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213화 (213/255)

우리 동네 야구팀-211화

'...초반부터 완전히 수에 말려들었어'

심판의 삼진콜이 들리는 순간, 수혁은 대가타석에 서서 미간을 미세하게 찌푸리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점차 위로 올라갈수록 상대도 더욱 강해지고, 그에 따라서 애들도 열심히 훈련하면서 상대의 데이터를 분석해왔다.

그래도 두뇌전으로 탑급인 신태강을 따라가기는 힘든 상황, 다른 공들로 상대의 주의를 흐려지게 한 다음에 완벽하게 잡아버렸다.

'확실히 유인구와 존에 아슬하게 걸치는 공들로 운선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게 만들었어'

태강 정도의 실력있는 포수가 처음부터 너무 질질 끄는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하아... 아무래도 지난번 경기랑 비슷한 추세가 될거 같은데...'

수혁은 한번 더 한숨을 내쉬면서 돌아오는 운선을 뒤로 한채로 타석으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

[이운선 선수, 삼진에 완벽하게 당했습니다. 그리고 타석에는 2번타자... 안수혁 선수가 들어옵니다]

잠시뒤 화면에 수혁이 좌타자 타석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나왔다. 그리고 캐스턱 그 모습을 보면서 간단하게 멘트를 말했다.

'배트를 잡은 길이부터 대처 방식까지, 운선이는 짧게잡고 끈질기게 버텨서 살아서 나가려고 했을거다. 그렇다면 일단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나가보자'

수혁은 짧고 간단하게 생각하고는 곧바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는 투수를 가만히 쳐다봤다.

'안수혁... 타격은 별로지만 수싸움은 강하다. 한마디로 게스히팅 스타일의 타자지'

포수는 고개를 살짝 돌려서 수혁을 잠깐동안 쳐다봤다가 다시 투수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망설임없이 사인을 내밀었다.

'서로가 서로를 안다. 그렇다면 굳이 계속 역의 역을 생각하는건 쓸데없는짓. 우리는 우리의 장점으로 밀어붙이자. 바깥쪽 직구로. 아슬하게'

'알았어'

투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잠깐의 텀을 두면서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미트를 향해서 공을 뿌렸다. 그와 동시에 수혁의 배트도 거침없이 돌아갔다.

까앙-

[잘맞은 타구, 내야 상공을 가로질러서 외야까지 뻗어갑니다!]

잘 맞은 소리가 구장 내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거침없이 뻗어나가는 타구, 수혁은 타구의 위치를 슬쩍 확인하고는 인상을 찌푸린채로 발걸음이 점차 느려졌다.

그리고 외야 상공에서 점차 떨어지기 시작하는 타구, 그러면서 좌익수가 조금 앞으로 전진해서 무리없이 잡아냈다.

"아웃!"

"쳇..."

아웃 콜이 나오자 수혁은 아쉽다는듯이 혀를 차면서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태강은 그런 수혁을 쳐다본채로 작게 미소를 지었다.

'오케이, 일단 이걸로 곤란한 타자 하나 잡았다'

태강이 자신을 본채로 웃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걸까, 수혁은 고개를 뒤로 돌려서 태강을 슬쩍 쳐다봤다. 그리고 마스크를 벗은 태강과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설마 이게 전력으로 상대한거라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조금만 더 몰렸다면 충분히 출루할수 있었다고'

'표정을 보아하니까 일단 한번 걸어본게 실패한건가? 그래, 너랑의 진짜 승부는 마운드에서지. 한번 보자고'

잠시동안이었지만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읽은듯한 두 사람의 표정, 수혁은 한쪽 입꼬리만 살짝 올린채로 고개를 돌려버린채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

[4회초, 마운드에는 여전히 오선민 선수가 올라와 있습니다]

그뒤로 양쪽 투수 모두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끌어나갔다. 서준은 끈질기게 버티는 타자들을 제구력과 땅볼유도능력으로 타자들을  맞춰나가면서 이닝을 지워나갔다.

반면에 선민은 조금 불안한 모습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종빈이 잘 리드해 주면서 위기때마다 병살로 가볍게 이닝을 탈출했다. 그 덕분에 원래 3이닝 정도만 막으려고 했던 용식이 한번 더 내보냈다.

'지금까지 투구수는 대략 50개, 아직 더 할수 있어보인다'

'이제부터 더 위험해질거야... 정신 집중하자'

마운드에 있는 선민은 연달아 심호흡을 하면서 종빈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마른 침을 삼켰다.

홈에 있는 종빈도 역시 마운드에 서있는 선민을 쳐다봤다. 그러면서 주먹으로 미트를 팡팡 두들겼다.

'이번 이닝은 3번 신태강부터 시작, 여기서 정신 제대로 차리면 5회까지는 거의 무난하게 갈수있다. 조심하자'

둘이 그러는 와중에 타석으로 들어오는 태강, 그리고 차분한 눈빛으로 별 준비동작없이 곧바로 자세를 잡았다.

'1회에는 내가 괜히 무리한 부탁을 해서 안타가 나왔었지. 그래서, 이번에는 투심으로 땅볼 가자'

종빈은 태강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망설임없이 사인을 보냈다. 선민도 알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초구를 던졌다.

슈욱- 파앙-

"스트라이크!"

공이 들어간 곳은 몸쪽 아래. 종빈은 크게 소리치면서 공을 던져줬다.

"나이스 볼! 좋다!"

커다란 두 산을 앞두고서 선민이 혹시나 불안해할까봐 일부러 기를 불어넣는 의도였다. 태강은 그런 종빈을 슬쩍 쳐다보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 배트를 고쳐잡았다.

'이번 공도 마찬가지'

'오케이'

한번더 똑같은 사인, 선민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와인드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거침없이 한번 더 꽂아넣었다.

파앙-

"스트라이크 투!"

이번에도 몸쪽으로 들어간 투구, 종빈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미소와 함께 공을 던져줬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태강이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다.

'1회부터 공이 몸쪽으로 가는 경향이 보인다라...'

태강은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조금 전과는 다르게 날카로운 눈빛으로 선민을 쳐다봤다.

'패턴 파악 완료, 아니면 뭐 어쩔수 없고'

'그럼 이번에는 커터, 가능하지?'

'...오케이'

태강이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후딱 사인을 주고받은 배터리, 그런 다음에 선민의 다리가 서서히 올라갔다.

그러자 배트를 쥔 손에 더욱더 힘을쥐는 태강, 그런 다음에 선민의 손에서 공이 떠난 순간 배트를 돌리기 시작했다.

까앙-

그러면서 울려퍼지는 맑은 소리, 그와 동시에 태강은 배트를 바닥에 던지고는 1루를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타구를 쳐다보니까 3루쪽으로 한번 바운드 되면서 빠르게 날아가는 타구, 3루수 정면으로 날아가고 있었지만, 그 속도가 워낙에 빨랐다.

'됐다!'

그 순간 태강을 오른주먹을 꽉 쥐면서 혹시나 공이 빠졌을때를 생각해서 더욱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현재 3루는 안수혁, 본 포지션이 아닌만큼 좋은 수비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 8강에서 트리플 플레이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그건 거의 운에 가까운 수비로 취급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예 찬스라고 생각하면서 더욱더 빨라지는 다리, 그러다가 거의다 왔을즈음, 1루를 쳐다보자 1루수 산욱이 다리를 최대한 찢은채로 공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음? 뭐야?'

그러면서 잠시 흠칙한 태강, 하지만 이내 별 신경을 쓰지 않고 계속 질주했다. 그리고 1루 베이스를 밟으려고 하는 순간

파앙-

"아웃!"

"에엥?"

갑자기 웬 공이 글러브에 들어오고는 아웃 콜이 나왔다.

"뭐, 뭐야?"

태강은 놀라면서 타구가 향했던 3루 방향을 쳐다봤다. 그러자 산욱을 쳐다본채로 웃고있는 수혁, 그러면서 산욱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었다.

"서, 설마... 그걸 잡아서 던진거야?"

태강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수혁을 쳐다봤다. 그러다가 이내 한숨을 푹 내쉬면서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이야.. 대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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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화-레드 타이거즈 VS D.라이더즈(8)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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