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화
주인공에 꽂아주겠다는데.
그걸 마다하고 굳이 서브 캐릭터를 고르는 유진.
“뭐?”
예상치 못한 선택에 이선화가 크게 당황했다.
“혹시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Y가 더 재미있을 거 같아서요. 음, 그리고 X보다 더 잘생긴 것 같고.”
웃으며 농담처럼 말하는 유진이었으나.
“X보단 Y가 끌려요. 이 캐릭터가 하고 싶어요.”
이어진 말은 진심이었다.
‘이 작품은 주인공 X보다 Y가 훨씬 다채롭고 매력적이야.’
X가 분량이 더 많고, 주인공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연기자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배역은 Y인 것.
Y는 X의 조력자.
힘들어하는 X와 친구가 되어주며, 의지가 되어주는 캐릭터다.
그러나 Y 역시 부모님의 잦은 부부싸움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있다.
어른스러운 척하지만.
실은 아이다운 아픔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
여타 다른 캐릭터보다 훨씬 입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는 Y를 통해 완성되었다]
[어른인 척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Y의 이야기를 보여줘야 한다.]
유진이 기억하기론.
해외에서의 평가도 Y의 캐릭터성을 높게 쳐주는 편이었다.
‘그렇다고 X도 물론 나쁜 캐릭터는 아니지만.’
유진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Y를 고르고 싶을 뿐이다.
게다가 X는 유진의 성우 전작인 <날개> 속 솔과 겹치는 부분이 제법 된다.
유진은 더빙에서도 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다.
‘주인공도 좋지만, 이쪽이 좀 더 매력적이지.’
<날개>를 통해 유진이 풋풋한 소년미를 보여줬다면.
를 통해선 그때보다 조금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터.
“Y라. 으음.”
이선화는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이선화 입장에서야 유진이 참여만 해준다면 땡큐다.
<날개> 참여 때도 화제성을 보고 유진을 픽했던 게 아닌가?
그러나 유진이 Y로 참여하는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
왜냐하면.
“하지만 네 보이스 컬러와 캐릭터가 맞을지 잘 모르겠어.”
이선화가 사탕 포장지를 부스럭거리며 말했다.
“Y로 소화해야 할 노래도. 네 음역대를 생각하면 좀 안 맞을 거 같은데.”
“그럼 오디션 볼게요.”
당당히 말하는 유진.
이선화가 눈을 끔뻑거렸다.
“너, 그 정도로 Y가 탐나는 거야?”
“넵! 완전 꽂힌 거 같아요.”
어떤 형식이든, 유진이 참여해준다면 이선화로선 두 손 들고 반길 일이다.
그러나 Y는 예외.
그녀의 머릿속에서 어른스러운 Y는 유진과 매치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단번에 OK할 수 없는 것.
‘<날개> 때 솔의 이미지가 내게 너무 강하게 박혀있는 건가.’
그러나 유진이 오디션에 참가해준다면.
이선화가 선택을 내리기에도 훨씬 편해질 터.
“근데 감독님. X나 다른 캐릭터들은 이미 정해졌어요?”
“아니. 오디션으로 뽑을 예정이야. 너 같은 아역배우들 중심으로.”
그건 유진이 기대했던 답변이었다.
“그럼 저 추천하고 싶은 친구가 있는데.”
“오, 진짜? 누구?”
“정기열라고 하는데.”
“오, 그 친구가 기대주인 모양이네? 안 그래도 오디션 콜 넣으려고 했거든.”
정기열의 이름을 듣자마자 반응하는 이선화.
그러자 유진 쪽이 조금 놀랐다.
“엥? 진짜요?”
“응. 곽용재 아저씨 기억하지?”
유진은 이선화에게 정기열에게 오디션 기회라도 부여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설마 오디션 콜 목록에 일찌감치 들어가 있을 줄이야.
“근데 너 정기열 그 애랑 아는 사이야? 네가 오디션 추천을 하다니.”
“네. 이번에 전학 왔거든요. 같은 반이 됐어요.”
“와, 진짜? 세상 참 좁네. 그 유명한 아역배우 두 명이 같은 초등학교, 같은 반이라니.
그런데 유진아. 실은 이번 오디션은 조금 특별한 방식인데, 괜찮을까?”
“특별해요? 어떤 방식인데요?”
“블라인드 오디션으로 진행할 거거든.”
얼굴을 보지 않고, 캐릭터에 입힐 소리로만 판단하겠다는 뜻이었다.
목소리 연기, 더빙이기에 가능한 오디션 방법.
“그런데 왜 블라인드 오디션으로 봐요?”
“그게 말이지. 음. 10살인 너한테 이런 얘기를 해도 괜찮으려나 모르겠는데.”
“괜찮아요. 저 세상의 단맛 쓴맛 더러운 맛 다 봤거든요.”
“하하! 너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
고민하던 이선화가 말을 이어갔다.
“그래. 아무튼, <날개>가 엄청 성공하고 나서 후속작을 제작하는 와중에 연락을 엄청 받았어. 아역팀이 있는 엔터들한테서.”
“기획사들이요? 왜요?”
“왜긴. 우리 차기작에 자기네 아역배우들 꽂으려고. 아니, 실수. 다시 말할게. 아역배우들 소개해주려고 말이야. 다 너처럼 되고 싶어 하니까.”
국산 창작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는 유례없는 대성공을 거뒀고.
그 주인공에 아역배우 유진을 기용했다.
아역배우를 데리고 있는 소속사들로서는, 블루컬쳐 스튜디오의 차기작 소식에 군침을 흘릴 법하다.
“워낙 이런 연락이 많이 와서. 그러니까 우리는 그냥 아역배우들의 목소리로만 판단하기로 한 거야. 소속사가 어디니, 커리어가 어떻니. 그런 걸 고려하기 시작하면 너무 머리 아프더라고.”
그런 의미에서 블라인드 오디션은 좋은 변명거리였다.
작품 퀄리티를 중요시하는 블루컬쳐 스튜디오로서도 나쁘지 않은 방법.
정기열 역시 ‘김주현의 아들’이라는 메리트를 떼고 오디션을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네가 오디션에 참가한다고 해서 따로 예외를 둘 수는 없을 것 같아. 미안해.”
그리고 이는 유진도 마찬가지.
물론 오디션 심사위원인 이선화와 곽용재는 유진의 목소리를 알고 있다.
그러나 유진이 얼마나 변성하느냐에 따라 알아차리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날개> 성공의 일등 공신인 유진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합격을 장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보이스컬러가 잘 매치되지 않을 것 같은 Y에 도전한다면 더더욱.
“와, 그거 되게 재밌을 거 같아요.”
그러나.
유진은 전혀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실력으로 증명하면 그만이다.
그런 자신감조차 없이 Y를 탐낸 게 아니니까.
“저 열심히 해볼게요, 감독님!”
오히려 유진은 오디션을 좋아했다.
<리플레이> 때도 그랬고, <데드맨> 때도 그랬던 것처럼.
‘그 자리만큼 나만의 해석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없거든.’
*
얼마 뒤.
DV 엔터테인먼트 아역팀의 회의실엔 두 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역팀 팀장 김병호.
그리고 그 아역팀에 속해있는 정기열.
“학교생활은 어때?”
“그럭저럭이요.”
“친구는 많이 사귀었어?”
“······.”
“박유진 그 애랑은 친해졌고?”
이유 없이 테이블 위를 손톱으로 긁던 정기열.
곧 자그맣게 중얼거렸다.
“······이상한 애.”
“응?”
“걔 완전 이상해요.”
그게 무슨 뜻이냐고 김병호가 묻기 직전.
“안녕하세요.”
웃으며 회의실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
바로 정기열의 어머니, 김주현이었다.
“죄송해요. 스케줄 끝나자마자 왔는데, 차가 밀리네요.”
“아뇨. 괜찮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30분 넘게 기다렸지만.
김병호도, 정기열도 티를 내지 않았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요?”
김병호와 악수를 나눈 김주현은 정기열의 옆자리에 앉았다.
“다름이 아니라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기열이 관련된 일로.”
그 말에 김주현은 조금 냉정한 눈빛으로 제 아들을 바라보았다.
“설마 나쁜 일은 아니겠죠?”
“물론 좋은 일입니다. 기열이에게 오디션 제의가 왔습니다.”
“어디서요?”
“블루컬쳐 스튜디오 신작 더빙 오디션입니다. 2년 전 크게 흥행했던 <날개>를 만든 곳입니다.
많은 아역 에이전시, 대형엔터의 아역팀에서 탐을 냈죠.”
이건 대박이라는 듯.
목소리가 매우 들뜬 김병호.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침체된 아역팀에서 가장 희망적인 뉴스였으니까.
전작인 <날개>가 좀 흥했어야 말이지.
“아, 네. 그렇군요.”
그러나 김주현의 표정은 다소 심드렁했다.
“어떤 작품인지 봐도 될까요?”
“네. 잠시만.”
곧 김병호는 블루컬쳐 스튜디오 측에서 보내준 오디션 자료를 김주현에게 건넸다.
“제목은 입니다. 뮤지컬 애니메이션이고요.”
“그럼 노래도 부르겠네요?”
“네. 가사가 담긴 악보, 그리고 오디션용 MR이 제공되었습니다.”
“그렇군요.”
무미건조한 눈빛으로 자료를 살펴보는 김주현.
정기열은 그런 제 어머니를 긴장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죄송하지만, 거절해주세요.”
예상 밖의 대답에 김병호가 화들짝 놀랐다.
오히려 정기열이 예상했다는 듯 덤덤해 보일 지경.
“좋은 기회입니다. 오디션이라도 한 번 보는 게 어떠실지요.”
“우리 기열이는 좀 더 실사 연기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박유진 상승세 시작도 <날개>였습니다. 그냥 포기해버리기엔······.”
“이런 곳에 한눈을 팔기엔 많이 부족해서요. 그렇지, 기열아?”
부드럽게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김주현.
김주현이 생각하기에 아직 아들은 여러모로 부족해 보이는 모양.
정기열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매번 더 노력했고.
열심히 레슨도 받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그러나.
그 과정이 재밌고 즐거웠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정기열은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어, 엄마. 나, 이거 하면 안 돼요?”
그런 정기열이.
매우 드물게, 어머니의 기대와 뜻을 거슬렀다.
연기를 할 때도.
노래를 할 때도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정기열.
그러나 더빙만큼은 달랐다.
“저, 오디션 보고 싶어요.”
‘기열아. 너 애니메이션 좋아해?’
‘애니메이션? 그런 유치한 걸 왜 봐?’
‘자, 이어폰 꽂고. 한 번 듣고 더빙해봐.’
‘뭐? 이건 갑자기 왜?’
‘일단 좀 해봐. 이것도 연기의 일환이니까.’
처음에는 유진의 강압 아닌 강압에 의해 시작했다.
더빙 연기는 처음이라 조금 어색해하긴 했지만.
목소리에만 집중하니 오히려 한결 수월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일지를 생각하며 연기하고.
배운 대로 정확하게 노래하는 것보다 조금 더 자유로운 감각이랄까.
‘오. 잘하는데?’
거기다 순도 100% 진심이 담긴 유진의 칭찬.
그러자 정기열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유진에게 처음으로 들어본 칭찬이었으니까.
‘지, 진짜?’
‘응. 첫 시도치곤 아주 좋아.’
칭찬에 기분이 좋은 것인지.
시키지도 않았는데 줄줄이 대사를 치기도 했다.
‘잠깐. 입 모양을 잘 봐야 해. 더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입길이를 맞추는 거야. 안 그러면 몰입이 확 깨지거든.’
유진의 조언이 아직도 정기열의 귓가에 생생했다.
‘목소리 연기도 크게 다를 거 없어. 캐릭터가 어떤 상황이고, 왜 이 대사를 하고, 그걸 정확히 파악하고 대사를 해야 해. 그걸 호흡, 목소리 톤과 리듬에 집중해서 보여주는 거야.’
그 이후.
집으로 돌아온 정기열은 저도 모르게 애니메이션을 마구 찾아보기 시작했다.
거기에 제 목소리를 덧입혀보면서 말이다.
화면 속 캐릭터에 들어가 목소리를 내고.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가 되어 연기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캐릭터는 한계가 없이 무궁무진했다.
매번 맡는 뻔하디 뻔한 아역 캐릭터가 아니라.
모험을 하는 소년, 자그마한 괴물, 성격 나쁜 꼬마 유령 등.
김주현의 아들 정기열이 아니라.
그냥 화면 속 캐릭터 자체가 되는 기분.
‘잘하고 싶어. 계속하고 싶어. 나를 위해서.’
유진이 제시해준 새로운 방향.
그건 정기열에게 뜻밖의 길을 제시했다.
그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정기열은 알 수 없으나.
제 두 다리로 한 번 걸어가보고 싶었다.
“······.”
매번 제 말을 잘 따르던 아들.
그럼에도 잘 따라오진 못했던 아들.
그런 아들이 드물게 무언가를 하고 싶다 표현했기 때문일까.
김주현은 아무 말 없이 정기열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잠시 후.
“잘 해낼 자신 있니?”
실로 김주현다운 질문이었다.
평소 주눅이 들었던 표정과 달리, 정기열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 네가 하고 싶다면 해야지.”
그 대답에 정기열의 얼굴이 환해졌다.
“고마워요, 엄마! 꼭 오디션 따낼게요!”
그제야 김병호도 안심했다.
좋은 기회가 허무하게 날아갈 뻔했으니까.
이건 정기열이 처음으로.
어머니가 아닌 자신을 위해 내린 선택이었다.
*
한편, 유진의 집.
소파에 앉아 무언가를 정독 중인 유진.
오디션도 있지만.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라앺 촬영이 우선순위에 있다.
그러나.
유진이 읽고 있는 건 라앺의 대본이 아니었다.
바로 원작 소설.
‘확실히 소설은 대본을 읽는 것과는 다른 재미가 있네.’
본래 대본을 비틀고, 캐릭터와 서사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유진의 장점.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원작 코어팬층이 두터운 작품이니까.’
괜히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역풍을 맞는다.
그러니 우선은 원작의 싱크로율을 최대한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캐릭터를 살짝 비트는 건, 내 캐릭터가 완전히 확립되고서 해도 늦지 않아.’
원작 팬들을 우선 사로잡는 것이 급선무.
그러나 원작 팬들의 머릿속에서도 저마다 그리고 있는 염라의 이미지는 제각각일 터였다.
‘그러기 위해선.’
원작의 묘사와 서술이 단서.
문장 하나도 허투루 놓치지 않고.
염라의 심경이 묘사된 부분은 지속적으로 체크.
그리고 저번 리딩 때 받았던 원작자의 코멘트.
그리고 라앺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공통적으로 자주 나오는 염라에 대한 키워드.
그것들을 최대한 그러모아 이미지로 만든다.
‘일단 바탕을 깔자. 염라가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연 허당 어린아이와 저승의 왕, 그 차이로 인한 갭이야. 그걸 표정과 목소리 등으로 두드러지게 살려주기면 하면 웬만해선 호감을 느끼겠지. 거기에 디테일을 얹어야 해. 인간세계에서 염라가 허당처럼 보이는 건, 저승의 율법대로 수백, 수천 년을 살아왔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걸음걸이나 말투, 행동거지에 다소 사극스러운 요소를 섞어도 매력적일 거야. 일부러 귀엽게 보이거나 애교를 섞는 건······음. 필요 없겠어. 어린애 모습을 한 녀석이 어른 행세를 하는 게 매력적인 거니까.’
더할 건 더하고 덜어낼 것은 덜어낸다.
그렇게 착착 캐릭터 메이킹을 진행해나가는 유진.
일반 대중은 물론, 원작 팬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장 이상적인 염라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똑똑.
“유진아. 바쁘니?”
염라에 대한 캐릭터 메이킹이 끝나갈 무렵.
아버지 박태종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뇨. 무슨 일이에요?”
“그게. 실은 너와 길게 할 얘기가 있는데.”
“할 얘기요?”
“응. 아빠랑 잠깐 나갈까?”
“넵.”
아버지의 말이기에 유진은 군소리 없이 따랐다.
그러나 굳이 박태종이 밖에 나가서 할 얘기가 있다고 하니.
‘보통 일은 아닐 거 같은데.’
그렇게 도착한 곳은 한 대여미팅룸이었다.
“아빠. 여긴 어디예요?”
“응. 중요한 미팅을 할 곳이야.”
박태종은 그리 대답할 뿐이었다.
‘작품에 관한 미팅인가? 하지만 그럴 리가 없는데.’
곧 라앺 촬영에 들어가야 하고, 오디션도 있으니 너무 촉박하다.
‘그렇다면 광고? 협찬?’
그렇게 의문과 함께 안으로 들어선 유진.
그런데 그곳에서 마주한 사람은.
‘응? 동석이 형?’
다른 누구도 아닌, 차동석이었다.
그것도 정장 풀 세트를 갖춰 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