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야구팀-142화
예영은 그런 수혁을 미소를 지은채로 쳐다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용식에게 고개를 돌려버렸다.
"일단 얘 타격할때 문제점은 알지?"
"야, 처음볼텐데 인사부터 해야되지 않냐?"
용식은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예영에게 눈짓을 했다.
"아는 사람이니까 이러지. 나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알아"
"뭐야, 어떻게 알아?"
용식은 예영을 쳐다본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예영은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아 그건 나중에 설명해줄게. 일단 문제점은 알지?"
"으, 응. 배트 스피드랑 타격폼 때문에 너무 뒤에서 맞아버리지"
예영이 계속 밀어붙이자 용식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수혁과 예영, 이 두사람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래서 난 얘를 좌타로 바꾸고 타점을 최대한 앞으로 당겨놓는 타격폼을 지시할거야. 그러면 히팅 포인트가 앞으로 가서 어이없는 헛스윙은 줄어들거고, 변화구도 떨어지기 전에 대처할수 있을테고"
"뭐?"
"엥?"
예영의 말에 두 사람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은채로 예영을 쳐다봤다. 그러나 예영은 덤덤한 표정을 지은채로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타격할때 가장 중요한건 공을 맞추는거라고. 일단 공을 맞춰야 땅볼이던, 안타건 나올거 아냐. 그러니까 일단 어떻게든 공을 맞추게 하고, 거기서 조금씩 수정해 나가야 된다고"
"그래도 괜히 바꿨다간 폼이 완전히 망가질거 같은데..."
수혁은 살짝 망설이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용식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면서 살짝 꺼려하고 있었다.
"사람마다 다 맞는 타격폼이 있어. 삼단분리 타법같은 엉망스러운 타법도 조금만 손보고 연습하면 사람에 따라 잘 칠수도 있는거라고"
"흐음..."
에영의 말에 수혁은 마음이 조금 돌아섰는지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면서 잠시 놓고있던 배트를 잡은 다음에 아까와 반대로 서서 자세를 잡았다.
"이렇게 좌타로?"
"어, 거기서 내가 말한대로 한번 스윙해봐"
예영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얼른 해보라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은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내 예영이 말한대로 배트를 돌려보기 시작했다.
우선 배트는 최다한 짧고 간결하게 내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원래처럼 앞발을 살짝 들었다가 내려놓으면서 배트를 앞으로 최대한 쭉 내밀었다
그사이 팔은 몸에 최대한 붙인채 앞으로 쭉 내밀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놓아지는 왼손, 그리고 오른손팔이 커다란 원을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오른쪽 무릎이 굽혀지고 앞발이 1루쪽으로 돌아갔다.
부웅-
예영은 그런 수혁을 말없이 그대로 지켜봤다. 그러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 용식을 쳐다봤다.
"어때?"
"그냥 완전히 망가진거 같은데?"
용식은 아니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예영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당연히 이렇게 치라는거는 아니지"
그러고는 수혁에게 다가갔다.
"뭐, 뭐할려고?"
예영이 다가오자 수혁은 흠짓하면서 살짝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예영이 배트를 달라고 하자 의아해 하면서 배트를 건네줬다.
"일단 스탠스는 이렇게 평범하게 선 다음에..."
예영은 배트를 받은 다음에 아까 보통 사람들이 치는 스탠스를 취하면서 평범하게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오른발을 천천히 들었다가 내려놓으면서 앞으로 확 내밀었다.
"이렇게 스탠스를 쫙 벌려주면 상체를 굳이 앞으로 내밀지 않아도 히팅 포인트는 자연스럽게 앞으로 갈수가 있어"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딸려나오는 배트, 그리고 부드럽게 스윙 궤적을 그리면서 예영의 허리가 1루쪽으로 휙 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발을 1루쪽으로 돌려놓으면 앞에 다리에 쏠린 무게중심을 이용해서 1루로 더 빠르게 뛰어갈수도 있어"
"...그러니까 다리를 넓게 벌려서 타격하라는거네?"
"간단히 얘기하자면 그런거지"
예영은 맞았다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수혁에게 배트를 돌려준 다음에 자신은 뒤로 물러났다.
"그럼 다시한번 해봐"
"알았어"
수혁은 숨을 길게 내쉬고는 아까와 똑같이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예영이 알려준대로 오른발을 살짝 들었다가 앞으로 쭉 뻗으면서 배틀르 최대한 앞으로 쭉 내밀었다.
부웅-
그러면서 최대한 작은 스윙으로 간결하게 돌아가는 배트, 그리고 허리가 돌아갈떄 앞발도 같이 돌아가면서 1루쪽으로 향하게 되었다.
"음... 오케이. 이 폼이 익숙해지기만 하면 공은 맞추는건 충분히 가능할거야"
이번엔 만족했는지 예영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용식을 힐끔 쳐다봤다.
용식은 잠깐 생각하는게 있는지 수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일단은 이렇게 하고, 이러면서 맞추는 방법을 좀 알게되면 조금씩 줄여나가도 될거 같긴 하다만... 얘한테 잘 맞는 폼인지는 모르겠네. 오히려 역효과만 날지도..."
용식은 살짝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개를 살짝 가로저었다. 예영은 그런 용식을 한심하다는듯이 쳐다보면서 곧바로 대꾸했다.
"그래서 지금 상태로 괜찮을거 같아보여?"
"그건 아니긴 한데..."
"그럼 뭘 망설여. 다리폭만 조금 넓히는건데"
"하아..."
용식은 깊게 한숨을 내쉬면서 수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수혁이 하고싶은 대로 하라는 무언의 의미였다.
"음... 지금 저보고 하고싶은대로 하라는건 아니죠?"
"맞는데?"
용식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표정이 진지해지는 수혁, 그러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흠..."
분명 자신의 타격이 잘 되지 않는거는 자신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바꾼다고 해서 잘 될수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투수가 본 포지션인 상태다. 투수는 예민한 표지션, 과연 이 변화가 투구할때도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수혁의 머릿속에는 해보자는 생각과 그대로 두자는 생각이 엉키면서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결국
"음... 까짓거 해보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거 같은데요?"
고개를 끄덕였다.
────────────────────────────────────
143화-넌 혼자가 아니다201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