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150화 (150/255)

우리 동네 야구팀-150화

"흐앗!'

그와 동시에 뒤로 휙 돌아가는 투수의 얼굴. 타구는 어느새 1, 2루간을 빠르게 지나가고 외야 잔리를 천천히 굴러가고 있었다.

"으자자자잣!"

그러면서 선민, 운선 둘의 발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익수가 달려나와서 공을 잡았을 무렵에는

타앗-

"세이프!"

둘다 각 베이스에 안착하면서 무사에 주자 1,2루가 되었다.

"어... 어?"

처음부터 안타 두방을 맞으면서 시작한 경기, 그러다보니 투수는 살짝 당황하면서 주자들을 슥 둘러봤다.

"쓰읍..."

그리고 그건 포수도 마찬가지, 분명 잘 공략했고, 그 공략이 허술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처음부터 꼬여버린 경기, 그러면서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편, 1루에 도착한 선민은 올느발로 베이스를 밟은채로 보호구를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으로는 덕아웃에 있는 웅철을 쳐다봤다.

"아 맞다. 감독님, 작전 있어요?

덕아웃에 멍하니 있던 웅철은 그제서야 용식을 빤히 쳐다봤다.

이제 보호구는 진행요원들이 가져다 준다지만, 그래도 작전 같은게 있다면 그가 나가서 일려줘야만 했다.

하지만 감독은 그저 가만히 선미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뭔가 생각이 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이번엔 내가 나갈게"

라고 웅철에게 말하면서 덕아웃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음...? 왜 감독님이...?'

감독이 움직이자 선민은 살짝 움찔하면서 감독이 나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러면서 아까 감독의 작전을 무시하고 했던 자신의 돌발 행동이 떠올랐다.

'얽... 나 망했네'

그렇게 되자 선민은 한숨을 살짝 내쉬면서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감독이 바로 앞까지 오자 그라운드를 보면서 살짝 시선을 피했다. 그러면서 혹시 모를 질책에 대비해서 미리 예상을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잘했다"

"...?"

하지만 그에게 가장 먼저 들린말은 잘했다는 짧은 한마디였다. 그 말에 선민은 살짝 놀라면서 용식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용식은 그런 선민을 웃으면서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말을 덧붙였다.

"얀마, 내가 아무리 작전을 좀 낸다고 쳐도, 내 기본 방식는 선수들에게 맡기는거야. 작전을 내더라도 그냥 참고만 하라는거지 무조건 따르라는건 아니라고. 만약 내가 무조건 작전대로 가라고 했으면 꼭 그래야 한다면서 강조했겠지"

"아...넵"

"그러니까 쫄지 말고, 주루는 너 꼴리는대로 해봐. 어차피 상대 배터리 둘다 슬슬 흔들리고 있을거다. 너 덕분에"

용식은 그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선민의 어꺠를 툭툭 쳐주고는 내려갔다. 그리고 그런 용식을 바라보는 선민, 그의 얼굴에는 뭔가 복잡 미묘한 표정이 지어졌다.

'선수들에게 맡긴다라...'

*

타앗-

"세이프!"

[이호진 선수의 깔끔한 좌전 적시타! 그러면서 D.라이더즈가 먼저 앞서나갑니다]

잠시뒤, 호진이 깔끔한 좌전 적시타를 치면서 스코어는 1대 0. 캐스터는 침착한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해줬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해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호진을 쳐다봤다.

[지금, 이호진 선수가 정확한 타격을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D.라이더즈의 확실한 거포는 김산욱 선수 단 한명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타자들이 모두들 똑딱이 타자들은 아닙니다]

[음... 그럼 중장거리 타자들이 있다는 뜻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우선 여기 3번의 이호진 선수, 이제껏 홈런은 한번도 없었던걸로 알지만, 2루타, 적시타가 매우 많았습니다]

[이호진 선수만 있는건가요?]

[아닙니다. 이호진 선수보다 장타의 갯수가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만 오선민, 임성빈, 임종빈 이

해설은 자료를 살펴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설명해나갔다. 그리고 그건 캐스터도 마찬가지, 계속 자료를 살펴보면서 해설에게 질문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근데 보통 보면 거포들은 체격이 좋은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김산욱 선수는 덩치가 그닥 크기 않은데 홈런을 잘만 터트립니다. 왜 그런겁니까?]

[아... 제가 보기엔 김산욱 선수는 보이지 않은 근육이 생각보다 많은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선수의 타격을 볼때마다 그냥 타고난 선수같아요. 뭔가 분위기 같은거랄까, 김산욱 선수가 타석에 나오면 그런 기운이 느껴집니다. 허허]

[아... 그런가요? 쨌든, D.라이더즈는 생각보다 타선의 펀치력이 있는 팀이었군요]

[네, 거기에 오선민 선수 같은 경우는 발도 좀 빠르다 보니까 2번에 배치되는것 같습니다]

해설은 D.라이더즈의 덕아웃을 쳐다보면서 설명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물 한모금으로 목을 잠시 축인 다음에 다시 그라운드로 시선을 돌렸다.

그라운드에는 4번타자 산욱이 우타자 타석에 들어가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매의 눈으로 주시하는 해설 박구연, 그의 눈은 산욱을 흥미롭다는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저 타자, 매우 흥미롭구만 그래...'

한편, 산욱은 타석에서 준비를 다 마친 다음에 투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그는 매우 침착한 상태, 침착하게 공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난 여기서 주자들을 불러모은다. 그게 내 역할이야'

산욱은 속으로 생각하면서 눈은 계속 투수를 주시했다.

현재 투수는 이미 사인을 맞추고 고개까지 끄덕인 상황,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가만히 서있기만 하고 있었다.

'뭐지? 뭔일이지?'

산욱은 그런 투수를 보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시간을 끄는거라면 지금 자신은 매우 침착했다. 그리고 만약 너무 길어진다 싶으면 타이밍을 끊을수가 있었다. 그런데도 투수는 지금 계속 시간을 끌고 있었다.

'흠... 분명히 뭔가 꿍꿍이가 있는거 같은데...'

산욱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입으로 숨을 길게 내쉬면서 투수의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보이지 않는 꿍꿍이, 그러면서 산욱의 눈이 투수에게 향하는 순간

'눈동자까진 확실하게 안보이... 아!'

그제서야 무슨 속셈인지 알겠다는듯이 고개가 살며시 끄덕여졌다. 그리고는

"타임!"

"오케이"

타임을 외치고는 잠시 타석 밖으로 물러났다.

타석 밖으로 물러난 산욱은 장갑을 다시 고쳐끼면서 투수를 힐끔 쳐다봤다. 그러자 뒤쪽으로 돌아가있는 그의 얼굴을 볼수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까 베이스에서 좀 많이 떨어져있던 운선의 모습이 떠올랐다.

'2루 견제사를 노리는거였네'

그 모습을 본 산욱은 이제아 알겠다는듯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덕아웃에 있던 웅철을 손짓으로 불러왔다.

"뭔데?"

타석 근처까지 나온 웅철은 무슨 일인가 하면서 산욱을 쳐다봤다. 산욱은 그런 웅철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귓속말로 작게 속삭이듯이 말했다.

"야, 지금 투수 1루 신경쓰고 있다. 감독님한테 어떡할지 전해봐"

"그거 말할려고 부른거였어? 그거라면 아까 감독님이 사인 보내셨어"

"헐?"

웅철의 말에 산욱은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덕아웃을 쳐다봤다. 그리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용식을 멍하니 쳐다봤다.

'어떡하면 저런걸 다 파악하는거래...'

────────────────────────────────────

151화-패자부활전 결승(5)2016.01.0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