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127화 (127/237)

127화

“정말 고맙다.”

“네? 제가 뭘 했다고.”

유진은 얼떨떨한 얼굴로 이순철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서툰 손길로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이순철.

곧 그 화면 안에 보이는 기사는.

[일본 최고 기대작 영화 <환혹>, 원작 표절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다!]

유진이 한동안 잊고 있던 작품의 소식이었다.

“어? 이 작품.”

“그래. 내가 너에게 같이 참여하자고 했던 그 작품이지.”

이순철과 유진 모두 캐스팅 제의를 받았던 <환혹>.

이순철에겐 연기 인생에서 마지막 기회일지 모를 해외진출작이었다.

이에 유진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며 얘기를 꺼냈다.

그러나 유진은 그를 거절했고, <환혹>에 참여하려는 이순철을 만류했다.

그러고 몇 달 뒤인 지금.

<환혹> 쪽에서 원작 표절 시비가 터진 것이다.

“섣불리 참여했더라면 괜한 피해를 입었겠지.”

만약 이순철이 <환혹> 쪽에 참여했더라면?

하마터면 말년의 연기 인생을 제대로 망칠 뻔했다.

“유진이 너, 설마 알고 있던 건 아니지?”

“네? 설마요. 저 그 소식도 방금 보고 알았는데요.”

유진은 모르는 체하며 대답했다.

회귀자라서 알고 있다는 소리는 할 수 없으니까.

“아무튼 다행이에요. 저랑 할아버지 참여했으면 큰일날 뻔했다. 그쵸?”

이순철은 대답하는 대신, 잠시 아무 말 없이 유진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 속내를 읽어보려는 것처럼.

배우로서 오랜 연륜을 가지고 사람을 관찰해온 이순철이다.

상대방의 거짓말이나 내숭 정도는 쉽게 간파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눈빛으로도 유진의 진심을 읽어낼 수는 없었다.

“눈빛이 더 깊어졌구나.”

“네?”

“아니다. 실은,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왔다.”

그리 말하며 이순철은 제본이 된 종이뭉치를 유진에게 건넸다.

유진에겐 익숙한 형태의 물건이었다.

‘대본?’

감독이나 작가도 아니고.

배우가, 그것도 이순철 급이나 되는 배우가 대본을 건네주다니.

유진은 조금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내용을 확인했다.

[영화 <찬란> 대본]

맨 앞장에 쓰여있는 글자였다.

‘<찬란>? 이 시기에 이런 제목을 달고 있는 영화가 있던가?’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도무지 떠오르질 않았다.

유진은 한 장을 넘겨 다음 페이지를 확인했다.

[기획의도

배우란 무엇인가.

배우란 어떻게 탄생하여, 어떻게 유지되는가.

원로배우이자 대배우라 일컬어지는 이순철.

그의 일생과 자취를 되새기며, 이 시대에서 배우란 어떤 의미인가를······]

기획 의도를 읽은 뒤, 유진은 확신했다.

‘이건 원래 내가 알던 미래에 없던 영화야.’

유진이 기억하기론 그랬다.

이런 영화가 존재한다면 자신이 모를 리가 없다.

무려 이순철의 인생을 모티브로 삼은 팩션 영화가 아닌가.

‘당연한 일이지. 이 시기의 이순철 할아버지는 이미 은퇴했었으니까.’

회귀 전 유진이 배우로 데뷔했을 때.

이순철은 이미 배우를 관둔 지 한참 됐고, 시골에서 유유자적 살고 있었다.

다만 충무로에서 전설적 이름으로 남아있을 뿐.

그런데 이번 삶에선 은퇴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를 찍게 되다니.

‘사람 인생이란 참 알 수 없는 거구나.’

그 진리를 유진은 새삼 곱씹었다.

“기획의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번 영화는 내 인생을 모티브로 만드는 영화다. 감독 말로는, 배우를 위한 영화라고 하더라.”

“우와. 되게 멋지네요.”

유진은 진심을 다해 말했다.

사후에 전기영화가 나오는 경우야 왕왕 있지만.

이렇게 황혼기의 배우를 위해, 그 배우의 일생을 모티브로한 영화를 만들다니.

‘이순철이라는 배우에게 보내는 일종의 헌사로군.’

그만큼 이순철이라는 배우가 한국영화계에 미친 영향이 크다는 뜻이리라.

실제로 회귀 전 유진도 많이 보고 배웠으니.

수십 년 후에 봐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그야말로 명연기의 향연.

얼핏 봐선 특별할 거 없는 평범한 연기처럼 보이지만.

이순철의 진가는 바로 거기에 있다.

어떤 캐릭터든, 정말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듯한 입체성 있는 인물로 구현해내니까.

“엔딩 장면에 회상 장면이 등장해. 그런데 이 할아버지가 10살을 연기할 수는 없잖아. 그걸 유진이 네가 맡아줬으면 하는데.”

이순철의 말에 유진이 흠칫 놀랐다.

“제가요?”

유진은 그 이후 대본 맨 마지막을 확인해보았다.

대사도 몇 줄 없고, 분량은 고작해야 몇 분 정도일 터다.

거의 특별출연 수준.

‘하지만 이 영화에선 상징성이 엄청나지.’

유진은 단번에 그를 간파해냈다.

이순철의 인생을 담아낸 영화인데, 그런 영화의 엔딩을 장식한다니.

‘마치 이순철 배우의 후계자처럼 보일 수도 있어.’

이걸 오디션도 거치지 않고, 곧장 자신에게 부탁하다니.

“할아버지한테 의미가 엄청 깊은 영화 같은데, 제가 출연해도 될까요?”

“너라서 부탁하는 거다.”

이순철은 힘주어 말했다.

“네가 아니었다면 난 이 영화를 놓쳤겠지. 물론, 단지 그것만으로 결정한 건 아니야. 유진이. 넌 나와 참 달라. 하지만 또 같기도 하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어린나이에 재능을 타고나서 고생 한 번 안 하고 승승장구하는 것 같지만. 또 어떨 때보면 아주 많이 고생해본 아저씨처럼 보여.

성공만 해본 사람은 언젠가 실패를 피할 수 없게 돼. 실패를 모르니까. 하지만 실패해본 사람은 계속 실패를 피해갈 수 있지. 실패를 알고 있으니까.”

유진은 속으로 뜨끔했다.

이순철은 유진의 진심을 간파해내진 못했으나.

유진이 어떤 인간인지에 대해선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아니다. 방금은 늙은이의 주책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구나. 내가 어린애를 앞에 두고 뭐라는 건지.”

그러다 곧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하는 이순철.

“아무튼. 내 어린 시절이 너처럼 귀엽고 잘생기진 않았었지만. 뭐, 추억이라는 건 미화되기 마련 아니겠어.”

분위기를 풀려는 것인지.

농담처럼 말하며 유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무튼. 나는 너를 매우 높게 사고 있다, 이 말이야. 그래서 연기해주겠니? 이 할애비의 어린 시절을.”

이순철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든.

유진으로선 상관없었다.

이런 뜻깊은 영화의 대미를 장식할 아역.

그를 자신에게 맡긴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

“네. 그럼 맡겨주신 만큼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자 이순철도 환하게 웃었다.

유진이 맡아주어 진심으로 기쁜 얼굴이었다.

“그런데 할아버지. 감독님은 누구예요?”

“주승아 감독. 젊고 유능한 감독이지.”

그런데 그 이름을 듣는 순간.

“헐.”

유진은 저도 모르게 반응해버리고 말았다.

“음? 주승아 감독에 대해 알아?”

“네. 어디선가 이름을 들어본 거 같아서요.”

그럼, 알다 마다.

주승아라는 이름을 모를 수가 있겠나.

‘이게 웬 떡이야.’

유진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야말로 복이 굴러들어온 셈이었으니.

‘내년에 영화 <클래식 기타>를 연출하는 감독이잖아.’

*

며칠 후.

<데드맨>의 영화감독 권성택의 집.

“자네, 많이 늙었군.”

권성택의 맞은편에 자리한 이순철이 넌지시 말했다.

“개봉 이후 행사가 너무 많아. 인터뷰에, 프로그램에, 관객과의 대화에. 내가 감독하면서 이렇게 바빠 본 건 처음인 것 같군.”

“영화를 만들 땐 팔팔했는데 말이야.”

“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지, 인터뷰 하러 다니는 사람이 아니니까.”

거장 권성택.

그가 거장으로 계속 군림할 수 있는 이유다.

영화를 통해 얻는 수익과 명예, 명성보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기 때문.

“얼른 새로운 작품이나 만들고 싶을 지경이야.”

“늙어서도 참 열심히 일하는군. 그 체력의 비결이 대체 뭐야?”

“자네가 할 소린 아니지. 듣자 하니 꽤 재미있는 걸 만들고 있는 모양이던데.”

“뭐야. 벌써 소문이 퍼진 건가?”

“아니. 승아가 내게 와서 먼저 말하더군. 자네 인생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 생각인데, 그래도 되겠느냐고.”

그 말에 이순철이 피식 웃었다.

“허허. 권성택이 자네가 무슨 내 부모라도 되나? 왜 먼저 가서 허락을 받는지.”

권성택은 뭐라 말하는 대신 막걸리를 홀짝 마셨다.

잠시 후, 이순철의 막걸리잔을 툭 치며 말했다.

“이순철 자네. 내 페르소나라고 불렸으면서. 정작 자네에 대한 영화는 다른 감독이랑 찍는단 말이지.”

“뭐야. 늙어서 질투라도 하는 건가? 거장이란 인간이 그러면 안 되지.”

“그럴 리가.”

말은 그렇게 해도.

권성택의 얼굴에선 서운함이 엿보였다.

이순철의 인생을 담은 영화라면 자신이 제작하고 싶었을 테니.

“그냥 젊은 사람이 부탁하니 궁금하잖아. 내 인생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는데.‘

“난 이제 늙었다는 건가.”

“늙었지. 그럼 젊나?”

“아직 감각만큼은 젊은 것 같은데. 아닌가? <데드맨>을 봐. 아주 크게 성공했다고.”

답지 않게 제 치적을 자랑하는 권성택.

아무래도 이순철에게 어지간히 섭섭한 모양이다.

“그냥, 젊은 사람의 눈으로 보고, 표현해낼 나라는 인간이 궁금했을 뿐이야. 자넨 나를 너무 잘 알잖아. 권성택 자네는 나와 형제나 다름없어. 피보다 진한 사이지. 그래서 거리감이 없어.”

형제나 다름 없고, 피보다 진한 사이다.

그 말을 듣고서야

“내 아역, 유진이에게 맡겼어.”

“박유진?”

“그래.”

그러자 권성택이 정색을 하며 말했다.

“이순철이. 양심을 고물상에 판 건가? 어릴 때 사진을 보면 개구리처럼 생겼으면서, 박유진을? 요즘말로 그걸 세탁기 돌린다고 하던가?”

“······그렇게까지 정색할 건 없잖아.”

서로에게 서운해진 두 사람.

잠시 아무 말 없이 술잔만 기울였다.

“유진이. 어떨 거 같아?”

그러다 이순철이 다시 불쑥 얘길 꺼냈다.

“뭐. 그래도 자네 아역을 맡을 만한 배우가 유진이 밖에 없긴 하지.”

“아니, 이제 내 영화 얘기는 그만하고······백룡 말이야. 슬슬 심사위원들이 명단을 고심하고 있겠지.”

한국에서 가장 큰 권위를 자랑하는 백룡영화제.

작년 한해 압도적 흥행을 기록한 <데드맨>은 이미 확실한 작품항 후보였고.

그곳에서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한 유진은 강력한 남우조연상 후보였다.

“유진이 말곤 달리 줄 녀석도 없잖아. 작년에 영화판이 그 꼴이었는데.”

권성택은 그리 말할 자격이 있었다.

작년에 몰살 직전까지 갔던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데드맨>으로 제대로 지켜줬으니까.

실제로 <데드맨>을 제외하면 작년 한국영화는 흥행성적이 처참한 수준이었다.

“영화가 망했어도 연기를 잘하는 녀석들은 많지. 오히려 고군분투했다는 명분으로 고평가하려는 것일지도 모르고.”

“작품을 보는 안목도 배우의 중요한 요소지.”

“상 주는 놈들이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것 같진 않은데. 그 꽉 막힌 녀석들이 과연 11살짜리에게 트로피를 안겨줄까?”

유진에게 상을 준 한양독립영화제와는 제법 상황이 달랐다.

당시 유진이 받은 건 일종의 신인상 개념이었고.

해당 영화제 자체가 파격을 모토 중 하나로 삼고 있었으니.

그러나 백룡영화제는 신인상이 없다.

그런 대단한 상을 11살이 받아도 되는가?

그는 영화계 사람들,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논쟁거리였다.

“괜히 애 앞길을 망치는 일이라며 경고하는 녀석들도 있던데. 그 어린아이가 백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이라는 큰 상을 받았을 때. 남은 연기 인생에서 부담감이 없을까?”

“웃기는 일이지. 영화제가 언제부터 미래를 신경 쓰는 자리였는지. 철저히 결과중심이라 신인상도 없애버린 녀석들 아닌가? 영화제가 뭐야? 한 해를 돌아보고, 연기 잘한 녀석에게 상을 준다. 그게 기본 아니었나?”

권성택이 보기에 그저 다 변명거리에 불과한 것.

“그런데 듣자하니 이상하네. 이순철이 자넨 박유진이 상을 받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건가?”

“아니. 받아야 해. 그래서 그러는 거야. 그러니 내 아역도 맡기는 거고.”

그 말을 들은 뒤.

권성택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이순철, 자네 설마.”

“이번 백룡은 큰 분기점이 될 거야. 충무로라는 곳이 새로운 바람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그냥 흘려보낼지 말이야.”

이순철은 그리 말하며 막걸리잔을 비웠다.

*

한편.

“우와.”

MBS 사옥 앞에 도착한 유진.

그 커다란 눈이 휘둥그레졌다.

건물 안이든 밖이든 라앺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으니.

“라앺 천국이네요, 진짜.”

“당연한 거 아니겠냐. 지금 라앺이 얼마나 잘 나가는데.”

옆에 있던 차동석이 말했다.

그 말대로.

[적수가 없다······드라마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시청률 30% 돌파!]

[염라 챌린지, 해외로까지 퍼졌다? 해외 넙튜버들도 도전 중]

[뱀파이어, 저승사자, 염라대왕······<라이프 애프터 라이프>가 불러온 각종 오컬트 열풍! 관련 상품 판매량 200% 증가]

[드라마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해외 리메이크 판권 계약까지 논의 중······제작사들 ‘행복한 비명’]

[라앺 원작, 없어서 못구하네······작가 애장판은 한 권당 30만원을 호가하는 중!]

라앺은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우리 채널에 올린 염라 챌린지 벌써 조회수 400만이더라.”

“아까 봤어요. 댓글의 반이 외국분들이더라고요.”

오늘 두 사람이 MBS 사옥에 온 것도 라앺 관련 미팅 때문.

슬슬 드라마도 엔딩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선풍적 인기에 힘입어 4회 연장, 스페셜 방송을 검토 중이었다.

“근데 갑자기 김오태PD님이 보자고 할 줄은 몰랐어요. 별떠 게스트로 부르고 싶으신 걸까요?”

“그럴 수도 있어. 근데 그건 이미 여러번 거절한 사항이라. 굳이 미팅까지 하며 요구할까 싶긴 하다.”

그러면서 겸사겸사 예능PD 김오태와 약속을 잡았다.

갑자기 김오태 측으로부터 한 번 얼굴을 보고 싶다는 연락이 온 것.

유진은 아역배우, 키즈모델들과 그 부모님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예능.

<별을 보러 떠나요>가 파일럿에서 정규편성이 될 수 있도록 만든 1등공신이다.

정규편성 이후 몇 년이 흘렀지만, 김오태PD는 계속 유진을 탐냈다.

게스트로라도 한 번 얼굴을 비춰준다면 화제성이고 시청률이고 모두 치솟을 테니.

하지만 유진 측은 이를 계속 거절해왔다.

“한 번 출연하는 것도 괜찮을 텐데. 고정도 아니고 게스트면.”

“너무 바쁘잖아요. 저도 그렇지만 아빠도요. 주말만큼은 편히 쉬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동안 너무 바빠 이틀이나 스케줄을 비우기 어려웠고.

박태종도 유진의 넙튜브 채널 관리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

괜찮은 척하지만, 주말에 세상 모르고 자는 아버지를 보면 유진의 마음도 뭉클해질 수밖에.

“그래. 하긴 이틀이나 스케줄 비우는 것도 일이지.”

차동석이 유진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있을 무렵.

“동석이 형!”

복도에서 차동석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

유진과 차동석, 두 사람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어, 오태야······응?”

그곳엔 예상대로 김오태가 서 있었다.

낯선 얼굴의 두 여인과 함께.

“드디어 만나뵙네요.”

곧 한 사람이 유진 쪽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다큐멘터리 PD 장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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