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219화 (219/255)

우리 동네 야구티-217화

[D.라이더즈의 투수가 교체됩니다. 교체된 선수는 이영훈 선수,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입니다]

[오선민 선수가 이닝도 충분히 끌어줬겠다, 안수혁 선수가 나올만도 한데요]

[박 위원님의 말씀도 맞는 말입니다만 레드 타이거즈의 타선은 우타 일색, 비슷한 궤적의 안수혁 선수보다는 구속이 좀 느려도 완전히 다른 궤적의 이영훈 선수를 투입하는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영훈이 몸을 푸는동안 중계부스 안에서는 투수교체에 대한 작은 의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가 영훈이 준비가다 끝난듯 하자 모두들 화면으로 시선을 돌려서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타석에는... 아, 3번 신태강 선수가 들어옵니다]

[아... 아무래도 이거 쉽지 않은 싸움이 될거 같은데 말이죠]

태강이 들어오자 영훈은 조금 긴장한듯한 눈으로 종빈을 쳐다봤다. 종빈은 그런 영훈을 보고서는 걱정하지 말라는듯이 양 팔로 크게 사각형을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여줬다.

'어차피 다 똑같은 타자다. 너무 쫄지마'

'...그래, 난 언제나처럼 종빈이만 믿고 던지면 될거야'

영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닥에 내려놓았던 로진백을 집어서 손에 살짝 묻힌 다음에 다시 내려놨다. 그리고 종빈이 사인을 보내자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 현재 팀 내에서 수혁의 뒤를 받쳐주고 있다. 자, 그럼 어떤 공을 던지나 한번 확인해볼까?'

태강은 여유로운듯이 목을 좌우로 꺾어서 가볍게 풀어주고는 곧바로 자세를 잡았다. 그런 다음에 영훈이 공을 던지기만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잠시뒤, 영훈이 잠깐의 텀을 두었다가 와인드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발이 지면을 밟자 팔이 옆으로 빠르게 나오면서 공을 뿌려냈다.

슈욱-

확실히 선민보다는 느린 구속의 투구, 하지만 궤적이 완전히 달라서인지 태강은 가볍게 배트를 내밀다가 살짝 움찔했다.

"흐읍!"

파앙-

"스트라이크!"

초구는 몸쪽으로 들어가는 스트라이크, 태강이 뒤를 돌아서 쳐다보자 아예 중심부터가 몸쪽으로 향해 있었다.

태강은 그런 종빈을 잠시동안 쳐다보다가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별 생각없이 영훈을 쳐다봤다.

'음... 확실히 데이터데로 존의 좌우 구분정도는 가능하다는건가...'

현재 태강이 받은 데이터에 따르면 영훈의 제구는 존을 좌우로 나누는 수준, 컨디션이 좋다면 4개까지는 나눌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태강은 그 내용을 떠올리면서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배트를 고쳐잡은 다음에 아까와는 다른 지지한 눈빛으로 영훈을 쳐다봤다.

'자, 어차피 너의 구질은 직구 하나뿐, 와봐. 끈질기게 괴롭히다가 출루해줄게'

[아, 신태강 선수가 평상시보다 배트를 짧게 잡았어요. 이거 이영훈 선수를 괴롭히겠다는 뜻인가요?]

[음... 일단 이영훈 선수의 제구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커트하다가 자신이 노리는 곳에 오면 치겠다는 의지 정도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임종빈 선수가 시프트를 걸고 유도해봤자 아마 별 소용은 없을것 같습니다. 신태강 선수의 특기중 하나가 타구를 원하는 방향으로 보낼수 있다는 점이기 때문에 굳이 시프트를 해서 아쉬운 결과가 나온다면 팀의 사기만 더 떨어지게 될겁니다]

한편, 중계 화면에서 태강의 손 그립이 잡히자 캐스터가 질문조로 위원들에게 물어봤다. 위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입을 여는 박 위원, 그리고 살짝 신중한 말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영훈 선수가 안수혁 선수의 보조는 잘 하고 있지만, 신태강 선수를 이겨낼만큼 공을 잘 던지는 투수는 아닙니다]

[네, 그렇긴 하죠. 그런데 갑자기 그얘기는 왜 하시는 건가요?]

[그렇다면 유용식 감독은 왜 이영훈 선수를 내보낸 걸까요? 것도 클린업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말이죠]

[...듣고 보니 그렇네요]

위원의 말에 그럴싸 하다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캐스터, 박 위원은 약간 헷갈리는 표정을 지으면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렇다는건, 이영훈 선수가 남 모르게 숨겨둔 무기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흐음... 유용식 감독이라면 충분히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그의 말에 한번 더 고개를 끄덕이는 캐스터 그러면서 다시 시선을 화면으로 옮겨서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 위원은 계속해서 머릿속에 남아있는 뭔가 오묘한 느낌을 계속해서 떠올렸다.

'흐음... 진짜 뭔가 있을거 같긴 같단말야...'

'후우, 일단 초구는 지켜본거 같네. 지금 마음 같아서는 이녀석한테 써버리고 싶지만, 뒷 타자가 유석환이라서 쉽사리 낼수도 없는 노릇이고...'

한편, 종빈은 약간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영훈을 쳐다봤다.

비록 초구는 유리하게 가져갔지만 아직 상황은 두 배터리에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태강은 언제든지 맘만 먹으면 영훈 정도 구속은 커트할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거기에 태강이 노리는 곳으로 던진다면 장타를 맞을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택의 폭이 넓은것도 아닌 상황, 결국 종빈은 제발 빗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바깥쪽 사인을 내밀고는 성빈에게 사인을 보내서 1-2루간을 막도록 지시했다.

'일단 잘 됐으면 좋겠는데 말야...'

종빈은 약간 불안한 마음을 안고는 미트를 바깥쪽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영훈이 곧바로 와인드업을 하고는 공을 던졌다.

슈욱-

영훈의 손을 떠나간 공은 종빈이 요구한 곳으로 잘 뻗어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같이 나오기 시작하는 태강의 배트, 이어서 강한 소리가 들려왔다.

까앙-

매우 맑은 소리가 들리면서 그라운드 중앙으로 쭉 뻗어나가는 타구, 종빈의 예상과는 다르게, 가장 나오기 어려운 방향으로 타구가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으헉! 하필 왜 그쪽으로...!'

홍빈은 놀란 표정으로 벌쩍 일어나면서 마스크를 벗었다. 그리고 머리정도 높이의 허공을 그대로 가로질러가는 타구를 멍하니 쳐다봤다.

'오케이, 됐다!'

반면 태강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1루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혹시 이번에도 호수비에 막히는 않을까 하면서 타구를 유심히 쳐다봤다.

타악-

하지만 이번엔 바운드가 되면서 다행히 병살의 위험은 피한 타구, 현재 공의 뱡향을 봤을떄 거의 중전 안타가 확실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다다다다다-

"으자앗!"

성빈이 기합소리와 함께 열심히 달려오더니

터업-

성빈의 글러브가 타구를 낚아챘다. 그리고 3루에 서서 느긋하게 들어가는 주자를 쳐다보더니 곧바로 유격수 호진에게 송구했다.

"뛰어!"

그런 모습은 본 태강은 다급한 목소리로 주자에게 뛰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그러는 순간 이미 호진의 손을 떠나간 공, 주자는 그제서야 뒤늦게 달리기 시작했지만 갑자기 중심을 잃으면서 앞으로 기울어지는 상체, 그리고는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

그 사이에 공은 3루수 선민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그리고 선민이 주자에게 달려가서 태그아웃, 어이없이 아웃카운트 하나가 만들어졌다.

"아웃!"

"아..."

그 순간 외마디 탄식과 함께 고개를 뒤로 젖혀버리는 태강, 그리고는 1루 베이스를 약간 벗어나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거 오늘 경기 진짜 안풀리네...'

"걱정마. 내가 한번 더 제대로 쏴줄테니까"

누군가가 그런 태강의 어깨를 짚었다. 태강이 고개를 내려서 확인해보니까 다음타자인 유석환, 그는 영훈에게 고개를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보니까 구속은 90정도, 그렇다고 제구가 좋은것도 아니고, 변화구가 있는것도 아니고, 충분히 칠수 있겠구만"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야, 그리고 저쪽 감독이 생각없이 뭔가를 하는 사람이 아니야. 숨겨둔 변화구가 있던지, 아니면 갑자기 몸쪽으로 이리저리 쑤셔덯던지. 여튼 방심하지마"

"오케오케, 나 알잖아? 그깟 함정 정도는 확실하게 뚫어버린다는거"

"하긴, 너 정도면 이런 말도 필요없겠다"

태강은 살짝 웃으면서 석환의 등을 툭툭 쳐주고는 보호구를 풀러서 넘긴 다음에 1루 베이스로 돌아갔다.

석환은 그런 태강을 잠깐동안 쳐다보다가 여유로운 표정과 함께 타석 쪽으로 걸어갔다.

'자, 이번에도 홈런포 좀 가동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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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화-레드 타이거즈 VS D.라이더즈(14)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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