업-

"아웃!"

유격수 호진이 무난하게 잡아내면서 선두타자를 가볍게 돌려세우는 선민이었다.

"에잇!"

타자는 아쉬운건지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면서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어서 2번, 3번 타자들도 각각 좌익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 무난한게 1회초를 맞는 선민이었다.

────────────────────────────────────

135화-패자부활전 16강(2)2015.11.2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