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218화 (218/255)

우리 동네 야구팀-216화

슈욱-

수혁이 날린 타구는 빠른 속도로 3-유간을 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프트때문에 지금 그곳은 거의 텅 빈 상황, 그러면서 타구는 거의 잡기 힘든곳으로 빠르게 뻗어나갔다.

'됐다!'

그 순간 용식은 드디어 됐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진인지 다들 흥분하면서 빨리 뛰라고 소리쳤다.

덩달아서 같이 환호하는 D.라이더즈 팬들, 반면에 반대쪽 관중들은 절망의 표정으롵 타구를 지켜봤다.

하지만 그렇게 모두들 한창 환호하고 있을 즈음,

다다다다-

3루수가 포기하지 않은듯이 무모하게 달려가다가 점프를 하면서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터업-

타구를 낚아채면서 그대로 아웃카운트 하나가 만들어졌다.

"어엉?"

"어어어?!"

그 순간 덕아웃에 있는 양쪽 선수단을 포함해서 구장에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워졌다. 그리고 잠시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아까와는 정 반대의 반응이 나타났다.

"꺄아아아!"

"와아아아아!"

레드 타이거즈측은 조금 전의 우울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엄청난 열광을 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D.라이더즈 측은 망했다는 표정과 믿을수 없는 표정이 얼굴에서 교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3루수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재빨리 일어나서 2루에 공을 던졌다. 2루에 있던 선민은 이미 돌아가기에 힘든 상황, 결국 아웃이 되면서 5회말이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저걸 잡았다고? 무조건 빠져나가는 그 타구를...?'

지금 벌어진 이 상황, 내 눈으로 직접 보고도 절대로 믿기지 않는다. 분명히 빠져 나가는것, 거의 빠져 나간거나 다름없는 타구였는데...

막혔다. 완전히 막혀버렸다. 그러면서 내 속은 미칠듯이 터질것만 같았다.

'어떻게 잡은 찬슨데, 이걸, 이걸, 날려먹었...'

그러면서 자연스레 뻐근해지는 뒷목, 그러면서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나기 시작했다.

'왜, 왜 하필 거기로 날려서...'

내가 잘못한게 아닌건 알지만, 그 누가봐도 내 잘못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아쉬움이 너무 큰것 때문일까, 내 자신을 자꾸만 자책하게 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갈리는 이빨, 그러다가 분을 못참겠는지 헬멧을 벗어 던지고는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

[자, 이제 경기는 6회초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아까 5회말에 엄청난 호수비가 하나 나왔었죠?]

잠시뒤, 이닝이 교체도고 화면에는 타구가 잡히는 장면이 나왔다. 그러자 중계부스 안에서 캐스터가 아까 호수비의 대해서 입을 열었다. 이에 이 해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우선 그때 그 수비는 무모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정석이라면 거기서 1실점으로 막고 넘어가는게 정석입니다만, 뭔가 정석을 벗어나는 변칙적이면서도 무모한 플레이로 엄청난 결과를 이끌어냈습니다]

그가 거기까지 말하자 화면이 전화되면서 수혁이 분노한채로 헬멧을 던져버리는 장면이 나왔다.

[지금 장면처럼 안수혁 선수가 저런 반응을 보이는것은 매우 당연한 모습입니다. 저런 반응이 안나온다면 그건 거의 보살급이라고 보시면 될겁니다]

그는 거기까지 얘기하고는 캐스터에게 다 끝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캐스터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무리를 하려는 순간

[음... 저는 여기서 이 팀의 컬러를 알수 있을것 같습니다]

[...네?]

박 해설이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갑작스런 말, 둘은 갑자기 무슨 소리냐는 반응으로 그를 쳐다봤다.

[뭐, 이건 제 감이 섞여있는 얘기라도 꼭 확실한거는 아닙니다만...]

[어... 혹시...]

[이 해설님, 뭔지 아실것 같습니까?]

[네, 저는 조금 감이 옵니다만...]

이 해설도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자 직감적으로 뭔가 있다고 생각하는 캐스터, 그리고는 박 해설에게 물어봤다.

[레드 타이거즈의 팀 컬런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는 짧게 대답한 다음에 캐스터를 슬쩍 쳐다봤다. 그러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캐스터의 얼굴, 그는 헛기침을 두어번 하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선 리더는 조직을 이끌어 가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점차 길어지다보면 조직은 리더를 닮아가게 됩니다.

신태강 선수는 충분히 리더의 자질을 갖추었고, 실력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레드 타이거즈가 치뤘던 경기들과 아까의 플레이를 조합해보면 그 팀의 컬러가 나올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10경기도 치르지 않았습니다. 팀 컬러라는게 나올수가 있는건가요?]

캐스터는 딱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서 반론을 제기했다. 박 해설은 그럴줄 알았다는듯이 옅을 미소를 징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따로 조사해본 결과, 레드 타이거즈는 작년 이맘때쯤에 결성된 팀입니다. 그리고 주변의 동네 야구팀이나 동아리 형식의 야구팀을 찾아서 시합을 했었고요.

게다가 조금 더 파고 들어가면 신태강 선수가 이리저리 뛰어 다니면서 맨날 같이 야구를 하던 친구들을 끌어들이고, 주변에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다 모았다고 합니다. 이러면 그럴만한 시간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아... 그런 사정이...]

그제서야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는 캐스터, 그는 잠깐 텀을 두었다가 하려던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볼배합이나 호수비중 일부를 보면 조금 무모한데도 포기하지 않고,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무모하게 달려들어서 만든 호수비가 한두개 정도 더 있습니다. 그리고 신태강 선수도 볼배합을 짤때 정석은 아닌 예상 밖의 변칙을 밀어붙이는 모습이 종종 보였습니다.]

[그게 어땠다는 건가요?]

[바로 이 신태강 선수의 특징이 레드 타이거즈라는 조직에 그대로 스며들었다고 볼수 있겠죠. 그래서 그게 레드 타이거즈의 팀컬러가 되고, 방금과 같은 호수비가 나온거라고 봅니다]

[아...]

그의 말에 엄청나게 놀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캐스터, 그리고 입으로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건 이 해설도 마찬가지, 자신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짚어서 팀 컬러를 추리해내는 그의 모습에 대단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자신도 이런 해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제 보니까 박 위원님께서 엄청나게 준비를 많이 하신것 같습니다]

[그러게 말이에요, 이 위원님도 분발하셔야 겠습니다]

그러면서 둘다 대단하는 반응과 함꼐 농담으로 방금의 설명을 마무리하는 세 사람, 그리고 설명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까앙-

하는 소리와 함께 타구가 우익수 앞으로 천천히 굴러갔다.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타구, 깔끔한 우전안타가 나옵니다!]

*

'하아... 선민이는 이제 거의 한계인거 같네'

중계진에서 대화가 활발이 이어지는 사이, 선민은 풀카운트에서 선두타자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지금 그런 그를 보면서 고개를 살며시 가로젓는 용식, 그리고는 자신이 직접 타임을 외치고는 마운드 위로 걸어올라갔다.

마운드에 도착하니까 이미 용식의 눈치를 보고는 후딱 올라와있는 종빈, 용식은 그런 둘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선민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선민아, 이정도면 잘 했다. 영훈이랑 투수 교체다"

"넵"

선민은 예상했다는듯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용식은 그런 선민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한번더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오늘 예상 밖으로 엄철 잘해줬다. 덕분에 많은 수고 덜었어"

"하아... 선발 나름 재밌던데요?"

"그러냐? 여튼, 수고했다. 원래 포지션으로 돌아가봐"

"넵"

선민은 칭찬에 기분이 좋은지 그제서야 살짝 미소를 그리면서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다음에 용식은 우익수 쪽에 있던 영훈을 마운드로 불러왔다.

영훈은 부름을 받고는 천천히 달려서 마운드 위로 올라왔다. 그런 다음에 용식의 눈을 보고는 말할것도 없이 웅철을 불러서 투수 글러브로 바꿔끼웠다.

"제가 마운드 오르는거 맞죠?"

"뭐, 안그러면 괜히 널 불렀겠냐"

글러브를 바꿔낀 다음에 영훈이 해맑게 물어보자 웃음을 터트리는 용식, 그리고 종빈에게 가보라고 한 다음에 자신은 조금 옆으로 비켜줬다.

"자, 한번 가볍게 몸 풀어봐"

"네"

영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연습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번 던지고 나자 용식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멈추라고 지시했다. 그리고는 영훈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지그시 쳐다봤다.

"영훈아, 난 너를 믿는다. 너한테는 오늘 경기, 그리고 다음 결승까지도 활약할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어. 방금전 타석처럼 오늘 경기도 잘 부탁한다"

영훈은 그런 용식을 맑은 표정으로 빤히 쳐다봤다. 그러다가 해맑은 미소와 함께 힘차게 대답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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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화-레드 타이거즈 VS D.라이더즈(13)201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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