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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부끄럽고, 배덕적인 (47/199)

47화. 부끄럽고, 배덕적인2021.06.14.

아찔한 열기에 느슨해진 턱을 붙잡고, 이클리트가 더 깊이 그녀의 숨을 들이켰다. 낯선 압박감에 아멜리아의 몸이 파르르 떨렸고, 그는 그런 그녀를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몇 번이고 입술을 머금었다. 아멜리아는 점차 호흡이 부족해졌지만,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어찌하지 못할 손을 그의 머리카락에 깊이 박고 온몸을 맡겼다. 깊이 스미는 그의 온기에 몸이 들썩이며, 심장이 무너져 내린다. 처음, 그와 입 맞췄을 때는 심장이 아파서 뿌리쳤는데. 이젠 아니었다. 시커먼 소용돌이가 뜨겁게 속에서 휘몰아쳤다. 계속해서 뭔가가 부족하고, 갈망하고, 갈구하던 것이 조금씩 해소되는 기분. 찾지 못했던 해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아멜리아는 저도 모르게 그와 닿은 손끝에 힘을 주었다.

16553712356403.jpg‘이분을 가지고 싶어.’

지금도 부족하다. 더 많이. 더, 더 깊이! 무아지경으로 입을 맞추던 아멜리아는 이대로 이성이 날아갈 것 같았다. 순간, 여기가 어딘지 잊을 만큼. 온몸이 타는 듯한 감각에 기분이 다른 쪽으로 이상해졌다. 저도 모르게 내뱉어본 적 없는 호흡이 나올 것 같아, 그녀는 살짝 몸을 비틀며 입술에 힘을 줬다. 이클리트는 그 작은 움직임에 움찔하며 겨우 욕구를 삼키며 고개를 들었다. 서로의 입술과 입술 사이로 끈적한 숨이 길게 늘어졌다. 완전히 헝클어진 그녀의 모습이 몹시 사랑스러워서 다시금 그의 이성을 긁었다. 아멜리아는 여전히 그에게 매달린 채, 되돌리지 못한 호흡을 헐떡였다. 잘게 부서지는 자극적인 소리 끝에 몸이 괴로웠다. 뭔가 꽉 차올라, 해방되지 못한 채 묵직하게 가슴을 눌렀다. 이 이상이 무엇인지, 아멜리아는 알고 있었다. 직접 해본 적은 없었지만 본 적은 있었으니까. 너무나도 끔찍한 기억으로, 알고 있었다. 그를 붙잡은 그녀의 손이 하얗게 질린 채 마구 떨렸다. 그를 원하지만, 그와 동시에 두려움에 온몸이 굳어졌다. 이클리트는 그런 그녀를 보며 그대로 두 손을 뻗어 가만히 꼭 안아주었다.

16553712356408.jpg“이 정도면 우리, 충분합니다.”

16553712356403.jpg“……네?”

다독이는 목소리 끝으로 아멜리아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그제야 이클리트의 어깨 너머로 재빨리 걸음을 돌리는 기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호위병이 이 근방을 지나다가 두 사람을 보게 된 것이다. 그제야 아멜리아는 모든 이성이 돌아오면서 다른 의미로 굳어졌다.

16553712356403.jpg‘잠깐. 여기. 그러니까 여기!’

탁 트인 풀숲! 그것도 황궁 안에서. 남들이 볼지도 모르는데! 아멜리아는 터질 것처럼 달아오른 얼굴을 그대로 그의 가슴에 묻었다.

16553712356403.jpg‘미쳤어.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야!’

이클리트는 제 품에 쏙 몸을 숨기고 있는 그녀가 귀여울 뿐이었다. 그녀는 겨우 민망한 입술을 달싹였다.

16553712356403.jpg“사, 사랑하는 사이라고. 소문이 더 잘 퍼지겠네요. 아무도 의심하지 못할 거예요. 우리 사이를…….”

이상하게, 그렇게 말하는 입이 썼다. 이클리트 역시 어둡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16553712356408.jpg“그럴 겁니다.”

표정을 보진 못했으나, 어쩐지 덤덤하게 떨어지는 그의 대답에 심장이 저릿했다. 꽃잎이 떨어지는 것과는 다른 통증이 전해지는 듯했다. 그리고 이 통증이 무엇인지, 그녀는 알고 있었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감정이다. 그래서 어느새 그녀의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이클리트는 천천히 몸을 떼고서, 조금 흐트러진 그녀의 옷을 바로 잡아주었다.

16553712356408.jpg“돌아갈까요?”

평소와 같은 그의 모습. 아멜리아는 어쩐지 그런 그와 아무렇지 않게 갈 자신이 없었다. 지금 당장은, 그랬다.

16553712356403.jpg“아, 아니요. 잠시 들를 곳이 있어요. 먼저 갈게요. 죄송해요.”

아멜리아는 그의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재빨리 등을 보였다. 이클리트는 그런 그녀를 잡지 못한 채, 그제야 그도 부서질 듯 흔들리는 눈빛으로 무거운 숨을 내뱉었다. 점점 참을 수가 없어진다. 표정조차 어쩌지 못할 만큼. 조금 전 그 키스는, 너무나도 위험했다. 이대로 그녀를 잡고 싶고, 안고 싶고, 말하고 싶어진다. 단 한 번도 자신에겐 가짜인 적이 없었다고. 오히려 가짜를 핑계로 이 관계를 붙잡고 있었으니까. 그는 열기가 몰린 시선으로 제 손을 바라보았다.

16553712356408.jpg“분명, 떨렸어.”

입을 맞추는 순간보다 더 좋았던 건. 손에 닿아 있는 그녀의 심장 소리가 어쩐지, 자신과 비슷한 것 같아서였다.

16553712356408.jpg“정말 떨렸을까.”

다시금 확신하지 못하는 물음이 흩어진다. 그분도 자신과 같은 마음인지. 너무 큰 욕심으로 자신이 그저 착각하는 건지. 이클리트는 괴로운 표정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16553712356408.jpg‘더는 날 흔들지 말아요. 자꾸 이러면 더는 숨길 방법이 없어지니까.’

애원하게 될 것 같다. 제발, 나 좀 좋아해 주면 안 되냐고. 나와 같아지면 안 되냐고. 그렇게 모든 욕심을 쏟아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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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클리트를 피해버린 아멜리아는 혼란스러운 마음에 한 가지는 확실해지고 말았다.

16553712356403.jpg‘거짓말이야. 핑계가 아니었어. 그때 난, 그저 그분을 원했어.’

불꽃이 튀었던 건 그때. 그분에게 좋아하는 여인이 있다는 걸 또 한 번 확인한 순간, 멈출 수 없었다. 처음 느껴본 욕망을 그대로 삼킨 아멜리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타버릴 듯한 아찔함을 느꼈다. 정말로 한순간, 이성을 잃었다.

16553712356403.jpg‘정말 내가 아는 그 감정일까.’

더없이 좋았다가, 더없이 속이 죄이고, 더욱 시커먼 감정에 온 마음이 휩쓸린다. 이게 좋아하는 감정이라면, 뭔가 이상하다.

16553712356403.jpg‘에드조프, 그에게선 느껴본 적이 없었어.’

그때도 분명 그를 좋아했는데. 심장이 반응했는데. 그렇기에 그토록 처절한 배신감을 느낀 건데. 지금 이클리트에게 느끼는 감정은 그보다 더 위험했다. 조금만 방심하면, 자신이 아니게 되어버리니까.

16553712356403.jpg‘에드조프 앞에서는 이런 감정에 휩쓸린 적이 없었어. 이렇게.’

안아줬으면 하는 마음. 만져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 부끄럽고, 배덕적이라 수치스러운데도 멈추고 싶지 않아 위험한, 이런 감정. 아멜리아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아 떨리는 눈을 감았다. 시야가 흐릿해지니, 조금 전 그 격렬했던 키스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기억을 따라 온몸으로 그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빈틈없이 안아주던 손가락의 형태. 격렬했으나, 끝까지 다정하게 속삭이듯 내려앉았던 입술의 감촉. 그렇게 자신에게로 쏟아지던 그의 모든 것들. 아멜리아는 제 손을 꼭 붙잡았다. 그에게 잡혔던 손목에서 느낄 수 있었다.

16553712356403.jpg“왜 뛰어, 심장아. 왜 또 시작해.”

그를 향해, 너무나도 낯설면서도 익숙한 감정이 벅차게 차올랐다. 그래. 알고 있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16553712356403.jpg“……사랑해. 사랑해버렸어…….”

더는 감출 방법이 없어서, 떨리는 고백이 새어 나왔다. 가짜가 아니다. 정말로 그를 남편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다시. 그 무섭고 두려운 감정을.

16553712356403.jpg“1년 밖에 없어. 고작 1년이라고. 근데 그것조차 왜 또 시작해. 왜 하필 그때보다 더 뛰는 건데.”

그 말도 안 되는 감정을. 이번엔 더 지독하게, 시작해버린 것 같다. *** 이사나는 겨우 티어들의 총기 점검을 다 하고 한숨 돌렸다. 황궁에 들어가기 위해선, 모든 총기에 허가가 필요하기에 몹시 귀찮은 일이었다.

16553712416514.jpg“케이트 님은 내일 도착하실 것 같고.”

그럼 또 선물 정리하는 걸 도와야 하기에, 정신없을 듯했다. 이사나는 마구간 근처 짚더미에 대충 주저앉아서는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

16553712416514.jpg“아아. 역시 황궁에선 쉴 틈이 없구만.”

듣자 하니, 이 와중에 가주님은 무도회에 가셨다고 들었다. 벌써 황실 사교계에 입문하신 것이다.

16553712416514.jpg“잘하셨나. 데뷔탕트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셨다고 들었는데. 하긴 뭐.”

이사나는 저도 모르게 작위 수여식 때를 떠올렸다.

16553712416514.jpg“잘하셨지. 그 많은 귀족 앞에 주눅 들지 않으시고.”

게다가 몹시, 아름다웠다.

16553712416514.jpg“또 예쁜 드레스 입으셨겠네. 그건 좀 보고 싶…….”

스스럼없이 나오는 말에 이사나는 멈칫했다.

16553712416514.jpg“아니. 그냥 가주님이니까. 그래서 보고 싶은 거지.”

누가 묻지도 않은 변명까지 하면서. 이사나는 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카마리가 이사나 옆으로 오더니 털썩 주저앉았다.

16553712416539.jpg“옆에 있어 주겠습니다.”

이사나는 그 모습에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16553712416514.jpg“왜 내 주변 여인들은 하나 같이 허락도 안구하고 내 옆에 마음대로 앉는 거예요? 내가 그렇게 쉬워 보이나?”

16553712416539.jpg“상태가 이상해 보여서 있어 주는 겁니다. 그리고 이거.”

카마리는 이사나를 빤히 보며 말했다.

16553712416514.jpg“이거라니…… 읍!”

이사나가 입을 벌리자마자, 카마리가 막대 하나를 그의 입에 물려주었다. 그는 황당한 눈빛으로 말했다.

16553712416514.jpg“이게 뭐죠?”

16553712416539.jpg“사탕은 못 구했습니다. 막대라도 대신 물고 있으십시오. 기분이라도 나아지게.”

16553712416514.jpg“하? 갑자기 무슨…….”

16553712416539.jpg“기분 꿀꿀하면 사탕 좋아한다고 들었습니다.”

16553712416514.jpg“누구한테? 아니 그보단 내가 기분이 대체 왜 안 좋다는 거죠?”

카마리는 말없이 그를 보다가 운을 띄웠다.

16553712416539.jpg“가주님이 마탄으로 무지개를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이사나는 카마리가 아멜리아 얘기를 꺼내자 자신도 모르게 관심을 보였다.

16553712416514.jpg“무지개라니?”

16553712416539.jpg“대공 전하의 탄일입니다. 그래서 귀족들이 보는 앞에서 화려하게 선물을 주신 모양입니다.”

16553712416514.jpg“무지개가 선물? 와. 사랑 한번 스케일 크게 하시네.”

그렇게 말하는 이사나의 입이 텁텁했다. 막대가 아니라 정말로 사탕이 먹고 싶을 만큼. 이거라도 물고 있어서, 그나마 진짜 좀 나은 건가?

16553712416539.jpg“부럽습니까?”

16553712416514.jpg“뭐, 그런 어마어마한 선물 받아보고 싶긴 하네요. 하늘에서 가장 예쁜 걸 준 거잖아요.”

16553712416539.jpg“그 무지개는 대공 전하의 눈에 더 예뻤을 겁니다. 대공 전하께서 가주님을 많이 좋아하시니까.”

16553712416514.jpg“…….”

16553712416539.jpg“대놓고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사나는 그제야 카마리가 조금 이상했다. 갑자기 아멜리아의 얘기를 꺼낸 것도 그렇고. 이사나는 설마, 하면서 물고 있던 막대를 내려놓았다.

16553712416514.jpg“내가 먼저 묻고 싶은데, 카마리 경. 혹시 그 마을에서 나랑 가주님이 있는 걸 본 건…….”

16553712416539.jpg“보려고 본 건 아닌데 봤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사나 경 상태가 이상해졌고요.”

단호하게 결론짓는 카마리의 말에 이사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16553712416514.jpg“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좀 피곤해서…….”

16553712416539.jpg“가주님 좋아합니까?”

이사나는 순간 뭔가가 쿵 했지만,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16553712416514.jpg“너무 말도 안 되는 걸, 대놓고 묻는 거 아니에요?”

16553712416539.jpg“아까 대놓고 묻고 싶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괜히 돌아가는 거 질색입니다.”

16553712416514.jpg“시원해서 좋네요. 그럼 나도 시원하게. 가주님을 지키는데,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럼 카마리 경은 대공 전하를 안 좋아합니까?”

틀에 박힌 대답이었다. 아니, 기사에게 이게 정답이었다.

16553712416539.jpg“좋아하지만 그저 존경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감히 제가 그런 마음을 품을 분이 아니시니까.”

16553712416514.jpg“나도 카마리 경이랑 같아요.”

16553712416539.jpg“정말 그랬으면 좋겠네.”

16553712416514.jpg“응?”

16553712416539.jpg“그럼 날 좋아합니까?”

이사나는 이젠 그냥 헛웃음이 나왔다.

16553712416514.jpg“진짜 돌아가는 게 없네요. 이번엔 내가 물을게요. 자꾸 첫눈에 반했냐는 둥, 그러는데. 지금 이 상황은 내가 카마리 경한테 반한 거죠? 그럼 적극적으로 한 번 해볼까요?”

이사나는 아예 자세를 고쳐 잡고서 카마리를 빤히 응시했다. 일순, 철벽처럼 있던 카마리의 눈빛이 흔들렸다. 정말이지 이렇게 표정까지 거짓말 못 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적극적으로 나설 때는 언제고. 이렇게 하면 또 저렇게 부끄러워하니.

16553712416539.jpg“지, 지금 수작 부리는 겁니까? 그렇게 막 수작 부리면 다들 넘어갑니까?”

16553712416514.jpg“안 넘어가죠.”

16553712416539.jpg“…….”

16553712416514.jpg“수작 부린 적이 없으니까. 그나저나 카마리 경은 진짜 나 좋아하나 봐요. 표정을 전혀 못 숨기네. 의외로 귀여워요, 진짜. 눈빛도 엄청나게 흔들리고.”

이사나는 일부러 눈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부끄러운 점을 찔렀다. 보통 카마리 같은 곧은 성격은, 이렇게 건드리면 아니라고 씩씩거리면서 가버리기 마련이니까. 사실, 그는 지금 그녀를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16553712416539.jpg“좋아합니다.”

16553712416514.jpg“…….”

카마리는 이사나의 예상을 완전히 비껴갔다. 아니, 오히려 갑자기 이사나의 어깨를 잡더니 자신 쪽으로 훅 당겼다. 너무 예상치 못했기에, 이사나는 그대로 그녀에게 이끌려 눈을 동그랗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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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53712416539.jpg“눈앞이 순간 예뻐졌죠? 나도 예쁜 거 이사나 경한테 선물한 겁니다.”

16553712416514.jpg“…….”

16553712416539.jpg“만약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내가 이사나 경, 생각보다 많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16553712416514.jpg“생각보다?”

16553712416539.jpg“질투 났습니다.”

카마리는 그날 우연히, 이사나와 아멜리아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때부터 이사나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분도 이상했다. 그토록 헤픈 이사나의 눈웃음이 아멜리아 앞에서는 달라지는 걸 느낀 순간 더더욱. 그의 눈웃음이 그렇게 어색할 수 없었으니까. 자신이 대공 전하를 생각하는 마음과 같다고 했지만.

16553712416539.jpg‘달라. 하지만 같다고 말한다면 같다고 생각하게 할 거야.’

16553712416539.jpg“수작 부려본 적 없으면 앞으로 부리지 말고. 내가 거는 수작에 넘어올 생각이나 하십시오.”

16553712416514.jpg“수작? 나한테?”

16553712416539.jpg“예. 앞으로 적극적으로 수작 걸 겁니다, 이사나 경한테. 각오하십시오.”

카마리는 마치 결투 신청하듯, 고백하더니 다시 얼굴이 붉어져서는 재빨리 사라져버렸다. 남겨진 이사나는 진심으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살아생전 꽤 고백을 많이 받아봤지만, 이런 위협적인 고백은 처음이었다.

16553712416514.jpg“진짜 재미있다니까.”

제법, 예리한 곳을 찌르기도 하고 말이다.

16553712416514.jpg“내 눈에 예뻐야 진짜 예쁜 선물이라…….”

만약. 가주님이 제게 무지개를 주시면. 자신에게 그 무지개는 더없이 예뻐 보일까? 가슴 벅차게, 그렇게 느껴질까? 진짜 너무 예뻐 보이면.

16553712416514.jpg“그건 너무 위험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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