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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화. 내가 사랑하는 사람 (88/199)

88화. 내가 사랑하는 사람2021.11.05.

16553725834197.jpg“대공 전하.”

그녀의 목소리가 나직이 번졌다. 그가 간절히 바라는 환영이 아니었다. 정말로 그녀가 이클리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16553725834197.jpg“대체 무슨 술을 이렇게…….”

16553725834208.jpg“옆에 있고 싶어서, 안달 나.”

완전 헝클어진 이클리트의 모습 앞에 아멜리아는 굳어지고 말았다. 어쩐지 상처받은 눈빛으로 멈춰버린 그 모습이 자꾸만 뇌리에 박혀서, 자신도 모르게 그를 찾아왔는데. 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16553725834197.jpg‘일단, 술부터 그만 마시게 해야 해.’

16553725834197.jpg“대공 전하, 일단 진정…….”

하지만 이클리트는 가까이 다가온 아멜리아를 그대로 와락 끌어안았다. 그녀는 순간 놀랐지만, 이클리트는 아멜리아를 완전히 환상이라 믿고는, 그대로 허리를 감은 채 그녀의 품에 얼굴을 파묻으며 마음껏 속삭였다.

16553725834208.jpg“사실, 이렇게 꽉 안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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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팔 가득, 애처로움이 그득한 힘이 그녀를 휘청거리게 했다. 어느새 그의 목소리가 조금 더 애타게 울렸다.

16553725834208.jpg“당신이, 에드조프를 미워하고 증오하면서 그 시간을 곱씹고 되뇌는 게, 싫었어.”

뜻밖의 말에 아멜리아는 눈을 크게 떴다.

16553725834208.jpg“당신 안에 에드조프를 모조리 끄집어내고 싶었어. 나로 가득했으면 하니까. 비록 사랑이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그가 당신의 일부분이라도 차지하고 있다는 게, 너무 싫어.”

어느새 이클리트는 손가락에 힘을 주고서 아멜리아를 꼭 쥐었다.

16553725834208.jpg“치가 떨리게 싫어.”

단 한 번도 에드조프에 대해서 이렇게 성난 감정을 보인 적은 없었다.

16553725834197.jpg‘그래. 싫었을 거야. 싫었겠지. 나도 헤스틴 공작과 그런 사이인 줄 몰랐을 땐, 이분이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게 싫었으니까.’

이번에 생긴 말도 안 되는 추문이 역시나 그를 아프게 한 거다. 이클리트는 가만히 고개를 들고서 아멜리아와 눈을 마주했다. 아멜리아는 잠잠한 듯, 요동치는 그의 푸른 눈동자를 응시했다.

16553725834208.jpg“나 사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16553725834197.jpg“……알아요.”

16553725834208.jpg“사랑하면 안 되는데. 나는 당신에게 괴물인데. 마음 접겠다고 했지만, 전부 거짓말이에요.”

16553725834197.jpg“그것도, 알아요.”

16553725834208.jpg“접는 법도. 조금이라도 멈추는 법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냥 딱 한 번만. 조금만.”

이클리트는 불안한 목소리에 힘을 주며, 아멜리아의 심장에 가득 번지도록 속삭였다.

16553725834208.jpg“나, 사랑해주면 안 되나?”

아멜리아는 폭풍처럼 밀려드는 그의 감정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를 밀어내야 한다고 각오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고백했을 때도 이 정도로 솔직하지 않았는데……. 지금 그는 떼쓰는 듯, 어쩌면 더 간절하고 처절하게 그녀를 붙잡고 있었다. 아멜리아는 떨리는 목소리를 겨우 가다듬고서 토해내듯 내뱉었다.

16553725834197.jpg“나, 그렇게 가치 있지 않아요.”

16553725834208.jpg“…….”

16553725834197.jpg“그러니까,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지 말아요, 제발.”

16553725834208.jpg“나한텐 가치 있어요.”

이클리트는 이것만큼은 또렷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

16553725834208.jpg“사람마다 소중한 가치는 다르잖아요. 난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이었어. 내게 당신은, 하나도 지나치지 않아.”

16553725834197.jpg“…….”

16553725834208.jpg“사랑이 전부가 돼도 괜찮잖아요.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이, 가장 소중한 전부인데…….”

16553725834197.jpg“……내가 지금보다 더 아프게 할 수도 있어요. 내가 당신을, 잔인하게 버릴 수도 있는데…….”

지금껏, 아멜리아의 걸음을 계속 붙잡고 마음을 짓눌렀던 사실 하나를 이클리트가 너무 가볍게 날려버렸다.

16553725834208.jpg“그때 아파도, 지금 행복하면 견딜 수 있으니까.”

16553725834197.jpg“…….”

16553725834208.jpg“단 하루만 산다고 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걸 택할 겁니다. 그렇게. 그 정도로 당신을.”

순간, 이클리트가 더없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16553725834208.jpg“사랑해.”

그가 그녀의 품으로 스르르 쓰러지며 잠들었다. 아멜리아는 멍한 시선으로 그런 이클리트를 꼭 끌어안았다. 한결 편안해진 그녀의 입꼬리가 스르르 풀리며 부드러운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16553725834197.jpg“정말 술 취하면 솔직해지시네. 괴물이라니. 대체 누가. 이렇게 사랑스러우신데.”

그의 말이 끊임없이 맴돌면서 그녀의 심장을 거세게 뛰게 했다.

16553725834197.jpg“아파도, 지금 행복하면 견딜 수 있다.”

마음껏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단 하루를 살아도. 그럼 훗날, 내가 없어져도 당신. 잘 견딜 수 있는 거죠? 그녀의 손길이 연거푸 그를 쓰다듬다가, 이내 고개를 숙여서는 잠든 그의 입술 위로 결국 미어져 나와 버린 제 마음을 속삭였다.

16553725834197.jpg“사랑해요, 너무 사랑해…….”

남은 내 생의 전부를, 당신에게 줄게요.

16553725834197.jpg‘한 번. 이번 한 번. 솔직해지자. 나도 제대로 욕심, 내보는 거야.’

  *** 이른 아침, 이클리트의 침실에서 아멜리아가 걸어 나왔다. 그녀의 부름을 받았던 마미는 그의 침실에서 나온 아멜리아의 모습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16553725919709.jpg“밤새 같이 계셨어요?”

마미의 말에 아멜리아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16553725834197.jpg“부부니까. 당연하잖아.”

16553725919709.jpg“가주님…….”

마미는 뭔가 아멜리아의 표정이 달라 보였다.

16553725834197.jpg“그보다, 찾았니?”

그녀의 서늘한 한마디에 마미는 표정을 바로 하고서 짧게 답했다.

16553725919709.jpg“네. 찾았습니다.”

16553725834197.jpg“역시. 마미라면 빨리 해결할 줄 알았어. 그럼 시작해볼까? 다들 내 러브스토리를 너무 궁금해하는 것 같으니까.”

아멜리아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가볍게 틀었다.

16553725834197.jpg“두 남자 사이를 오간 악녀라는데. 이 남자, 저 남자 골라가면서 지낸다잖아. 나도 내가 그렇게 대단한 여자인 줄 몰랐지, 뭐야. 그러니까 어디 한번 제대로, 두 남자를 흔들어보자고.”

  *** 후야제가 열린 홀 안이 술렁거렸다. 전부 아멜리아를 향한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무성했다. 특히 이클리트까지 등장하게 되니, 영애들의 혀가 바람처럼 가볍게 움직였다.

16553725948689.jpg“세상에. 어제 봤죠? 클리오 대공 전하까지 오셨다니까요.”

16553725948689.jpg“당연히 봤죠. 피오레 가주님도 같이 계셨는데.”

16553725948689.jpg“나중에 보니까, 바스티얀 대공 전하와 클리오 대공 전하께서 같이 계시던데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였어요.”

16553725948689.jpg“어머, 어머. 그럼 진짜 삼각이라는 말이네!”

16553725948689.jpg“듣자 하니 클리오 대공 전하께서 황제가 되기 위해 피오레 가주님을 이용하는 거라고 하던데.”

16553725948689.jpg“그나저나 이번 소식지 봤어요?”

16553725948689.jpg“아, 봤어요. 바스티얀 대공 전하의 숨겨진 애첩이 레이디 메사리나라고…….”

16553725948689.jpg“에이, 설마.”

16553725948689.jpg“어쩌면 피오레 가주님이 악의적으로 흘린 거 아니에요? 이번 일을 무마시키려고? 서로 사이도 안 좋다고 하던데.”

16553725948689.jpg“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피오레 가주님, 그렇게 안 봤는데 진짜 어떤 의미론 대단…….”

16553725834197.jpg“나에 대해 관심이 많으시네요, 영애들.”

순간, 그녀들 사이로 파고드는 우아한 목소리에 영애들이 흠칫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그 시선 끝에 아멜리아가 부드러운 미소를 그리며 서 있었다.

16553725948689.jpg“피, 피오레 가주님!”

16553725948689.jpg“피오레 공작 각하를 뵙습니다.”

16553725948689.jpg“어제는 괜찮으셨나요? 멧돼지한테 곤욕을 치르셨다던데.”

영애들은 재빨리 화제를 돌렸으나, 아멜리아는 어림도 없다는 듯 서늘하게 답했다.

16553725834197.jpg“당연히 괜찮았죠. 모조리 땅바닥에 처박아줬답니다.”

16553725948689.jpg“네?”

아멜리아는 장식처럼 쥐고 있던 은빛 리볼버로 손바닥을 톡톡 두드리며 여유롭게 말했다.

16553725834197.jpg“멧돼지 따위가 감히 어찌할 수 있겠어요? 누구든 피오레를 건드리면, 땅에 처박히게 되는 거죠.”

어쩐지 의미가 묘하게 박히는 말에 영애들은 다시금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새삼 그녀가 이렇게 무서운 아우라를 풍겼나, 싶기도 했다.

16553725948689.jpg“크, 클리오 대공 전하께서 오신 걸 봤답니다.”

16553725948689.jpg“바스티얀 대공 전하와 함께 계시더라고요. 두 분이 형제라서 그런지, 사이가 좋…….”

16553725834197.jpg“좋지 않다는 거, 다들 아시지 않나요?”

16553725948689.jpg“아…….”

16553725834197.jpg“일부러 자꾸 묶어서 말하는 건, 내 기분 탓일까요? 너무 의도가 빤히 보이는 것 같은데.”

16553725948689.jpg“아, 아닙니다. 가주님. 의도라니요.”

아멜리아는 괜스레 소문거리를 더 긁어보려는 영애들을 향해 차갑게 경고했다.

16553725834197.jpg“내 남편인 대공 전하께서 없으셨을 때는 그 말도 안 되는 소문을 좀 참아보려고 했답니다. 예를 아는 영애들이기에, 스스로 자제하길 바라면서요. 하지만 대공 전하께서 계시는데도 이렇게 무례하고 건방지게 나온다면, 더는 가만히 있지 않을 거랍니다.”

날카롭게 죄이는 공기에 영애들은 눈을 크게 떴다. 아멜리아는 이 온실 속 화초 같은 영애들에게 싸늘하게 경고했다.

16553725834197.jpg“내 남편을 모독하고 상처 준다면, 내가 용서 못 해요. 영애들의 품위를 지키길 바라요. 교양 없이 줏대 없게 흔들리지 말고.”

영애들은 수치심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자신도 모르게 겁 없는 말을 내뱉었다.

16553725948689.jpg“하, 하지만 전혀 없는 얘기도 아닌 것 같던데요.”

아멜리아는 멋모르고 나선 영애를 빤히 바라보았다.

16553725948689.jpg“가주님의 직속 하녀에게 들었습니다. 바스티얀 대공 전하와 연인 사이였다고요.”

16553725834197.jpg“그렇다면 내가 왜 바스티얀 대공 전하와 헤어졌을까요?”

16553725948689.jpg“네?”

16553725834197.jpg“이런 소문도 돌던데.”

그때, 때마침 에드조프와 메사리나가 홀 안으로 걸어왔다. 아멜리아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묘한 미소를 그렸다.

16553725834197.jpg“저 두 사람은 과연 우연히 이곳에 함께 온 걸까요?”

영애들은 메사리나와 에드조프를 번갈아 바라보며 동시에 같은 소문을 떠올렸다.

16553725948689.jpg‘설마.’

16553725948689.jpg‘그 소문이, 사실이라고?’

메사리나는 영애들과 함께 있는 아멜리아를 발견하고서는 냉소를 그리며 다가갔다.

16553726032175.jpg‘클리오 대공까지 나타났으니, 더 곤욕스럽겠군. 어디 어떻게 변명하는지, 구경이나 해볼까?’

하지만 메사리나가 가까이 온 순간, 아멜리아가 기다렸다는 듯 정점처럼 한마디를 찍었다.

16553725834197.jpg“오늘 소식지에 바스티얀 대공 전하의 숨겨진 애첩이 레이디 메사리나라는 소문이 났던데.”

메사리나는 뜻밖의 말에 창백해진 표정으로 외쳤다.

16553726032175.jpg“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영애들의 시선이 전부 메사리나를 향했다. 그녀는 주변 분위기를 살피며, 커다란 눈망울 가득 눈물을 훔쳤다.

16553726032175.jpg“언니, 절 이렇게 모함하시는 거예요? 전 그냥 바스티얀 대공 전하와 조금 친했을 뿐이에요. 혹시, 그게 거슬렸던 건가요?”

아멜리아는 메사리나의 뻔뻔한 가증스러움에 점점 피가 식어갔다.

16553726032175.jpg“고작 소식지에 적힌 증거 없는 소문에 제게 이러시다니. 아무리 절 미워하셔도 그렇지. 너무 하세요!”

16553725834197.jpg“그럼 이 소식지에 적힌 내 소문은 증거가 있는 거니? 두 대공 사이를 오가다니. 난 단 한 분만을 오래전부터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어.”

메사리나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는 아멜리아를 보면서 속으로 추한 웃음을 삼켰다.

16553726032175.jpg‘클리오 대공 전하와 예전부터 연인이었다고, 그런 식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

16553726032175.jpg“그럼 바스티얀 대공 전하와 연인 사이가 아니었다는 건가요? 하지만 주고받은 편지가 있다고 들었는데…….”

메사리나가 흘리는 말에 영애들은 다시금 혼란스러움에 빠졌다.

16553725948689.jpg“그래. 편지가 있다고 했어.”

16553725948689.jpg“맞아, 분명.”

16553725834197.jpg“편지라. 그럼 그 편지는 어디 있지?”

메사리나는 분명, 에드조프가 자신에게 보낸 청혼서를 믿고 저렇게 날뛰고 있는 거다. 하지만 그 청혼서는 이미 내 손으로.

16553725834197.jpg‘찢어서 없애 버렸는걸.’

메사리나는 아멜리아의 말에 멈칫했다. 사실 그 청혼서만 손에 있었다면 일은 쉬웠을 거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 청혼서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백작가를 뒤져보니, 편지가 전해지는 걸 봤다는 하녀는 분명 있었다.

16553726032175.jpg‘필요하다면, 그 하녀를 증인으로 세우면 돼.’

16553726032175.jpg“그럼 클리오 대공 전하와 오래전부터 연인이었다는 증거를 언니는 가지고 있나요? 그 정도로 사랑했다면, 증표라도 있겠죠?”

메사리나는 의기양양하게 물었다. 그러자 아멜리아는 그런 메사리나를 향해 싱긋 눈웃음을 지었다.

16553725834197.jpg“바스티얀 대공 전하와 주고받은 편지는 당연히 없으니까, 없지만. 클리오 대공 전하와는 아주 오래전부터 서로 주고받았던 편지가 있지.”

16553726032175.jpg“뭐?”

16553725834197.jpg“마미.”

아멜리아가 마미를 부르자, 마미가 곧장 무수히 많은 편지를 가져왔다. 메사리나는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그걸 바라보았다.

16553726032175.jpg‘말도 안 돼. 저 편지는 가짜야.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아멜리아는 편지 한 통을 들고서, 영애들 앞에 입을 열었다.

16553725834197.jpg“여러분들이 나의 러브 스토리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서. 사실 쑥스러워서 감추고 싶었는데, 조금 얘기해보도록 하죠. 내가 클리오 대공 전하를 오랫동안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녀가 들고 있는 편지는 바로 이클리트가 로사 유모인 척, 그녀에게 보낸 편지들이었다. 그땐 몰랐으나, 이건 누가 봐도 이클리트가 아멜리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였으니까. 영애들도 무려 괴물 대공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이클리트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읽고서 심장이 떨릴 수밖에 없었다. 편지의 내용은 온통 그녀를 향한 다정함과 사랑으로 가득했으니까. 특히 항상 마지막 말을 맺는 제비꽃 문구는 더없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16553725948689.jpg“어머나, 세상에.”

16553725948689.jpg“이렇게 오랫동안 서로 편지를…….”

아멜리아는 그의 편지를 소중히 품고서 나직이 속삭였다.

16553725834197.jpg“내게 클리오 대공 전하는 오랫동안 나를 지켜준 위로였고, 나를 단 한 순간도 부족함 없이 예쁘게 만들어주는 분이었어요. 그분의 눈에 비친 내가 너무 예쁘고 멋있어서.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사람이에요.”

그때, 홀 안으로 달려온 이클리트가 잔뜩 헝클어진 표정으로 아멜리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엔 두려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아멜리아는 그런 이클리트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의 손을 완전히 붙잡았다.

16553725834197.jpg“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이클리트, 내 남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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