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화
개봉한지 2년이 지난 뮤지컬 애니메이션 <날개>.
국산 애니메이션 최초로 300만 관객을 기록한 저력답게 아직도 팬 커뮤니티가 건재하다.
감독인 이선화가 스윗터를 통해 비하인드 떡밥들을 풀어주기도 했고.
그래서 팬아트, 2차 창작 등이 간간히 올라고 있을 무렵.
[<단독> 한국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신화 <날개> 제작사 블루컬쳐 스튜디오, 신작 제작 중!]
인터넷에 그 소식이 알려지자.
애니메이션 관련 커뮤니티들은 단숨에 불타올랐다.
[마참내! 마참내! 마참내! 마참내!
5252...믿고 있었다고 퍼런문화 스튜디오~!!
제발 날개 후속작 제바류ㅠㅠㅠㅠ
아직도 ‘날아가’ 자주 듣는데...
우리 솔이 어른된 모습좀 보여줘요 ㅠㅠㅠ]
그들 모두가 <날개>의 정식 후속작을 원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음악과 동화 같은 성장 이야기.
그만큼 많은 사람이 주인공 솔이라는 캐릭터에 많은 애착을 가지게 되었다.
[날개 2에도 박유진 꼭 데려와!!
박유진 아닌 솔은 팥 없는 붕어빵임
ㄴ ? 요즘 붕어빵은 슈크림이 진리인데
ㄴ ㄹㅇㅋㅋ 요즘 누가 팥먹음
ㄴㄴ 맛알못 초딩입맛들 팥이 근본이다 이말이야
붕어빵이고 자시고 박유진 데려와!!]
하지만.
그런 그들의 희망도 잠시.
[블루컬쳐 스튜디오의 이선화 감독, "<날개>는 1편으로 끝, 후속작 만들 계획 전혀 없다······팬들에겐 항상 감사"]
이선화 감독이 직접 나서서 <날개>의 후속작은 없을 거라 못박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왜 단언함 ㅠㅠㅠ 언젠가 나올 수도 있잖아
난 아직 솔이를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부류도 있는 반면.
[하긴 더 뽑아먹으면 추해지기 밖에 더하겠어
꽉 닫힌 해피엔딩이었는데 뭘 더 뽑아먹는 게 이상하지
ㄹㅇㄹㅇ 괜히 돈벌려고 2편 억지로 뽑는 것보단 낫다
1편이 워낙 마스터피스였으니... 존중합니다]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을 응원하는 부류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날개>는 한 편의 영화로서 그들의 마음속에 남았고.
그에 대한 기대감은 모두 블루컬쳐 스튜디오의 차기작으로 향했다.
[뭔 내용이려나
노래야 잘 뽑을 거 같은데 이번엔 캐릭터 움직임 좀 자연스럽게 뽑았으면
ㄹㅇㄹㅇ 연출은 좋았는데 캐릭터 디자인이나 모션은 좀 아쉽더라]
그런 와중 또다른 논쟁거리는.
[박유진도 참여함?? 참여하겠지??
박유진이 따빙하기에는 몸집이 너무 커지지 않았냐?
? 더빙이 뭐가 어때서 ㅡㅡ 후려치지 마라 더빙도 엄연히 연기다]
바로 박유진의 참여 여부.
<날개>의 흥행 요인이 박유진의 호연 덕분이란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었으니까.
[박유진 얼굴 낭비할 일있냐 ㅋㅋ 그런 얼굴하고 목소리만 나오는 건 문화적 손실임
ㄹㅇ... 심지어 애니보다 현실의 박유진이 잘생겼잖아]
이 와중 또 유진이 참여할 리가 없다는 파.
[난 유진이 얼굴보다 목소리가 좋음 완전 소년 그 자체자너
ㄹㅇ 듣는 것만으로도 성장서사 뚝딱임...개조아
유진이 제발 변성기 잘 지나갔으면 ㅠㅠㅠ]
그리고 참여할 것이다, 혹은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파가 갈렸다.
[요즘 박유진 라앺 찍느라 바쁠 거임
왜 그거 뭐 스케줄 빡빡하다고 재조정했다며 편성까지 미루면서
썰 들어보니까 뭐 웹드라마도 또 새 시즌 찍는다며]
그렇게 행복회로와 부정회로가 팽팽한 가운데.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지 않냐 참여하냐고]
어느 커뮤니티든 꼭 있는 존재.
바로 관심종자, 어그로꾼들이 나타났다.
[어케? ㅋㅋ
라이브 같은 거 하면 채팅으로 물어보면 되지
언급해도 안 해도 반응만 봐도 꿀잼일듯ㅋㅋ
상식적으로 대답해주겠냐?
아 제발 10살짜리한테 이상한 짓좀 하지마라 씹덕들아; 걍 가만히 있어
10살짜리니까 자기도 모르게 알려줄 수도 있지
박유진 은근 기존쎄라 그런 거 먹금 잘함 걱정 ㄴㄴ]
그렇게 커뮤니티가 혼란해진 와중.
[내일 넙튜브 라이브 합니다!
어떤 컨텐츠를 할 것이냐!
전에 말했던 유진이네 노래방 알죠?
드디어 정식오픈을 결정했습니다! ٩( ᐛ )و (신남)
그럼 내일 오후 6시에 만나요!]
박유진의 스윗터가 업데이트 되었다.
*
정기열의 방.
정기열은 한창 대본을 숙지하고 있는 중이었다.
‘역시 어려운 일이구나.’
더빙 작업에서 대본을 숙지한다는 것.
그건 드라마, 영화에서 대본을 숙지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이었다.
입길이를 맞추기 위해 어느 타이밍에 대사를 치고, 어느 타이밍에 끊어야 할지.
그 과정에서 인물의 감정과 상황은 어떤지.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호흡을 어떻게 넣을 것인지 등.
고려해야할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더 열심히 해야해.’
똑똑-
그때.
정기열의 방에 울리는 노크소리.
“기열아. 들어가도 될까?”
바로 어머니, 김주현이었다.
“소식 들었어, 기열아. 오디션 합격했다면서?”
정기열은 아직 어머니 김주현에게 합격 사실을 전한 적이 없었다.
떨어지면 앞으로 더빙에 관심을 끄라고 말했으니까.
합격사실을 전해도 어머니가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것.
“······응.”
그토록 바라던 오디션에 합격했으나.
정기열은 들뜨지 않으려 노력했다.
합격전화를 받은 이후 유진과 유신애 앞에서 펑펑 운 게 좀 부끄럽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김주현이 가르치기를.
‘오디션에 붙는 것보다, 합격한 이후가 중요하니까.’
대중들은 오디션 과정을 보지 않는다.
오로지 TV로 송출된 결과물만을 본다.
오히려 오디션 끝난 이후, 본 게임이 중요하다.
그러니 오디션에 붙었다는 게 자랑할 일은 아니다.
정기열은 그리 생각했던 것.
“잘했어.”
“······응?”
스윽, 스윽.
정기열의 머리를 쓰다듬는 어색한 손길.
“엄마가 도와준 것도 없는데, 혼자 힘으로 해냈구나.”
그러나 퍽 다정하고 부드러웠다.
“네가 자랑스러워.”
그리 말하며 김주현은 책상 위에 과일그릇을 올려놓았다.
정갈하게 잘린 배가 담겨있었다.
“배가 달더라. 목에 좋아. 너무 무리하지 말고. 알았지?”
“응, 으응.”
그러고도 정기열의 얼굴을 쓰다듬어준 뒤.
김주현은 곧장 방을 나갔다.
정기열은 다소 멍한 얼굴로 한참을 있다가.
“히, 히히.”
곧 실없이 웃기 시작했다.
유진이 봤다면 ‘저저 바보 같이 웃는거 봐라’하고 놀렸을 얼굴.
그러나 정기열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히히, 히히히히.”
아닌 척해도, 어른스러운 척해도.
정기열 역시 부모님의 칭찬에 목마른 어린아이였으니까.
얼마만에 들어보는 것인지 모를 칭찬.
거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도전해 이룬 성취.
짜릿함이 정기열의 몸을 휘감았다.
그러자 불쑥 생각나는 얼굴.
정기열은 휴대폰을 들었다.
“뭐야. 라이브 방송을 한다고?”
유진의 넙튜브로부터 날아온 알람을 봤으니까.
전화라도 해서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었는데.
“진짜 열심히 하네.”
또래에 비해 정기열도 열심히 사는 편이지만.
유진은 차원이 달랐다.
분신술이라도 쓰는 건지, 몸이 한 3개는 되는 것 같다.
“그럼 유신애한테 해볼까.”
저번 만남 이후로 전화번호도 주고받고, 나름 친해졌으니까.
말수는 적어도 누군가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아이였다.
혼자 잘난 듯 떠들기 좋아하는 정기열과 의외로 상성이 잘 맞았다.
그렇게 유신애에게 연락하기 직전.
유진의 넙튜브 알람을 지우려고 하는데.
“······노래방?”
새삼 라이브 방송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게 좀 독특했다.
*
<유진이네 노래방 오픈 대기 중!>
유진이 라이브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장소.
바로 한권주와 전설의 라이브 방송을 찍었던 바로 그곳이었다.
“그런데 박유진 배우. 조심해야겠는데요?”
이번 라이브 방송을 도와줄 사람.
그건 바로 주역 매니지먼트의 영상팀 소속, 김상헌이었다.
“인터넷 반응을 보니 어그로가 몰려올 모양이예요.”
유진의 높아진 인기만큼이나 분탕 어그로들도 꼬이기 쉽다.
라이브 방송은 그들이 날뛸 수 있는 최적의 환경.
아역배우라고 예외는 없다.
게다가 요즘 악플러들이 유독 악질인 점은 수법이 교묘하다는 것.
대놓고 욕을 하는 게 아니라.
묘한 워딩과 물타기로 여론을 조성해버린다.
“채팅창은 끄는 게 어떨까 싶은데요.”
“괜찮아요. 그 사람들 때문에 날짜를 오늘로 잡은 거거든요.”
“네?”
유진의 대범한 대답에 김상헌은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라이브 방송 세팅 완료됐죠?”
“네. 완료됐습니다.”
“준비해주셔서 감사해요! 아, 그리고 이따 손님 한 명 올 거거든요? 근데 제가 말하기 전까진 절대 티내지 말아주세요. 알았죠?”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대며 씨익 웃는 유진.
김상헌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일 따름이었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 아역배우 박유진입니다!”
라이브 방송 시작과 동시에 6천 명이 넘는 시청자가 몰리는 건 이제 당연한 일.
심지어 점점 실시간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유하(유진하이라는 뜻 ㅎ)
ㅇㅎ
ㅇㅎ~~
오늘은 게스트 없나요??
박유진 채널인데 왜 게스트를 찾아
게스트무새 쳐내 ㅡㅡ]
채팅창 반응을 읽던 유진은 곧 작게 미소지었다.
“오늘 게스트 없냐고요? 아아, 그게요. 조금 늦는다고 하시네요? 그때까지 제가 시원하게 한 곡조 뽑아볼게요!”
이후 유진은 기계를 이용, 능숙하게 번호를 눌렀다.
“제가 선미와 같이 뮤비에 출연했던 곡이죠? 바로 ‘첫사랑’ 불러보겠습니다!”
박유진이 부르는 빅터의 노래라니.
어그로가 제대로 끌리는 건 당연한 일.
곧 ‘첫사랑’의 서정적인 간주가 흘러나왔다.
[ㅁㅊ 박유진이 첫사랑을??
ㅋㅋㅋㅋ 10살짜리가 부른다니 먼가 기엽다
어떻게 부를지 상상이 가면서도 안 가네 ㅋㅋ]
유진의 순수한 창법으로는 깊은 감성의 ‘첫사랑’을 소화해내기 어려울 것이다.
시청자들 대다수가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떠올라
너와 함께한 그날의 기억
그런데.
첫소절을 내뱉자마자.
[????
??????
지금 유진이가 부르고 있는 거 맞음?
AR 튼 거 아님?]
채팅창은 곧 갈고리 수집기가 되었다.
첫 파트를 맡은 유이치의 모창을 완벽히 소화해냈으니.
기억을 되돌려
추억을 걷는다
그 길의 끝에서
너를 보낸다
음색이 비슷한 유이치는 정말 본인을 데려온 수준이고.
음역대가 다른 멤버들의 경우 느낌과 표정 등으로 커버했다.
노래가 끝나고.
기계가 매긴 유진의 점수는.
[당신은 노래의 천재! 100점!]
“아싸, 백점!”
유진이 주먹을 불끈 쥐며 좋아했다.
“여러분, 저 100점이에요! 어? 제가 부른 거 맞냐고요? 에이, 그럼요! 제가 여러분한테 거짓말을 할 리가 있나요. 제가 또 모창이랑 성대모사를 잘하거든요!”
그 증거로, 유진은 무반주로 마이크를 잡고 ‘첫사랑’ 일부를 다시 불러보았다.
멤버들의 킬링파트만 쏙쏙 뽑아서.
[와 미쳤다 ㅋㅋㅋㅋㅋㅋ
민혁 두성창법 따라하는거 실화냐 ㅋㅋㅋ 졸귀야 ㅋㅋ
아니 모창도 모창인데 표정이랑 노래할 때 버릇이 너무 존똑ㅋㅋ]
그런 채팅창 반응을 보며 유진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짤 생성 많이 됐겠지.’
모창에 대한 빅터 멤버들의 반응을 보고 느꼈다.
이건 분명 먹힐 컨텐츠라고.
[다른 그룹 모창도 해줘!!
애플박스 노래도 해줘 ㅠㅠㅠ제바류ㅠㅠㅠ
유어보이의 네남자 불러줘 평생소원이야 제발]
아니나 다를까.
채팅창에선 모창 요청이 쇄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창은 여기까지.’
자주 하면 목이 상하기 쉽고.
이런 꿀컨텐츠는 오래 뽑아먹어야 한다.
라이브 한 번에 다 털긴 아쉽지.
“자. 그럼 이제 다음곡으로 가보겠습니다!”
수많은 요청을 뒤로하고 유진이 선곡한 곡은, 아이돌의 곡이 아닌 진중하고 차분한 발라드.
유진이 자신의 창법, 자신의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였다.
[이건 누구 모창임?
모창 아닌 듯 그냥 덤덤히 부르자나]
이에 실망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으나.
[근데 유진이 목소리 좀 낮아진 듯?
오...새롭다...
ㅠㅠ 되게 따뜻한 느낌이다]
곧 유진의 창법이 변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에 천천히 스며드는 중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유이치를 흉내내는 수준이었다면.
이젠 스스로 톤조절을 통해 목소리를 성숙하게 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물론 원체 음색이 맑고 깨끗해서 드라마틱하게 변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유진의 색이 섞인, 따뜻하고 힘 있는 음색이 되었다.
[황순원 소나기 읽는 느낌이네... 어린시절의 애절한 사랑 느낌
애기가 갑자기 자란 거 같다...
하긴 날개도 벌써 2년 전이네
그러게...날아가 때랑 비교하면 성숙해진 게 느껴지네]
이에 유진의 팬들은 유진의 성장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몇 곡이나 불렀을까.
유진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자. 그럼 노래 많이 불렀으니 잠깐 채팅 좀 읽어볼게요. 아, 수건 고마워요 아빠! 어디보자. 울 유진이 이제 다 컸네. 하하, 그렇죠! 저도 이제 곧 일레븐, 11살이니까요. 11살이면 인생 다 살았다!”
그렇게 팬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던 유진.
곧 그의 눈에 들어온 채팅이 있었다.
[블루컬쳐 스튜디오 신작 소식 나왔던데 참여하나요
더빙 참여함? 더빙 참여함? 더빙 참여함? 더빙 참여함? 더빙 참여함? 더빙 참여함?]
그에 잠시 시선이 머물렀던 유진이지만.
곧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라앺 드라마 관련 스포 좀 해주세요······앗. 죄송해요. 스포일러나 정보 유출하면 엄청 혼나거든요.”
몰려온 어그로들을 일부러 무시하는 것이다.
마치 뜸을 들이듯.
“유진이 노래 실력이 더 좋아진 거 같아. 넘 잘한다······앗, 감사합니다! 요즘 노래도 틈틈이 배우고 있거든요. 앨범 내도 되겠어······하하, 아니에요. 전 가수가 아니라 배우인 걸요.”
[와 보고도 모르는 척하네 ㄷㄷ
참여하는 거 맞는 듯 ㅋㅋ
왜 팬들 얘기 무시해요 ㅡㅡ]
채팅창에서 억지떡밥이 굴러가기 시작했다.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해 깽판을 부리는 것.
‘어차피 신작 기사 뜰 때부터 예측한 일이었어.’
알면서도 유진은 라이브를 굳이 오늘로 잡았다.
그 이유야 당연히 나름의 대비책이 있기 때문.
“여러분께서 오늘따라 노래 칭찬을 많이 해주시네요. 이 모든 영광을 제 노래 스승님에게 바칩니다. 마침 곧 제 스승님이 오신다고 했는데······아! 오셨다! 오늘의 게스트를 소개합니다!”
잠시 후.
“안녕하세요. 빅터의 유이치입니다.”
유이치의 목소리가 들렸다.
[??? 진짜?
갑자기 유이치라고?]
그러자 순식간에 동요하는 채팅창.
하지만.
“어때요. 감쪽 같죠?”
실은 유진이 성대모사로 낚은 것.
얼마나 감쪽 같았는지.
아까 유진이 성대모사를 잘한다는 걸 봤으면서도, 의심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 찐으로 유이치 온 줄 알고 놀랐잖아
유진이 성대모사 진짜 잘하네 ㅋㅋㅋ]
이에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이 다수였으나.
[ㅡㅡ 아나;;
지금 시청자 우롱하는 거임?
좀 실망이네요...
해
명
해]
어그로들이 과민반응을 하며 물타기를 시도했다.
그를 보며 유진은 당황하기는커녕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죄송해요. 그럼 사죄의 의미로 진짜 유이치 형을 불러볼게요. 스승님! 나와주세요!”
유진이 손짓하자.
문밖에 대기하고 있던 남자가 걸어들어왔다.
곧 카메라를 향해 예의바르게 고개를 숙이는 사람.
“안녕하세요. 빅터의 유이치입니다.”
진짜 유이치였다.
[????
스승?? 둘이 뭔데??
그 빅터 유이치 맞음?
찐 유이치라고??
유이치가 여기서 왜 나와???]
어그로들조차 입 벌린 관객으로 만들어버릴 정도.
그 정도의 대형떡밥을 투척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전 박유진의 스승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