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자꾸만 낯설지 않아2021.04.30.
“부인께서, 치료해주세요.”
이클리트가 그녀의 옷깃을 잡은 채, 물끄러미 바라보며 속삭였다. 옷깃을 잡은 그의 손끝이 붉게 번져 떨리고 있었다. 아멜리아 역시 생각지도 못한 말에 심장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얼마나 아프시면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이분을 염려하긴 못할망정. 게다가 자신 때문에 이리 다치신 것 같은데. 심장이 눈치 없이 이렇게 들뜨면 안 되는데! 그렇지만.
‘귀, 귀엽게 보이잖아. 안 돼. 눈에 힘을 줘. 힘을 주라고!’
아멜리아는 절로 눈꼬리가 휘늘어질 것 같아서, 억지로 고개를 돌렸다.
“알겠어요. 제가 치료해드릴게요. 이거 사람한테 발라도 되는 거예요.”
그녀는 여우에게 발라주었던 약초 통을 가져와서는 이클리트 앞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이클리트도 그녀 앞에 아주 얌전히 앉아서는 시선을 맞춰주었다.
“대공 전하는 의자에 앉아 계셔도 되는데.”
“이게 보기 더 편하잖아요.”
“그럼, 잠깐 볼게요. 어떡해. 흉 지면 안 되는데…….”
아멜리아는 울상을 지으며 손가락에 약을 발라서는 상처 위로 살살 문질렀다. 서늘한 살결에 그녀의 부드럽고 뜨거운 손길이 연신 간지럽게 움직이자, 이클리트는 자신도 모르게 참고 있던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흠…….”
그 소리에 아멜리아는 더욱 걱정하며 말했다.
“왜요? 아프세요?”
“조금.”
아마 카마리가 옆에서 들었다면 기겁했을 거다. 아니, 애초에 배에 검이 박혀도 아픈 소리 한번 안 내고, 오히려 치료 좀 받으라고 애원해도 무시했으면서. 고작 저런 상처에 엄살이라니! 하지만 이클리트는 지금의 시간을 한껏 만끽했다. 눈높이가 낮아지니, 그녀의 얼굴이 더 자세히 보였다. 그녀를 잃었던 그 찰나의 고통을 잊어버리도록. 그는 눈동자를 그녀에게 오롯이 박은 채, 마음껏 음미하고 또 음미했다. 물론 자신을 걱정해주는 그녀를 좀 더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것도 약간은, 욕심이었다.
“어디 다른 곳은 없어요?”
치료를 끝낸 아멜리아가 멀어지려고 하자, 이클리트가 다급하게 말했다.
“더,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어디요?”
“어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엄살에 이클리트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져서 말이 막혀버렸다.
“여, 여기저기?”
“여기저기요?”
아멜리아는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살피다가, 머리카락을 더듬거리면서 쓰다듬었다.
“어때요? 아파요?”
“……아픕니다.”
“그래요?”
그녀의 손가락이 좀 더 깊숙이 그의 머리카락으로 파고들면서 쓰다듬어 나갔다. 그 안온한 온기에 이클리트는 자꾸만 입매가 스르르 풀렸다. 아멜리아도 처음엔 상처를 찾다가 점점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게 기분이 좋아졌다. 여우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간지럽고, 마음이 행복해졌다.
“나 때문에 많이 놀라고 피곤했죠? 진짜 미안해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지금은 하나도 피곤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다음엔 그러지 말아요. 마음대로 그렇게 사라지는 거. 그게 뭐든, 같이 해요.”
“알았어요. 오늘 진짜 반성 많이 했어요. 근데 사실, 대공 전하께 주고 싶은 게 있어서 한눈판 것도 있어요.”
뜻밖의 말에 이클리트가 불쑥 고개를 들었다.
“나한테요?”
애초에 처음 한눈팔았던 이유가 있었다. 아멜리아는 조금 긴장되고 살짝 부끄러웠지만, 표정을 다잡고서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녀가 보인 것은 아주 작은 상자였다. 이클리트는 나직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것을 보았다.
“반지예요.”
그녀가 꺼낸 것은 바로 반지였다. 포지 링 형태로 은으로 만들어진 다소 투박한 모양의 반지였는데, 안쪽에 문구를 새겨 넣을 수 있는 반지였다. 아멜리아는 괜스레 반지 상자를 만지작거리면서 말을 이었다.
“세공 장인이 있더라고요. 대공 전하께서 항상 저한테 귀하고 예쁜 것만 주시잖아요. 나도 뭔가를 주고 싶었어요. 물론 주신 것에 비해 초라하긴 한데…….”
“아니요.”
이클리트는 자꾸만 먹먹해지는 목소리에 겨우 힘을 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절대, 초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히, 제 손에 닿아도 되는 건지. 이클리트는 익숙하지 않아서 너무 무서운 이 벅찬 감정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처음 알았다. 너무 좋아도, 이렇게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는 걸.
“그래요? 그럼 다행이다. 이 반지, 작은 꽃다발이라는 의미래요. 여기 안쪽엔 제비꽃을 새겼어요.”
아멜리아는 조금 용기를 내서 반지를 꺼내 보였다.
“왜, 제비꽃을…….”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거니까. 대공 전하께서도 좋아했으면 싶어서. 그리고 이 제비꽃엔 기적이 있어요. 이 기적이 대공 전하께도 깃들었으면 좋겠어요. 마치 축복의 꽃처럼.”
이클리트는 떨리는 입을 꾹 다물었다.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입을 열면, 해서는 안 될 말이 넘쳐버릴 것 같았다. 아멜리아는 뭔가 묘한 침묵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붙잡았다.
“제가 끼워드릴게요.”
그녀는 손끝에 힘을 주고서 그의 단단한 손가락에 반지를 조심스럽게 끼웠다. 꽉 끼지도 않고 잘 맞는 것 같았다.
“오. 잘 맞는다. 사실 대공 전하 손을 몇 번 잡아보고 짐작한 건데, 다행히 맞았네요.”
“그런 것도 기억하셨습니까?”
“혹시나 했어요. 어울리나? 이런 거 고르는 게 처음이라서 잘 골랐는지 모르겠네. 마음에 드세요?”
아멜리아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이클리트는 그런 그녀의 말간 눈동자 앞에 얌전히 서 있을 자신이 점점 없어졌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이지 숨이 타박타박 타들어 갔다.
“그대 때문에 신기합니다. 욕심이 이런 감정이었나. 이렇게 내가 나를 어쩌지 못하는 감정이었나.”
“대공 전하?”
순간 멀어지려는 그녀의 손을 단숨에 다시 붙들었다. 아니,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깊숙이 파고든 채 살짝 힘을 주었다. 아멜리아는 차갑게 박히다가 일순 뜨겁게 번지는 열기에 저도 모르게 흐트러진 숨을 삼켰다. 이윽고, 그가 시선을 내리깔면서 손을 끌어당겨 반지에 입을 맞추는 척, 그녀의 손가락에 입술을 갖다 댔다. 그저 인사 같은 짧은 입맞춤인줄 알았는데, 그가 살짝 이를 드러내며 손가락을 깨물었다.
‘하!’
처음 경험해본 느낌에 아멜리아는 몸을 움찔하며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이클리트는 여전히 그녀의 손을 붙잡은 채, 잇자국이 생긴 그녀의 손가락에 더 깊이 입을 맞추었다. 아멜리아는 입술을 꽉 다물고서 물렁한 살결을 한껏 물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상한 호흡이 새어나갈 것 같았다. 피하려고 해도, 그의 시선에 움직임이 먹힌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마치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에게 삼켜지는 기분. 분명 너무 이상한데, 그 이상함이 마냥 싫지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속이 뜨겁게 뒤틀리며 묘한 조급함이 그녀를 뒤흔들었다.
‘대체, 왜. 왜 이런 기분이…….’
결국 참지 못한 그녀가 눈을 질끈 감자, 이클리트는 멈칫하며 숨을 깊이 삼켰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고서 다정해진 눈빛으로 그녀를 어루만졌다.
“맘에 듭니다. 자꾸 더 욕심날 만큼. 그래서 큰일 날 만큼.”
아멜리아는 낯선 뜨거움을 삼키고 또 삼키며, 갈라진 틈으로 속삭였다.
“뭐가 욕심나는데요?”
“평생 잊지 못하는 걸, 나도 당신에게 만들어주고 싶다고.”
조금은 정제된 감정이 부드럽게 나왔다. 아멜리아는 익숙하게 느껴지는 그의 감정에 떨림을 진정시키며 웃었다.
“그런 거라면 이미 주셨어요. 이런 선물을 고르는 것도. 사는 것도. 주는 것도. 오늘 그곳에서 느낀 모든 감정은, 대공 전하께서 제게 주신 처음이에요.”
“…….”
“너무 좋았어요. 고마워요. 잊지 못할 하루를 내게 줘서. 더 멋진 내일을 기다릴 것 같아요. 우리 약속했잖아요. 다시 놀러 가기로. 그렇죠?”
자신에게 주어진 단 1년의 생. 그 생은 지옥 같은 복수의 나날만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분 덕분에. 그때보다 더 선물 같은 나날이 안겨지고 있었으니까. 감히,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이클리트는 그녀의 말에 울컥거림을 감췄다. 그 어떤 것보다 선물처럼 느껴지는 말이었다.
‘나도 그녀에게 진짜를 줄 수 있었구나. 처음을 줄 수 있었구나. 모든 게, 가짜는 아닌 거구나.’
이클리트는 반지를 낀 손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그녀의 보랏빛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부인이 좋아하는 거라면, 저도 좋아합니다. 아니 이미 사랑합니다. 소중하고 또 소중한, 제비꽃이여.”
그의 손길을 따라서 익숙한 말이 심장께로 밀려들었다. 아멜리아의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
‘어떻게, 대공 전하께서 저 말을…….’
머리카락을 쓸어주던 그의 손길이 그녀의 하얀 목덜미에 멈추면서 품에서 얼음 목걸이를 꺼내 걸어주었다. 아멜리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이건.”
“다시 고쳤습니다.”
“진짜 미안해요. 망가뜨릴 생각은 정말 없었는데…… 소중히 간직할게요. 이번엔 진짜예요.”
“미안해할 필요 없습니다. 이 목걸이도 축복의 꽃 같은 거예요. 당신을 지켜주길 바라는. 한번 부인을 지켜줬으니까, 할 일을 한 셈입니다. 앞으로도 잘 간직해주세요.”
아멜리아는 이클리트를 마주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자꾸만 떨치지 않는 당혹스러운 낯익음이 맴돌았다.
‘대공 전하께서 혹, 유모를 아는 걸까? 아니. 알 수가 없지. 아무리 같은 북부에 있다고 하지만, 북부가 작은 곳도 아니고.’
설령 유모를 안다고 해도 그 편지 내용까지 알 정도로 가깝다고?
‘우연이겠지. 우연, 이겠지?’
*** 이른 아침, 아멜리아는 조금 복잡한 표정으로 후원에 있었다. 이클리트가 항상 그녀에게 가져다주는 제비꽃. 조금씩 시들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왜 자꾸만 그분이 가깝게 겹치는 걸까.’
분명 처음 본 사이가 맞다. 얼굴을 몰랐을 정도인데. 그런데 왜. 이 익숙한 느낌은 왜…….
“가주님!”
이사나의 목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이야. 여기 폐허였는데, 진짜 소문대로 제비꽃이 활짝 피었네요.”
그는 이곳을 아는 척했다.
“내가 좋아하는 곳이에요.”
“압니다. 아일리 아가씨도 좋아하시던 곳이니까. 그래서 저도 그립고, 보고 싶었고요. 무슨 기적인지는 몰라도, 반갑네요.”
이사나의 표정이 그답지 않게 아련함이 깃들었다.
“우리 어머니를 알아요?”
“잠깐 뵌 적 있습니다.”
그는 조금 성큼 다가와 아멜리아를 빤히 보며 눈웃음을 그렸다.
“참 많이 닮으셨어요.”
“그건 듣기 좋네요.”
어머니를 아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어머니의 흔적을 듣는 건 설레는 일이었다. 절로 미소가 그려질 만큼. 이사나는 아멜리아 자신도 모르게 그려진 미소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다. 그리곤 그 역시 혼잣말로 속삭였다.
“예쁘네요, 새삼.”
“아, 근데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거예요”
이사나는 자신답지 않았던 표정을 지우며 말했다.
“보고를 드려야 하니까요. 가주님의 명대로, 과수원 주인에겐 잃어버린 양에 대한 보상금을 챙겨주었습니다.”
“고마워요.”
아무리 여우가 실수한 거라도, 양을 죽인 건 죽인 것이기에 그에 대한 보상은 해야 할 것 같았다. 나중에라도 여우를 너무 원망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밀수꾼은 중앙청에 넘겨졌습니다. 일단은 단순 밀주로 조사를 시작할 겁니다.”
“그 말은 아무도 그 밀주가 짐승에게 흥분을 일으킨다는 걸 모르고 있다는 얘기군요. 알려야 하지 않아요?”
“그건 저희 쪽에서 좀 더 명확하게 알고 난 후에요.”
“어째서?”
여전히 그의 표정엔 미소가 그려져 있었으나, 목소리가 한껏 낮게 가라앉았다.
“북부에서 시작된 밀주입니다. 북부와 남부 사이는 썩 좋지 않습니다. 밀주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알려지면 북부를 의심할 테고, 대공 전하에게 좋지 않을 겁니다.”
이사나의 말에 아멜리아는 발끈했다.
“조사도 하지 않고 북부의 짓이라고 단정 짓다니요. 북부도 피해를 보았어요. 대공 전하는 그걸 해결하려고 했고요. 그런데 그게 왜 대공 전하의 탓이라는 거예요?”
“남부는 북부를 그리 보니까요. 감옥. 죄인. 야만인.”
천박한 단어가 너무 당연하다는 듯 박혔다.
“북부는 태양신이 깃들지 못한 얼어붙은 땅입니다. 그래서 감옥이죠. 그 죄인이 진짜 죄인도 있겠지만, 솔라에서 배척받는 이방인을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대공 전하께서 조용히 움직이려고 하신 것도 괜히 얽히면 시끄러워지기 때문이고요.”
이사나의 말에도 아멜리아는 뭔가 상황이 분했다. 예전엔 백작가에 갇혀 있어서 잘 몰랐는데, 축복의 꽃부터 시작해서 솔라 제국의 차별주의가 이토록 심하게 뿌리 박혀 있을 줄이야.
“밀주는 제가 더 은밀히 알아보겠습니다. 대공 전하의 평판 때문에 가주님이 다치는 걸 볼 수 없으니까요.”
그의 말에 혼란스러워하던 아멜리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대공 전하 때문에 내가 다치는 일은 없어요.”
“대공 전하 또한 제가 염려하는 겁니다.”
이사나는 내쉬지 못할 한숨을 삼켰다.
“가주님이 지금 남부와 북부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 이해합니다. 가주님은 화합을 원하시니까. 태양이 모두에게 평등한 것처럼. 그래서 가주님은 진정 그 얼어붙은 땅에도 축복의 꽃을 보여주고 싶으신 겁니까?”
어쩐지 그의 말에 한껏 가시가 돋쳐 있었다. 아멜리아는 그가 말하는 엄청난 이상 따윈 모른다. 단지.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소외당하고, 버림받고, 남겨지는 게 싫으니까. 그건 너무 아프고 괴로운 일이니까.”
자신은 이미 그 고통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결국, 가주님께서도 아직 명확하게 정하지 못한 선택을 쉽게 내뱉지 마십시오.”
이사나의 미소가 일자로 그어졌다.
“귀족이면 귀족답게. 가주라면 가주답게. 어울리지 않는 길을 가면, 위험해집니다. 이 또한 가주님을 염려하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고요.”
“그건 염려가 아니고, 나보고 그냥 가만히 있으라는 말로 들리는데.”
아멜리아의 눈동자에 냉랭함이 깃들었다.
“내가 어쩌다 보니 날 인형 취급하려는 말은 너무 잘 알게 됐거든요.”
“가주님, 저는 그런 게 아니라…….”
“내가 가는 길은 한 번도 위험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어요. 안전한 길을 원하지도 않고. 내가 선택하고 결정해서 가는 길이 평탄하지 않으면, 그것도 내가 알아서 해요.”
차분한 듯, 단호한 어조가 이사나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걱정이면 고맙지만, 선은 넘지 말아요. 지금 약간 주제넘을 뻔했으니까. 그리고.”
아멜리아는 이 말만큼은 서늘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나는 몰라도 이사나 경이 대공 전하를 감히, 염려할 건 아니잖아요.”
일순 느껴진 위압감에 이사나의 등줄기가 조금 잘게 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