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화. Happy ever after
(199/199)
199화. Happy ever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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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화. Happy ever after
2022.11.28.
대관식은 따로 거행될 것이기에,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이클리트와 아멜리아의 앞으로 황궁 시녀들과 시종들이 주르르 와서는 고개를 숙이며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황후 폐하를 뵙습니다.”
“대관식 전까지, 황제 폐하와 황후 폐하께서 소화해야 할 일정이…….”
“잠시.”
그때, 이클리트가 아멜리아의 손을 잡고선 짐짓 가라앉은 시선으로 말했다.
“다들 물러가도록.”
“예, 폐하.”
아멜리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클리트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오롯이 둘만 남겨진 상황에서 아멜리아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하지만 이클리트는 한결 가벼운 듯,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아멜리아와 마주했다.
“결국, 약속을 지켰습니다. 나를 황제로 만들겠다고 했던 그 약속.”
아멜리아는 이젠 낯설게만 느껴지는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수줍게 웃었다.
‘제가 대공 전하가 황제가 될 수 있도록 도울게요. 누구도 대공 전하의 이름을 더는 우습게 여기지 않도록, 제 옆에서 가장 찬란한 태양이 되어주세요.’
“황제가 되어주신다더니, 폐하께서도 그 약속을 지키셨네요.”
“그럼 이제 가장 중요한 약속을 지키고 싶습니다.”
“응?”
“약속이자, 나의 간절한 욕심이며, 바람이고 꿈입니다.”
이클리트는 아멜리아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는 떨리는 숨을 삼키며 꼭 쥐고 있던 주먹을 그녀에게 펼쳤다.
그의 손바닥에는 그가 사라지면서 함께 녹아서 사라졌었던 그 얼음 목걸이가 놓여 있었다.
“폐하…….”
“처음부터 그대 곁에 있고자 했던 게, 내가 평생 가장 용기 낸 욕심이었습니다. 그대는 항상 나의 내일이었던 사람이고, 그대가 있어서 매일이 있을 수 있었어요.”
이클리트는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을 고르고 골라서 말을 이었다.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는 그의 푸른 눈동자가 얼마나 떨리고 있는지, 내쉬는 호흡에서부터 긴장이 한껏 전해졌다.
아멜리아 역시 덩달아 기분이 이상해지면서, 심장이 마구 간지럽게 뛰었다.
“그대에게 편지를 쓰는 그 시간도, 답장을 받고자 기다리는 그 기다림도. 나는 하루하루, 정말이지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산다는 게 이렇게 행복하다는 걸 처음 알려준 사람이 바로 아멜리아, 그대예요.”
그가 내쉬는 어조에서 처음, 그 모든 순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아멜리아는 그가 자신에게 청혼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대에게 말했지. 모든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고. 함께 하자고. 아멜리아, 이제 진짜 나의 가족이 되어주세요.”
이클리트는 얼음 목걸이를 그녀의 목에 직접 걸어주었다.
그녀의 목걸이가 닿는 곳에 이클리트가 피운 제비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제비꽃을 쓰다듬으며, 아멜리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천천히 시들어갈 이 제비꽃 향기를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하나하나 전부 다 같이하면서. 그렇게 나와 살아주세요.”
“…….”
이클리트는 잠시 숨을 골랐다가, 한층 높은 온도를 품은 목소리로 자신의 모든 사랑을 담아 속삭였다.
“당신의 남편이 될 수 있도록, 허락해주세요.”
아멜리아는 감정이 그렁해져서, 금방이라도 툭 터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눈물보다 기쁨이 더 넘쳤기에, 환하게 웃으며 재빨리 그의 말을 바로 잡았다.
“그게 왜 욕심이에요? 아니에요. 이제 너무 당연한 거예요. 폐하, 아니 이클리트. 당신의 일상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로 욕심내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당연하고 평범하게. 그렇게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난날, 아멜리아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에게 청혼서를 보냈었다.
-저와 결혼해주세요, 이클리트 라이엇 클리오 대공 전하.-
아멜리아 역시 그때와 전혀 다른 마음으로 지금의 진심을 담아 말했다.
“저와 결혼해주세요, 황제 폐하.”
이클리트는 곧장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서,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처음, 그가 그녀에게 했던 맹약처럼.
‘날 황제로 만들어줄 그대를 원하기에, 그대에게 복종하리라.’
“나의 황후가 되어주세요. 영원히 그대에게 복종할 겁니다.”
아멜리아는 그의 손을 잡고서 힘껏 끌어당긴 채, 그대로 입술에 입을 깊이 맞췄다.
지난날, 서로 목적에 의해 청혼했고, 다시금 서로에게 청혼했으나 많은 것이 바뀌었다.
물론 이번에도 목적은 있었다.
서로의 곁에서 오랫동안 사랑하고 또 사랑하기 위해.
오직 사랑만이 가득한 달콤한 숨결이 서로의 심장을 움직이고 있었다.
***
솔라리스에선 대관식 준비가 분주하게 이뤄졌다.
황후인 아멜리아 역시 몹시 바빴으나, 그녀는 황후뿐만 아니라 체자렛 백작가도 이어야 했기에, 현재 마미와 체자렛 백작령으로 향하고 있었다.
백작가에 당도하자, 때마침 후지아가 짐 가방을 챙겨 든 채 서 있었다.
아멜리아를 발견한 후지아는 흠칫했으나, 곧장 고개 숙였다.
아멜리아 역시 냉한 표정으로 후지아를 응시했다.
“화, 황후 폐하를 뵙습니다.”
한껏 움츠러든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아멜리아는 아무 감정 없는 눈동자로 짧게 읊조렸다.
“당신에게 메사리나와 똑같은 죄를 묻지 않고 그냥 이렇게 보내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물론입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말에 아멜리아는 멈칫했다.
“메사리나 그 아이의 죽음의 원인을. 억울하지 않게 밝혀주셨으니까요. 저는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아멜리아는 메사리나의 죄목을 명백하게 하기 위해, 그녀의 죽음이 키르케에게 살해당했다는 것을 똑바로 밝혔다.
물론 메사리나를 위해 한 일은 아니었지만, 후지아로서는 딸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게 됐으니.
그것으로 된 것이었다.
그렇게 후지아는 백작가를 떠났다.
아멜리아는 후지아를 용서하지도 그렇다고 미워하지도 않은 채, 그저 이렇게 서로 없는 사람으로 인연을 끊었다.
에드조프와도 마찬가지였다.
알렉드라와 귀족들은 에드조프의 시신이라도 찾아서 또 한 번의 처형으로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며, 시신을 수습하고자 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이미 페스티스의 모체에 완전히 흡수당해버린 것.
결국, 그는 흔적조차 없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완전히 잊혔다.
아멜리아는 그저 작은 연민으로 그 이름 하나를 새겨서 시간의 숲 경계 어디에 비석 하나를 새워주었다.
아멜리아가 체자렛 백작가로 들어서자, 백작가 집사와 고용인들이 정중한 자세로 그녀를 향해 고개 숙였다.
예전, 그녀가 백작가로 왔을 때와는 공기부터가 달랐다.
이제 정말 그녀는 이 체자렛 백작가의 주인이자, 피오레 공작가의 주인이며, 솔라 제국의 황후였다.
“황후 폐하를 알현하옵니다.”
하지만 그 숱한 작위와 무거운 이름 앞에서 아멜리아는 의연한 미소를 보였다.
그녀 역시 너무나도 많은 것이 달라지면서, 홀로 태연하게 서 있을 만큼 강해졌다.
숱한 작위와 무거운 이름에 짓눌리지 않을 만큼.
아니, 오히려 그것들을 휘두를 수 있을 만큼.
“지금 여기선 체자렛 백작일 뿐, 다른 호칭은 필요 없다. 자, 그럼. 일을 시작해볼까?”
***
이클리트는 대관식 겸 결혼식에 입을 의복을 맞추기 위해 재봉사들과 함께 있었다.
보통의 그였다면, 의복 하나에 이렇게 신경 쓰지 않을 텐데.
어쩐 일인지 이클리트는 의복뿐만 아니라 대관식까지 몹시 신경 쓰고 있는 터라, 그 규모가 점점 화려하고 커지고 있었다.
그때, 시종장이 이클리트에게 다가와 귓속말로 뭐라고 속삭였다.
“들어오라고 해.”
“예.”
잠시 후, 이사나가 안으로 들어섰다.
이사나는 수많은 재봉사에게 둘러싸여 있는 이클리트의 모습이 살짝 어색했다.
“찾아계셨습니까, 폐하.”
이클리트는 이사나를 보며 주위에 있던 이들에게 가볍게 손짓했다.
“다들 잠시 물러가라.”
그의 한마디에 어느새 이사나와 이클리트만이 남겨졌다.
이사나는 그제야 조금 어색했던 분위기를 풀었다.
“와. 폐하께서 이렇게 크고 성대하게 대관식을 하실 줄 몰랐습니다. 하긴, 결혼식도 하시니까.”
“크고 화려한 자리가 필요한 순간도 있지. 보여주는 자리가 그 위상과 위엄을 드러내기도 하니까.”
뜻밖의 말에 이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평범한 대관식 겸 결혼식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솔라 황궁을 모두에게 개방하여, 이클리트가 원하는 앞으로의 솔라를 보여줄 것이다.
그 모두엔 제국민만 있는 게 아니었다.
수인과 반인반수, 루베르까지 전부 포함되어 모두가 축복을 받고, 똑같이 축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런 중요한 자리에 이들이 참석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의 위치가 지금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이클리트는 자신이 아닌 이들을 위해 가능한 성대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아멜리아가 바라던 세상이고, 이젠 내가 지켜야 할 세상이지. 그 세상에 루베르는 솔라 제국민으로 오지 않을 것이다.”
순간, 서늘하게 가라앉은 그의 한마디에 이사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루베르가 이번 대관식에 솔라 제국민으로 참석할 수 없다는 걸 말하는 거다.”
왜 갑자기 따로 부르나, 싶었는데.
“설마 반대가 있었던 겁니까? 장로회입니까? 아니면 신성회? 아니면 제국민입니까? 물론 루베르를 곧장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달라졌다고 여겼는데.
다들, 모두 기대하고 있을 텐데.
특히나 순수하게 아멜리아와 이클리트의 결혼과 즉위를 축하하고자 하는 루베르가 많았으니까.
그때, 이클리트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섯 공작가의 루베르 가주가 아니라, 루베르 군주로 참석하라는 거다.”
“……예?”
이사나는 순간 들린 말이 제대로 머릿속까지 와닿지 못했다.
“루베르는 이제 우리의 동맹국이다. 그대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건, 예전의 루베르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지금, 그 말씀은 북쪽 루베르 땅을 완전히 돌려주시겠다는 겁니까?”
이사나는 말을 하면서도 온몸이 떨려서 자제할 수가 없었다.
이클리트는 그런 이사나의 어깨를 한번 꽉 붙잡았다.
“다음엔 그대도 한 나라의 군주로서, 제대로 짐과 만나도록 하지.”
이클리트는 솔라만이 이 대륙의 유일한 태양이라고 감히 생각하지 않았다.
빛이 닿지 않는 곳 없이, 모두에게 쏟아지는 것이 태양이니까.
이클리트는 자신에게 수왕으로서의 힘이 있어도, 자신이 전부 가지지 않고 다른 수인이 수왕이 될 수 있도록 지켜봐 줄 생각이었다.
메리사 황녀 또한 황궁에 묶어두지 않았다.
지금의 황녀는 처음으로 꿈을 꾸고 있었다.
반인반수를 지금보다 더 빛나는 곳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꿈.
그는 그 꿈을 응원할 생각이었다.
아멜리아와 이클리트가 생각하는 함께 평범하게 산다는 세상은 그런 거였으니까.
솔라에게 원치 않게 하나로 합쳐졌던 루베르를 다시 되돌려주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사나는 고개를 떨궜다.
차오르는 눈물을 도저히 감출 도리가 없었다.
비록, 죽음을 각오했을 때는.
루베르의 후계자로서 루베르를 일으켰지만, 정말로 감히 바라지 않았는데.
어떻게, 어떻게 이런…….
“……그때 제대로 사과하지 못했습니다.”
이사나는 이클리트 앞에 무릎을 꿇고서 고개 숙였다.
“지난날, 폐하께 원망할 일이 아니었는데. 복수할 일도 아니었는데. 정말로,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이클리트는 그런 이사나를 곧장 일으키지 않았다.
이렇게 해야 그의 마음이 편해질 테니까.
“그대도 어렸고, 어린 맘에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죄책감이었으니. 그런 죄책감이라도 갖고서 지금껏 살아왔다면, 그 목숨을 이어지게 했다면 다행이지.”
“폐하…….”
“그러니 이젠 그러지 마. 속죄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런 마음보다 더 강해져야 해. 루베르를 위해서. 사과는 오늘 한 번만. 더는 쉽게 무릎 꿇지도, 고개 숙이지도 마. 그럴 일을 만들지 마.”
어느새 이사나는 눈물을 꾹 삼키고서 제대로 이클리트와 시선을 마주하며 강인한 미소를 띄웠다.
***
마침내 대관식 겸 결혼식의 날이 밝았다.
그 어느 때보다 태양이 환하게 떠올랐고, 그 눈 부신 빛 아래 솔라는 완벽한 축제 분위기였다.
예전처럼 귀족들만 초대받아서 축복을 받는 것이 아니기에.
모두에게 황궁의 문이 열렸기에.
수많은 사람이 들뜬 표정으로 황궁으로 향했다.
그 속에는 수인과 반인반수, 루베르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뒤섞여 있었다.
그 인파 속엔 소냐와 라니도 있었다.
라니는 소냐의 손을 꼭 잡고서 걱정스러운 눈빛을 띠었다.
“황후 폐하께서 마차 보내주신다고 했는데, 꼭 이렇게 걸어가신다고 고집을 피우셔선.”
라니의 말에 소냐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함께 섞여서 걷고 싶었으니까.”
“할머니…….”
“참 오랫동안 바라고 기다렸던 일이지 않니. 이렇게 눈으로 직접 봐도 믿어지지 않는데.”
라니는 소냐의 맘을 이해하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한때, 광장에서 서로의 피로 사선을 그었었는데.
이젠 너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황제 폐하, 황후 폐하는 또 얼마나 예쁘고, 근사하실까요. 이번에 아기님도 보여주신다고 하셨죠?”
“그래.”
소냐는 유난히 청아한 하늘을 바라보며 클로에를 떠올리곤 엷은 미소를 지으며, 걸음을 옮겼다.
***
대관식 직전, 아멜리아와 이클리트는 눈이 아플 정도로 화려한 의복을 갖춰 입고서 초상화의 마지막 표정을 그리기 위해 서 있었다.
황위에 오르는 그 순간의 표정을 담아내기 위한 솔라의 전통이었다.
이클리트는 일부러 거대한 검은 날개를 펼치고 있었다.
솔라의 첫 번째 반인반수 황제로서 그 의미가 남달랐으니까.
이 초상화는 솔라의 역사가 되어, 황궁 복도에 당당하게 걸리게 될 것이다.
아멜리아는 샬벳을 안고서 이클리트에게 살포시 몸을 기댔다.
이클리트도 아멜리아와 샬벳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가장 소중한 이를 이렇게 바라보는 순간순간이 이클리트로서는 몹시 벅차고 행복했다.
“아까 마미가 그러는데, 엄청 많이 모였데요. 이 넓은 황궁이 이렇게 좁아 보이긴 처음이라고, 다들 그러더라고요.”
“엄청나게 설레는 표정입니다.”
이클리트의 말에 아멜리아는 미소를 멈추지 못했다.
“당연하죠. 이렇게 많은 이들이 우릴 축복해주니까.”
모두에게 축복받고, 사랑받으며 결혼하는 건 두 사람에겐 몹시 큰 의미였다.
두 사람 다 한때 버려졌었고, 그로 인한 상처도 많이 받았고.
외로움에 무뎌져야 했고, 어둠 속에 빛을 찾기까지 너무 고단했으니.
이젠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빛이 되고, 구원이 되어.
혼자가 아니라 저토록 많은 사람이 축복하며 곁에 있어 주었다.
아멜리아는 조금 뜨거워진 시선으로 이클리트를 바라보며 매번 해도 부족한 말을 속삭였다.
“사랑해요.”
이클리트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 아이와 함께 그녀를 안아주었다.
“내가 더.”
몇 번이고 그녀의 입술을 머금으며 벅찬 마음을 쏟아냈다.
“더 많이, 사랑합니다.”
그때, 마미와 카힐로가 그들에게 다가와 예를 갖추며 힘차게 말했다.
“황제 폐하, 이제 가시지요.”
“황후 폐하, 다들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멜리아와 이클리트는 이제 두 번 다시 놓치지 않을 손을 꼭 잡고서, 하나의 길을 함께 걸어 나갔다.
오늘따라 유독 청명한 하늘은 누군가가 축복을 주듯, 태양이 눈 부시고 찬란하게 그들에게로 쏟아지고 있었다.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