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202화 (202/255)

우리 동네 야구팀-200화

"김현, 맞지?"

"어, 어떻게 알아?"

현은 예상 외의 대답에 놀란건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거기에 몇마디를 더 덧붙였다.

"요즘 황룡기의 인기를 끌고있는 트로이카중 한명이잖아. 별명은 미스터 140, 골드스타즈의 에이스고"

현은 내 말에 놀라는 표정을 징면서 은근히 기분 좋은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아까보다 조금 더 높아진 목소리로 나에게 물어봤다.

"그러면 그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야?"

그는 내심 기대하는 눈빛으로 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내 표정은 살짝 난처해졌다.

'음, 갑자기 이러니까 연예인을 만난 기분같네. 이런 질문을 들을줄은...'

지금 내 심정이라면 무조건 수혁이의 이름이 나가겠지만, 그러기에는 지금 상황이 영 아닌것 같다. 결국 나는 대충 둘러댔다.

"난 셋다 좋아서..."

"아.. 그래.."

내 대답에 조금 잠잠해진 현, 아무래도 원하던 대답이 아니어서 그런듯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밝은 목소리로 계속해서 네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 잠시만. 지금 그러고 보니까 상대팀 에이스를 만나고 있는거 아냐? 이거 완전 빅 찬스 아냐?'

그러다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 그 순간 어떻게 거절할지 굴러가던 머리가 어떻게 하면 정보를 더 뽑아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여기서는 경기 이외의 대한 데이터를 충분히 뽑아낼수 있어. 그러면 분석할때 유용할테고, 더욱 자세히 분석하거나 플레이를 에측할수도 있을거야'

그를 게속해서 쳐다보게 만들었다.

*

'근데 꾸미지 않고도 이정도인 여자는 거의 처음인데...?'

지금 내 앞에 있는 여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자꾸만 끌리고 있다. 뭔가 묘한 매력이 뿜어져 나온다.

내가 말하기는 너무 잘난척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내 얼굴 정도면 여자들이 알아서 나에게 다가와줬다. 그러면서 언제나 내 주변에는 여자들이 있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여자들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이 여자는 지금까지와의 여자들과는 반응이 다르다. 엄청나게 예쁜 얼굴을 가지고서도 나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다가와서 조금만 관심있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나같은 사람도 충분히 넘어올거 같은데 전혀 그러지를 않는다. 오히려 가식적인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최소한의 답변만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눈으로는 계속해서 나를 스캔하는 느낌, 그런데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섹시해 보인다.

'내 주변에 잇는 여자들이랑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란 말야. 뭔가 끌리네'

나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채로 얼굴을 앞으로 확 들이댔다. 하지만 아무런 동요도 없이 나를 가만히 쳐다보는 그애, 살짝 놀라는 눈치는 보였지만, 그걸로 끝. 천천히 뒤로 얼굴을 빼낸 다음에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면 미소를 지었다.

'뭐야, 이러는데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잖아? 얘도 나랑 비슷한 부류인가...'

보통 내 얼굴 정도면 여자들은 당황하거나 살짝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마련, 하지만 지금 이애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지금까지 만나던 여자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 자극적인 것들만 먹다가 깔끔한 맛을 느낀것 같았다.

'이 여자, 갖고싶다'

*

'훗, 나한테 그정도로는 안통하지'

현이 예영을 갖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예영은 속으로 입꼬리를 올리면서 어림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걸 대놓고 드러낼수는 없는 상황, 겉으로는 그저 맹한 표정으로 김현을 쳐다봤다.

'하지만 이쯤되면 얘도 알겠지. 여자를 한두번 다뤄본 애가 아닐테니까'

예영은 그러면서 눈을 두어번 깜빡이고는 고개를 살짝 갸우뚱 거렸다. 하지만 턱에 손을 괴고는 가볍게 웃어보이는 현, 그리고는 아까보다는 살짝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프로끼리 내숭 그만떨고 솔직하게 가지 그래?"

"역시, 눈치 챘네"

그의 말에 곧바로 맹한 표정을 풀고서는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이는 예영, 그녀의 그런 모습에는 아까의 청순하고 귀여운 모습과는 다른 섹시한 모습이 담겨있었다.

"뭐... 솔직하게 까고 가는걸 보면 나한테 별 관심은 없나보네? 자기 비슷한 사람을 만나서 반가운 정도쯤으로 알고 가면 되려나?"

"그게 그렇게 되나?"

그러자 조금 전과는 확 달라진 분위기. 조금 전까지만 해도 과일의 상쾌하고 풋풋한 느낌이 드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왠지 모르게 푹 익어서 진하고 강한 맛이 느껴지는 와인의 느낌이 나는 분위기로 변했다.

"그럼 나한테 관심이라도 있는건가? 나정도면 네 주변에서 쉽게, 그리고 많이 만날수 있을텐데. 안그래 강남 도련님?"

"강남 도련님... 생각보다 깊이 알고있네? 보통 수준의 팬은 아닌거 같네"

말투만 보면 서로 가볍게 주고받는 모습이 나오는 상황, 하지만 그 내용들을 보면, 그리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절대로 가벼울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두사람, 이런 경험이 많다는 듯한 뉘앙스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난 네가 좋은데, 관심끌려고 하는 말이 아닌 진심으로"

"진심? 글쎄, 내가 보기엔 넌 진심이 아닌거 같은데"

보통의 여자와는 다르게 수많은 남자를 경험한 여자, 김현은 그런 여자를 상대로는 수작따윈 안먹힌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진심을 말했다.

하지만 그의 진심을 믿지 않는 예영, 그리고는 다리를 꼬면서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는 양팔로는 팔짱을 꼈다.

'일단 이런 프로가 갑작스레 좋아한다는거나, 나를 꿰뚫어본걸 보면 아예 가지고 놀려는건 아닌거 같다만... 그래도 저 말이 진심인게 확인되기 전까지 방심할순 없지. 그렇다고 아예 연 끊자니 너무나도 아까운 찬스고"

그런 예영의 모습을 지켜본 현은 눈썹이 잠깐동안 꿈틀거렸다. 그리고 뭔가를 말하려는 순간

"방금 그 말이 진심이라면 한번 그 진심을 보여줘봐"

예영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 한마디만 하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

그런 예영을 먼저 보는 현, 자신이 뭐라 말하려고 했는데 예영이 먼저 선수를 쳐버렸다. 현은 당했다는 생각을 한채로 나가는 예영을 지켜봤다. 그러다가 예영이 나가고 문이 닫히자 작게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하아... 완전 말리고 있는데도 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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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화-4강 미디어데이(1)20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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