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화. 낮엔 충견, 밤엔 맹견2021.08.20.
마미는 이클리트를 보자마자 몹시 당황했다. 그가 처음, 자신을 찾았을 때. 심각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해서 큰일이 생긴 줄 알고 긴장했다. 그런데, 저 커다란 덩치를 축 늘어뜨리곤 진지한 표정으로 한다는 말은.
“가주님의 탄일 선물을 무엇으로 해야 할지 모르시겠다고요?”
“그래. 그대라면 아주 괜찮은 조언을 해줄 것 같아서.”
이클리트는 약간 마미를 우러러보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대는 뭐든 잘하니까. 날 무도회에 어울리게 해주기도 했고. 그때, 부인이 몹시 좋아해 줬어.”
어느새 이클리트의 눈에 마미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신처럼 느껴진 것이다. 마미는 순간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올 것 같았지만 꾹 참았다. 눈앞에 이 어설픈 사내는 그래도 이 나라의 대공이고, 황자이며, 가주님의 남편이었으니까.
“하지만 대공 전하, 지금까지 가주님의 선물을 이것저것 잘 주시지 않으셨어요?”
“그것과는 달라. 결혼하고 주는 첫 탄일 선물인데. 아주 특별해야 해.”
게다가 이클리트는 그 선물에 제 마음도 제대로 담아서 고백할 생각이었다. 마미는 일단 이클리트의 장단에 슬쩍 넘어가 주었다.
“보자…… 보통 여인들이 좋아하는 건…….”
“보통 여인들이 좋아하는 건 필요 없다.”
이클리트는 험악해진 어조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부인은 보통 여인이 아닐뿐더러, 오직 부인이 좋아하는 것이어야 해. 부인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그런 특별한 것.”
마미는 이클리트의 말에 미소가 그려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여도, 가장 중요한 걸 그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정말 저 머릿속에 온통 가주님밖에 없으시구나.’
긴가민가했던 마미는 확신했다. 두 사람은 절대 그냥 계약 관계의 부부가 아니라고. 하지만 서로가 이렇게 서툴고, 느려 터졌으니.
‘이참에 내가 이분의 등을 슬쩍 밀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모시는 주인님의 모든 것을 보필하는 게 수석 하녀가 해야 할 일 아니겠어?’
“가주님이 뭘 좋아하시는지는 대공 전하께서 더 잘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사실 대공 전하께서 주는 건 다 좋아하실 것 같지만.’
이클리트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마미의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을 하며 입을 열었다.
“제비꽃은 매일 주고 있고, 목걸이도 주었고. 부인은 내게 무지개를 주었으니, 그만큼 더 특별하고 예쁜 것이어야 하는데.”
“그럼 대공 전하께선 가주님이 뭘 주면 좋으실 것 같으세요?”
마미의 질문에 이클리트는 뭘 그런 걸 묻느냐는 표정으로 바로 답했다.
“부인이 주는 건 뭐든지.”
‘저렇게 답이 나와 있잖아.’
“제가 생각해서 주는 답은 대공 전하께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대공 전하께서 잘 생각해보세요. 생각하는 만큼, 오직 그 사람만을 생각하는 거니. 가주님도 좋아하실 거예요.”
이클리트는 마미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하나 더.”
“네?”
이클리트는 머뭇거리다가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건. 내가 아니고. 친구가 궁금해하기에.”
“대공 전하의 친구분이요?”
“카, 카힐로 경이. 맞아. 카힐로 경이.”
“카힐로 경?”
마미는 지난날, 아멜리아와 독대를 요청했던 그 무시무시한 호위 기사를 떠올렸다.
“아, 그분이요. 그분이 왜요?”
“보통 고백은 어떻게 하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질문이다.
‘부부는 닮는다고 하더니.’
가주님도 로사 유모님의 친구가 어쩌고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셨었지.
‘그래도 대공 전하는 가주님보다는 많이 아실 줄 알았는데…….’
마미는 자연스럽게 속였다고 생각하는 이클리트를 향해 애써 넘어가 주며 조언했다.
“솔직해야 해요. 그 어떤 화려한 건 필요 없어요. 그 사람이 전하는 그 마음이 제일 화려하고 예쁠 테니까요.”
마미의 말에 이클리트는 어쩐지 더 긴장된 표정으로 떨리는 손을 붙잡았다.
‘과연 그럴까. 내 마음이 그녀에게 예쁘게 닿을 수 있을까.’
피가 난무하는 전쟁터에서도 단 한 번도 두려움을 느껴본 적 없었던 이클리트는 매 초마다 스미는 불안감과 공포를 쉽사리 떨칠 수가 없었다.
‘조금은 그녀가 좋아하는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전쟁에서도 승리하기 위해선, 수많은 전략과 훈련을 통하니까. 이클리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미에게 하나 더 슬쩍 물었다.
“부인이 지금껏 좋아했던 사내들을 알고 있나?”
“가주님의 취향이요?”
“……그래.”
어느새 마미는 속이 유리구슬처럼 훤히 보이는 이클리트가 감히 귀엽게도 보였다.
“글쎄요. 가주님 곁에 딱히 사내는 없었는데. 그런 얘기를 하신 적도 별로 없었고.”
역시나 도움 되는 얘기는 아니었으나, 이클리트는 묘하게 안도했다.
“굳이 있었다면, 바스티얀 대공 전하?”
이클리트는 에드조프의 이름에 표정이 살벌하게 굳어졌다.
“하지만 취향은 아니라고 하셨어요. 아, 야성미!”
“야성미?”
“네. 야성미 있는 남자라고 하셨어요.”
이클리트는 더 어려운 듯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의외시군.”
마미는 이클리트를 빤히 보며 싱긋 웃었다.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거든요.”
‘클리오 대공 전하께서도 뭐, 나름 괜찮으셔. 야, 야성미가 있으시잖아.’
아주 없는 말은 아니지 않던가.
“그리고 손이 따뜻한 사람.”
이클리트는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 손이 따뜻한가.’
결국, 구세주가 되어줄 거라 여겼던 마미에게 더 수수께끼 같은 말만 들은 이클리트는 난감해졌다. 그의 인생에 정말로 제일 큰 난제가 떨어진 것이다.
‘대체 고백은 어떻게 하는 거지?’
*** 이클리트가 최대 난제에 빠져있을 때, 아멜리아도 다른 의미로 이클리트를 몹시 궁금해하고 있었다. 그때, 노크와 함께 하녀가 차와 스콘이 담긴 쟁반을 가지고 찾아왔다.
“케이트 님이 준비한 차입니다, 가주님.”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연기 가득 허브향이 감돌자 아멜리아는 기분이 좋아졌다.
‘대공 전하랑 같이 차를 마시면 좋을 텐데.’
이렇게 좋은 차를 보고 있자니, 더더욱 그가 궁금했다.
“혹시 대공 전하께서 어디 계시는 줄 아니?”
차를 우리던 하녀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요. 급한 일이시면, 찾아볼까요?”
“아, 아니야. 그냥 같이 차를 마시면 좋을 것 같아서.”
차는 핑계다. 그냥, 보고 싶은 것뿐. 항상 너무 당연하게 곁에 계셨기에. 이젠 조금만 이렇게 눈에 안 보여도 찾게 된다. 지금이라도 그와 조금씩 멀어져야 하는데. 완강하게 선을 긋고, 그저 조건에 따라 계약에만 충실한 딱 그 관계여야 하는데. 자신이 없다. 자꾸만 그가 생각나고, 뭐든 그와 함께하고 싶어지니까. 처음엔 그저 혼자 사랑하면서, 간직하려고만 했는데.
‘정말로 사랑하면, 모든 걸 원하게 되는구나.’
자신도 몰랐던 욕심이 제 안에서 점점 커지면서, 이기적으로 변한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게 할 것이다.
‘훗날, 때가 되면 내가 먼저 그분을 떠나야 해. 확실하게.’
설령 모질게 떠나게 되더라도. 그분을 상처 입게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죽는 모습을 그분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까.’
“곧 가주님 탄일인데, 정식 무도회를 하지 않아서 아쉬워요.”
“우리끼리 지내는 것도 괜찮잖아.”
“어머, 홈 파티를 여실 건가요?”
“생각해보는 중이야.”
“대공 전하께서도 가주님께 선물을 주시겠죠? 뭘 주실지 기대돼요.”
“내가 원하는 걸 주실까?”
“당연히 주시겠죠! 어마어마한 보석이려나? 아니면 가주님을 위한 새 저택을 지어주실까요?”
그녀가 원하는 건 이클리트가 써주는 편지 한 통. 그거면 충분했다. 하지만. 아멜리아는 품에서 뭔가를 만지작거렸다. 그건 지난날, 이클리트가 떨어뜨렸던 작은 통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아직 이클리트에게 돌려주지 않은 상태였다.
“그분이. 편지를 써주실까.”
“그럼 가주님,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하녀가 돌아선 순간, 그녀의 주머니에서 뭔가가 툭 떨어졌다. 하녀가 당황하며 줍기도 전에, 아멜리아가 먼저 그걸 집었다. 그건 포켓북 사이즈의 신문이었다.
“신문이네.”
“소소한 소식지예요. 가주님 같은 분들이 읽는 건 아니고, 저희 같은 평민들을 위한 거죠.”
“그래?”
“한번 보실래요? 시시한 게 더 많지만.”
내용은 정말로 소소했다. 누구의 양이 새끼를 엄청 낳았더라. 어느 농부가 슈퍼 농작물을 키웠더라, 등등.
“황실 무도회의 드레스 유행도 이 소식지를 통해 돌고 돌죠. 가끔 살롱에서 도는 스캔들 같은 것도 볼 수 있어요.”
“평민들이 읽는 거라며. 살롱에서의 소문은 구하기 쉽지 않을 텐데?”
하녀는 한껏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보통 귀족가의 고용인들이 정보를 팔죠.”
“응?”
“사실 그러면 안 되는데, 주인이 봉급을 주지 않으면 그러곤 해요. 그래서 그런 정보가 나온 귀족가는 소문이 안 좋죠. 물론 피오레엔 그런 사람이 없어요. 있으면 케이트 님한테 죽었을 거예요. 없으니까, 제가 가주님께 이렇게 편하게 얘기해드리는 거고요.”
하녀는 자신이 피오레에서 일하는 걸 몹시 자랑스러워하는 듯 보였다. 아멜리아는 누가 바람이 났다는 둥. 이혼한다는 둥, 그런 스캔들은 관심 없었다. 그렇게 대충 신문을 넘기던 그녀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
“달 없는 밤의 실종사건?”
종종 달 없는 밤에 남녀 가리지 않고 사라지는 일이 생긴다는 것. 곧 달 없는 밤이 찾아오니, 조심하라는 말이었다.
“아, 그건 별거 아니에요. 달 없이 캄캄한 밤에 은밀한 야반도주가 많거든요.”
“그래? 진짜 실종되는 게 아니고?”
“그랬으면 벌써 수색대가 움직였겠죠. 이건 그냥 야설이에요. 후훗.”
아멜리아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하녀의 말에 그런가, 하며 신문을 접었다.
“그런데 가주님,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요. 그러니 티타임은 밖에서 즐기시는 게 어떠세요? 가주님이 좋아하는 제비꽃 정원에서.”
하녀의 말에 아멜리아는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대공 전하도 같이 즐기면 좋겠다.”
“후훗. 그럼 제가 대공 전하를 찾아서, 말을 전할게요.”
“나, 날이 좋다고 하니까. 그래서 대공 전하께서도 같이 차를 즐기면 좋을 것 같아서. 그래서 그런 거야. 절대 내가 막 대공 전하를 찾는 게 아니고.”
“물론이죠, 가주님.”
하녀는 싱긋 웃었다.
‘역시 아직은 신혼이셔.’
이 신혼의 끝엔 아기님이지 않을까? 워낙 사이가 좋으시니, 곧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 싶었다. *** 아멜리아는 제비꽃 정원으로 향했다. 하녀의 말처럼 날이 정말 좋았다. 바람은 간지러웠고, 바람이 품은 꽃향기도 너무 좋았다.
“정말로 곧 봄인가.”
남부는 항상 따뜻한 곳이지만, 그래도 엄연히 봄은 존재했다.
‘내가 맞을 수 있는 마지막 봄인가.’
잠시 하늘을 보던 아멜리아는 일순 따가운 햇볕에 머리가 어질해졌다. 결국, 살짝 휘청이는 아멜리아를 단단한 손길이 뒤에서 잡아주었다. 아멜리아는 폭 안기는 감촉에 얼굴이 발그레해지면서 고개를 들었다. 이클리트가 곤란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순식간에 주변이 더 환해진다. 봄이 오고 있나, 했더니. 이미 눈앞에 와 있었다. 생애 마지막 봄이지만, 두 번 다시 없을 가장 눈부신 봄이.
“조심하세요, 다치십니다.”
아멜리아는 음울한 기분을 날리며 속삭였다.
“꽃밭에서 쓰러지면, 좀 덜 다치지 않을까요? 부끄럽기도 덜 부끄러울 것 같고.”
“하긴.”
이클리트는 갑자기 아멜리아를 번쩍 안아주며 속삭였다.
“누가 꽃인지 모를 테니까. 그 아름다움에 순간 눈이 멀지도.”
“……네?”
아멜리아는 순간 당황했다. 물론 평소에도 다정하고, 가끔 달콤한 말을 하기는 했지만. 방금 그건 너무 달달해서 일순 오그라들 것 같았는데.
“왜 그러십니까?”
“예? 아니요. 아니에요.”
그런 엄청난 말을 내뱉고도 너무 태연한 모습.
‘내가 잘못 들었나?’
“가실까요? 차가 식겠습니다.”
“아, 네.”
그래. 내가 잘못 들었나 봐. 아멜리아는 당혹감을 감추며 이클리트를 따랐다. 한발 앞서서 걸어가는 이클리트는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어쩐지 악다문 그의 턱 끝이 조금 붉게 떨리고 있었다. 정원의 제비꽃은 역시나 시들지 않고 있었다. 하늘거리며 춤추는 보랏빛 카펫 위로 하얀 티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오직 둘만을 위한 풍경이었다. 아멜리아는 테이블 쪽으로 걸어가면서 숨을 깊이 마셨다.
“역시. 전 여기 있는 제비꽃이 좋아요.”
아멜리아는 이클리트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나한테 가장 소중한 제비꽃이에요.”
이클리트는 그 말이 더없이 특별하게 들렸기에, 욕심을 낼 용기를 줬다. 그는 곧장 그녀를 위해 의자를 조심스럽게 빼 주었다. 지난번, 황실 무도회에 가기 위해 배웠던 여러 예법 중 하나였다. 어쩌다 보니 무수한 사건들 때문에 쓸 일은 없었지만.
“감사해요, 대공 전하. 이제 많이 능숙해지셨네요.”
“아직은 서투르고, 부족합니다.”
“아니에요. 제 눈엔 완벽해요. 너무 멋지세요.”
폭풍 칭찬을 하던 아멜리아는 조금 망설이다 손을 뻗어 그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진짜예요. 진짜 너무 멋져요. 대공 전하께선 잘하고 계세요.”
이렇게 쓰담쓰담 받는 걸 좋아한다고 하셨으니까. 아멜리아로서는 이클리트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어쩐지 이클리트는 살짝 심각한 표정으로 읊조렸다.
“역시, 개였군요.”
“네?”
아멜리아는 순간 움찔하며 손을 멈췄다.
‘뭐지. 기분 나쁘신가? 하긴 아무리 쓰다듬어주는 걸 좋아한다고 해도, 이건 좀 심했어.’
정말 너무 반려동물 취급이잖아!
“죄, 죄송해요, 대공 전하. 저는 그런 뜻으로 한 게…….”
그녀가 곧장 손을 떼려고 할 때, 이클리트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대공 전하?”
“역시 부인도 이게 좋으시면…….”
‘좋다니? 뭐가?’
이클리트는 이제야 제대로 답을 찾은 듯했다.
‘역시 그들의 말이 맞았군.’
이곳으로 오기 직전까지, 어떻게 그녀의 마음에 드는 남자가 돼야 할지 고민하던 이클리트에게 구세주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이미 결혼한 티어들이 새신랑인 티어에게 해주는 조언이었다.
‘당연히 무조건 부인에게 순종하고, 복종해야지. 충견 같은 남편이 최고야. 그게 제일 좋아. 그래야 싸울 일이 없어.’
‘맞아. 황후 폐하처럼 모셔야 한다고.’
‘물론 밤일엔 야성미를 보여야지.’
‘이 시대 진정한 따사남! 낮엔 충견이 되어 따뜻하지만, 밤엔 맹견이 되어 사나운 그런 남자! 그래야 부인한테 사랑받아. 그걸 명심해!’
역시, 경험자들의 말은 항상 옳았다. 이클리트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아멜리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부인, 저는 언제나 부인에게 복종하고 순종할 겁니다.”
“예?”
“제가 부인의 개가 되겠습니다.”
이, 이게 갑자기 무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