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9화. 공개 고백 (89/199)

89화. 공개 고백2021.11.08.

뭔가 흐트러진 의복 차림으로 이클리트가 마구 달리고 있었다. 그의 표정엔 난감함과 동시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왜냐면 자신의 인생에서 이런 아침을 맞이한 적은 없었으니까.

16553726170179.jpg‘술에 취해서 뻗었다가 일어나다니. 이런 추태를!’

아무리 독주를 좀 마셨다고 해도, 이렇게 정신을 놓은 적은 없었는데!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았다. 문제는, 아침을 챙겨주기 위해 들어온 하녀의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16553726170184.jpg‘가주님이 대공 전하와 함께 있었는데요?’

  그녀가 함께 있었다니.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데! 물론, 무슨 꿈을 꾼 것 같았다. 그녀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꿈이었다.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이런 꿈도 꿀 수 있구나. 이런 꿈이라면 영원히 잠들어 있어도 좋겠다, 싶긴 했지만. ‘꿈이 아니었단 말인가? 정말로 그녀가 있었다는 건가?’ 무슨 실수라도 한 건 아니겠지? 분명 자신이 뭐라고 말한 것 같기는 한데. 그 순간, 마구 달리던 그의 걸음이 우뚝 멈춰 섰다. 마치 머릿속으로 번개가 치듯, 내리꽂는 기억 하나.  

16553726170179.jpg‘그대 옆에 있고 싶어서, 안달 나.’

  이클리트는 목 끝까지 시뻘게진 채, 눈을 마구 깜빡이며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16553726170179.jpg“하, 돌겠군.”

자신이 정말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녀에게 했다면.

16553726170179.jpg‘또 당황할 거야. 이제 겨우 괜찮아진 것 같은데. 또 내게, 거리를 둘 거야.’

그녀에게 무슨 변명이라도 하기 위해 홀 안으로 들어간 순간, 모두의 시선이 아멜리아를 향하고 있었다. 어쩐지 홀 안 공기가 심상치 않았다. 이클리트는 순식간에 미간이 굳어졌다.

16553726170179.jpg‘분명 그 추문 때문일 거다.’

이럴 때 술에 취해서 늦게 일어나다니! 이클리트는 자신의 나약함과 어리석음을 책망하며, 곧장 그녀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아멜리아가 이클리트를 발견하고서는 환하게 웃었다. 그 미소에 이클리트는 다른 의미로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녀가 편지를 공개하고서, 심장이 터질 듯한 말을 했다.

16553726170204.jpg“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이클리트, 내 남편뿐입니다.”

일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저 이 상황을 무마하기 위한 거짓일 거라고, 스스로를 눌렀지만.

16553726170204.jpg“사실,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 몰랐는데. 이렇게까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대공 전하는.”

아멜리아의 시선이 오롯이 이클리트를 바라보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16553726170204.jpg“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어느 순간, 주변은 보이지 않았다. 뜨겁게 달아오른 서로의 시선 끝에서 떨리는 감정만이 오가며 심장을 두드렸다. 거짓이 아니라고. 진짜. 진짜로 그녀가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클리트는 잘게 떨리는 손끝을 꽉 붙들었다. 입안이 뜨겁게 부풀어서 아팠다. 만약 이게 꿈이라면. 어젯밤의 꿈을 이어서 꾸고 있는 거라면, 끔찍할 정도였다. 너무 간절히 바라는 걸 보여주고, 한순간에 앗아갈 악몽일 테니까. 하지만 이게 정말 사실이라면.

16553726170179.jpg‘꿈이, 아니라면.’

이클리트는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슬쩍 고개를 숙였다. 계속 그녀를 보고 있으면, 이 자리에서 대공답지 못한 짓을 할 것 같았다. 그래. 그냥, 울어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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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드조프는 말도 안 되는 일에 온몸이 떨렸다.

16553726198815.jpg‘저 편지는 뭐야. 이클리트와 저렇게 오래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말도 안 돼. 나와 연인이었어. 분명 내 여자였다고. 저 편지는 거짓이야!’

하지만 에드조프가 섣불리 나서서 아멜리아와 연인이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녀의 말처럼 그는 증거가 없었고, 잘못하면 정말 추문으로 얽혀서, 사교계에서 명예와 평판이 실추될 수 있었다. 아멜리아는 모두를 바라보며 명확하게 말했다.

16553726170204.jpg“대공 전하와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쭉, 서로 사랑했어요. 이용이라니. 뭐, 사랑을 이용해서 결혼하긴 했네요. 후훗.”

그녀는 여유롭게 농담까지 섞어가며 말을 이었다.

16553726170204.jpg“당연히 바스티얀 대공 전하와 그런 사이인 적은 없었어요. 워낙 체자렛 백작가와 교류가 잦다 보니, 소문이 이상하게 번진 것 같군요. 아니면, 바스티얀 대공 전하께서 저를 조금 마음에 담고 계셨나? 짝사랑까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아멜리아가 파들거리는 에드조프를 보며 싱긋 웃었다. 아마 에드조프는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할 거다.

16553726170204.jpg‘그래. 당신이 자초한 일이야. 당신이 나와 연인이었다는 걸 철저히 숨겼으니, 증거가 있을 리 없지. 돌이켜 생각해보니, 정말 다행인 일이야. 이렇게 아예 없었던 과거로 박박 지워낼 수 있으니까.’

이로써 더는, 이클리트가 이 문제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다.

16553726170204.jpg‘나는 이제 이클리트, 그분이 중요해. 그분뿐이야.’

에드조프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걸 망가뜨리지 않을 거다. 그는 오직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니까. 어떻게 보면 메사리나가 그를 너무 잘 알고 접근하긴 했지만.

16553726170204.jpg‘에드조프가 날 버리게 놔둘 수는 없지. 내가 저 사람을 버려야 맞는 거지. 그리고 메사리나에게 받은 빚도 갚아줘야지.’

그때, 메사리나가 가만히 있지 못한 채, 화를 자초했다. 아니, 아멜리아가 원하는 대로 시나리오가 쓰이기 시작했다.

1655372619884.jpg“말도 안 돼. 저건 로사 유모의 편지잖아. 클리오 대공 전하께서 쓰셨다니. 거짓말이야.”

메사리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아멜리아를 노려보았다.

1655372619884.jpg‘누굴 바보로 알아? 저 계집이 로사라는 유모와 예전부터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거, 알고 있었다고. 그걸 감히 이런 식으로 써먹어? 하, 아멜리아.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수단, 방법 안 가린다, 이거지?’

메사리나의 말에 귀족들과 영애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16553726170184.jpg“다른 사람의 편지라고?”

16553726170184.jpg“클리오 대공 전하께서 쓰신 게 아니야?”

16553726170184.jpg“하지만 너무 고백 편지 같은데.”

16553726170179.jpg“내가 부인을 위해 쓴 것이 맞습니다.”

그때, 이클리트가 아멜리아의 곁으로 다가갔다. 사람들은 소문의 주인공이 전부 모이자, 흥미로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메사리나는 두려운 눈빛에 겨우 힘을 주며 입을 열었다.

1655372619884.jpg“대공 전하께서, 쓰셨다고요?”

이클리트는 건방지게 자신을 노려보는 메사리나를 향해 차갑게 읊조렸다.

16553726170179.jpg“정 못 믿겠다면, 필체를 확인시켜주지.”

1655372619884.jpg“필체?”

16553726170179.jpg“마미.”

이클리트가 마미를 부르자, 마미가 곧장 종이와 깃펜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사람들은 전부 긴장된 시선으로 텅 빈 종이를 응시했다. 메사리나는 끊임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1655372619884.jpg‘아니야. 말도 안 돼. 저건 분명 로사 유모의 편지가 맞아. 클리오 대공이 썼을 리가 없어. 아니, 두 사람이 애초에 아는 사이일 리가 없다고! 그런데 필체 확인이라니? 이렇게 금방 들킬 거짓말을…….’

하지만 이클리트는 아주 능숙하게 편지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을 썼다.   -소중하고 또 소중한 나의 제비꽃이여-   누가 봐도 편지에 쓰인 것과 그가 지금 쓰인 필체가 똑같았다.

16553726170184.jpg“대공 전하의 편지가 맞잖아.”

1655372619884.jpg“하…….”

메사리나는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1655372619884.jpg‘어, 어떻게. 이게, 이게!’

이클리트는 조금 멍한 시선으로 아멜리아를 바라보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

16553726170179.jpg“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내 모든 인생을 매료시킨 여인입니다. 지금 내 아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16553726170204.jpg“…….”

16553726170179.jpg“사랑하고 있습니다.”

스르르 번지는 그의 미소에 모두가 놀라고 말았다.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것도 괴물 대공이라 알려진 그가 저런 표정을 짓다니. 결국, 누구도 본 적 없는 그의 미소가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된 것이다.

16553726170184.jpg“그 오랜 시간 동안…….”

16553726170184.jpg“클리오 대공 전하, 의외로 다정하시네. 로맨틱하셔.”

16553726170184.jpg“저런 사랑을 받으시다니. 피오레 가주님 너무 좋으시겠다.”

그토록 날선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 모두가 두 사람이 진정 오랜 연인이라는 걸 믿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 특히나, 이클리트에 대한 이미지가 변하기 시작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순애보 적인 면모를 보게 되었으니까. 아멜리아는 또다시 사람을 홀리는 이클리트의 고백에 심장이 크게 뛰었지만, 애써 정신을 차리고서 완전히 굳어져 버린 에드조프를 바라보았다. 이제 정말로 쐐기를 박을 시간이었다.

16553726170204.jpg“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믿지 못하겠다면, 아예 바스티얀 대공 전하께 묻도록 하죠.”

그녀는 에드조프의 앞에 섰다. 에드조프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분노를 겨우 꾹 누르며, 싸늘한 시선으로 아멜리아를 바라보았다. 아멜리아는 그런 에드조프에게 의연하게 물었다.

16553726170204.jpg“바스티얀 대공 전하, 우리가 정말로 연인 사이였나요? 우리가 언제, 사랑 같은 걸 했었나요?”

이미 모든 답이 나왔으면서. 아멜리아는 계속해서 에드조프의 속을 들쑤시며 여유롭게 눈짓했다. 에드조프는 한껏 이를 악물었다. 그는 부인할 것이다. 여기서 연인이었다고 말하는 건 수치스러울 테니까. 이클리트에게 빼앗겼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데, 그걸 할 리가 없었다.

16553726170204.jpg‘아니라고 말해. 그렇게 당신과 난 그 과거조차 없애는 거야. 내가 그때 말했잖아.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들겠다고.’

아멜리아의 차갑게 식어버린 시선 끝에, 에드조프는 잔뜩 억눌린 말을 내뱉었다.

16553726198815.jpg“……피오레 공과 나 사이에 오해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피오레 공과는 워낙 체자렛 백작가와 오래 교류가 있었기에, 생일 등을 챙겨준 것뿐입니다. 오히려 이런 오해를 듣게 해서, 미안할 뿐입니다.”

16553726170204.jpg“아니에요, 바스티얀 대공 전하. 좋은 마음에서 해주신 건데. 이걸 악용해서 날조한 소문이 문제인 거죠.”

에드조프까지 이렇게 나오자, 모두가 그 추문이 거짓임을 인정했다.

16553726170184.jpg“역시. 아니었구나.”

16553726170184.jpg“하긴, 좀 이상하긴 했지?”

16553726170184.jpg“그, 그럼 대체 왜 그런 소문이…….”

영애들은 자신의 잘못이 있기 때문에 한껏 목소리를 낮추고 있었다. 그런데도 메사리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물론, 아멜리아가 원하는 반응이기도 했다.

1655372619884.jpg“그럼 마미의 증언은! 피오레 가주님의 직속 하녀인 마미가 분명 바스티얀 대공 전하와 연인 사이였다고 인정했다고!”

그러자 마미가 아주 뻔뻔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16553726283727.jpg“어머, 죄송해요. 제가 착각했던 모양이에요. 사실 저는 체자렛 백작가의 하녀도 아니었고. 워낙 다양한 소문이 도니까, 혹시나 했었죠.”

메사리나는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발끈했다.

1655372619884.jpg“착각했다고? 감히 하녀 주제에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16553726170204.jpg“처음 이 소문의 시작인 소식지를 네가 그렇게 철석같이 믿는다면.”

아멜리아는 메사리나를 보며 서늘하게 눈꼬리를 접었다.

16553726170204.jpg“네가 바스티얀 대공 전하의 숨겨진 애첩이라는 소문도 사실이라는 거니?”

1655372619884.jpg“그, 그럴 리가 없잖아요!”

16553726170204.jpg“역시 그렇지? 그러니까 이 소식지에 실린 건 죄다 근거 없는 소문이라는 거야. 대체 누가 이런 쓰레기를 만들었을까. 괜히 죄 없는 영애들만 혼란스럽게 했잖아. 이런 게 아니었다면, 품위 있는 영애들이 이런 소문에 쉽게 넘어갈 리가 없었을 텐데. 그렇죠?”

아멜리아가 영애들을 보며 속삭이자, 그녀들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16553726170184.jpg“무, 물론이에요, 가주님.”

16553726170184.jpg“당연하죠. 괜히 저런 게 만들어져서는.”

16553726170184.jpg“죄송해요. 저희도 괜한 걸 읽어서!”

16553726170204.jpg“아니에요. 순진한 영애들을 흔들게 만든 이가 잘못이죠. 다 이해해요.”

16553726170184.jpg“감사해요, 가주님.”

16553726170184.jpg“정말 자애로우세요!”

아멜리아는 영애들의 잘못을 따뜻하게 용서해주면서, 이번 기회에 더 확실하게 사교계에 좋은 이미지를 심었다.

16553726170204.jpg‘하지만 메사리나는 용서할 수 없지.’

걷잡을 수 없이 변해버린 분위기에, 메사리나는 억울함을 겨우 삼키며 일단 한발 뒤로 물러나기로 했다.

1655372619884.jpg‘저건 분명 로사 유모의 편지야. 뭔가 또 가증스러운 짓을 벌인 거라고. 반드시 밝혀낼 거야. 저 추악한 가면을 벗겨내야 해. 하지만 일단은…….’

이대로 계속 밀어붙이면, 되레 자신의 평판이 나빠질 것 같았다. 메사리나는 표정에 한껏 두려운 기색을 보이며 속삭였다.

1655372619884.jpg“미, 미안해요. 언니. 제가 괜한 소문에 마음을 빼앗겨서…… 제가 너무 순진했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언니를 믿었어야 했는데. 정말, 정말 미안해요…… 흐흐흡!”

그녀가 여린 어깨를 파르르 떨면서, 애처롭게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아멜리아는 더는 저 거짓 눈물에 속지 않았다.

16553726170204.jpg‘이대로 빠져나가려고? 일을 이 지경으로 벌였으면, 너도 어느 정도 각오를 했어야지.’

16553726170204.jpg“괜찮아, 메사리나. 너도 이번 소문에 당한 거잖니?”

아멜리아가 메사리나를 다독이자, 메사리나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1655372619884.jpg‘지금, 뭐 하자는 거지?’

16553726170204.jpg“이런 말도 안 되는 추문으로 귀족와 황실을 농락한, 그 소식지를 만든 자를 절대로 가만둘 수가 없어.”

16553726170184.jpg“물론이에요, 가주님.”

16553726170184.jpg“당연하죠. 그자를 반드시 잡아서 엄벌에 처해야 해요!”

16553726170184.jpg“이건 대공가와 공작가를 건드린 일이에요. 황족과 귀족을 동시에 모욕한 일이라고요!”

영애들은 행여 자신들에게 그 불똥이 튈까 봐, 열심히 맞장구를 쳤다. 그 불안한 소용돌이 속에서 메사리나는 가까스로 불안한 떨림을 붙잡았다.

1655372619884.jpg‘괜찮아. 내가 했다는 증거는 없어. 게다가 나한테 정보를 팔았던 그 하녀도 확실하게 다른 곳으로 보냈으니…….’

아멜리아는 불안에 떨고 있는 메사리나를 보며 짧게 읊조렸다.

16553726170204.jpg“그래서 처음 이 소식지의 정보를 팔아 해치운, 집안의 잡초를 뽑았답니다.”

1655372619884.jpg‘뭐?’

메사리나가 사색이 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마미가 겁에 질린 레베카를 끌고 나왔다. 메사리나는 그대로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리고 그녀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16553726170184.jpg“저, 저 영애에게.”

레베카가 떨리는 손으로 메사리나를 지목하며 말했다.

16553726170184.jpg“바스티얀 대공 전하께서, 바, 반지를. 가주님께 드렸다고, 그 정보를 팔았습니다.”

1655372619884.jpg“아니야. 지금 무슨 헛소리를! 누구한테 뭘 뒤집어씌우려고!”

아멜리아는 기겁하는 메사리나를 향해 냉소를 그렸다.

16553726170204.jpg‘너와 나의 사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지.’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이 바닥에서 사라져야 끝이 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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