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 후 외전(1)-더 베이스볼 카메라2016.09.30.
우리 동네 야구팀-완결 후 외전(1)
수혁이 용식의 제안을 거절한 그날, 둘이 만나기 시작한지도 몇달이 지난 상태였다.
그리고 지금 [더 베이스볼 카메라] 라는 간판앞에서 서있는 두 사람, 수혁은 뭔가 하면서 예영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예영이 살짝 긴장되는지 수혁을 힐끔 쳐다봤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자 수혁이 궁금하다는듯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여기는 왜 온거야?"
"인사 하려고?"
"뭐?"
"언니랑 오빠들이 한번 데려와보라고 노래를 불러대서... 무슨 짓을 할진 뻔해 보이지만"
예영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수혁을 잡고있던 손을 다시 고쳐잡은 다음에 문을 열고는 천천히 들어갔다. 그러면서 수혁도 예영이 걸어가는 곳으로 그대로 졸졸 따라가듯이 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아담한 규모의 중앙 홀이 나왔다. 규모는 조금 크다 싶은 동네병원과도 같은 크기, 크기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도 그런 병원들과 비슷하게 되어있었다.
일단 한쪽에 주르륵 놓인 소파들과 한쪽에 비치된 야구 관련 서적들, 한쪽 구석에는 화장실이 있었으며 그 반대편에는 정수기가 비치되어 있었다.
예영은 그런 구조들을 지나쳐서 거침없이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러자 접수처 같은곳에 앉아있던 젊은 여자가 고개를 빼꼼 내밀다가 놀라면서 벌떡 일어났다.
"어머 예영아! 거기 옆에 안수혁 선수 아냐?"
"네, 맞아요"
여자의 반응에 웃으면서 대답하는 예영, 수혁은 살짝 어정쩡한 자세로 고개를 약간만 숙였다가 다시 폈다.
여자는 신기하는듯이 수혁을 쭉 스캔하듯이 쳐다보다가 둘의 손을 보고는 한번 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대박이라는듯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둘이 어째... 설마 그 남자야?""
"네, 저 완전히 울렸던 그녀석 맞아요"
"어머어머.... 대박이야..."
여자는 완전 대박사건을 발견한듯이 멍하니 서있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접수처 옆으로 나있는 양쪽 통로중 오른쪽 통로로 달려갔다.
"야,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되냐..."
"뭐 어때, 사실이잖아? 게다가 이미 다 말 해놨거든요"
여자가 사라지자 곧바로 궁시렁 거리듯이 말하는 수혁, 예영은 웃으면서 가볍게 받아치고는 여자가 사라진 통로를 쳐다봤다.
"음... 지금 다들 저쪽에 있나보네. 지금 시간으로 봐서는... 다같이 저녁이라도 먹고있는거 같은데?"
그러면서 그 통로로 걸어가는 예영, 수혁은 긴장이 되는지 살짝 굳은 표정으로 예영을 따라서 같이 걸어갔다.
*
"어, 막내다!"
"남자 데려왔다면서?"
"심지어 그 남자가 안수혁 선수라면서?!"
잠시뒤, 복도까지 어두운 방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환한 불빛이 나오는 방 하나, 예영은 수혁을 잠시 문 바깥에 두고는 자신만 먼저 문을 열고는 들어왔다.
그러자 일제히 그녀에게 집중되는 시선, 그리고는 거침없이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하... 역시 이럴줄 알았어요. 그래서 일단 숨겨뒀어요. 같이 들어오다가 뭔 소리를 할지 모르니까"
"우리 귀여운 막내를 울렸으면 그에 합당한 대가는 치러야 하지 않겠어?"
"그건 인정"
"간만에 둘이 의견일치네"
예영은 살짝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럴줄 알았다는듯이 약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다들 장난이 섞인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얼른 불러오라는 무언의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얘 오늘 꽤나 고생하겠네... 어차피 내가 괴롭힐만큼 괴롭혔는데 말야'
예영은 그들의 시선을 보고는 속으로 수혁을 동정하면서 바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미 그 소리를 다 들은건지 살짝 눈치를 보면서 허탈하게 웃고있는 수혁, 그러다 예영이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내자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수혁이 안으로 들어오자 이미 기다렸다는듯이 일제히 수혁에게 쏠리는 시선, 갑자기 날아온 부담스런 시선 때문일까, 수혁은 잠시 움찔하다가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허리를 90도로 숙이면서 정중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예영이 남자친구 안수혁이라고 합니다"
"오... 안수혁 선수, 실제로 보니까 더 반가운데요?"
"거기다 나쁜남자 이미지까지, 아주 대단해요"
수혁의 인사에 안에 있던 사람들은 웃으면서 가볍게 으름장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에 어색하게 웃으면서 뻘쭘히 서있는 수혁, 그러다 예영이 그를 끌고서 한쪽 구석에 있는 소파에 데려가서 앉히고는 자신은 그 옆에 앉았다.
둘이 앉는 도중에도 그대로 따라가는 그들의 시선, 그리고 소파에 앉자마자 곧바로 질문들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래서 둘이 처음 만난건 언제야?"
"언제 받아준건데?"
"왜 그동안 계속 차다가 받은거야?"
"어... 그게 그러니까 어디서부터 말해야 되는거죠...?"
갑작스럽게 날아오는 질문들, 수혁은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어디서부터 대답해야하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다들 이미 자신과 예영에게 시선을 집중하면서 먹을것도 내려놓은 상태, 몇몇은 먹으면서 집중하고 있었지만 여튼, 모두들 그 둘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에휴, 그냥 내가 얘기할게"
결국 예영이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살짝 가로저었다. 그리고는 둘이 처음 만난 날부터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지금까지 이렇게 된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점점 몰입되가는 그들, 수혁은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확실히 그럴만도 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릴적 친했다가 헤어지고 우연히 다시 만나는 시나리오라... 내가 봐도 진짜 보통 인연은 아니네'
그러면서 옆에 앉은 예영을 슬쩍 쳐다보자 그녀는 차분한 표정으로 둘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 둘씩 늘어놓듯이 말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거의 막바지, 수혁은 그런 예영을 쳐다본채로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예영의 이야기가 끝나자 예영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슬쩍 올려놨다. 그러자 예영이 수혁의 손을 꼭 잡고는 미소를 지은채로 수혁을 힐끗 쳐다봤다.
"오오... 그래서 애가 계속 차이고 울었던 거구나"
"이제 보니까 수혁선수보단 예영이 얘가 더 나쁜거 같은데? 임자있는 사람을 노리냐"
이야기가 끝나자 처음과는 꽤 달라진 반응들, 처음엔 수혁이 나쁜족 같았지만 이젠 오히려 그럴싸한 이유가 생기니까 그런 생각들을 사라져버린지 오래였다.
"아, 뭐요. 여자가 수혁이 찼거든요? 그리고 내가 더 먼저 만났는데 뺏어오기는 개뿔"
"어허, 순한말 쓰자"
"알았엉~"
예영은 살짝 장난으로 따지듯이 반박했다. 그러자 수혁의 한마디에 곧바로 애교를 부리면서 수혁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는 승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와우... 저거 이제 남친생겼다고 아주 염장을 지르네"
"25살까지 모솔인 누군가랑 참 차이나네"
"뭐래, 맨날 소개팅 나가서 차이는 사람이"
"야, 염장지를거면 둘이 가서놀아. 솔로 서럽네"
그러자 수많은 야유들과 함께 쏟아지는 불만의 목소리들, 그와중에 자기들끼리 한소리 하거나 자신의 처지에 한숨을 내쉬는 사람도 있었다.
"하하..."
그러면서 멋쩍게 웃어보이는 수혁, 그리고는 잠시 나갔다 온다는 말과 함께 천천히 일어나고는 방 밖으로 나갔다. 이어서 일어나도는 뒤따라나가는 예영,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쏠린채로 문이 조심스레 닫혔다.
*
"후우..."
"괜찮아? 아마 지금 처음이라서 신고식 비슷하게 하는걸거야. 내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아냐, 괜찮아. 뭐 나도 얼굴에 철판 안깔면 처음엔 낯좀 가리는 경우가 있으니깐"
방 밖으로 나온 수혁과 예영, 예영은 수혁이 살짝 걱정되는지 걱정하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수혁은 그런 예영이 귀여운지 약간의 미소를 지으면서 예영의 머리에 손을 살포시 올려놓고는 약하게 툭툭 치면서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쉬고는 웃으면서 예영을 쳐다봤다.
"뽀뽀 한번이면 기운이 좀 날것 같은데 말이야..."
"너... 요즘들어서 많이 대담해진거 알아?"
"너가 하도 들이대서 이렇게 된거잖아?"
예영이 살짝 시큰둥하게 대답하자 이에 능글능글하게 맞받아치는 수혁, 예영은 그런 수혁의 모습에 미소를 짓고는 가까이 다가가서 자신의 한 팔로 수혁의 허리를 감쌌다.
그리고 이어서 예영의 얼굴을 가볍게 잡는 수혁의 손, 그리고 얼굴을 가까이 하다가 예영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몇초간 맞췃다가 살며시 떼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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