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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야구팀-147화 (147/255)

우리 동네 야구팀-147화

다음날, 패자부화전 결승전이 열리는 날. 경기를 시작하기 약 30분전에 용식이 모두들 덕아웃 앞으로 불러모았다.

그런 이유로 모두들 용식 앞에 옆으로 나란히 서있는 상황, 모두들 무슨 일인가 하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음... 파이팅이면 아까 한거 같은데, 왜 또 부르셨대?"

"아까 말하는거 보니까 뭔가 급해보였는데"

"그럼 뭐 깜빡한거나 급하게 잡힌거 같은데?"

"그런가..."

서로들 웅성웅성 거리면서 얘기하고 있는 사이, 잠시 덕아웃에서 일을 보던 용식이 그들 앞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크게 소리치면서 시선을 집중시켰다.

"주목! 오늘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정식으로 소개할 사람이 있다. 뭐 사실 지난번에 우리 훈련할때 찾아와서 잠깐 체크해 준적도 있고 말이다"

"음...?"

"어, 드디어 오시는건가?"

"혹시 여자?"

"예쁘려나?"

"수혁아, 그떄 걔냐?"

"음.. 아무래도 그런거 같은데?"

용식의 갑작스런 소개에 모두들 술렁거리면서 조금씩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와중에 지난번에 코칭을 받았었던 선민과 수혁만이 서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작게 얘기를 했다.

"자, 다들 조용!"

용식은 크게 소리치면서 소란을 잠재웠다. 그리고 뒤로 돌아서 나오라고 하자 덕아웃에 있는 철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끼이익-

"어?"

"어...?"

"어어어?"

철문이 열리고, 여자가 나오자 모두들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그 여자를 쳐다봤다. 용식은 그런 애들을 보면서 왜그러나 하는,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여자는 최대한 조심스럽고 얌전하게 걸어나와서 용식의 옆에 섯다. 그리고 두손을 가지런히 꼭 모은채로 말없이 선수단을 쳐다봤다.

"자, 오늘 정식으로 소개한다. 우리팀의 전력분석요원이다. 이름은 유예영, 나이는 너네랑 같은 16살이고 분석하는데는 타고난 애지"

"모두들 반가워요"

용식의 말이 끝나자 예영은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반갑게 인사했다. 그러자 선수단 모두가 놀란 반응을 보이면서 환영해줬다.

"오 형수님!"

"와우, 대박"

"자, 일단 수혁이는 좀 맞자"

"아, 왜!"

"와우..."

"헐, 진짜 대박이네"

그러면서 저마다 한마디씩 내뱉으면서 다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자, 자, 모두들 조용!"

그런 소란을 다시 잠재운건은 용식, 그는 크게 소리친 다음에 시선을 자신에게 주목시켰다.

"자, 자, 그럼 대면은 이쯤하면 된거같고. 다들 경기 시작전에 잠깐 쉬고 있어"

"넵"

용식의 말에 모두들 대답을 하고는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면서 용식과 예영 단 둘이 남게된 상황, 용식은 고개를 살짝 숙여서 예영에 맞춘 다음에 중얼거리듯이 물어봤다.

"야, 애들 반응이 왜저래? 그리고 또 형수님은 뭐야?"

"그, 그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뭔데? 그러고보니 지난번에도 아는 사이라고 하더니, 뭔일 있는거야?"

"그건 알아서 뭐하게!"

예영은 화난 표정으로 용식을 가로질러서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곧바로 은근슬쩍 수혁의 옆에 앉았다.

"하, 요즘 변한거 같다 했더니... 저놈 때문이었어?"

그 모습을 본 용식은 살짝 허무한 표정을 지으면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그러면서 이내 어이가 없다는 듯이 혼자서 실실 웃었다.

"대박이네..."

*

"수혁아, 오늘 경기 끝나고 시간 남아?"

"더워, 좀 붙지마"

한편, 덕아웃으로 돌아간 예영은 계속해서 수혁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수혁은 경기 전이라 예민한건지, 최근에 그녀를 대했던 모습보다 훨씬 더 쌀쌀맞게 대했다.

"...알겠어"

예영는 약간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면서 살짝 옆으로 떨어졌다. 그러면서 속으로 예민할테니까 이해하자는 생각했다.

'그래, 이번 경기를 이겨야 겨우 본전인데 예민하겠지. 하지만...'

예영은 수혁이 닳을것같이 빤히 쳐다봤다. 하지만 수혁이 자신을 아예 없는것처럼 가만히 있자 그 사정을 알고도 살짝 속상해졌다.

'헷갈려, 좀 부드러워 지나 했는데... 다시 또 원래대로 돌아왔어...'

'하아... 이제 이 경기만 이기면, 다시 도전할수 있어...'

반면, 수혁은 그런 예영의 속사정은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경기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오른손은 공 하나를 집어들어서 직구 그립을 꽉 잡았다.

'오늘, 어떻게든 막아내고, 무조건 본선 가는거야. 무조건 이기는거야'

그러면서 수혁은 조금 전보다 훨씬 더 비장해진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심판이 나오라고 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모자를 쓰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라운드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

예영은 그런 수혁을 말없이 지켜봤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고개를 살며시, 아주 미세하게 끄덕였다.

'네 평상시 모습만 보여주면 오늘은 충분히 이길수 있어. 확실해'

*

"후우..."

잠시뒤, 서로간의 인사가 끝나고 시작된 1회초. 수혁은 마운드 위에서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보통 마운드의 모습도다 훨씬 더 진지하고, 긴장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비록 패자부활전이긴 하지만 결승은 결승, 분명히 어느정도 실력은 있을거란 말야. 정신 차리고 던지자 안수혁. 내 역할만 잘 하는거다. 내 뒤에는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많이 있다...'

수혁은 긴장되는건지 혼자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고 덕아웃에 있는 용식과 예영을 슬쩍 쳐다봤다.

'하아... 본선도 아닌데 고작 결승이라는 단어가 사람을 이렇게 짓누르냐...'

하지만 아직도 긴장이 달아나지 않은건지 혀를 쯧 하고 차면서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나 이내 다시 들면서 앞을 쳐다봤다.

'후우... 그래도 피할데도 없어. 무조건 부딪혀야지'

그러면서 매서운 눈으로 타석에 들어오는 타자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자가 자세를 다 잡고 심판의 콜이 들려오고 종빈의 사인이 나오는 순간, 수혁의 왼다리가 곧바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슈욱- 파앙-

"스트라이크!"

그러면서 순식간에 꽂힌 초구, 타자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수혁을 쳐다봤다.

'뭐, 뭐야. 뭐이리 빨리 치고들어와?'

'오케이, 일단 스타트는 좋게 들어갔다'

그와 반면에 타자와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수혁, 그러나 이내 다시 진정하고는 종빈이 던져주는 공을 받았다.

'이번엔 바깥쪽 낮은 직구, 빠져도 괜찮아'

'오케이'

수혁은 사인이 나오자마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잠시의 틈도 없이 곧바로 공을 던졌다.

슈욱-

수혁의 손을 떠난 공은 무난하게 쭉 뻗으면서 미트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급하게 나오는 타자의 배트, 그 결과는

부웅-

"스트라이크!"

당연히 헛스윙이었다.

"허억..."

타자는 타이밍에 완전히 말려버린건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숨을 약간 거칠게 몰아쉬었다.

'오케이, 완전히 말려들었다'

반면, 수혁은 아까보다 훨씬 더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짧게 한번 끄덕였다. 그리고 종빈이 던져주는 공을 받았다.

'이번에는 한가운데로 가자. 타이밍 완전히 말려버렸어'

'오케이'

종빈은 수혁이 공을 받자마자 곧바로 수혁과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사인을 내밀었다. 수혁도 그에 동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바로 던지려는 순간

"타임!"

"오케이"

타자가 다급하게 외치면서 타이밍을 끊어버렸다.

'쩝... 아깝네"

그렇게 되자 수혁은 아깝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잠시 왼손에서 글러브를 빼냈다. 그러면서 타자가 시간을 끄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타자는 우선 나와서 장갑을 다시 쓴 다음에 배트를 두어번 휘둘러봤다. 그리고 수혁을 슬쩍 쳐다보더니 이내 다시 타석으로 돌아와서 재빨리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수혁은 전혀 던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빼놓았던 글러브를 천천히 끼우고, 계속 그립을 잡는 척을 하면서 일부러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

'허, 네가 그러면 나는 이러면 되는데 뭘'

그러면서 매우, 최대한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마치 자기 방에서 편하게 누운것처럼 매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다가 타자의 집중력이 조금씩 흐트러질 즈음

'지금!'

수혁의 왼다리가 빠르게 올라가더니 앞으로 쭉 뻗어나오면서 오른팔이 빠르게 휘둘러졌다.

슈욱-

그러면서 수혁의 손을 떠나간 공, 공은 종빈이 한가운데로 내민 미트를 향해서 빠르게 날아갔다.

"으, 으앗!"

타자는 당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세가 망가진채로 급하게 배트를 내밀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당연히

파앙-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삼구 삼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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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화-패자부활전 결승(2)201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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