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야구팀-146화
까앙-
하고 맑고 커다란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산욱의 타구로 중계진, 선수단, 그 이외 몇 안되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어, 어, 갑니다, 공중에 붕 뜬채로 내야를 천천히 넘어갑니다...]
타구는 공중에 붕 뜬채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홈런이 나온것만 같은 높이를 가진 타구, 그러나 위로만 크게 올라가고, 앞으로는 잘 나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전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타구, 마침 바람도 외야쪽으로 선선히 불고 있었다.
[외야를 쭉쭉 가로지릅니다...?]
그러면서 천천히 외야를 질러가는 타구, 그러자 캐스터의 눈이 조금씩 커지면서 입도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터엉-
쭉 떨어지다가 담장을 살짝 넘겨버렸다.
[담장... 넘깁니다!]
"와아아아아!"
담장을 넘기는 순간 D.라이더즈의 덕아웃에서 모두들 급하게 뛰쳐나왔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천천히 도는 산욱의 뒤를 쫒다가 그가 홈플레이트를 밟는 순간
퍼버버벅-
"하하하! 나이스샷!"
"최고다!"
"으하하하하하하!"
다들 미친듯이 웃으면서 산욱을 치기 시작했다.
산욱도 기쁜건지 실컷 웃으면서 돌요들에게 실컷 맞으면서 덕아웃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
[그럼, 오늘 중계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캐스터 임병찬]
[해설에 박구연이었습니다]
타악-
경기가 끝나고 잠시뒤, 중께진도 중계를 마무리하고 헤드셋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앞에 놓여있던 생수병에 물을 대차게 들이켰다.
"캬하- 오늘 경기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았는데요? 적어도 탈 동네수준이었어요]
"허허, 당연히 그럴만 하지"
"네? 이정도는 예상하셨다고요?"
해설의 대답에 캐스터는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그를 쳐다봤다. 해설은 그라운드를 쳐다본채로 허허실실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그래요. 제가 어젯밤에 양팀 자료를 슬쩍 봤습니다"
"네? 지금 돌아다니는 자료가 있어요?"
캐스터는 한번 더 놀라면서 이제는 마시던 물마저 내려놓았다. 그러자 해설은 몰랐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대답해줬다.
"그 고교, 프로 등 전반적으로 야구에서 자료수집이랑 분석 잘하기로 소문난 집단, 그 뭐시기냐..."
"베이스볼 카메라?"
"아, 그래요, 베이스볼 카메라. 거기에서 U라는 가명으로 활동하시는 분이 예선 시작 전부터 이 대회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시작했어요"
"음? 화제가 된 다음이라면 모를까, 왜 그 전부터 그랬대요?"
"그런 잘 모르죠. 그리고 지금 저희들이 볼수있는 자료도 매우 한정되어있어요. 왠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특정한 팀과 게약을 맺은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니, 이런 동네야구 대회에 그정도까지..."
캐스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생각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해설은 다른 생각이 있었는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 캐스터의 말을 받아쳤다.
"글쎄요. 조금 무리수의 감이 있기는 하지만, 저는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됩니다"
"네?"
"우승 혜택이 상금 1억, 그리고 운동 특기생 자격입니다. 그 말은 즉 무엇을 뜻하는지 알죠?"
"아..."
"지금 이 대회에 나오는 아이들은 모두들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에 미쳐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여러 방해물로 인해서 시기를 놓친 아이들도 많을겁니다"
"아....."
해설은 진지하면서도 뭔가 어두운 말투로 찬찬히 설명했다. 캐스터는 그걸 생각하지 못했던지 그제서야 깨달은 반응을 보이면서 짧게 탄식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자신도 공감하기 시작했다.
"하하... 사실 저도 어렸을때 꿈이 선수였죠. 동네에서 나름 했었는데, 야구를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하하..."
"그래요. 지금 그런 마음으로 참가하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을겁니다. 그리고..."
"그리고요?"
"감독으로도 가고파서 그러는 사람들도 있을겁니다"
해설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한숨이 땅이 꺼져라 깊게 내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천천히 들어서 D.라이더즈가 있던 덕아웃을 쳐다봤다.
'하아... 김감독... 명장의 기질이 있는데 아직도 뜨질 못하고 있어...'
*
"얘기 들었다. 엄마가 비밀로 해주고, 학원에 있는척 했다면서? 오늘 다 들었다"
"..."
"..."
종빈과 성빈, 쌍둥이네 집. 안방에서 과묵하고도 무거운 소리가 들려왔다.
둘의 아버지는 말없이 방안을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벽을 찬찬히 훑어보고 있었다. 별 의미없는 행동이었지만 쌍둥이에게는 그 모습마저도 긴장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금 살짝만 거드려도 왠지 폭발할것만 같은 그의 포스, 그러면서 둘은 점점 더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너네 말대로 아직 탈락은 아니지. 그래서 이번에는 구체적은 조건을 걸려고 한다"
"...!"
그러다가 갑자기 나온 아버지의 한마디, 그 순간 둘의 고개가 천천히 올라갔다. 그리고 둘의 눈에는 설마 하는 희망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그 감독 말이다..."
"...네?"
그러다가 갑자기 바뀐 대화의 주제, 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하기 시작했다.
'뭐지? 설마 감독이 맘에 안든다거나, 바꾸라거나, 뭐 이상해 보인다거나... 이상한 얘기 나오는거 아냐?'
"왠지 어디서 본거 같다 했더니, 작년 경동고 감독이었던 사람이었더라"
"네?"
자신들의 예상과 다른 말에 한번 더 놀라는 두사람, 하지만 아버지는 꿋꿋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작년에 경동고라면 특출난 에이스랑 혹사 없이 팀워크으로 우승을 일궈낸팀, 그 인간이라면 믿을만하지. 그래서..."
그는 그렇게까지 말한 다음에 잠시 고민을 하는건지 말을 멈췄다. 그러면서 심장이 빠르게 뒤기 시작하는 두사람, 그러면서 눈은 그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결승, 결승 진출이 확정되면, 너네들 야구하는거에 뭐라고 하지 않겠다. 단, 만약 결승에 진출 못했을시에는 앞으로 야구 금지다"
"..."
"동의 하냐?"
자기 할말은 다 끝낸 그, 그리고 두 사람을 가만히 쳐다봤다. 둘은 어떻게든 기준을 낮추고 싶었지만, 지금 갑은 자신들이 아닌 아버지,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의 모습에 차마 흥정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네"
"...네"
그러면서 둘다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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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화-패자부활전 결승(1)201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