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7화. 이리 와, 안아줘 (197/199)


197화. 이리 와, 안아줘
2022.11.21.


-사랑하는 이클리트, 당신에게.

태양신의 축복으로 항상 따스한 이곳에 어느 순간 불쑥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어요.

북쪽에서 부는 바람이라던데 시간의 숲이 열리면서 가로막혔던 안개가 사라지니, 그쪽 바람이 부는 거라고 소냐가 그랬어요.

그쪽 바람 내를 맡으면, 대공 전하와 북쪽에 갔던 기억이 생생해져요.

그곳의 공기.

차가웠던 감촉.

하지만 당신이 안아줘서 뜨거웠던 그 느낌, 당신이 보여준 그 눈꽃까지.

정말로 하나도 잊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내 눈길이 닿는 공간 하나하나에 당신은 여전히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요.-

편지를 쓸 때면, 아멜리아의 입꼬리는 더 환하게 휘늘어졌다.

그가 자신의 미소를 좋아했으니까.

이 시간만큼은 아멜리아와 이클리트만의 시간이었다.

그가 좋아하는 말, 그녀가 사랑하는 말, 서로의 언어로만 텅 빈 편지지를 가득 채웠다.

매번 꽉꽉 눌러써도 이 그리움과 보고픔과 해주고픈 말은 넘치고 넘쳐서, 다 담질 못하지만.

그렇게 그녀는 오롯이, 이클리트를 떠올리며 사랑만을 써 내려갔다.

-물론 가끔 공허함이 오다가, 그걸로 괜찮아지고.

담담하다가, 당신의 흔적에 무너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기억 안 나는 건 더 싫으니까.-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그가 안 보이니까 벌써 사소한 것부터 흐려지는 게 싫었다.

그가 없다는 걸, 시간이 상기시키는 것이.

자꾸 추억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게.

추억이 아니라, 그냥 여전히 그는 존재하는데.

자신은 그냥 기다리고 있는 건데…….

-일상이 순간순간, 날 울게 만들려고 눌릴 때가 있어요.

그땐 그냥 참지 않으려고 해요.

우는 것도 기억하기에 우는 거니까.

과거를 기억하는 건 좋지만, 자꾸만 대공 전하가 없는 내일과 또 내일이 생겨서.

당신이 희미해지는 건 무서워요.

단 하나도 당신을 잃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냥 울어요.

몸에 좋은 약이 쓴 것처럼, 너무 사랑해서 너무 아픈가 보다, 하고요.

이클리트, 나는 당신이랑 내일을 기다리고 싶어요.

모든 순간을 함께하면서, 같이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나 혼자 앞서가긴 싫어서, 가끔은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기도 해요.

그래도 시간이 흐르니까, 곧 우리 아기도 만날 수 있는 거겠죠.

맞아, 우리 아기. 사실 당신이랑 제일 같이하고 싶은 건, 같이 우리 아기를 만나고 싶어요.-

환하게 웃던 아멜리아의 눈매가 파르르 떨리면서 결국, 눈물이 비집고 나와 버렸다.

사실 조바심이 들었다.

이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이 이름을 그가 지어줬으면 하니까.

분명 그가 잊었을 리 없는데.

아이 이름을 남기지 않고 간 건, 혹시 그전에 돌아오지 않을까.

그런 그녀의 바람이자, 욕심이었다.

-만약, 당신이 조금 늦어지면. 여자아이라면 바이올릿이라고 지을게요.

남자아이라면 샬벳.

당신이 내게 항상 줬던 사랑스러운 제비꽃.

당신이 내게 보여주었던 환상 같은 눈꽃을 담아서.

그래도. 그래도 직접, 당신의 목소리로 듣고 싶어요.-

써 내려가는 그녀의 손가락이 떨리면서, 막혔던 숨이 툭 하게 터졌다.

하지만 이내 아멜리아는 다시금 표정을 바로 했다.

손에 힘을 꾹 주고서, 그 어떤 말보다도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편지 끄트머리에 적어 넣었다.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할게요.

내일보다 그다음 더 사랑할 거고.

점점 더 사랑하고 더 사랑하기만 해서, 어딘가 홀로 있을 당신이 외롭지 않게.

나는 조금만 외롭고, 당신은 절대로 외롭지 않게.

나의 소중하고 또 소중한 수호신이자, 나의 남편에게.-

그렇게 또 한 통, 부치지 못하는 편지 하나를 소중히 가슴에 품었다.

***

세스가는 마하와 함께 거의 시간의 숲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숲을 관찰하고 탐방하고 있었다.

처음엔 이래저래 황자의 안위를 걱정했던 마하도, 저 연구에 돌아버린 눈빛에 포기하고는 그저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그가 그저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숲을 돌아다니고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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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자 전하, 그래도 오늘은 정리하고 프리메로 돌아가셔야 해요. 이 뒤에 일정이 얼마나 바쁜지, 알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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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안다고. 그래서 더 조급한데, 하아…… 쉽지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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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겠어요? 흔적도 없이 사라지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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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적처럼 뭐라도 나오면 좋잖아.”

세스가는 씁쓸한 숨을 삼키며, 하늘을 응시했다.

그는 시간의 숲을 돌면서 이클리트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그가 조금이라도 단서를 찾아서 이사나에게 알려주면, 이사나가 카마리에게 전해주지만.

사실 눈에 띄게 희망적인 정보는 없었다.

그저 단 하나, 이클리트가 사라지면서 수왕도 모습을 감췄다는 것 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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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제 그만 돌아가시죠. 여기서 더 지체하면 솔라 제국으로 가는 것이 늦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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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래야지.”

지난번처럼 이번 평화 회담에도 세스가가 참석하게 됐다.

물론 그가 적극적으로 자원한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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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피오레 공 얼굴 보겠네. 그러고 보니 곧 태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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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요. 선물 준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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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예전에 준비해뒀지. 아, 챙기려면 서둘러야 하긴 하겠네. 이제 그만 돌아가자.”

세스가와 마하는 곧장 걸음을 돌렸다.

일순, 갑자기 숲에서 기이한 바람이 불면서 제비꽃 향기가 물씬 풍겼다.

하지만 세스가는 그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서둘러 숲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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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다시 시간은 흐르고 흘렀고, 어느 깊은 밤.

여느 때와 다르게 가쁜 비명이 적막을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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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으으윽!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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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님, 조금만 더 힘을 주세요. 조금만 더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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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으윽! 흐흡!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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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님, 조금만 더!”

달 없는 밤을 코앞에 두고, 마침내 때가 된 아멜리아가 아이를 맞이하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고 있었다.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아멜리아의 곁을 치료사가 보살피고, 마미와 루시아가 지켜보는 것만으로 그녀에게 힘을 주고 있었다.

침실 밖에서는 벨반과 카마리, 이사나가 초조하게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멜리아의 비명을 들을 때마다, 벨반은 초조함에 바들거리는 양손을 꼭 쥐며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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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모두 무사하기를. 아일리, 아멜리아를 지켜봐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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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으으읍!”

아멜리아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마구 내뱉으며,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솔직히, 무서웠다.

많은 이들이 그녀를 걱정하며, 그녀가 무섭지 않게 지켜봐 주고 있었지만.

그녀가 가장 바라는 이가 없었으니까.

가장 곁에 있었으면 하는 이가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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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 전하…… 보고 싶어요…….’

그를 향한 보고픔에 온몸이 떨려도, 그를 떠올리면 힘이 나고 용기가 났기에.

아멜리아는 끊임없이 이클리트를 되뇌며, 힘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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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가까이 없어도, 그래도 보고 있겠죠? 그렇죠? 우리 아이, 지켜줘요. 꼭 지켜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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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님! 아기님의 머리가 보입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을 주세요! 거의 다 끝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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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흐으윽!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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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앙, 아앙, 응아아앙!”

그때, 공기를 일깨우는 우렁찬 울음이 들리면서 아멜리아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마미는 곧장 치료사에게 갓 태어난 아이를 받아 안고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젖은 눈동자를 환하게 접으며,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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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님, 사내 아기님이에요. 너무 어여쁜 사내 아기님이 태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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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아이를 보는 순간, 아멜리아는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았던 통증이 삽시간에 사라지면서, 그저 말로 다 할 수 없는 벅찬 뜨거움과 환희가 터질 듯이 부풀었다.

다른 미사여구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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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아가, 너무 고마워. 이렇게 내 곁에 와줘서. 무탈하게 와줘서, 고마워…….”

아멜리아는 너무 뜨겁고, 보송보송한 아이를 꼭 안고서 몇 번이고 고맙다는 말을 속삭였다.

잠시 후,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이들이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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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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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아멜리아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마치 아이처럼 벨반을 불렀고, 벨반은 그런 아멜리아를 다독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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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고생했다. 고생 많았어. 대단하구나. 아주 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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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님,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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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려요, 피오레 공.”

많은 사람이 그녀를 축하하고, 다독여주었다.

그 온기가 몽글몽글하게 아멜리아에게 전해졌지만, 그녀는 웃으면서도 눈동자에 씁쓸함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했다.

채워져야 할 공간이 텅 비어 있었기에.

그녀의 옆은 허전했고, 쓸쓸한 그리움이 그녀를 온전히 웃지 못하게 했다.

***

마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멜리아는 기분 좋은 적막 속에 아이와 오롯이 함께 누워 있었다.

아멜리아는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이는 아멜리아와 이클리트를 똑같이 반반 닮아 있었다.

그녀를 닮은 보랏빛 머리카락이 귀엽게 곱실거렸고, 조그맣지만 오뚝한 코와 연신 오물거리는 사랑스러운 입술.

말랑말랑한 살결은 복숭아처럼 발그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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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우리 예쁜 아기…….”

아멜리아는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동자로 아기를 바라보다가, 이제 이름을 지어줘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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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지을까. 네 아빠는 뭐라고 지어줬을까. 역시 그냥 샬벳이라고 해야겠지?”

결국, 그는 조금 늦어버리고 말았다.

그냥 혼자 생각했던 욕심이었으면서.

아멜리아는 퍽 실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파들거리는 입술을 꾹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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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났다, 아멜리아. 괜히 혼자 기대하고, 혼자 실망하고…….”

대공 전하는 끝도 없는 기다림을 정말로 마냥 기다리셨을 텐데.

자신은 벌써 이렇게 조바심을 느끼다니.

그때, 잘 자고 있던 아이가 칭얼거렸다.

아멜리아는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재빨리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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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괜찮아. 엄마 여기 있어. 응?”

그때,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아멜리아를 바라보았다.

이클리트를 닮은 푸른 눈동자와 마주친 아멜리아는 저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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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애써 참고 있었던 그리움이, 결국 누를 새도 없이 터지면서 그녀는 펑펑 울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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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흡…… 보고 싶어. 정말, 정말 너무 보고 싶어…… 하아, 미안해. 아가야. 엄마가 이렇게 울어서, 울어버려서, 너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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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벳.”

그때, 말도 안 되는 목소리가 쿵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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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이름, 저도 그 이름이 마음에 듭니다.”

코끝으로 파고드는 익숙한 제비꽃 향기까지.

아멜리아는 바들바들 떨리는 눈동자로 곧장 몸을 일으켰다.

창가에, 환상처럼 누군가가 서 있었다.

그녀는 뭔가 현실감이 들지 않아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그저 망연히 그림자를 응시했다.

그러다 점점 눈가에 눈물이 차오르면서, 시야가 자꾸만 흐릿하게 어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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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싫어…….’

그녀는 재빨리 눈물을 마구 닦아냈다.

제대로 봐야 하는데.

눈물 때문에 헛것을 본 거면 어떡해?

아니면 이게 꿈이면…….

하지만 아무리 닦고 또 닦아도 눈물이 제대로 멈추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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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제발…….”

그때, 익숙한 온기가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눈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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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아.”

마침내 너무나도 보고 싶었던 푸른 눈동자와 마주치면서, 캄캄했던 그녀의 눈동자에 홀연히 빛이 들어왔다.

아멜리아는 차마 그의 이름을 내뱉지 못한 채, 양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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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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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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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와서, 나 안아줘요. 꿈이 아니라고, 나 좀 안아줘…….”

이클리트는 그대로 강하게 아멜리아를 꽉 끌어안았다.

결코 채워지지 않았던 부분이 드디어 채워지면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다.

그가, 돌아왔다.

그가 제비꽃과 함께, 이렇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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