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212화 (212/255)

우리 동네 야구팀-210화

'몸쪽 직구...? 내가 제일 부담스러워하는...'

태강의 사인을 받은 투수는 잠깐 흠칫하면서 그를 쳐다봤다. 그러다가 아까 다짐한 말을 떠올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죽이 되든 밥이 되든간에 무작정 밀어붙이는거야'

그러면서 글러브 안에서 꼼지락 거리면서 직구 그립을 쥐었다. 그런 다음에 곧바로 와인드업을 하고는 제구에 최대한 신경쓰면서 공을 뿌렸다.

파앙-

"스트라이크!"

완벽하게 잘 제구된 투구, 이어서 심판의 콜이 들려오자 태강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오케이! 완벽해!'

그러면서 공을 꺼내서 던져주는 태강, 그러면서 운선을 슬쩍 쳐다봤다.

하지만 운선은 이미 예상하기라도 한건지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면서 잠깐동안 난해한 표정을 짓는게 전부, 얼마 안가서 다시 침착한 표정으로 배트를 다시 부여잡았다.

'역시, 확실한 데이터가 있으니까 다들 확실하게 작전을 세워서 가는구나'

태강은 그런 운선을 보면서 실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속으로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하지만 우리가 그 점을 역이용의 역이용을 한다면 어떨까....?'

[레드 타이거즈의 선발투수는 에이스 장서준 선수, 좌완투수이며 120중반의 직구와 주무기로는 서클체인지업과 커브를 소우 중입니다]

한편 중계석 화면에는 마운드 위에 서있는 서준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면서 아까 타이밍상 하지 못했던 서준에 대한 프로필을 가볍게 읇어주고 있었다.

캐스터의 말에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화면을 쳐다보는 해설들, 둘다 작년까지 프로에서 뛰던 선수들인지라 준비를 제대로 해오지 못한듯 싶었다.

[음... 장서준 선수...가 말이죠, 어떻게 보면 안수혁 선수랑 뭔가 비슷한 점이 많은 투수같습니다]

그렇게 잠시동안 조용하던 중계부스, 그러다가 박준형 해설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에 해설이 그에게 맞장수를 쳐주면서 잘 말할수 있도록 리드해줬다.

[어떤 점이 그렇죠?]

[일단 두 투수 모두 제구력이 좋습니다. 비록 그 제구력에 조금 차이가 있다는 얘기는 있지만, 제가 며칠 전부터 두 팀의 경기를 본 결과, 두 투수 모두들 포수가 요구하는 곳으로 공을 잘 보낸다는 겁니다]

[단지 그것 뿐인가요?]

[아뇨, 거기에다가 안수혁 선수는 커브, 커터, 투심을 던지며 서클체인지업을 익혔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습니다. 장서준 선수는 커브, 서클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던질수 있고요. 안수혁 선수의 소문이 사실이라면 좋은 제구력과 비슷한 변화구 레퍼토리, 이 두 투수는 매우 흡사한 모습이라고 볼수가 있습니다]

그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할말을 다 했다는 식으로 캐스터를 쳐다봤다. 그러자 이번에는 가만히 있었던 이봉구 해설이 치고 들어왔다.

[저도 박준형 위원님의 의견에 동감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오늘 D.라이더즈가 장서준 선수를 공략하려면 안수혁 선수를 상대한다는 생각으로 하면 조금이나마 더 쉬워질것 같은 느낌입니다. 둘의 가장 큰 차이인 두뇌전은 포수 신태강 선수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상쇄될거라 보이고요]

[오오... 그게 그렇게 나올수도 있군요]

캐스터는 두 해설의 의견에 예상 밖이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약간의 감탄사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다시 고개를 돌리고는 화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서준은 아직까지 공을 던지 않은건지 가만히 서서 숨을 길게 내쉬고 있었다. 그러면서 시선은 태강을 향해있었다.

태강은 앞에 서있는 운선을 힐끔 쳐다보면서 무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다시 서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 슬슬 커트할 타이밍이 되었는데... 승부구를 뭘로 해야될까나...'

운선의 의도는 이미 초구서부터 확인한 태강, 그래서 그는 지금 어떤 구질로 승부를 걸지 고민하고 있었다.

서준의 변화구는 수준급이었다. 거기다가 제구가 더해져서 더욱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상황, 태강은 고개를 살짝 돌려서 D.라이더즈 덕아웃 측을 쳐다봤다.

'서준이랑 안수혁, 둘의 스타일은 매우 비슷해. 유일하게 다른점은 내 특징으로 커버가 되서 거의 흡사하다고 볼수도 있어. 만약 내가 안수혁이면 어떤 공을 승부구로 걸까...'

그러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태강, 그러다가 결정을 한건지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다시 서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사인을 보냈다.

'일단은 타자 바깥쪽에 걸치는 서클체인지업, 툭 건드리기 좋은걸로 하나 주자'

'알겠어'

서준은 사인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다음에 곧바로 와인드업을 하면서 공을 던졌다.

슈욱-

'온다'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나는 순간, 운선은 약간 들었던 오른발을 다시 지면에 놓으면서 허리와 배트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눈으로는 공이 오는 궤적을 쫓기 시작했다.

티잉-

"파울!"

배트 끝부분에 살짝 걸린 공, 그러면서 3루쪽 라인을 넘어서 외야가 있는 지역까지 굴러갔다.

그리고 그뒤로

티잉-

"파울!"

파앙-

"볼"

깡-

"파울!'

공이 들어온다 싶으면 파울, 조금 빠진다 싶으면 볼로 걸러내면서 7개의 공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러면서 점차 일그러지는 투수의 표정, 이건 긴장하거나 힘들어 보이는것 보다는 마치 짜증이 난다는 표정에 가까웠다.

'...슬슬 흔들리려고 한다. 정확히는 짜증나는거지만'

포수는 그런 투수를 말없이 쳐다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제 끝내자는 생각과 함께 투수에게 사인을 보냈다.

'이제 슬슬 가보자. 안수혁이 아니니까 이건 아마 예상하지 못했을거다'

'...계속 건드리는데 이게 먹힌다고?'

투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볼배합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고개를 가로저을까 생각해봤지만 그래도 이미 포수의 리드대로 따라가기로 마음먹은 상황.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공이 오든간에 상관없어. 들어온다 싶으면 무조건 커트하는거야'

투수의 의아한 표정을 포착한 운선. 그러면서 뭔가 작전이라도 나오나 싶었지지만, 그런 생각은 다 지워버리고 차분하게 투수를 쳐다봤다.

투수는 그런 운선을 슬쩍 쳐다보고는 와인드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발이 지면을 밟고 팔이 앞으로 나오면서 공이 손을 떠나갔다.

슈욱-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은 조금은 붕 뜬듯한, 실투와 비슷한 느낌으로 뻗어나갔다. 운선은 그런 투구를 보면서 허리를 돌리면서 눈과 배트는 공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커브다!'

그러던 도중, 운선의 눈이 번쩍 뜨이면서 돌아가던 몸과 배트가 갑자기 멈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점차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하는 공, 그러면서 운선의 시선도 같이 아래로 내려갔다.

파앙-

그러면서 운선이 공은 미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멍하니 미트의 위치를 쳐다보는 운선, 자신이 한방 먹었다고 말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이어서 심판의 삼진 콜이 들려왔다. 이에 태강은 슬쩍 미소를 지으면서 멍하니 서있는 운선을 쳐다봤다.

'커브로 카운트 잡는건 우리도 할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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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화-레드 타이거즈 VS D.라이더즈(7)201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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