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야구팀-139화
"헉... 허억... 아자!"
세이프 판정이 나오자 운선은 허리를 반쯤 숙인채로 거칠게 숨을 쉬면서 기뻐했다. 그리고 덕아웃으로 시선을 쓱 돌려봤다.
"와아~ 빠르다!"
"여! 시작부터 좋다!"
다행히 경기는 보고 있었는지 덕아웃에서도 운선을 향해 환호해주고 있었다. 운선은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보호구를 받으로 오는 웅철에게 보호구를 풀러서 건네줬다.
"야, 쟤네 왜 자꾸 저분만 본대?"
"무슨 사인지 궁금하지 않아?"
"쩝... 별로? 뻔한데 뭘"
"그래, 너라면 그럴만도 하네"
웅철은 실소를 지으면서 운선의 어꺠를 한번 툭 치고는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사이에 타석에 들어온 선민, 그는 투수를 쓱 훑어본 다음에 1루에 있는 운선을 쳐다봤다.
'음... 여기서 강공? 아니면 번트? ...수혁이가 올라오니까 확실히 점수 뽑고서 버티는게 나을거 같은데...'
선민은 속으로는 망설이면서, 하지만 겉으로는 멀쩡한 표정을 지은채로 헬멧을 고쳐썼다. 그리고는 자세를 잡소 투수를 쳐다봤다.
투수는 가만히 선채로 포수를 쳐다봤다. 그러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투구판 위로 발을 올렸다.
'아직 1회, 기회는 한번쯤 더 온다. 하지만 큰걸 노릴 필요는 없어, 나는 중간다리 역할만 해주면 되는거야'
선민은 속으로 결정하고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리고 투수가 와인드업을 하고 공을 던지는 타이밍과 동시에 배트를 내밀기 시작했다.
'맞추자! 맞추기만 하자!'
선민은 배트를 내밀면서 온몸의 신경 최대한 공에 집중했다.
슈욱-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은 포수의 미트를 향해서 막힘없이 쭉 날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거의 다 왔을 즈음, 아까처럼 공의 힘이 갑자기 떨어지더니 이내 힘없이 아래로 뚝 떨어졌다.
'흐앗!'
하지만 선민은 당화하지 않으면서 배트를 아래로 휙 내리면서 굽혀져 있던 오른팔이 살짝 펴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공이 떨어지는 궤적에 정확히 배트를 갖다댔다.
티잉-
배트에 공이 닿는순간, 맑고 가벼운 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 순간 선민은 거의 배트를 던지듯이 내려놓고는 1루를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으앗!'
포수는 공이 맞는 순간 마스크를 벗어 던지면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1루수 뒤쪽에 한번 바운드 되고는 천천히 파울라인 밖으로 굴러가는 공을 쳐다봤다.
뒤늦게 1루수가 쫓아가보지만 이미 늦은상황, 그렇게 쫓아가다가 우익수가 앞으로 달려나오자 이내 걸음을 멈추고는 다시 1루로 돌아갔다.
그사이 이미 2루를 밟고 3루를 향해 달려가는 운선, 선민도 이미 1루를 잛고 2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타구를 맨손으로 잡은 우익수, 그는 공을 잡자마자 지체할것도 없이 곧바로 3루수에게 송구했다.
슈욱-
우익수의 손을 떠난 공은 빠르면서도 허리 높이정도로 낮게 깔려갔다. 그리고 한두번 바운드된 다음에 3루수가 어정쩡한 자세로 받아낸 순간
타앗- 다다다다-
운선이 재빠르게 3루 베이스를 밟고는 홈을 향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엉?"
포수는 자신을 향해서 달려오는 운선을 보고 놀란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럴만한게, 우익수가 타구를 잡았을때 운선은 아직 3루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보통 이런 경우에는 여유롭게 슬라이딩을 하면서 여유롭게 3루에 안착하는게 정상적인 플레이였다.
하지만 지금 운선은 과감하게, 혹은 무리하게 홈으로 달려드는 주루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헐, 미친"
"야! 뭐해!"
"빽! 빽! 빽!"
운선의 갑작스러운 질주, 그러면서 양측 덕아웃 모두 놀라면서 들썩이기 시작했다. 특히나 D.라이더즈의 덕아웃에서는 미쳤냐는 반응과 같이 얼른 돌아가라는 사인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운선은 그런 사인을 거절하고 계속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중간정도 왔을때 3루수의 손을 떠난 공이 포수의 미트 안으로 안전하게 들어갔다.
'네가 굳이 여기로 온다면 내가 잡으면 그만!'
포수는 비장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운선을 쳐다봤다. 하지만 그 순간, 운선은 달려오는 속도를 갑자기 확 줄이더니, 이내 3루측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쟤 왜저래?"
"뭐, 뭐야?"
포수는 순간적으로 당황하면서 돌아가는 운선을 쳐다봤다. 그리고 그건 덕아웃도 마찬가지, 도대체 뭔 생각으로 저러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용식만큼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그저 이리저리 뛰고있는 운선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무런 반응도 없이 가만히, 그저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던져!"
한편, 운선을 쳐다보면서 가만히 멍떄리던 포수는 3루수의 외침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공을 던졌다. 그리고 그 공은 3루수의 글러브 안으로 정확히 들어갔다.
그러나 그 순간
지이익-
하는 소리와 하몎 운선이 또다시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어버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으자자자잣!"
선민이 함성을 지르면서 매우 위협적으로, 거의 돌진하듯이 3루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3루수의 시선을 그대로 이끌었다.
"뭐, 뭐야?!"
선민으 본 3루수는 그대로 당황하면서 잠시동안 온몸이 굳어버린채로 가만히 서있었다.
"야 던져! 던져!"
그러다가 포수가 다급하게 외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포수에게 공을 던져줬다.
슈욱-
3루수가 던진 공은 그대로 빠르게 뻗어가서 포수의 미트 안으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다다다다-
운선이 매우 빠른 속도로 포수의 옆을 지나가고는 왼발로 홈플레이트를 콱- 하고 밟아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쓰러지듯이 바닥에 드러눕고는 고개만 살짝 들어서 심판을 쳐다봤다.
"세이프!"
"하아... 하아..."
이어서 심판의 콜이 들려오자 운선은 그제서야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살짝 들고있던 고개를 그대로 바닥에 떨궈버렸다.
그러면서 먼저 선취점을 얻어가는 D.라이더즈, 거기에 계속되는 득점 찬스는 덤이었다.
"오오오!"
"나이스!"
"최고다!"
그러자 D.라이더즈의 덕아웃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선수들부터 용식의 옆에서 구경하던 서인까지. 모두들 다같이 환호성을 지르면서 기뻐해주고 있었다.
운선은 누웠던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옷에 묻은 흙들을 툭툭 털면서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벤치에 털썩 주저앉고는 근처에 물병을 집어다가 곧바로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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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화-패자부활전 8강(4)201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