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139화 (139/237)

139화

139화

“미쳤나봐, 이새아. 너 때문에 늦었잖아! 늦잠은 왜 자 가지고! 아, 먼저 가서 사인받으려 했는데!”

“나 때문은! 네가 길 잘못 찾아서 그런 거 아니야!”

아웅다웅하는 두 사람.

후다닥 촬영장소로 뛰어가고 있었다.

이새아의 늦잠과, 김도희의 길치 콤보 때문.

그래도 다행히 약속시간에는 정확히 맞게 도착했다.

“걱정 마세요. 녹화까지는 시간이 제법 남았으니까.”

스튜디오에서 학교 선배 유용주가 두 사람을 다독여주었다.

“아, 정말요? 다행이다. 하여튼, 이새아 진짜.”

“네 길치 본능만 아니었으면 10분은 일찍 도착했거든?”

아무튼.

그들이 제일 늦게 온 것은 사실이었다.

이미 스튜디오 안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으니.

그에 섞이지 못하고 멀뚱멀뚱 서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그것도 잠시.

“준비됐지?”

“물론이지.”

영화사 사람들은 그들에게 까마득한 선배.

미리미리 얼굴과 이름이라도 알려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걸 알기에 이새아와 김도희는 더욱 힘차게 인사하고 다녔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아아. 한국대 영화과? 너희 거기 다녀? 하긴, 거기 유명하지.”

띄워주는 체하지만.

자신과 학벌이 다르다고 은근히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경우도 있고.

“어어. 그래, 그래. 대학생이라고? 이야. 나중에 잘 되면 모르는 체하기 없기야?”

처음에는 반기는 체하다가도.

금방 흥미가 식어서 대화가 단절되기도 하고.

“지금 좀 바빠서. 나중에 얘기하자.”

아예 대놓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로선 대학생들과 이야기하느니, 현업 종사자들의 인맥을 뚫는 게 훨씬 더 좋으니까.

먼저 온 다른 후배들의 상황도 별반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그렇게 이새아도 김도희도 한숨을 푹 내쉬고 있는 그때.

“안녕하세요!”

곧 열심히 돌던 그들 앞에.

유달리 키가 작은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이새아는 단번에 그게 누군지 알아챘다.

“저, 저기!”

“넵?”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단발을 찰랑거리며 돌아보는 아이.

바로 박유진이었다.

‘와. 미쳤다.’

그 모습을 보고 이새아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세상에, 11살이 저렇게 생겼다니!

‘어떻게 나보다 더 예쁜 거 같은데?’

“아, 안녕하세요. 저희는 이번에 경매 참가하러 온 한국대 학생들인데요.”

“아하! 안녕하세요. 배우 박유진이라고 합니다!”

박유진은 곧 환히 웃으며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그야말로 예의범절이 몸에 밴 모습.

곧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눴다.

‘와. 진짜 오묘한 느낌이다.’

보들보들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억센 느낌이 드는 오묘한 손.

어른도, 아이도 아닌 것이 말 그대로 ‘소년’의 손이었다.

“저, 한국대에서 라앺 촬영 왔을 때 배우님 봤어요.”

“아. 그러셨구나! 근데 그때 방학 시즌 아니었나요? 대학교는 초등학교랑 방학 기간이 다른가?”

“아뇨. 저희가 작품 준비하느라 방학에도 나와야 해서요.”

“아하. 그렇구나. 고생 많으시네요. 전 그냥 촬영장에 놀러간 거긴 한데, 대학교가 엄청 좋던데요? 저도 나중에 한국대학교에 가고 싶어요.”

“오세요. 꼭 오세요! 배우님이라면 분명 오시고도 남을 거예요.”

“아하하! 감사합니다.”

다행히 한국대학교는 좋은 대화거리가 되었다.

그 때문인지 이새아와 김도희는 유진과 꽤 오랜 시간 대화하는 호사를 누렸다.

“저, 사인 한 장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두 사람은 이내 곧 유진에게 공책과 사인펜을 내밀었다.

“물론이죠! 이름 알려주실래요?”

“저는 이새아고요, 쟤는 김도희예요.”

유진은 거절하지 않고 흔쾌히 사인을 해주었다.

“<스마트 좀비> 팀이라고 하셨죠? 그게 영화 제목인가요?”

“네. 하하. 제목이 좀 특이하죠?”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되게 재미있는 작품일 거 같은데요?”

“박유진 배우님이 참여해주면 더 재미있는 작품이 될 텐데.”

장난스레 말하는 김도희.

지금 최고로 핫한 박유진이 미쳤다고 대학교 졸업작품에 참여할까.

“오. 진짜요? 저 좀비물 꼭 해보고 싶었는데. 궁금하다!”

그런데 유진이 예상 외로 진지하게 대답하는 것 아닌가?

그러자 이새아의 마음 속에선 저도 모르게 ‘혹시?’ 하는 생각이 샘솟았다.

그러는 사이.

“네, 그럼 이제 녹화 들어가겠습니다! 스타분들은 이쪽에, 경매 참가자분들은 지정된 자리에 앉아주세요!”

스탭의 목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렸다.

“그럼 오늘 힘내세요!”

“아, 네. 가, 감사합니다!”

황급히 자리로 돌아가는 이새아와 김도희.

다만 유진의 목소리는 묘한 여운을 남겼다.

잠시 후.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하자 두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십 대의 카메라, 곳곳에 위치한 조명과 오디오 장비들.

그들이 뿜어내는 현장감과 위압감은 대학생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으니.

“그럼 지금부터 스타들의 6시간, 그 경매를 시작합니다!”

사회자의 멘트로 시작되는 녹화.

“그럼 이번 <식스 타임> 경매 룰을 설명드리겠습니다. 경매 시작가는 사회자 겸 경매사인 제가 정하게 됩니다. 경합이 많을 경우 호가폭을 조정할 수 있고, 호가 폭보다 더 높은 금액을 원하실 경우 팻말을 들고 금액을 외쳐주시면 됩니다.”

이새아와 김도희는 자신들 옆에 있는 팻말을 확인했다.

<스마트 좀비>라는 글씨가 쓰여있었다.

“낙찰받은 금액은 절대 취소할 수 없습니다. 금액은 모두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일 예정이니, 부디 좋은 마음으로 경매에 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이 좋은 뜻에 동참해주신 참여자분들을 소개합니다! 가장 먼저 교양국의 <오늘이 좋다!> 팀입니다.”

워낙 참가 팀이 많다 보니 소개하는 데만 시간이 한참 걸렸다.

“저희 영화 <리얼리스트>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SF 영화로, 말 그대로 현실주의자, 리얼리스트인 주인공이 시간여행자를 만나 겪는 기묘하고도 흥미로운 내용을 다뤘습니다. 주연에는 이강혁 씨가 캐스팅되어 있고······.”

“다음 달부터 방영될 드라마 <과장님이 미쳤어요> 팀입니다. 저희는 웹툰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게다가 마이크를 건네받으면 다들 제 프로그램, 영화를 홍보하지 못해 안달이었다.

물론 경매로 스타들을 낙찰해가면 좋겠지만.

경매로 나온 스타는 다섯인데 반해, 낙찰받으려는 팀은 훨씬 많다.

빈손으로 돌아갈 확률이 훨씬 높다는 얘기.

애당초 홍보를 목적으로 출연한 프로그램, 영화사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경매엔 특별한 참가팀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대학교 영화과 학생들입니다!”

거의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순서는 이윽고 한국대 영화과 학생들에게로 넘어왔다.

“안녕하세요. <제로백> 팀입니다. 졸업작품으로 <제로백>이란 작품 만들고 있습니다.”

“<어느 날 우리는>을 만들고 있는 한국대학교 4학년 서재연, 한동우, 민기혁입니다.”

앞서 후배들이 인사한 뒤.

<스마트 좀비> 팀은 쭈뼛대며 일어섰다.

“아, 안녕하세요. 저흰 한국대학교 영화과에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스마트 좀비> 팀입니다. 저는 이새아고요.”

“저는 김도희입니다.”

짝짝, 쏟아지는 박수.

곧 사회자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오, <스마트 좀비>요? 영화 제목인가요?”

“네? 네. 맞습니다.”

“하하. 긴장을 많이 하신 모양이네요. 그런데 영화 제목이 굉장히 독특한데요. 어떤 영화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네. 진짜 스마트폰으로 인해 좀비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런 상상력에서 출발한 작품입니다.”

그러자.

“제가 또 좀비 연기는 기가 막힌데. 저 안 써주실래요?”

경매 참여자인 개그맨 유조선이 즉석에서 좀비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러자 스튜디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빵 터졌다.

‘우리가 보여주려는 건 저런 전형적인 좀비가 아닌데.’

물론 이해한다.

<식스 타임>은 엄연히 예능 프로이고, 유조선은 개그맨답게 장난스레 예능으로 풀어가려는 것.

그래도 졸업까지 유예하고 <스마트 좀비>에 올인하는 입장에선 조금 씁쓸했다.

‘그래도 제목 덕분에 통편집은 안 당하겠네.’

무난했던 다른 팀에 비해.

자신들은 그래도 연예인들이 몇 번 리액션을 해줬으니.

벌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

그런데 그때.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어요.”

갑자기 훅 들어오는 어린 목소리.

박유진이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스마트 좀비>라는 제목이 엄청 흥미로워서요. 어떤 작품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무, 물론이죠!”

이새아는 반색하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김도희의 옆구리를 검지로 콕콕 찔러댔다.

네가 나서서 설명하라는 압력이다.

“네, 그. 저희 <스마트 좀비>는 스마트폰 의존증으로 인해 좀비가 되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제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이 사실 좀비를 만드는 매개체였다는 것이 설정이죠.

주인공들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아직 2G폰을 쓰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좀비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인 ‘VV3’, 네. 컴퓨터 백신 패러디입니다. 아무튼 그 VV3를 찾으러 여행을 떠납니다.”

김도희는 엉겁결에 나서서 <스마트 좀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조금 황당무계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설정.

이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에 위축이 될 법도 하지만, 김도희는 당당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했어요. 기술이 진보하는 만큼 인간 본연의 능력은 퇴화하고 있는 게 아닐까. 스스로 생각하는 것조차 포기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과 SNS에 맡기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걸 영화에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박유진만큼은 그 설명을 주의 깊게 듣고 있었으니.

“굉장히 좋은 소재인 것 같아요.”

김도희의 설명을 다 들은 후.

유진이 흥미롭다는 듯 미소지으며 말했다.

“좀비물이라고 하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정형화된 틀이 있잖아요? 그런데 <스마트 좀비>는 그걸 벗어날 거 같은 느낌이네요?”

유진의 말에 이새아가 벌떡 일어서며 대답했다.

“네, 네! 맞아요. 사실 여태 좀비물이 계속 공포, 호러 쪽으로만 쓰였잖아요? 일종의 재난처럼요. 하지만 저희 <스마트 좀비>는 그걸 유머러스하고도 사회적으로 풀어내고 싶었거든요.”

“와. 들으면 들을수록 엄청 탐나는 작품이네요.”

박유진 덕분에 작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기회를 얻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무척이나 감사할 지경.

“네. 이상 <스마트 좀비> 팀이었습니다!”

짝짝짝.

박수와 함께 마무리 된 이새아와 김도희의 소개 시간.

“어떡하지?”

이새아가 자리에 앉더니, 김도희에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나 박유진 너무 욕심나.”

“뭐? 갑자기?”

“응. 우리 영화의 진가를 벌써 알아봐 주잖아. 역시 괜히 잘 나가는 게 아니라니까?”

그러자 김도희가 질색하며 대답했다.

“야. 미쳤어? 어린애의 립서비스 한 번에 그렇게 넘어가 버리면 어떡해!”

“립서비스라니? 저게 립서비스로 보여? 우리 영화 소재 완전 칭찬해줬잖아.”

“얘가 왜 이렇게 순진해. 모르겠냐? 이렇게 학생들 작품을 띄워줘야 자기 이미지에도 좋으니까 그러는 거지!”

“설마 11살짜리가 이미지 신경 쓰고 그랬겠어?”

“연예인이 괜히 연예인이니?”

“그럼 다른 연예인들은? 우리 학교 애들 발표하는 내내 입 꾹 다물고만 있는데?”

실제로.

유진은 다른 졸작들에 대해선 따로 코멘트가 없었다.

그냥 소개할 때마다 박수와 웃음을 보낼 뿐.

“이거 찐이야. 내 촉이 말하고 있다고. 박유진 우리 작품에 관심 있다니까?”

“도끼병이야 뭐야, 이거. 진짜 관심이 있대도 어쩔 거야? 우리가 박유진 6시간 살 돈이 있어?”

그제야 이새아가 입을 다물었다.

김도희가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다른 영화들 좀 봐. 아니, 사실 영화만 노리는 게 아니지! 지금 방영 중인 <체이서> 팀도 있고. 우린 그냥 리액션만 잘 하면 된다고.”

김도희는 자신들이 뽑힌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홍보할 기회를 얻는 대신, 리액션을 채울 것.

그러니 그 본분에 충실하고 졸작 홍보나 하다 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인 것.

“아냐. 이왕 방송 타는 거, 대어 한 번 낚고 가야지.”

그러나 이새아의 생각은 달라보였다.

아무래도 박유진에게 제대로 꽂힌 모양.

“이새아 너, 쓸데없는 짓 하기만 해봐!”

“쓸데없는 짓이 뭔데?”

“아무튼!”

무어라 더 잔소리를 하고 싶은 김도희였으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어 눈치가 보였다.

이 또라이가 대체 무슨 짓을 할지 벌써부터 불안해졌다.

*

“네, 300. 300 나왔습니다. 세 번 호가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300, 300, 300. 네, 유조선 님은 교양 프로그램 <오늘이 좋다>에 낙찰되었습니다!”

“400! 아이돌 가수 진휘 님의 6시간은 영화 <기억의 저편>에 낙찰되었습니다.”

경매는 순서가 계속될수록 열기를 더해갔고.

어느덧 맨 마지막 순서가 다가왔다.

“네. 다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번에 경매에 나설 분은, 두구두구! 요즘 말이 필요 없죠. 바로 박유진 배우입니다!”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자 쏟아지는 박수 소리.

앞서 다른 연예인들보다 훨씬 컸다.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나온 유진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박유진 배우님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데드맨>으로 최연소 천만배우 타이틀을 얻었고, 드라마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의 염라로 전국적 신드롬을 일으켰죠. 그것 뿐이겠습니까? 그 외에도 더빙, 노래까지. 못하는 게 없는 멀티 엔터테이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자는 그리 말하며 유진과 눈높이를 맞췄다.

“자, 박유진 배우! 그럼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네. 어느 분야든, 저를 필요로 해주시는 곳이 있다면 가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은 일에 참여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겠습니다!”

유진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말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만드는 답변.

“이번에도 방법은 동일합니다. 박유진 배우의 6시간을 필요로 하신다면 팻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높은 가격을 원하는 경우 팻말과 함께 금액을 외쳐주시면 됩니다.”

그러자 경매 참가팀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오늘 경매 중 가장 대어가 나왔으니 당연한 일.

비장한 전운마저 감도는 것 같았다.

이미 낙찰받은 팀들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를 구경했다.

“경매 시작하겠습니다. 박유진 배우의 6시간, 10만원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그리고 경매가 시작하기 무섭게 팻말을 드는 사람이 있었으니.

전혀 예상치 못한 팀이었다.

“오, 첫 참전인데요? 한국대학교 <스마트 좀비> 팀!”

이새아가 호기롭게 팻말을 든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 팀이다보니 누구도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대학생들이 불러봐야 얼마나 부르겠나?

“경매가 10만원 제시하시겠습니까?”

“500!”

그런데.

이새아가 호기롭게 외쳤다.

“500만원 부르겠습니다!”

경매 시작가의 50배에 달하는 금액.

스튜디오에 있는 사람들의 눈동자가 모두 커졌다.

“이런 미······!”

이런 와중.

유진은 똑똑히 보았다.

이새아의 옆자리, 김도희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드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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