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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36화 (36/237)

36화

리딩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지혜는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가뜩이나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리딩날은 더더욱 잠을 설쳤을 정도.

“후우.”

<호구>의 참여조건으로 유진의 합류를 원했건만.

막상 유진과 같이 작품을 한다니 어쩐지 어색하고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마치 팬으로서 스타를 만나는 기분이랄까?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었나?’

제법 연예계 생활을 해온 이지혜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누군가의 팬이 된 기분도 처음이고.

‘거기다 그게 8살, 아니. 9살짜리일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그만큼 <날개>는 이지혜에게 큰 힐링이었다.

관련 굿즈가 나오면 싸그리 구입할 의향이 있을 정도.

하지만 그뿐이라면 이렇게까지 긴장하진 않았을 터다.

’그리고 이순철 선생님까지.‘

상상도 못했던 원로배우의 합류.

이순철을 앞에 두고 주연이라니!

이지혜가 연기를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이순철은 줄곧 안방극장의 터주대감이었다.

위상이 떨어지긴커녕 더 높아졌고.

이지혜도 이순철의 연기를 보며 감탄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한 명은 팬으로서.

한 명은 배우로서.

그들 앞에서 연기해야한다는 부담감과 긴장감은 상상 이상이었고.

아까부터 속이 타서 물만 들이켜는 이지혜다.

‘그런데 저 애는 어쩜 저리 태연할 수 있지?’

이지혜는 곁눈질로 유진을 슬쩍 바라보았다.

리딩 시작 전.

유진은 이순철과 얘기를 주고받으며 웃고.

다른 배우들과도 스스럼없이 섞였다.

부담감이나 긴장 따윈 전혀 없는 것처럼.

“지혜 누나!”

그때.

유진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이지혜를 불렀고.

화들짝 놀란 이지혜는 티나게 굳어버렸다.

마치 도둑이 제발 저리는 것처럼.

“오늘도 그거 해요.”

“그거?”

“넵! 저번에 우리 같이 했던 거요.”

유진이 손등을 척하고 내밀었다.

그제야 이지혜는 라디오 때를 떠올렸다.

당시 유진이 대뜸 파이팅을 외치고 들어가자고 했었으니.

이지혜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안 할래.”

“왜요?”

“부끄럽잖아.”

“뭐가 부끄러워요? 우린 연기잔데!”

계속 손등을 내민 채 재촉하는 유진.

결국 이지혜는 못 이기는 척 손을 내밀었다.

포개지는 두 개의 손.

“자, 그럼. 누나 먼저 시, 작.”

“······아자아자.”

“파이팅!”

그 모습을 본 다른 배우들.

아역들이 귀여워보이는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 때문에 얼굴이 붉어진 이지혜였으나.

무해하게 웃고 있는 유진을 보고 있자니 그냥 웃음이 나왔다.

“누나랑 주인공 한다니까 기대돼요. 재밌을 것 같아!”

덕분에 이지혜도 긴장이 조금 풀렸다.

‘참 재미있는 애네, 얘.’

“그래. 잘 부탁해.”

*

“주인하 주인후 남매가 얹혀사는 친척집. 주인후가 들어온다. ”

리딩이 시작되고.

지문을 읽는 건 윤진영의 몫이었다.

첫 대사는 유진의 역할.

주인후의 몫이었다.

“다녀왔습니다.”

<날개>의 주인공 솔과는 또 다른 느낌.

그때는 소년미가 넘치는 목소리였다면.

지금은 어딘지 어벙한 느낌이랄까.

‘어린아이답게 변성의 폭이 넓진 않아. 하지만 대사의 톤과 분위기로 캐릭터를 살려내고 있고.’

윤진영이 분석한 유진의 캐릭터 메이킹.

역시 목소리 활용에 능한 유진이었다.

“인후야. 잠바는 어디다 두고 왔어?”

“응? 친구가 빌려달래서 빌려줬어.”

“친구가 안 돌려줬어?”

“어? 그러네. 내일 가서 돌려달라고 해야겠다.”

일찍이 부모님을 여읜 주인공 남매.

친척 집에서 크고 있지만.

사소한 차별과 무시를 당하고 있다.

천성이 착한 것인지, 눈치가 없는 것인지.

벌써부터 매번 손해만 보고 사는 주인후.

즉.

이 작품 제목인 <호구>는 주인후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인후야.”

그런 인후와는 다르게.

좀 더 나이를 먹은 인하는 현실적인 아이.

“인후야. 누나가 말했잖아. 그렇게 뭐든 베풀고 살면 친구들이 널 만만히 본다고.”

“그치만, 친구들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필요하다고 해도 주지 마. 베풀지 마. 우리가 가진 것도 없는데 누굴 나눠줘?”

제 하나 뿐인 동생과 이 세상을 어떻게든 헤쳐나가려는.

생활력이 있고 심지가 굳은 중학생이다.

그를 표현하기 위해.

이지혜는 본래 자신의 목소리보다 조금 성숙한 느낌을 내는 중이고.

“인후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다?”

“돈!”

“누가 인후를 괴롭히면?”

“반드시 갚아준다!”

“인후는 누구라고?”

“누나의 자랑스러운 동생.”

“아무것도 주지 말고, 아무것도 빼앗기지 마. 알겠어?”

“응! 알았어.”

“그래. 누나가 인후 주려고 사탕 사왔어. 이거 먹어.”

모든 배우들이 티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그 풋풋함과 귀여움에 광대가 들썩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연기합.

의젓하고 현실적인 누나와 바보같이 착한 동생.

그야말로 남매다운 케미가 발산되고 있었으니.

그렇게 리딩이 쭉 진행되고.

이순철이 맡은 캐릭터인 오성태가 등장할 차례다.

“애들 키 크는데는 검도가 최고! 애들 집중력 향상에는 검도가 최고! 자자, 지금 1년치를 미리 등록하면 반값으로 다닐 수 있습니다요. 그리고 특별 행사. 검도관 3일치 체험이 무료! 공짜예요, 공짜.”

검도관을 운영 중인 오성태.

꽤 많은 나이 탓인지 원생이 잘 모이지 않았다.

때문에 초등학교 앞에서 전단지를 뿌리며 호객행위를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걸 받아드는 주인후.

주인후의 머릿속에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라는 누나의 말이 재생된다.

“할아버지. 정말 공짜로 다닐 수 있어요?”

공짜라는 말에 홀라당 넘어간 주인후.

“그럼, 물론이지! 3일 동안 공짜로 다니고 계속 다닐지 말지 결정해라. 알겠니?”

드디어 고객유치에 성공했다고 생각한 오성태.

바로 주인후를 검도장에 데려간다.

“그런데 아가. 이렇게 함부로 낯선 사람 따라오면 안 돼.”

“왜요?”

“이 할아버지가 나쁜 할아버지면 어쩌려고 그래.”

“그럼 할아버지 잘못이지, 제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요!”

호구 같지만 당돌한 면도 있는 주인후.

“하긴, 그러네. 애들한테 나쁜 짓하는 놈들이 문제지. 애들이 아니라.”

한 방 먹고 쓰게 웃는 오성태.

그 이후.

“엄마 없어요.”

“아빠는?”

“아빠도 없어요.”

“그럼 너 어디서 지내는데?”

“친척집에서요!”

무료 체험권을 빌미로 원생을 받으려던 오성태였다.

그러나 점점 주인후가 그럴 만한 여력이 안 될 거라 생각이 들었고.

“쓰읍, 이거. 어쩌다 이런 애가 왔냐.”

“저 이제 뭐하면 돼요?”

“뭐, 적당히 뛰어놀고 있어라.”

이 무료체험 3일.

그게 주인후가 검도에 빠지게 되는 원인이 되는 것.

그로 인해 본격적으로 <호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역시 이순철 선생님. 대단하셔.’

속물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오성태를 제대로 살려주었다.

무엇보다 연기로 느껴지지 않고 캐릭터를 그대로 데려온 듯한.

자연스러운 일상 연기가 일품이었다.

특히 이순철은 대사 중간중간 쯧, 하고 입맛을 다셨는데.

캐릭터에게 버릇을 부여한 것.

오성태의 감정 상태에 따라 쯧 소리도 각기 다르게 내고 있었다.

과연 원로배우다운 노련함이었다.

‘그런데 저 애는 이순철 배우님과 자연스레 호흡을 주고받고 있어.’

그리고.

그에 못지 않게 놀라운 것은 바로 유진의 연기력.

<호구> 속 주인후는 초반부엔 아주 순진무구한 캐릭터다.

이 때문에 배우의 연기가 과하면 완전 바보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유진은 특유의 비주얼과 해맑음으로 캐릭터의 부정적 요소들을 지워냈고.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캐릭터에게 정당성을 부여했다.

‘보면 속이 답답해지는 멍청한 애가 아니라, 귀엽고 순진해서 뭐든 다 해주고 싶어지는 아이로 잘 표현해냈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성을.

오히려 호감으로 만들어버린 것.

“우와아!”

“거, 거기로 뛰어가면 안 돼 임마!”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둘이 대사만 주고받는 것인데도.

그 장면이 모두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해맑게 검도관을 뛰어다니는 주인후와.

그 모습을 보며 환장하는 오성태.

분명 리딩임에도 불구하고.

정교하게 짜여진 합을 보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작중 주어진 3일간의 검도관 무료체험, 그 마지막 날.

“자. 목도나 한번 쥐어봐라.”

이틀간은 그냥 체력단련이나 시키며 시간을 때우던 오성태였으나.

마지막 양심인지 주인후에게 목도를 쥐여주고선 기본기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그런데.

예상보다 매우 잘 따라 하는 주인후.

검도 스텝이며 휘두르는 자세 모두 기대 이상이다.

“너 검도 해본 적 있어?”

“없는데요.”

“근데 너 왜 이리 잘하냐?”

“어? 저 잘해요?”

뜻밖의 칭찬을 들은 것인지.

주인후는 무척이나 얼떨떨해하는 모습.

“저, 진짜 잘해요?”

눈을 끔뻑이는 주인후.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다가.

곧 천천히, 순수한 기쁨이 얼굴을 채워간다.

벌어지는 입꼬리, 곡선을 그리는 눈가.

그 함박웃음에는 또 쑥스러움이 가미된다.

“흐헤, 으헤헤헤.”

그 모든 감정이 담긴 웃음 소리.

그런 디테일한 연기에 비해.

대본에 적힌 묘사는 간단하다.

[처음으로 누나가 아닌 사람에게서 칭찬을 들어본 주인후. 칭찬에 매우 기뻐하며 웃는다.]

즉.

주인후를 연기 중인 유진은 거기에 살을 붙이고.

웃음 하나에도 감정변화의 단계를 만들어낸 것.

‘리딩에서 저런 세심한 감정변화를 보여준다고?’

리딩이란 단순히 대본을 읽는 게 아니다.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했는지 선보이고.

서로의 목소리를 통해 미리 합을 맞춰보는 단계다.

그런데 유진은 대사 뿐만 아니라.

지문을 활용해 웃는 장면조차 디테일하게 활용한 것.

‘존재감을 뿜어내는 능력이 대단해. 그것도 이순철 선생님 앞에서.’

윤진영은 홀린 듯 유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비단 윤진영뿐만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유진을 흐뭇하게.

누군가는 흠칫 놀라서.

누군가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이 장면 하나로 유진은 배우들과 스태프를 모두 사로잡은 셈.

‘과연 주인공다워.’

그리고.

그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이지혜.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얼빠진 채로 있을 때가 아니었어.’

유진과 이순철의 연기를 지켜보며.

이지혜가 느낀 감정은 바로 위기감이었다.

‘잘못하면 내가 완전 지워지게 생겼어.’

이 꼬마에게 감탄만 하고 있다면.

자신은 아마 이 드라마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그리고 이순철 역시 흥미로운 얼굴로 유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딩만으로 이렇게 대사가 맛있게 읽히다니. 게다가 저 아이, 내 연기 호흡에 맞춰서 연기하는 듯하다가도 교묘하게 자기 페이스로 끌고 가려 하고 있어.’

주인공은 말 그대로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

작품의 주제, 극의 흐름.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다.

그런 인물이 다른 캐릭터에게 존재감에서 밀린다?

극 자체가 무너져내린다.

‘그래서 다들 주연에 검증된 배우를 쓰는 거지.’

즉.

주연을 연기하는 배우는 누구보다 존재감을 내뿜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순철이 보기에 유진은.

‘저 아이는 벌써 주인공으로서 연기하는 법을 알고 있어.’

이순철이 클클 웃었다.

“이거, 오랜만에 늙은이의 열정에 불을 붙이는군.”

*

얼마 뒤.

최희숙 측과 위니 필름과의 미팅 자리.

계약은 얼마 전에 맺었고.

이번에는 홍보방식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투명안경테를 쓴 남자.

정승호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반갑습니다. 위니필름의 정승호입니다.”

“감독 최희숙입니다.”

“조감독 이열호입니다.”

악수를 나누며 인사하는 양측.

잠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눈치를 보던 최희숙이 본론을 꺼냈다.

“위니필름 측에서 어쩌다 저 같은 신인감독의 영화를 알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기사도 안 나왔을 때인데.”

“이 업계가 소문이 참 빨리 퍼지죠. 특히, 어느 배우가 어느 영화에 참여했는지에 대해선 특히요.”

하진무와 유진의 출연 소식.

그 때문에 <리플레이>를 알게 되었다는 얘기다.

“<리플레이>, 정말 잘 봤습니다. 매우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영화제 수상을 확신해도 좋을 정도로요.”

그러면서도 곧장 <리플레이> 영화를 띄워주는 정승호.

“칭찬 감사드립니다.”

의례적인 말로 받아들인 최희숙은 가볍게 감사를 표했다.

그를 간파한 듯 정승호가 가볍게 웃었다.

“진심입니다. 저희 배급사가 독립영화 전문이라는 걸 아실 겁니다. 근래 수입한 영화들과 견주어도, <리플레이>는 손색이 없습니다.”

즉.

위니필름 측이 접근한 건 참여 배우들의 이름값뿐만 아니라.

영화 퀄리티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정승호는 그리 말하고 있는 것.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죠. 이 영화는 좀 더 많은 사람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홍보방식과 방향에 대한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네. 혹시 생각해두신 방향이 있나요?”

최희숙은 내심 궁금했다.

위니필름은 독립영화를 잘 포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니까.

“먼저 첫 번째로 독립영화제를 노리는 겁니다. 특히 한양독립영화제는 출품기한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 진행하도록 하죠.”

독립영화 흥행을 노리는 가장 고전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다.

개봉하기 전,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이 기대감을 높이기에 좋으니까.

“네. 저도 최우선적으로 진행하려던 방향입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그 이후엔 하진무 배우를 내세워 홍보하는 방향을 생각하셨겠군요.”

“물론입니다.”

하진무는 <악인정벌> 등 상업영화에서 활약해 대중들에게 친숙한 상황.

게다가 <리플레이>의 주인공이기도 하니.

그를 중심으로 홍보전략을 세우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요즘 핫한 박유진 배우의 참여 사실을 최대한 알리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최희숙이 말했다.

지금 한창 연예란 기사에 오르내리고 있는 유진이다.

분량이 적다지만, 참여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홍보는 될 터.

“음, 그것만으론 부족합니다.”

“부족하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대답 대신 가방에서 종이 몇 장을 꺼낸 정승호.

곧 최희숙 쪽으로 종이들을 밀어 넣었다.

[하진무 주연의 영화 <리플레이>, 박유진이 아역 맡았다······연쇄살인마의 어린 시절로 충격 변신!]

거기엔 유진의 <리플레이> 참여 소식을 전하는 기사 헤드라인.

[떡밥이 없다고 울부짖던 나를 반성한다... 갑자기 몰아치네

박유진이 연쇄살인마 아역?? ㄷㄷ

ㅁㅊ 상상이 안가네 저런 말랑말랑한 애가 어떻게 연쇄살인마??

것보다 박유진이랑 하진무 비주얼 너무 괴리감 심한 거 아님??

하진무 아역? 연기력 엄청 비교되겠네 ㅋㅋ 여기서 박유진 뽀록날듯ㅋㅋ

ㄴ 진짜 어린애 뉴스에 죽자살자 달려드는 놈들 왤케 많냐

ㄴ 나이 서른 처먹은 지들보다 10살도 안 된 애가 잘 나가니 배아픈갑지

유진이가 보여줄 새로운 모습!! 너무 기대된다

와 그럼 유진이 저 얼굴로 사람 죽이는거임? 상상만으로도 대박 ㄷㄷ]

그리고 네티즌들의 반응이 캡쳐되어 있었다.

유진이 가지고 있는 귀엽고 예쁘장한 비주얼.

대중들로서는 아직 연쇄살인마 아역이 잘 매치 되지 않는 모양.

무엇보다 <유별난 친구들>과 <날개>, 공익광고 등으로 획득한 이미지가 있다.

바르고 선한 이미지.

<리플레이>의 연쇄살인마 아역은 그와 정반대의 모습이었으니까.

때문에 이를 어떻게 소화해낼지에 대한 기대.

동시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

“저 역시 <리플레이>를 보기 전 박유진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모두 봤습니다. 솔직히 상상이 안 되더군요.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알았습니다. 그야말로 최고의 캐스팅이었다고.”

정승호가 물을 한 잔 마신 뒤 말을 이었다.

“보통 이런 영화는 연쇄살인마인 주인공과 거리감을 두게 됩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명준은 그야말로 관객을 유혹하죠. 순수하게 아름다운 악. 그런 느낌이랄까요?”

정말 <리플레이>를 인상 깊게 본 것인지.

정승호는 다소 흥분한 모습이었다.

“거기다가 명준의 성인 시절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 방향이나 비주얼도 아역 쪽과 싱크로율을 맞춘 듯한데. 제 생각이 맞나요?”

“네, 맞습니다.”

최희숙은 퍽 놀랐다.

정승호의 말대로.

<리플레이>는 유진의 해석과 연기를 중심으로 재구성했으니.

비주얼의 경우 분장을 이용해 최대한 유진 쪽과 어우러지게 세팅했고.

“그렇군요. 역시 영향력으로 보나 임팩트로 보나, 아역 쪽도 주인공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정승호.

“그러니, 하진무 배우와 박유진 배우. 이 둘을 아예 투톱으로 내세워 홍보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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