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화. 너무 사랑하고 있으니까2022.01.31.
이사나의 걸음을 카마리가 막아섰다. 이사나는 그제야 카마리를 떠올리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요, 카마리 경. 내가 자리를 비워서…… 많이 곤란했겠네.”
“어디 아픈 겁니까?”
카마리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음을 알면서도 이사나는 못 들은 척, 장난스럽게 말을 넘겼다.
“추워서 그런가? 이제야 풍토병이라도 오는…….”
순간, 카마리가 묻지도 않고 이사나를 꽉 안아주었다. 이사나는 당황하여 눈을 휘둥그렇게 떴지만, 카마리는 그를 잡은 손에 힘을 풀지 않고서 입을 열었다. 이제야,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음을 이사나는 느꼈다.
“그냥 날 이용하십시오.”
“카마리 경?”
“원래 추울 때는 이렇게, 사람 체온이 최고니까 말입니다.”
이용하라는 의미가 이런 뜻이 아님을, 이사나도 알았다. 더 많은 의미가 담겨 있겠지.
“……털옷보다?”
“당연히 털옷보다.”
“그런가요.”
이사나는 잠시 카마리에게 몸을 기대었다. 카마리의 입가에 그제야 긴장했던 감정이 잦아들었다. 이 남자가 제게 많은 걸 숨기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자신에게 전혀 감정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게 더 불안하니까. 사랑하고 있는 내가, 약자니까…….’
이사나는 자신을 향해 뛰고 있는 카마리의 심장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사실 춥지 않다. 하지만 마음은 춥다 못해 차가웠다. 그래도 이렇게 기대고 있으니,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아서. 정말로 이런 온기를 그리워했던 것 같아서. 결국, 아무것도 묻지 않는 카마리를 이렇게 이용하고 말았다. 자신을 사랑하는 그녀가 다 해줄 것임을 알고서, 이용해버렸다.
“……미안해요.”
이사나의 사과 앞에 카마리는 눈동자가 흔들렸으나, 애써 의연한 척 말을 이었다.
“이것도 내가 수작 부리는 겁니다. 이참에 나도 이사나 경 안아서 좋고.”
그를 안은 손에 그녀는 힘을 더 주었다. 하지만 이사나는 끝내 그녀를 마주 안지 않았다. 이 이상의 거리는, 좁히지 않았다. 조용히 밀어내는 그의 진심 앞에 카마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무슨 말을 하면, 꼴사납게. 말도 안 되는 무언가가 흐를 것 같았으니까. *** 일정이 촉박했기에, 아멜리아는 오랜만에 북부에 온 이클리트와 딱 하루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보통 대공이 다스리는 영지에서 하는 공식 일정은 영지민들을 만나고, 귀족들의 접대를 받는 일이었다. 북부에도 그런 접대가 있었는데, 남부처럼 화려하진 않았다. 마치 마을의 작은 축제처럼 광장에 따로 자리를 마련하여 횃불을 태우고, 환영식을 하면서 어울렸다. 워낙 날씨가 혹독하니, 되도록 모여 있는 문화가 발달한 것이다. 물론 예전의 이클리트였다면 이런 사교 인사 같은 걸 하지 않았을 테지만. 이번엔 달랐다.
‘대공 전하가 원하신다고요?’
‘네. 부인을 북부에도 소개하고 싶으니까요. 싫으십니까?’
‘당연히 싫지 않죠! 오히려 너무 좋아요. 촉박하긴 해도, 북부 사람들도 만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대공 전하께서 관심 없어 하시는 줄 알았어요.’
‘저 혼자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꼭, 해보고 싶은 것도 있고요.’
그렇게 말하는 이클리트의 눈빛이 너무 즐거워 보여서, 아멜리아는 그것이 뭘까, 굉장히 궁금했다. 아멜리아는 이클리트와 북부 광장으로 가기 위해 치장에 힘을 썼다. 이번엔 공작으로 그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대공비로서 서는 자리이기에. 북부 전통 의복을 갖춰 입어보았다. 남부와 달리 북부의 의상은 굉장히 두꺼운 짐승의 가죽과 털로 이뤄져 있었다. 아멜리아는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자연스럽게 땋아서 늘어뜨리고, 얼음처럼 반짝이는 투명 보석으로 장식했다. 드레스는 푸른빛이 감도는 두꺼운 가죽 드레스에 목덜미와 소매에 북슬북슬한 새하얀 털이 기분 좋게 감싸주어, 바람을 막아주었다. 그것도 모자라, 망토까지 입으니. 정말로 그 어떤 추위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클리트는 처음 아멜리아를 만났던 그 복장으로 그녀 앞에 섰다. 아멜리아는 뭔가 오랜만에 보는 그의 모습에 싱긋 웃으며, 살짝 헝클어진 그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이제 보니 이게 북부의 전통 의복이지만, 살아가기 위한 지혜이기도 하네요. 이 정도는 입어야 따뜻하니까.”
“춥지 않으십니까?”
“전혀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리고 춥다고 해도.”
이클리트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입술에 깊이 입을 맞추곤, 붉게 달아오른 아멜리아를 보며 싱긋 웃었다.
“이렇게, 따뜻하게 해주면 되니까.”
“대, 대공 전하!”
아멜리아는 부끄러웠지만, 싫진 않았기에 이클리트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의 감정이 다채로워졌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이런 복장의 그를 봤을 때는 그의 푸른 눈동자가 예쁘면서도 너무 공허해 보였으니까. 하지만 이젠 다르다. 부드럽고 다정하게 빛나는 그의 눈빛 덕분에. 그가 쏟아내는 사랑 덕분에. 아멜리아는 정말로 하나도 춥지가 않았다. *** 이클리트와 아멜리아는 함께 광장에 당도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횃불이 솟구치고 있었는데, 마치 불의 정령이 내려온 듯 사방으로 흩날리는 붉은 불씨가 꽤 인상적이었다.
“대공 전하! 대공비 전하도 뵙습니다!”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대공 전하!”
“그래도 오늘은 눈이 많이 안 내리네. 아주 때를 잘 맞추셨습니다. 하하하하!”
북부 사람들은 이클리트를 보며 사람 좋은 웃음을 띤 채 호탕하게 인사를 건넸다. 남부에서처럼 그를 괴물 취급하는 눈빛은 없었다. 또한 남부의 격식 있는 자리와 달리, 북부의 공식 일정은 무척이나 자유분방했다. 이클리트는 많은 사람에게 아멜리아를 보여주면서, 그가 이 자리에서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말을 내뱉었다.
“나의 아내이자 대공비이며, 피오레 공작가의 가주인 아멜리아 클리오 피오레 공이다.”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대공비 전하.”
“북부에서도 유명하시답니다. 우리 대공 전하께서 이리 아름다운 분과 결혼을 하시다니, 하면서요.”
“맞습니다. 대공비 전하께서 저희 대공 전하를 구원해주신 거랍니다.”
“게다가 엄청 뛰어난 머스켓티어라고 하시던데…….”
“역시. 우리 대공 전하, 엄청나신 분과 결혼하셨네.”
이클리트는 자신에 대한 칭찬보다, 아멜리아를 칭찬하는 모습에 더더욱 뿌듯해서는 계속해서 말끝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내 아내다. 너무 사랑하는 아내. 당연하지. 내 아내니까.”
수줍어하면서도 아내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는 이클리트의 모습이 아멜리아는 너무 귀여울 뿐이었다.
‘뭘 그렇게 하고 싶으셨나, 했더니!’
자신이 아는 사람들에게 아내라고 엄청 소개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멜리아는 이 몽글몽글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그의 세계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넓어지는 것도 좋았고.
‘내게 주어진 시간 동안. 가능하다면 이분에게 더 많은 세상을 가져다주고 싶어.’
날이 저물자, 거대한 횃불이 하늘을 붉게 수놓을 정도로 타올랐다. 어느새 그쳤던 눈이 다시 내렸다.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 그 속에 고요히 떨어지는 눈이 너무 아름다워서, 아멜리아는 눈을 떼지 않은 채 희미하게 웃었다. 이클리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마미가 아멜리아에게 다가왔다. 마미의 목소리에도 오랜만에 즐거움이 묻어났다. 로사의 장례식 이후, 마미도 꽤나 많이 힘들어하고 슬퍼했으니까.
“정말 허물없어 보이네요.”
아멜리아는 이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장로회와 황실이 왜 북부를 싫어하는지 알겠네.”
아마 이런 격식 없는 모습에서 근본 없고, 야만스럽다고 여기겠지.
“하지만 난 좋아. 대공 전하의 얼굴도 너무 편안해 보이고.”
“저도 좋아요. 예전엔 북부는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고. 정말 감옥 같은 곳, 저주받은 대지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네요.”
마미는 남부와 다를 것 없는 이곳을 제 눈에 올곧게 담았다.
“이곳 또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었어요. 남부 못지않게 저들도 열심히 말이에요.”
“남부가 태양신의 축복이 깃들어서 모두가 행복한 것이 아니듯, 이곳이 얼어붙었다고 해도 모두가 불행한 건 아니지. 나름대로 자기 자신만의 태양을 찾아 살고 있으니까.”
그때, 저만치 이클리트를 둘러싸고 뭔가가 시끌시끌했다. 북부 사람들은 이클리트를 향해 잔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대공 전하, 잘 알고 계시죠? 북부에서 새신랑의 전통을!”
“독주가 이기나, 대공 전하가 이기나, 해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독주를 이겨야 진정한 대공비 전하의 남편이 되는 겁니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북부에서 이딴 독주에 진다면, 어디 한 여인의 남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클리트는 진정한 남편이 된다는 말에 승부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아멜리아는 황당한 표정으로 이클리트에게 달려갔다.
“대공 전하!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에요! 독주랑 결혼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하지만 북부 사람들은 아멜리아를 말렸다.
“대공비 전하, 이건 아주 중요합니다!”
“물론이지요! 북부의 전통입니다!”
“전통이요? 이게 진짜 전통?”
이클리트는 몹시 진지한 눈빛으로 아멜리아를 보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부인. 반드시 이겨서 부인의 진정한 남편이 되겠습니다.”
“예?”
결국, 사람들은 이클리트에게 독주를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웃고 떠들며 놀기 시작했다. 아멜리아는 그 모습이 황당할 뿐이었다. 그러자 어느새 나타난 루시아가 아멜리아를 뒤에서 꽉 안았다.
“아멜리아!”
“헤스틴 공!”
“후후후. 내버려 둬요. 아무래도 술 마실 구실이 필요해서 저런 거니까.”
“정말로 저게 북부 전통인가요?”
“그럴 리가. 그냥 놀고 싶은 전통이지. 후후훗.”
“역시…….”
“하지만 대공 전하는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나 봐요.”
“네?”
“우리 사랑스러운 피오레 공의 남편 자리를 말이에요. 클리오 대공 전하에게 저런 귀여운 면이 있었다니!”
그녀는 아멜리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가주님을 너무 사랑하는 모양이에요.”
루시아는 놀리는 척 부러워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아멜리아 역시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런 독주를 계속 마시게 하면 안 되지! 대공 전하의 귀여운 모습은 나만 알면 된단 말이야!’
그녀가 다시 한번 이클리트를 말리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누군가를 발견한 아멜리아의 눈동자가 커지면서 이내 이클리트 몰래 살며시 걸음을 뒤로 돌렸다. *** 광장에서 멀어졌으나, 하늘이 어둡지는 않았다. 밤하늘 가득 비단처럼 쏟아지고 있는 오로라가 주변을 밝히고 있었으니까. 이 신비로운 빛 아래, 소냐. 그녀가 서 있었다. 아멜리아는 역시나 소냐를 알아보고는 환하게 웃었다.
“역시, 소냐였군.”
소냐는 아멜리아를 향해 살며시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절 보셨을 줄 알았습니다.”
“일부러 날 빤히 봤잖아. 찾아주길 바라면서. 오랜만이야. 잘 있었구나.”
소냐는 처음 만난 그때처럼 아멜리아에게 다가와 그녀의 뺨을 감싸며, 눈을 마주했다. 이게 소냐의 인사였으니까. 이렇게 마주 보는 소냐의 눈동자는 여전히 매혹적이고 신비했다. 아이냑도 그랬지만, 역시 소냐 만의 남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꼭 다시 보고 싶었답니다, 가주님.”
“다 같이 만나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좋았겠지만, 대공 전하는 절 반기지 않을 거랍니다.”
아멜리아는 의아한 표정을 띠다가, 뭔가를 눈치채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소냐는. 그러니까, 소냐는…….”
“…….”
“대공 전하의 정체를, 알고 있었구나.”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가주님도 아시는군요.”
그래서 처음, 이클리트가 소냐를 만났을 때. 표정이 몹시 불안하고, 불편해 보였었다.
‘그때도 대공 전하는 비밀을 품은 채 아주 무서웠겠구나.’
“대공 전하의 비밀을 알고, 어떠셨나요?”
소냐의 말에 아멜리아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대공 전하는 내게 대공 전하일 뿐이야.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 내 눈으로 본 것만 믿으니까. 다만.”
“다만?”
“그분이 얼마나 두려워했을지, 다 헤아릴 수가 없어. 과거를 전부 잊으라고 감히 못 하겠어. 지금은 그저 곁에 있어 주고 싶을 뿐이야. 앞으로 더 좋은 기억, 행복한 기억만 만들어주면서.”
아멜리아의 말을 듣는 소냐의 표정이 썩 편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충분하지 않지 않나요?”
“무슨 말이야? 설마, 대공 전하에게 다른 비밀이 있는 거야? 혹, 그분이 위험해지는 거야?”
“위험한 건 가주님이죠.”
소냐의 서늘한 한마디에 아멜리아의 눈빛이 그대로 멎었다. 소냐는 정확히 아멜리아의 심장을 가리켰다.
“여기 핀 꽃이 더 빨리, 더 고통스럽게 시들고 있지 않나요?”
뭐든 다 꿰뚫어 보는 저 투명하고 무서운 눈동자. 역시. 그녀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가주님이 떠나면, 대공 전하는 그야말로 짐승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라니에게 혹시 두 분이 헤어지게 되면, 말해달라고 했었는데. 세상에 종말이 시작될지도 모르니까.”
소냐의 무서운 말에 아멜리아는 또다시 그 악몽이 떠올랐다. 그가 피투성이가 되어 검을 들어 올리던 모습.
‘그대가 없으면 이 세계도 필요 없어.’
아멜리아는 재빨리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그냥 악몽이야. 악몽일 뿐이야!’
“그렇게 되지 않아. 그렇게 만들지 않을 테니까.”
“…….”
“대공 전하는 솔라 제국의 황제가 될 테고.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세상을 알게 될 테니까…….”
“그분에게 단 하나의 세상은 가주님이고, 가주님이 있는 세상을 위해 황제가 되는 걸 텐데요.”
“예전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야.”
아멜리아는 북부 사람들과 어울리던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루베르의 아픔을 이해하던 그의 모습 또한 떠올렸다.
“그분은 반드시, 제대로 이 제국의 황제가 되실 거야.”
하지만 정작, 아멜리아 역시 조금은 두려운 마음에 자신의 비밀을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그 나약한 속내를, 그녀는 어떻게든 감춰두었다. 소냐는 아멜리아의 마음을 다 알았으나, 모른 척하며 엷은 미소를 띠었다. 이 말만큼은 진심이니까.
“부디, 가주님의 뜻대로 되길 바랍니다. 잊지 마세요. 저는 항상 가주님의 편이니까. 루베르와 상관없이, 가주님을 돕고 싶답니다.”
“……고마워.”
아멜리아는 이클리트를 믿었다. 그리고 그분이 정말로 완전히 자유로워지기 위해선. 지금의 황제에게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황제 폐하와 얽혀 있는 그 끔찍한 과거의 고리가 완전히 끊어져야 한다고 말이다.
‘시간의 숲의 열쇠.’
아멜리아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을 열었다.
“소냐는 알고 있어? 대체 시간의 숲의 열쇠가 뭔지?”
소냐는 아멜리아의 말에 눈동자가 더 깊이 가라앉았다. 이제는 말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애초에, 그녀를 만나러 온 이유기도 했고. 시간의 숲의 봉인이 점점 약해지고 있으니.
‘곧, 열쇠가 세상에 나타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