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화
“주인경 씨. 이거 정말 할 거야?”
3년 전까지만 해도 주인경의 매니저였던 최하나.
3년 사이 주인경의 주가가 더욱 폭발했고.
그녀 역시 매니저가 아닌, 실장의 자리에까지 올라갔다.
지금 그녀의 책상 앞에 놓여있는 건 <열다섯, 서른다섯>의 대본.
“네. 이미 얘기 끝난걸로 알고 있는데요.”
최하나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주인경이 대답했다.
“검토하는 거지. 혹시 인경 씨 마음이 바뀌었나, 해서.”
“바뀔 일 없을 거예요. 나쁜 조건도 아니잖아요? 넷플러스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에, 인기 많은 원작 소설까지. 흥행 요소는 많은 것 것 같은데.”
“흐음. 자기는 정말 속을 모르겠네.”
“연예인이 속이 다 드러나면 쓰나요.”
“소속사 가족들한테까지 속을 감추면 어떡해!”
주인경은 그 말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웃었다.
주인경이 상황을 모면할 때 쓰는 수법 중 하나라, 최하나도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에휴. 근데 인경 씨. 아쉽진 않아?”
“뭐가요?”
“박유진, 그 애랑 호흡 맞추고 싶어했잖아. 그런데 박유진이 자기 아역이라며? 호흡 맞출 일은 없는 거 아니야.”
“그래서 이 작품 선택한 거예요.”
주인경은 손을 뻗어 <열다섯, 서른다섯>의 대본을 들었다.
그리고 촤라락, 하고 한 번 빠르게 훑어보았다.
“뭐?”
“한 판 붙으려고요, 그 애랑.”
한 판 붙는다.
그 말엔 딱히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커다란 기대감이 느껴졌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예요. 이 작품을 통해, 저와 박유진······아니. 유진 동생은 비교 대상이 될 테니까요.”
보통 성인배우와 같은 캐릭터에 배정된 아역이라 함은.
과거 회상이나 임팩트 있는 장면 정도에 쓰이는 게 전부.
때문에 비교대상이 되진 않는다.
그러나 <열다섯, 서른다섯>의 경우.
다른 드라마와 달리 아역과 성인의 비중이 거의 비슷하다.
즉, 시청자들은 아역일 때와 성인일 때 모두를 온전히 보고 느끼게 되고.
자연스레 이 둘을 비교할 수밖에 없게 된다.
둘이 똑같이 연기를 잘 하거나.
둘의 싱크로율이 엄청나게 잘 맞지 않는 이상 말이다.
“어때요. 좋은 승부가 되겠죠?”
아역시절이 낫냐 성인시절이 낫냐.
자연스레 시청자들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인경 씨치고 너무 유치한 이유인데?”
“하하. 저 원래 유치해요. 잊으셨어요? 제가 배우가 된 이유.”
조용하고 사려깊은 것처럼 보이는 주인경이지만.
실은 그의 안에는 커다란 야망이 자리하고 있다.
“최고가 되고 싶다. 그 마인드로 이 정글에 들어온 거예요.”
“그거야 알고 있었지. 그런데 인경 씨. 박유진이랑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한 거 아니었어?”
“생각이 좀 변했어요.”
“왜?”
“글쎄요. 아무래도 지난 3년간의 영향이 제일 컸겠죠.”
3년 전.
유진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
박유진과 작품을 같이 한 사람들은 모두 큰 수혜를 받았으니까.
주인경 역시 그 덕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변했다.
지난 3년 간 다양한 활동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웠고.
결국, 작년엔 그의 숙원이었던 백룡영화제 남우주연상까지 따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일본에 있던 3년간······왜일까요? 제가 활동하는 게요. 호랑이 없는 곳에서 여우가 왕 노릇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박유진은 한국에 없지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찬란> 속 엔딩을 장식해 이순철의 후계자라고 지목당하고.
출연한 단편영화는 칸에서 단편영화상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는 각종 해외 시상식에서 상을 싹쓸이.
배우로서는 물론이요, 성우로서도 큰 성공을 거둔 것.
어디 그뿐이랴.
“거기다 그 호랑이는 해외에서도 최상위 포식자가 되었죠.”
영화 <입김>, 드라마 <메모라이즈>.
두 작품 모두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주인경조차 아직 해외 진출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 어린애는 12살에 해외에 날아가.
15살이 될 때까지 한일 양국에서 제 영향력을 키워갔다.
“게다가 데뷔 무대를 보세요. 모두의 예측을 벗어났죠. 그게 배우의 복귀예요? 마치 록스타, 슈퍼스타의 복귀 같잖아요.”
무려 한류 아이돌 빅터의 콘서트.
그것도 마지막날에 게스트로 참여하여 화려하게 한국 복귀를 천명했다.
“그런 호랑이 새끼랑 친구가 될 수는 없잖아요? 언제 자라서 저를 잡아먹을지 모르는데.”
“그러니까. 인경 씨는 박유진을 경쟁상대로 보고 있다, 이거야?”
주인경은 그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미묘한 미소를 띠고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답변이 됐다.
“그런데 박유진이 거절했으면 어쩔 뻔했어? <패왕사신기>도 깠던 게 박유진인데. 그때도 인경 씨가 직접 박유진 픽했던 거잖아?”
“원래 모든 도박은 리스크를 감수해야하는 법이죠. 그래서 직접 찾아갔던 거고요.”
박유진에게 아예 돌직구를 꽂았다.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이다.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이순철에게 자리를 주선해달라 부탁했던 것이고.
물론 주인경은 알지 못했다.
원작자인 샤샤토끼가 유진의 친구인 유신애고.
그렇기에 유진이 이 작품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참 자기도 대책 없는 면이 있어.”
최하나의 말에 주인경은 눈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배우들은 원래 다 미친놈인걸요.”
“에휴. 아무리 그래도 자기 레벨을 생각해야지. 어린애를 상대로 그럴 필요 있어?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박유진은 아역배우고, 자기랑은 커버하는 구역 자체가 달라.”
최하나가 턱을 괴며 말했다.
“내 말은, 체급 자체가 다르다는 거야. 그 애는 아역배우고, 인경 씨랑 경쟁상대로 보기엔 노는 물이 다르지.”
“실장님, 아니. 하나 누나.”
곧 주인경이 자리에서 일어며 말했다.
“이 작품이요. 15살짜리가 결국 나중에 35살이 돼요. 시간은 흐르고, 사람은 나이를 먹죠.”
주인경 역시 데뷔할 땐 풋풋한 20대의 청년이었으니까.
그리고 8살에 데뷔한 소년은.
어느새 데뷔 7년 차의 배우가 되었다.
3년만 더 있으면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차가 되고 말이다.
“5년.”
“5년?”
“네. 5년 후면 그 애가 스물이 돼요. 그때도 노는 물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는 법이다.
“그리고 듣자하니, <데드맨> 오디션 때 영서 역할 오디션을 본 유일한 아역배우가 바로 유진 동생이에요. 심지어 그때 진승우 형도 오디션을 봤다던데.”
최고를 노리는 주인경이다.
복귀를 천명한 박유진은 잠재적 위협이 아닌.
지금 당장, 실재하는 위험한 괴물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이 제가 그 아이를 이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어요.”
괴물이 더 자라기 전에.
있는 힘껏 부딪칠 수밖에 없다.
주인경은 그리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
유진의 팬카페 대박유진.
그곳에 오랜만에 유진이 직접 글을 남겼다.
[오랜만이에요. 박유진입니다.]
정식으로 복귀 글이자.
반년만에 유진이 직접 작성한 글이었다.
[지난 반년 동안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해요.
학기 중엔 우리나라, 방학 땐 일본에서 스케줄을 하다보니
온전히 저 스스로에게 집중할 시간이 한 번쯤 필요했어요.
하지만 전 언제나 여러분을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앞으론 이런 일 없을 거라 약속드립니다.
제가 약속하면 꼭 지키는 사람인 거 아시죠?
곧 배우로서, 작품으로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언제나 감사하고 사랑해요.]
게다가 글 말미엔 손가락 하트를 한 셀카까지 첨부했다.
사진 끝부분에 백룡이의 귀가 쫑긋 찍힌 것도 포인트.
[추신! 이 셀카는 우리 대박이들만을 위해 공개해요♡
다른 곳에 퍼가는 거 금지!]
그를 본 팬들의 반응은.
[보고시퍼써 ㅠㅠㅠ 울 애기강얼쥐 ㅠㅠㅠㅠ
우리 유진이...오랜만에 봐도 이목구비가 내 미래보다 뚜렷하네...
역변 없이 자라줘서 고마워 ㅠㅠㅠㅠ 매일 물 떠놓고 기도한 보람이 있네
유지나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 ㅠㅠㅠㅠㅠ
백룡이 귀 찍힌거 진짜 씹덕 ㅠㅠㅠㅠ 대박이들 심장마비로 죽일 셈이야?]
열광적인 게 당연한 일.
달린 댓글만 수천 개.
심지어 일본 팬카페도 따로 있었는데, 거기도 아마 난리가 났을 터다.
그리고 유진의 복귀에 맞춰.
죽음조 단톡방도 시끄러워졌다.
-우주최강 석태삼촌 : (넙튜브 링크)
-우주최강 석태삼촌 : 야!! 박유진!!
-우주최강 석태삼촌 : 이거 머야!!!
-우주최강 석태삼촌 : 네가 왜 빅터콘서트에서 나와!!
-은주 누나 : 시끄러워 ㅡㅡ
-우주최강 석태삼촌 : 뭐가 시끄러워 톡인데
-우주최강 석태삼촌 : 내가 음성메시지라도 남겼니??
-권주 삼촌 : 조용히 하자
-우주최강 석태삼촌 : ㅠㅠㅠㅠㅠ
-우주최강 석태삼촌 : 나쁜놈들
-박유진(나) : ㅋㅋㅋㅋㅋㅋㅋ
-우주최강 석태삼촌 :넌 뭘 웃어 임마 ㅡㅡ
-박유진(나) : 정말 삼촌들이랑 누나는
-박유진(나) : 변함이 없네요
-우주최강 석태삼촌 : 갑자기 왜 추억팔이 모드야
-우주최강 석태삼촌 : 이제 중2된 녀석이
-우주최강 석태삼촌 : 설중온? 설마 중2병 온 거냐는 뜻
-은주 누나 : 중2병은 혜성이한테 온 거고
-우주최강 석태삼촌 : 말넘심;; 말이 너무 심하다는 뜻
-우주최강 석태삼촌 : 요즘 권주놈 혜성이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하는데
-권주 삼촌 : 그 나이대 애들이 다 그렇게 크는 거지
-우주최강 석태삼촌 : 야 텍스트에서 습기 느껴지는데
-우주최강 석태삼촌 : 너 방에서 혼자 울고 그러는 거 아니지??
-박유진(나) : 금방 지나가겠죠
-박유진(나) : 권주 삼촌 말대로 애들은 다 그렇게 크는 거니까요
-우주최강 석태삼촌 : 너도 15살이거든 이 중2야
-우주최강 석태삼촌 : 암우언!! 암튼 우리 언제봐 라는 뜻
-우주최강 석태삼촌 : 우리 마지막으로 모인지 1075시간 3분 5초 경과함 ㅠ
-은주 누나 : ;; 소름돋아 그런 걸 왜 세고 있어
-우주최강 석태삼촌 : 그만큼 우리 죽음조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거지
-우주최강 석태삼촌 : 유보싶 유진이 보고싶다는 뜻 ㅎ
-박유진(나) : 삼촌 줄임말 자꾸 쓰는 거 진짜 아재같아요
-우주최강 석태삼촌 : ㅠㅠㅠㅠ
-우주최강 석태삼촌 : 얼른 한국 가고 싶다
-우주최강 석태삼촌 : 프랑스 음식 내 입맛엔 너무 느끼해
<스마트 좀비>의 칸 수상 이후.
죽음조는 더욱 똘똘 뭉치게 되었다.
죽음조 모두의 커리어에 특별한 경력이 추가된 셈이니까.
설마 학생 졸업작품을 찍었는데, 그게 칸에서 상을 받을 줄 누가 알았겠나?
네 사람의 연기력 모두 해외에서 인정을 받았고.
그 덕분에 성인인 세 사람은 러브콜을 제법 받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좀비 역으로 활약한 고석태는 독특한 마스크와 분위기 덕에 찾는 곳이 많은 모양.
그래서 지금 프랑스에서 영화 촬영을 하고 있다고.
-우주최강 석태삼촌 : 암튼 한국갈 때 마카롱 사갈게
-우주최강 석태삼촌 : 물론 유진이것만 ㅎ
-박유진(나) : 저 단거 안 좋아하는뎅
-우주최강 석태삼촌 : 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진을 구심점으로 죽음조 멤버들은 더욱 돈독해진 상태다.
‘생각해보면 죽음조 멤버들이 날 처음 봤을 때의 눈빛은 되게 다정했는데.’
나은주야 애초에 유진의 넙튜브 팬이었고.
고석태는 워낙 사람이 좋은지라, <데드맨> 촬영장에서 유일한 아역배우인 유진을 예뻐해주었다.
또 한권주도 당시 아들을 생각하느라, 알게 모르게 유진을 챙겨준 편.
‘그런데 인경 형님······주인경이 나를 바라볼 때의 그 눈빛은 꽤 독특했지.’
마치 라이벌을 바라보는 듯한.
묘하게 경쟁의식을 불태우는 눈빛이었다.
‘그렇다면 피할 이유는 없지.’
유진으로서도 주인경은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보단.
넘어야할 산과 같은 존재였으니.
“뭐해, 유진아?”
한창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던 유진.
유신애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미안. 잠깐 연락이 와서.”
“바, 바쁜데 내가 시간 잡아먹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럴 리가. 그냥 죽음조 사람들이랑 놀고 있었는걸.”
그를 증명하듯 죽음조의 톡방을 유신애에게 보여주었다.
톡방을 구경하던 유신애는 곧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되게 재밌게 논다.”
“그치? 석태 삼촌이 분위기 메이커야. 죽음조 사람들이 석태 삼촌 까는 재미로 톡하는 거 같아.”
두 사람이 따로 모인 이유는 간단했다.
당연히 <열다섯, 서른다섯>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함.
유진으로서도 국내 복귀작이다보니 철저하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신애야. 여주는 정해졌어?”
“아직.”
“뭐야. 여주는 생각해놓은 사람 없어?”
“난 열다섯 남주에 너만 캐스팅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다른 건 넷플러스 사람들한테 다 맡겼어.”
“오, 진짜? 특별취급인 거네. 영광입니다. 작가님.”
유진은 일부러 과장된 톤으로 말하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유신애는 안절부절 못하며 얼굴을 붉혔다.
“자, 작가님? 너한테 그런 말 들으니까 이상하게 부끄럽다.”
반투명한 주인경과 달리.
유신애는 투명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두 보이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남주는 나랑 인경 형님으로 정해진 거고. 아, 맞다. 연출은 누가 하셔?”
“아직 연출해줄 사람이 정해지지 않았대. 나한테 원하는 사람 있냐고 물어보던데, 내가 감독님이나 PD님들은 잘 몰라서.”
그러자 유진의 머릿속에 많은 사람이 스쳐지나갔다.
데뷔작인 <유별난 친구들>의 연출이었던 고PD.
<호구>의 윤진영PD.
라앺을 연출한 김경식 PD 등.
실력있는 PD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물론 그것도 좋지만······넷플러스 오리지널이란 말이지.’
넷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는 일반 TV 드라마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쪽대본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칠 수 있고.
한편한편이 묵직하면서도 영화와 같은 무게감을 갖는다.
다소 이야기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 TV 드라마와 차별되는 지점.
‘그렇다면 여기선 일반적 드라마 PD가 아니라······.’
곧 유진이 유신애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그럼 내가 추천해줄까?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거든.”
*
얼마 뒤.
[인기 로맨스 작가 샤샤토끼의 소설, <열다섯, 서른다섯> 드라마화 확정! 넷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열다섯, 서른다섯>, 남주 캐스팅 미쳤다! 주인경&박유진 캐스팅]
[캐스팅만으로도 실검 1위······<열다섯, 서른다섯> 캐스팅 공개에 네티즌들 “얼른 보고 싶다!” 열광]
그야말로 인터넷을 뒤집어놓을 만한 소식이 기사화되었다.
바로 <열다섯, 서른다섯>의 드라마화.
넷플러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작품.
인기 로맨스 작가 샤샤토끼의 작품 첫 드라마화.
공식적으로 복귀한 박유진의 첫 국내 작품.
거기다 주인경의 캐스팅까지.
하나만 터져도 대박일 소식들이 모두 한데 모여있었다.
[넷플러스 한국지사 측은 “이렇게 좋은 원작을 드라마화할 수 있어 기쁘다”며 “한국에서의 첫 도전이기에 더욱 뜻깊은 작품이 될 것”이라 밝혔다.
이후 남자 주인공인 ‘정은호’의 캐스팅에 대해선 “더 바랄 게 없는 최고의 캐스팅”이라며 추켜세웠다.]
“와. 판을 제대로 벌려놨네?”
그 뉴스를 보고 있는 한 여자.
[여자주인공인 ‘민유라’ 역에 대해선 아직 캐스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라앺 여주 역 1순위였고.
재오가 언젠가 한 번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로 꼽은 강사랑이었다.
‘남배는 주인경, 여배는 강사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 연기력 모두 뛰어난 배우였다.
달리는 차 안.
그녀는 앞의 조수석을 향해 말했다.
“언니. 나 넷플러스 쪽에 연락해줘. 나 저거 하고 싶다고.”
강사랑.
그녀가 이번 판에 자진해서 뛰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