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며칠 뒤.
유진은 박태종과 함께 주역 매니지먼트를 찾아갔다.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박태종은 겨우 휴가를 냈다.
“아빠?”
<주역 매니지먼트>라는 명패가 붙은 철문.
그 앞에 선 박태종은 명패와 유진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흑, 크흡······!”
그런데.
뜬금없이 눈물을 보이는 박태종.
“우리, 우리 아들이 배우가 된다니······! 여보, 보고 있지? 응?”
갑자기 천장을 올려다보며 쓸쓸히 미소짓는다.
아무래도 감정이 북받친 모양이다.
유진은 그런 아버지의 손을 꼬옥 붙잡았다.
“아빠! 울지 마여!”
“그래, 흑. 우리 아들도 안 우는데. 아빠가 울어서 쓰겠니? 크흡!”
주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일찍이 아내를 잃고 아들을 키워온 아버지가 아닌가.
유진은 자그마한 손을 뻗어 아버지의 등허리를 다독여줬다.
이래서야 아버지와 아들이 뒤바뀐 것 같은 모양새지만.
아무튼.
곧 진정한 박태종은 소매로 눈물을 닦았고.
이후 문을 두드리자 기다렸다는 듯 문이 열렸다.
“어서 오세요.”
장미소가 문을 열어주며 두 부자를 반겼다.
“안녕하세여, 사모님!”
저번과 마찬가지로 활기차게 인사하는 유진.
“바깥이 많이 쌀쌀한 모양이네.”
“오늘 일교차가 크대요! 감기 조심하세여!”
쭈그려 앉아 유진과 눈높이를 맞춘 장미소.
유진의 코끝과 볼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때.
장미소의 눈동자가 커졌다.
유진이 장미소의 손을 붙잡고는 제 볼로 가져간 것.
마치 핫팩처럼 말이다.
“헤헤, 사모님 손 따뜻하다!”
아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장미소다.
하지만 말랑한 볼과 햇살같은 미소.
유진의 미모에 살짝 마음이 동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시니컬 하던 장미소의 얼굴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
‘오늘이라면, 애 낳자는 얘기가 통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장미소를 보며 엄한 생각을 하던 차동석.
“앗, 차동석 사장님! 안녕하세여!”
하지만 유진이 제게 달려오자 아닌 척 시치미를 뗐다.
“크, 크흠. 자. 여기 앉아라. 아버님도 옆에 앉으시죠.”
유진과 박태종은 안내대로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박태종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도장을 찍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발바닥에 불나게 뛰어다니겠습니다.”
모자를 벗고 꾸벅 인사하는 차동석.
휑해지기 시작한 정수리를 드러났다.
“저, 저야말로! 유진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박태종도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옆에 있던 유진도 덩달아 꾸벅 배꼽 인사를 했고.
“아, 아버님. 혹시 동행할 보호자는 정하셨습니까?”
“동행이요?”
박태종은 생각지도 못한 얼굴이었다.
아역배우들은 거의 부모님이 매니저 노릇을 한다.
부모님이 아이 보호 및 관리는 물론.
각종 계약서 작성을 대행해야 하니까.
“어머니가 동행하시는 건 어떠신지.”
“아, 그게. 유진이 엄마가 일찍 떠나서요.”
“······아, 그랬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뇨. 먼저 말씀드리지 못해 제가 더 죄송하죠.”
그렇게 잠시 대화가 끊기고.
“으음.”
박태종은 고심에 빠졌다.
박태종이야 일을 그만두고 유진의 뒷바라지를 하고 싶다.
그러나 배달일을 그만두면 당장의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모아둔 돈도 없기에 섣불리 결정을 내릴 수는 없는 일.
“곤란하시다면 제가 붙겠습니다.”
그때 차동석이 나섰다.
“하지만 회사 일을 보셔야 하는 건······.”
“지금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게 바로 꼬맹이, 아니. 유진이라서요.”
유진의 연기를 본 뒤부터 결정했다.
주역 매니지먼트는 박유진에게 올인하기로.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럴 수밖에 없는 재능이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계약은 아버님께서 따로 시간을 내서 진행하시면 되니까요.”
“나 사장님 좋아요!”
섣불리 아이를 맡겨도 좋을지 고민하던 박태종.
그때 유진이 끼어들었다.
펄쩍펄쩍 뛰며 손을 들고선.
‘걱정 말아요, 아빠. 이제 곧 배달 그만두게 해줄게요.’
유진도 아버지의 배달 일을 서둘러 그만두게 하고 싶다.
그러나 당장 아역배우로 벌 수 있는 수입은 많지 않다.
법적으로 일주일에 35~40시간 이상 일할 수 없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도 불가능.
청소년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다.
‘하지만 인지도가 쌓이면, 아역배우 몸값도 어마어마하지.’
추후 몸값을 올리면, 아역배우도 어마어마한 수익을 벌 수 있다.
무엇보다.
당장 차동석이 매니저 노릇을 해준다면야 든든하다.
아버지인 박태종을 제외한다면, 유진이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니.
우선 유진이 해야 할 것은, 최대한 빠르게 몸값을 올리는 것.
“알겠습니다. 유진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꼭! 바로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들이 걱정되는 박태종은 몇 번이고 당부를 받아냈고.
“안심하세요. 모든 건 아드님에게 맞추겠습니다.”
그런 박태종의 심정을 아는 터라.
차동석도 몇 번이고 확답을 주었다.
“그럼 앞으로 잘 해보자, 꼬맹이.”
“잘 부탁드립니다아, 차동석 사장님!”
“그냥 아저씨라고 불러도 된다.”
“네, 아조씨!”
“······허허. 고놈 참.”
인상이 험한 자신을 향해서도 활짝 웃는 유진.
결국 같이 웃음이 터져버린 차동석이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유진의 머리를 쓰다듬어줬고.
“와, 아조씨 손 엄청 크다!”
그런 차동석을 거부하긴커녕.
더 활짝 웃는 유진이었다.
“아, 맞다. 아조씨! 저 오디션 봐요.”
“엥? 갑자기 무슨 소리냐?”
“이거!”
유진이 가방에서 종이 하나를 꺼냈다.
바로 최희숙이 건네줬던 <리플레이> 오디션 공고.
‘프로필도 돌리기 전인데, 혼자서 오디션을 따왔다고?’
“하하. 반 친구의 엄마가 영화감독이라고 해서요. 운이 좋았나 봅니다.”
이미 유진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었던 박태종.
그날도 칠칠맞게 눈물을 보였다.
지금은 겸손한 척 자제하고 있지만 말이다.
“오빠. 아역팀 하면서 저런 애 본 적 있어?”
“아니. 전혀.”
“난 성인 중에도 저런 애 못 봤어.”
홍보팀에서 일하던 장미소.
그녀가 봐온 배우는 성인, 아역 가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유진 같은 케이스는 흔치 않았다.
‘대뜸 아역 에이전시도 아닌 곳에 찾아와서 연기력으로 설득시켰지. 거기다 혼자서 오디션을 따온다고? 8살짜리 애가?’
아역, 성인할 것 없이 왜 대형 기획사를 찾나.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
바로 폭넓은 기회를 제공받기 때문이다.
오디션, 각종 미팅, 광고 제의 등.
배우가 혼자 힘으로 기회를 따내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눈앞의 꼬맹이는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것에 익숙해보였다.
소속사 없이 무명생활 길게 한 배우처럼.
‘참 신기한 애란 말이야. 어떻게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거지?’
스스로 기회를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
그건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차동석은 그 과정을 함께하고 싶다는 욕망이 샘솟았다.
전직 매니저로서, 현직 배우를 키워내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계약이 마무리된 후.
장미소가 프린터기에서 뽑은 종이를 들고 왔다.
“그럼 첫 번째로 유진이 프로필 사진부터 찍어야겠네요. 후보군이 몇 가지 있어요. 여기서 원하시는 스튜디오를 선택해주세요.”
장미소가 제시한 스튜디오는 세 곳이었다.
프리티 스튜디오, 바름 스튜디오, 멜랑꼴리 스튜디오.
“저희가 가장 추천하는 건 프리티 스튜디오입니다. 포토그래퍼가 굉장히 친절해서, 애들이 가장 좋아하죠. 사진도 무난하게 잘 찍어주는 곳이니까요.”
“음, 유진아. 사장님 말대로 할까?”
박태종도 프리티 스튜디오를 추천했다.
하지만 유진은 다른 곳을 가리켰다.
“여기! 여기가 좋을 거 가타요!”
그가 지목한 스튜디오는 멜랑꼴리 스튜디오.
장미소가 뽑아다준 자료를 보니, 작업물이 굉장히 독특하고 인상적이었다.
“정말 여기로 한다고?”
차동석은 내키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러자 박태종이 물었다.
“왜 그러시죠?”
“아, 그게. 이 양반이 사진은 잘 찍는데 조금 괴팍해서요. 예술병이 도져서 애들한테도 엄청 깐깐하게 굽니다.”
아역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환경, 분위기다.
아이들이란 주변에 영향을 받기 쉬운 존재니까.
“괜찮아요! 나, 나 여기로 하고 시퍼요!”
하지만 유진은 계속 고집을 부렸다.
“으음, 애가 원하니까요. 여기로 가시죠.”
결국 차동석과 박태종도 유진의 뜻을 따랐다.
“그럼 연락 넣고, 시간 되면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차동석과 장미소가 멜랑꼴리 스튜디오에 연락을 넣는 동안.
‘포토그래퍼 제이미 리.’
유진은 그 이름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왜 그래, 유진아?”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박태종이 물었고.
“내가 이 사람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요!”
유진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서울 청담동에 있는 멜랑꼴리 스튜디오.
“비주얼 좋은 어린애를 찾는다고요?”
머리를 올빽으로 넘긴.
제법 느끼하게 생긴 남자가 누군가와 통화 중이다.
“고PD님. 어차피 애들 생긴 거 다 거기서 거기잖아요. 그리고 오디션 봤을 거 아니예요. 허. 뽑을 애가 그렇게 없어요?”
말투는 고상하지만 제법 신경질적인 목소리.
딱 봐도 ‘나 예민해요’라고 말하는 듯한 오오라다.
“미안하지만, 나 요즘 애들 사진 안 찍어서 보내줄 것도 없다고요. 애들 사진 좀 받고 싶은 거라면 다른 곳에다 요청하세요. 그럼 이만.”
뚝.
“얼른 준비하세요, 작가님.”
“안 된다고 했잖아! 원래는 최소 일주일 전 예약이 원칙이라고!”
“우리 오늘 빼곤 세 달 동안 예약 꽉 차있잖아요. 그리고 미소 씨가 부탁한 거라고요. 몇 년 전엔 언니한테 도움 많이 받았잖아요.”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남자와 세상 무던해 보이는 여자.
둘은 언쟁 아닌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오늘 사진 찍을 기분도 아닌데!”
“포토그래퍼라는 사람이 기분 따라 사진을 찍으면 안 되죠.”
“자꾸 딴지 걸래?”
“딴지가 아니라 충고죠. 작가님.”
남자는 사진작가 제이미 리.
여자는 멜랑꼴리 스튜디오의 실장, 오현미였다.
이렇게 보여도 같이 일한지 5년이 넘었기에 악우처럼 지내는 중이다.
“아, 미소 씨한테 문자 왔다. 곧 도착한대요.”
“난 오라고 안 했는데! 어휴, 이 밉상! 잘 들어. 애가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돌려 보낼 거야! 미소 씨한테도 그렇게 말해. OK?”
“일단 알겠어요.”
“일단이 아니라 무조건 알아들어야지!”
제이미 리.
토종 한국인이지만, 해외 유학파 출신이라 스스로 붙인 이름이다.
아역배우, 그리고 키즈모델 사진을 아주 기깔나게 찍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아이들을 싫어했다.
결과주의자인 그는 배려심도 없고, 오로지 좋은 사진을 찍는 게 목표였으니.
“미소 씨 부탁만 아니었어도. 쯧.”
계속 툴툴댔지만 이미 세팅은 완료한 상태.
장미소가 DV 엔터에서 홍보팀에서 일하던 때.
그저 그랬던 멜랑꼴리 스튜디오에게 DV 엔터와 연을 텄고.
그로 인해 성사된 일들이 짭짤해 상당히 덕을 봤다.
아무리 콧대 높은 제이미라도 장미소에겐 빚을 졌다.
그걸 갚아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허, 대체 얼마나 대단한 애를 데려오려고?”
그래도 아무런 정보도 없는 애의 사진을 찍어야 한다니!
벌써 그 예민한 성미가 발동하기 직전이었다.
잠시 후.
스튜디오에 네 명이 우르르 나타났다.
선두에 선 것은 역시 장미소.
그녀는 사무적 표정으로 제이미와 악수했다.
“죄송해요, 제이미 작가님. 오늘 이후론 도무지 시간이 안 난다고 하셔서.”
잠시 근황 얘기를 하다가 사과하는 장미소.
그러자 제이미는 제법 까칠하게 대답했다.
“흥. 그럼 다른 작가 찾아가면 되잖아요?”
“시간이 안 되면 기다릴 생각이었어요. 제가 작가님 말고 누굴 찾아가겠어요? 최고의 포토그래퍼를 두고서.”
자연스럽게 비행기를 태우는 장미소.
역시 대형 엔터 홍보팀에서 일하던 인재다.
“비행기 태우기는.”
말은 그래도 제이미는 퍽 기분 좋은 눈치였다.
장미소는 곧장 후속타를 날렸다.
“게다가, 우리 유진이가 계속 작가님을 원한다고 해서요.”
“우리 유진이?”
그 말에 제이미의 시선이 아래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어른들 사이에서 한 아이가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박유진입니다아! 잘 부탁드립니다아!”
기다렸다는 듯 제이미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이는 유진.
보통 애들처럼 눈치를 보며 쭈뼛거리지도 않고 당당하다.
그렇다고 버릇이 없는 것도 아니다.
‘흠, 일단 예의 합격. 그리고 비주얼은······오? 상당한데.’
예쁘고 귀여운 아이들은 질리도록 봐온 제이미다.
그런데 이 박유진이라는 아이는 그중에서도 남달랐다.
‘애가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사진도 잘 나오고, 금방 끝나겠어.’
하지만 제이미는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애들이 다 똑같지 뭐.’
대신 쭈그려 앉아 유진과 눈높이를 맞추더니.
제법 무서운 얼굴로 말했다.
“꼬마야. 난 꼬마애들이 방방 뛰어다니는 거 싫어. 시끄럽게 떠드는 것도 싫고, 집중 못하는 것도 싫어. 알겠니?”
낯선 어른의 차가운 목소리.
대다수의 아이는 주눅이 들 법하다.
하지만 유진은 총총 제이미의 앞으로 걸어가더니.
“네에, 알겠습니다아...”
제이미의 귓가에 속삭이며 말했다.
시끄럽게 떠드는 게 싫다니까 아예 귓가에 속삭여버린 것.
“아으!”
소름이라도 돋았는지.
제이미가 질색하며 말했다.
“누가 그렇게 목소리를 줄이랬니? 그냥 시끄럽게만 하지 말라고.”
“넵, 알겠습니다아!”
그제야 커진 목소리.
유진의 순진하고 귀여운 모습 덕에 현장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다소 딱딱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풀어진 것.
“사진 엄청 잘 찍으신다고 들었어요. 저도 예쁘게 찍어주세요오!”
거기에 퍽 당돌한 요구까지.
아이들을 싫어하는 제이미조차 웃음을 지을 정도.
물론 헛웃음이었지만.
“네가 잘해야 예쁘게 찍지. 알았어?”
“넵! 그럼 예쁘게 찍힐게요!”
한 마디를 지질 않는다.
만담같은 두 사람의 대화에 주변 사람들도 계속 키득거렸다.
그러자 제이미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마치 어린아이의 페이스에 확 말린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그럼 바로 시작하자고. 박. 유. 진. 배우님.”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 호되게 혼날 거라는 듯.
제이미 유진의 이름을 또박또박 힘주어 발음했다.
“넵!”
유진의 복장은 청바지에 흰 티.
매우 베이직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얼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느낌.
유진의 장점인 비주얼이 자연스러운 매력을 뽐냈다.
세밀한 조명 세팅이 다 끝난 뒤.
“자, 그럼 시작한다.”
카메라로 가려졌지만.
거의 유진을 노려보고 있는 제이미.
얼마나 잘하나 보자.
거의 이를 갈고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잠시 뒤.
“······뭐지, 쟤?”
홀린 듯 셔터를 눌러대던 제이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왜 이리 잘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