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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하나도, 괜찮지 않아요 (31/199)

31화. 하나도, 괜찮지 않아요2021.04.19.

16553706990707.jpg“당장, 말하라.”

시뻘겋게 일렁이는 그의 눈동자와 마주치자마자, 남자는 눈알이 타들어 갈 듯 괴로웠지만, 비명조차 지를 수가 없었다. 그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머릿속으로 깨질 듯이 박혀 들었다. 남자는 더는 견딜 수가 없어 겨우 입술을 달싹였다.

16553706990713.jpg“아, 아울린 들판에…… 나, 낡은. 저, 저택에서. 억!”

원하는 말을 들은 이클리트가 몸을 바로 세웠다. 그러자 남자는 곧장 바닥으로 쓰러져 발작을 일으켰다. 말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다. 아니, 죽는 것보다 더 무서웠다. 저주받은 홍안. 이 남자는, 끔찍한 괴물이라 불리는. 이클리트의 안광에 광기가 휘몰아치며 남자의 시선을 꿰뚫었다. 끔찍한 고통 속에 남자는 눈에서 뭔가가 끊어지면서 동시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16553706990713.jpg‘수인!’

외치지 못할 비명을 삼키며, 남자는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하지만 안도했다. 차라리 보이지 않으니, 덜 무서웠으니까. 끝내, 남자는 졸도해버렸다. 마침내 마른하늘의 낙뢰가 멈추면서 어둠이 사라졌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몸을 떨면서 침묵했다. 저격대도 티 내진 않았지만, 뼛속까지 박힌 오한에 등줄기가 떨렸다. 그 짧은 순간에 대체 눈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이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만큼 지옥을 본 것 같았으니까. 카마리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서 이클리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뭐라도 해야 했기에, 물었다.

16553706990722.jpg“괜찮으십니까?”

16553706990707.jpg“괜찮다.”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 괜찮았다. 여기서 더 냉정을 잃으면 안 되니까. 그래선, 안 되는 거니까. 이클리트는 감정을 조절하며 이사나에게 다가와 짧게 말했다.

16553706990707.jpg“아울린 들판. 저격대 전원을 데리고 뒤따라와라.”

그가 여관에서 사라지자, 멈춰 있던 공기가 그제야 돌았다. 이사나 역시 참고 있던 호흡을 삼키며 허탈한 미소를 그렸다. 지난번 느꼈던 살기는 살기도 아니었던 거다. 진심으로 무서워서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사나 곁에 있던 티어가 겨우 목소리를 냈다.

16553706990713.jpg“아, 아까 그 지진은 뭐였을까요? 마른하늘의 낙뢰라니. 정말로 아깐 아무것도 안 보여서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16553706990742.jpg“나도 마찬가지였어.”

이사나는 피눈물을 흘린 채 죽은 듯 쓰러진 남자를 응시했다.

16553706990742.jpg“아무것도 안 보였어.”

마치, 모든 걸 감추고 숨기려는 것처럼. 한순간 세상을 눈 감긴 것처럼 보였다.

16553706990742.jpg‘설마 이 모든 걸 클리오 대공 전하께서 하신 건 아니시겠지.’

말도 안 되는 일인데, 왜 자꾸 확신이 드는 걸까. 사실, 이사나는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뭔가를 본 것 같았다. 어둠을 압도하며 서 있던 인간이 아닌 존재. 익숙한, 그러한 존재를.

16553706990742.jpg‘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내가 잘못 봤겠지.’

16553706990722.jpg“진짜 화나셨네. 저렇게까지 화내시는 건 처음인데.”

카마리는 말릴 새도 없이 벌어진 상황에 한숨을 삼켰다. 그래도 다행인 건, 괜찮다고 말할 정도로 이성을 붙들고 계시는 것. 카힐로 단장님이 뭘 걱정하고 자신을 보냈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저 정도면. 진짜 목숨 걸고 대공 전하를 말려야 하는 건데.

16553706990722.jpg‘차라리 아멜리아 가주님을 지키는 게 빠르겠네.’

16553706990722.jpg“가주님이 납치된 게 아니어야 할 겁니다. 아니면 진짜 지옥이 시작될 테니.”

이사나는 카마리의 말에 멈칫했다.

16553706990742.jpg“납치라니?”

16553706990722.jpg“대공 전하는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16553706990742.jpg“사실이면 우리도 곤란해.”

이사나는 그답지 않게 미소가 사라진 표정으로 저격대에 명령했다.

16553706990742.jpg“아울린 들판. 그곳에서 가주님을 찾는다. 찾지 못하면 우리 모두, 죽을 각오 해.”

저격대는 이사나의 싸늘한 표정에 또 다른 오한을 느끼며 순식간에 주변으로 흩어졌다.

16553706990742.jpg“아울린이라. 여기서 멀지 않아.”

지금은 클리오 대공의 정체보다 그녀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 *** 이클리트는 아울린 들판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감정이 정말로 시시각각 변했다. 납치가 아닐 수도 있다. 차라리 아니길 바랐다. 만약 정말 납치라면, 자기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니까. 그녀를 위험에 빠뜨린 게 자신이 되는 거니까.

16553706990707.jpg‘제발. 제발!’

그의 걸음이 폭풍보다 빨라졌다. 하지만 이렇게 달려가도 폐부가 답답했다. 당연히 들어와야 할 것이 채워지지 않고 딱딱하게 뭉치기만 했다. 그렇게 달리던 이클리트가 갑자기 우뚝 멈춰 섰다. 길가에 뭔가가 반짝거렸다.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것. 이클리트는 곧장 그것을 주웠다. 바로 얼음 조각.

16553706990707.jpg“아멜리아…….”

바로 그녀에게 걸어주었던 얼음 목걸이의 일부였다.

16553706990707.jpg‘날 안내하고 있다. 그녀가 부르고 있어.’

이클리트는 터질 듯한 심장을 겨우 누르며 얼음 조각이 떨어져 있는 곳까지 달렸다. 어느새 마을에서 멀어지더니, 녀석이 말했던 곳이 보였다. 아울린 들판, 그 한가운데 버려진 저택이었다. 이클리트는 망설이지 않고 곧장 담을 넘었다. 분명 다 쓰러져가는 저택인데, 희미한 불빛과 더불어 인기척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클리트는 위험할 거라는 생각 따위 하지 않고 곧장 저택으로 뛰어들려는 순간, 누군가 그의 손을 잡아당겨서는 그대로 나무 뒤로 숨겼다. 이클리트는 그에게 와락 안겨드는 익숙한 체온에 흔들리는 눈을 크게 떴다.

165537070546.jpg“쉿. 조용히 해요. 이러다 들켜요.”

그를 붙잡고서 짐짓 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건 바로 아멜리아였다. 그녀는 이클리트의 어깨 너머를 슬쩍 살폈다. 그가 있었던 자리로 밀수꾼이 우르르 지나가고 있었다. 자칫하다간 들킬 수도 있었던 상황. 그들이 지나가고서야 아멜리아는 안도하며 굳어 있는 그를 태연하게 바라보았다.

165537070546.jpg“다행이다. 잘 찾아왔네요? 내가 한 거 봤어요? 목걸이는 진짜 너무 미안해요. 급하게 움직이다가 떨어졌는데, 글쎄 바닥에서 빛나지 뭐예요? 그래서 혹시나 대공 전하께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16553706990707.jpg“…….”

165537070546.jpg“내가 그 사람을 봤어요. 행방불명됐다던 그 일꾼! 죽지도 않았지만, 행방불명 된 것도 아니었어요! 여기로 오는 걸 봤는데. 그러니까 이게 단순 밀주도 그냥 산짐승이 습격한 것도 아니라…….”

16553706990707.jpg“그런 건.”

165537070546.jpg“네?”

16553706990707.jpg“그런 건 지금 하나도 안 중요해!”

이클리트는 있는 힘껏 아멜리아를 끌어안았다. 얼마나 세게 안았는지, 모자가 벗겨지면서 그녀의 머리카락이 쏟아져 내렸다. 이클리트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고서 빈틈없이 그녀를 붙잡았다. 그 절박한 움직임에 아멜리아는 떨리는 숨을 내쉬었다.

165537070546.jpg“대, 대공 전하?”

16553706990707.jpg“나는 지금 당신이. 당신이 무사한 게 더, 중요합니다.”

이클리트는 파들거리는 입술을 겨우 벌렸다. 마치 아이처럼 매달려 있는 그의 모습에 아멜리아는 당황했다. 그때, 누군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목소리가 들렸다.

16553706990713.jpg“이봐. 저기서 무슨 소리 안 났어?”

16553706990713.jpg“무슨 소리?”

16553706990713.jpg“혹시 몰라. 가서 확인해.”

아멜리아는 꿈쩍도 하지 않는 이클리트에게 말했다.

165537070546.jpg“우리, 여기 이러고 있다간 들키는데!”

그때, 갑자기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오던 걸음이 일순 주춤하더니 나직이 욕을 지껄였다.

16553706990713.jpg“아, 뭐야. 소나기야?”

16553706990713.jpg“젠장! 다 맞았잖아! 얼른 안으로 들어가!”

말소리가 사라지고, 이클리트는 제 옷을 벗어서는 그녀의 머리 위에 씌워주었다. 아멜리아는 그제야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하얗게 질린 얼굴. 빗물 때문에 양 볼로 흘러내리는 게 마치 눈물처럼 보였다. 게다가 잘게 떨리고 있는 눈동자까지. 마주 본 그에게서 보이는 건 불안, 두려움, 공포였다. 너무나도 예쁜 그의 파란 눈동자가 엉망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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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537070546.jpg“대, 대공 전하. 왜 그래요? 무슨 일이야. 괜찮아요?”

아멜리아는 너무 놀라 그의 얼굴을 마구 쓰다듬었다. 괜찮냐는 그녀의 말에. 이클리트는 아까처럼 쉽게 괜찮다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사실은. 정말로 사실은.

16553706990707.jpg“하나도. 안 괜찮습니다.”

이성의 끈을 몇 번이고 잡았다, 놓았다 하다가 결국.

16553706990707.jpg“하나도 괜찮지 않았어. 걱정돼서. 너무 걱정돼서, 미치는 줄 알았어…….”

무너지고 말았다. 그는 다시 한번 아멜리아를 꽉 안았다. 그의 커다란 손가락이 몇 번이고 그녀를 붙잡고 또 붙잡으며 속삭였다.

16553706990707.jpg“미안합니다. 미안해요. 내가 데려오는 게 아니었는데. 혼자 두는 게 아니었는데. 내 욕심이 너무 지나쳐버려서…….”

꾹꾹 누르던 불안감과 두려움을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참을 수가 없어졌다. 여전히 숨 쉬는 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그는 괜찮은 게 아니었다. 그저 참는 게 당연해서. 아프고, 무섭다고 말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으니까. 그냥 전부 포기했던 건데. 근데 이번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무엇 때문에 이리도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는지 알았다. 그녀를 조금이라도 잃었다는 이 두려움. 이것이 참을 수 없는 감정이고, 참아서도 안 되는 감정임을. 또다시 깨닫고 만다.

16553706990707.jpg‘나는 절대 이분을 잃을 수 없어. 잃기 싫어. 아니, 안 잃을 거다.’

다른 모든 게 엉망이 된다고 해도 그녀를 원한다. 처음으로 그의 안광에 감추지 못한 소유욕이 격정적으로 일렁이며 그의 이성을 삼켰다. 아멜리아는 뭔가 휘몰아치는 듯, 강하게 밀려드는 이클리트의 감정에 가슴께가 움찔했다. 그에게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낯선 모습.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으나 이내 그를 붙잡았다. 그를 이렇게 불안하게 만든 게 자신이었으니까.

165537070546.jpg“미안해요. 이게 이렇게 되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걱정할 줄 몰랐는데. 진짜 미안해요. 내가 생각이 짧았어요.”

아멜리아는 조금 떨렸지만, 조심스럽게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그를 다독였다.

165537070546.jpg“난 그냥 행방불명된 일꾼을 찾아서. 티어를 기다리면 놓칠 것 같아서. 그래서 흔적을 남겨두면, 대공 전하께서 반드시 날 찾아낼 테니까. 이렇게 와줄 테니까. 대공 전하를 믿고 그랬던 건데.”

그녀의 나직한 목소리가 차츰차츰 그의 불안을 거둬내고, 떨림을 잠재웠다. 이클리트는 조금은 고요해진 눈동자로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저음으로 읊조렸다.

16553706990707.jpg“납치는, 아닌 겁니까?”

165537070546.jpg“납치는 아니에요.”

아멜리아는 이클리트에게 모든 걸 말해주었다. *** 이클리트를 보낸 뒤, 아멜리아는 얌전히 티어를 기다렸다. 그러다가 뭔가에 시선이 꽂혔다.

165537070546.jpg“어, 저기도 파네.”

사실 계속 신경 쓰였던 물건이 있었다. 사고 싶었지만, 그의 앞에서는 도저히 살 수 없었던 것. 아멜리아는 살며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티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65537070546.jpg“저거만 얼른 사야지.”

그녀는 입가에 번진 미소를 감추지 못한 채 가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때, 고개를 든 그녀의 시선에 누군가가 낯익게 박혔다.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 틈에서 일순 기억을 잡아끄는 사람. 아멜리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165537070546.jpg‘뭐지. 누구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낯이 익은…… 아!’

165537070546.jpg“그 행방불명된 일꾼!”

그때 초상화에서 봤던 그 일꾼이 확실했다.

165537070546.jpg“뭐지? 행방불명된 게 아니야? 짐승에게 물려가서 죽었다고…….”

아멜리아는 일꾼을 지켜보았다. 그는 멀쩡하게 살아서는 주위를 살피나, 싶더니 이내 낡은 마차에 슬쩍 올라탔다. 이윽고 마차가 출발했다. 그녀는 이대로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돈을 주고 지나가는 짐 마차를 이용해 곧장 그 마차를 쫓았다. 분명 티어가 자신이 없어진 걸 대공 전하께 알릴 것 같아서. 부서진 얼음을 떨어뜨리며 여기까지 이끈 것이다. *** 아멜리아는 잔뜩 풀 죽은 표정으로 말을 맺었다.

165537070546.jpg“단순 밀주 사건이 아닌 것 같았어요. 대공 전하를 도와드리고 싶었고요. 그 일꾼도 어쩌면 협박 같은 걸 당하는 건가, 싶어서 구해줘야 했고.”

미안해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멜리아의 모습에 이클리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떨고 있는 그녀의 손을 감싸주었다.

16553706990707.jpg“무사하면 됐습니다. 위험하지 않으면 됐어요. 하지만 다시는 이러지 말아요. 당신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

165537070546.jpg“알았어요. 진짜 미안해요.”

그토록 쏟아지던 비가 잦아들더니, 다시 평온한 보름달의 밤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클리트는 그제야 다 젖어 있는 아멜리아를 보고 미안해졌다. 옷을 벗어주긴 했어도, 비를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까는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말도 안 되는 녀석들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쫓아낼 수밖에 없었다. 이클리트는 어떻게든 젖은 그녀의 물기를 닦아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16553706990707.jpg“감기 걸릴 것 같은데. 이게…….”

손으로 닦다가, 옷소매로도 닦아보지만 서로 젖은 상태니 이게 될 리가 없었다. 아멜리아는 결국 소리 내서 웃었다.

165537070546.jpg“하핫. 아이참. 괜찮아요. 여긴 북부가 아니에요. 비 좀 맞는다고 감기 걸리지 않아요. 금방 마를 거예요.”

그런데도 그는 맘에 안 드는 표정으로 눈매가 살짝 가라앉아 있었다. 아멜리아는 그 모습에 안도했다. 이제야 자신이 알고 있는 대공 전하의 모습이었으니까.

165537070546.jpg“그보단 이제 저 밀수꾼들을 잡아야죠. 그 일꾼도 구해야 하고.”

16553706990707.jpg“그건 제가 할 테니, 부인은…….”

  악-! 그때, 저택 안에서 비명이 울렸다. 아멜리아와 이클리트는 동시에 표정이 굳어지며 저택을 노려보았다. 그는 곧장 검을 빼 들고서 말했다.

16553706990707.jpg“제가 가겠습니다.”

165537070546.jpg“대공 전하 혼자서는 위험해요. 티어들은 오고 있는 거죠?”

16553706990707.jpg“그럴 겁니다.”

165537070546.jpg“그럼 나도 같이 가요. 이럴 줄 알고 챙겨왔어요.”

아멜리아는 재빨리 소총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클리트는 단번에 목소리를 높였다.

16553706990707.jpg“절대 안 됩니다.”

이미 예상한 대답이었기에 아멜리아는 곧장 말을 이었다.

165537070546.jpg“그럼 나 혼자 여기 두는 게 낫겠어요?”

16553706990707.jpg“그건…….”

165537070546.jpg“아니면 대공 전하와 같이 있는 게 낫겠어요?”

이클리트는 절로 미간을 찌푸렸다. 여기 혼자 두는 것도 맘에 놓이지 않았으니까. 아멜리아는 흔들리는 이클리트는 보며 싱긋 웃었다.

165537070546.jpg“역시 같이 가는 게 낫겠죠?”

결국, 이클리트는 아멜리아의 손을 다시 꼭 붙잡았다.

16553706990707.jpg“보이는 곳에 계십시오. 반드시 지킬 테니.”

165537070546.jpg“뒤는 걱정 마요. 내가 지켜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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