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야구팀-194화
"후우..."
수혁이가 걱정하지 말라는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러면서 조금씩 편안해지는 마음, 그러면서 고개를 뒤로 돌친채로 뒤에 있는 내야수들을 한명한명,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내가 빠져도 수혁이 이녀석은 충분히 막을수 있는 녀석이고, 호진이는 그 어떤 곳에서도 볼수없는 엄청난 수비의 달인이야. 그리고 성빈이 얘도 자기 몫은 충분히 해줄수 있는 녀석이고, 혹시나 내가 실점을 한다고 쳐도 산욱이가 충분히 쳐줄수 있어'
3루에 있던 수혁부터 유격 호진, 2루 성빈을 거쳐서 1루에 있는 산욱까지. 선민은 속으로 침착하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종빈에게 눈빛으로만 말을 건넸다.
'종빈아, 난 너만 믿고 던진다. 리드 부탁한다'
끄덕-
선민이 그렇게 속으로 말하자 종빈은 알아듣기라도 한건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그런 다음에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사인을 보냈다.
'초구는 몸쪽 직구로... 오케이'
선민은 별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다음에 한숨을 푹 내쉰 다음에 머릿속을 비운듯이, 아까의 그 긴장한듯한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진채로 와인드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발이 지면을 콱 디디고 팔이 휘둘러지는 그 순간
"흐아압!"
커다란 기합소리를 내면서 전력으로 공을 뿌렸다.
슈욱- 파앙-
그렇게 선민을 떠난 공은 막힘없이 쭉쭉 뻗어나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종빈이 요구한 몸쪽으로 잘 들어갔다.
'...'
타자는 아무런 표정변화없이 미트를 잠깐 쳐다보다가 고개를 들어서 전광판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건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면서 헬멧을 다시 고쳐썼다.
'121km... 구속은 선발보다 조금 더 빠른 수준이다. 쉽게 보고가면 아웃 하나를 그냥 헌납하는 셈, 얕보지 말자'
타자는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채로 배트를 다시 잡고는 숨을 길게 내뱉었다. 그런 다음에 이번엔 얼마든지 쳐준다는 생각으로 선민을 쳐다봤다.
'한번 더, 몸쪽으로 강하게 찌르자'
종빈은 가랑이 사이로 손가락을 내밀어서 사인을 보냈다. 선민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은 종빈이 내민 미트로 고정한채 곧바로 와인드업을 한 다음에 공을 뿌려냈다.
슈욱-
선미의 손을 떠나간 공은 그대로 미트를 향해서 쭉 뻗너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오기 시작하는 타자의 배트, 그러면서 공과 배트의 사이는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점차 가까워질수록 타자의 입가에걸리기 시작하는 미소, 그리고 처음엔 조금 차이나던 서로의 궤적이 조금씩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변화구라면 여기서 슬슬 떨어질 타이밍, 하지만 지금 공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충분해, 충분히 이길수 있어!'
확실히 수혁이라면 여기서 변화구를 던지면서 타자의헛스윙을 이끌어낼수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마운드에 서있는건 수혁이 아닌 선민, 그러면서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의 양 팔에 더욱더 자신감이 붙었다.
까앙-
그리고 결국에는 타구를 만들어내는 타자, 그리고 곧바로 배트를 바닥에 던지고는 1루를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유격수 호진을 향해서 빠르게 굴러가는 타구, 하지만 호진의 수비 위치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깊숙한 곳으로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3루에 있는 수혁이 갈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에는 원 포지션이 투수인 그에게는 많이 어려운 타구, 결국엔 호진이 잡을수밖에 없는 타구였다.
호진도 그걸 잘 아는지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필사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다이빙을 하면서 간신히 잡아낼수가 있었다.
"1루로!"
호진이 타구를 잡자 종빈이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손가락으로 1루를 가리켰다. 호진은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1루를 향해서 전력으로 공을 던졌다.
하지만 공이 손에서 빠진건지 예상보다 손에서 일찍 나오면서
슈욱-
"어, 어...? 어어어...?!"
그만 1루수 산욱의 뒤를 넘겨버리는 악송구를 범하고 말았다.
"스톱! 스톱!"
다행히 재빨리 백업플레이를 하러간 종빈 덕분에 2루까지 가는 사태는 막은 상황. 하지만 가장 일어날 확률이 낮고, 가장 일어나지 말았어야 될 일이 일어나버렸다.
"..."
그런 실책에 가장 먼저 반응이 나온건 다름아닌 호진, 공이 자신의 손을 떠나는 순간 이미 불길한 느낌을 감지하고 있었던건지 몸이 그대로 얼어버린채로 1루를 멍하니 쳐다봤다.
"...헐"
그리고 가장 놀란 사람들중 하나인 선민, 그는 이 상황이 일어날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건지 그저 멍하니 1루 베이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큰일났다... 지금 가서 멘탈좀 달래줘야 되나...?"
수혁은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 꼬였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덕아웃을 힐끔 쳐다봣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덕아웃, 수혁에게 한번 가보라는 지시도 없이 그저 마운드를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조금 더 지켜보시려는건가...'
아직 점수는 2점차, 홈런만 나오지 않는다면 여전히 D.라이더즈의 리드 상태가 된다. 그래서 그런지 용식은 지금 그저 지켜보고만 있는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투수 자원은 남아있는 상황, 정 최악의경우에는 수혁이 다시 올라가서 막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럼 일단 지켜보기는 하되...'
수혁은 일단 지켜보기로 하면서 몸이 얼어있는 호진에게로 걸어갔다. 그런 다음에 그의 어깨위에 손을 짚고는 입을 열었다.
"괜찮아. 너가 지금까지 해준게 얼마냐. 긴장 풀고, 지금부터 잘 막으면 그만이야"
"미, 미안...
호진은 미안한 나머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수혁은그런 호진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어꺠를 짚은 손으로 등을 팡팡 두들겼다.
"얌마, 실책 하나 했다고 그렇게 기죽어 있으면 전세가 역전되는거야. 어깨 당당하게 펴고! 지금부터 잘 막으면 되는거라고"
그러면서 호진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는 수혁, 호진은 여전히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그리고 수혁은 한번더 호진에게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다음에 고개를 돌려서 다시 경기에 임하는 호진을 슬쩍 쳐다봤다.
'저런다고 해서 나아질 녀석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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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호연 팔콘즈 VS D.라이더즈(12)201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