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149화 (149/255)

우리 동네 야구팀-149화

"운선아, 잠깐만"

1회초가 끝나고 잠시 이닝이 교대되는 순간. 용식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헬멧을 쓰고 나가려는 운선을 잠시 불러세웠다.

"작전 있어요?"

운선은 뒤로 돌아서 용식을 쳐다봤다. 그러면서 한손에 있던 헬멧을 머리에 썼다. 용식은 운선이 헬멧을 다 쓴듯하자 그제서야 작전을 설명해줬다.

"상대 선발은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됴하는 스타일이야. 그러니까 일단 참으면서 공을 많이 보고 익숙해지게 만들어"

"공을 많이 보라고요?"

"응, 그러면서 볼넷을 노려. 그리고 최대한 치려고 하지마"

"넵"

운선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타석으로 걸어나갔다. 그러자 용식은 다시 자리에 털썩 앉으면서 그라운드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면서 마운드에 서있는 투수를 쳐다봤다.

'흠.... 내가 본 바로는 포크볼이 장난 아니라고 들었는데, 과연 잘 버텨낼수 있을지 모르겠네'

*

'후아, 이젠 맨날 처음으로 나오다 보니까 별로 떨리지도 않네'

한편, 좌타자 타석으로 나간 운선은 이젠 능숙하게 준비를 하면서 심판의 플레이볼을 기다렸다.

하지만 아직 상대측에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 배터리 둘은 뭐가 그리 할 얘기가 많은건지 게속 뭔가 얘기를 나누다가 심판이 독촉을 하자 그제서야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뭘 그리 할 얘기가 많길래 그러는거래...'

운선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면서 배트를 다시 한번 꽉 잡았다. 그리고 심판을 쳐다보면서 얼른 경기를 시작하기만을 기다렸다.'

"플레이볼!"

잠시뒤, 심판이 크게 외치면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자 곧바로 사인을 보내는 포수, 그리고 잠시뒤 투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사이 운선은 평상시처럼 배트를 짧게 잡고는 준비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눈은 투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슈욱-

운선이 준비를 마치자 투수는 곧바로 와인드업을 하고서 공을 힘차게 뿌렸다. 그리고 포수의 미트를 향해서 힘차게 뻗어갔다.기

부웅-

그러면서 운선의 배트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상시 전력을 다하면서 빠르게 나오는 스윙이 아닌, 그저 갖다 맞춘다는, 아니 그것보다 너 느린 스윙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용식의 작전대로 최대한 공을 보면서 오래 기다리는 작전을 위함이었다.

휘익-

그러다가 거의 다 와서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하는 타구, 그러면서 힘없이 그대로 툭 떨어지기 시작했다.

'멈춰!'

공이 떨어지는걸 확인한 운선은 허리와 팔에 힘을 주면서 배트를 멈췄다.

퍼엉-

그리고 바닥에 한번 튕겨지는 투구. 포수가 블로킹을 해서 잡는 수준이었다.

'오... 요 포크볼을 참아냈어?'

공을 막아낸 포수는 곧바로 고개를 들어서 운선을 쳐다봤다. 그리고 배트가 나왔다가 멈춘 모습을 보고는 작은 소리로 뜻모를 감탄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어떻게 포크볼을 간파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스윙을 멈췄는지 자기 자신 나름대로 추리해보기 시작했다.

'음... 일단 스윙을 잘 멈춘걸 봐서 전력으로 빠르게 나온 스윙은 아닐거 같고, 그렇다면 애초에 그냥 지켜볼 생각이었던거 같네'

그러면서 너무나도 쉽게, 그리고 빠르게 나오는 결론. 그러자 포수의 고개가 살며시 한번 끄덕여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직구로 승부해주면 되겠네. 얘 직구가 별로였다면 포크가 이정도 효과를 내지도 못했어'

포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투수에게 공을 던져줬다. 그리고 곧바로 가랑이 사이에 손을 내밀어서 사인을 보냈다.

'이번엔 바깥쪽 중간 직구로 간다. 애매하게 넣을 바에는 아예 확 빠트려 버려!'

'...알겠어'

투수는 사인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바닥에 로진백을 주워서 두어번 툭툭 쳐준 다음에 글러브 안에서 직구 그립을 잡았다. 그리고 아까 사인대로 직구 그립을 잡고는 그대로 던져버렸다.

슈욱-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은 아까랑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쭉 뻗어나갔다.

'음? 이번에도 똑같은 코슨가?'

운선은 아까와 비슷한 공이 날아오자 이번에도 천천히, 자신이 멈출수 있을 정도로 배트를 내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배트와 투구, 그러다가 아까처럼 떨어질 순간이 되는 순간

슈우욱-

공은 떨어지기는 커녕, 여전히 미트를 향해서 힘있게 뻗어나갔다.

'직구다!'

그러면서 직구라는걸 알아차린 운선,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배트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처음에 꽤나 빗나갔던 배트의 위치를 정확히 공에 갖다댔다.

타앙-

공과 배트가 서로 부딪힌 순간, 탁한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퍼지면서 타구는 3루쪽 내야 공중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내야수가 점프해서 잡기에는 너무 높이 뜬 타구, 그러면서 좌익수가 앞으로 달려나오기 시작했다.

'오케이!'

운선은 타구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좌익수가 외야에 한번 바운드된 타구를 잡은 다음에 던진 순간

타앗-

"세이프!"

운선의 발이 1루 베이스를 정확히 밟고 지나가면서 1루심의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후욱..."

투수는 1루에 서있는 운선을 쳐다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뒤에서 유격수가 던져주는 공을 받았다.

'흠... 딱 보기만 해도 빨라보이는데... 귀찮아졌네'

투수는 그러면서 로진백을 주워서 손으로 살며시 주물렀다. 그러다가 타자가 들어오자 로진백을 내려놓고는 모자를 고쳐썼다.

'우타자... 뭐, 내가 좌우 딱히 가리는 타입은 아니니까. 포크볼 조금만 끄적이면 될거 같네'

투수는 가볍게 판단을 내리고는 포수가 보낸 사인을 확인했다. 그리고 별 문제없는걸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몸쪽 직구... 한번만 이러고 이번엔 또 안그럴거 같다는건가... 오케이, 한번 가보자'

'흐음... 일단 나도 기다리라고 하긴 했는데, 왠지 모르게 자꾸만 배트가 나갈것 같단 말야...'

한편, 선민은 살짝 고민하면서 마운드 위에 투수를 쳐다봤다.

현재 선민에게 내려온 작전은 운선과 동일한 작전, 선민은 그럴만 하다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왠지 모르게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해올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 덕아웃을 슬쩍 쳐다보는 선민, 하지만 용식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평상시에 그 좋은 감촉과, 잘 돌아가는 두뇌로 상대의 의중을 잘만 파악하던 그가 아무런 낌새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노려? 말아? 미치겠네...'

그러면서 선민의 고민은 더욱더 깊어져갔다. 그러다가 투수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어, 언제 끝냈어?'

선민은 놀라면서 본능적으로 배트를 꽉 쥐었다. 그리고 곧바로 투수가 공을 던지자

'어? 야, 야, 뭐이리 빨리 던져!'

선민은 한번 더 놀라면서 본능적으로 배트를 빠르게 내밀었다. 그리고 그 결과

까앙-

하고 맑은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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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화-패자부활전 결승(4)201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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