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한편, 다시 유진과 유신애의 만남 장소.
“응? 누군데?”
유신애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인맥을 쌓았을 유진 아닌가.
그렇기에 유진이라면, 자신의 작품에 어울릴 최적의 연출PD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
“신애야.”
유진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연출로 너희 어머니, 최희숙 감독님은 어때?”
곧 유신애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런데 그 정도가 심했다.
한참이나 그러고 있어서 유진이 걱정할 정도.
“시, 신애야?”
“어어?”
“괜찮아? 내가 한 말이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 그치만 우리 엄마는 영화 감독인데?”
“넷플러스 컨텐츠들은 원래 영화, 드라마 이런 구분이 비교적 희미해. 영화 같은 드라마, 드라마 같은 영화도 많거든.”
한 편 한 편이 영화와 같은 완성도를 지니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연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게 바로 넷플러스 오리지널 컨텐츠들의 특징.
“게다가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있잖아. <사랑할 각오>. 그것도 로맨스물이었잖아?”
<사랑할 각오>는 <리플레이> 이후 최희숙의 첫 신작이었다.
<리플레이>가 연쇄살인마의 인생 전반을 복기해보는 영화라면.
<사랑할 각오>는 그와는 결이 다른, 짙은 감정선을 가진 멜로 영화였다.
‘좋은 영화지. 하지만 내가 참여할 수 있는 구석은 없었어.’
어른들의 멜로를 다루고 있다보니 끼어들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그나마 비중이 있는 미성년자 캐릭터도 성별이 여성이었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 역할은 김선미에게 돌아갔다.
아무튼.
“네 작품을 되게 잘 만들어주실 거 같은데?”
“맞아. 그랬지. 상도 많이 받으셨고.”
유신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자랑스러워하는 게 아니라.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는 모습.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 거야?”
유신애와 어느덧 7년 지기 친구가 된 유진이다.
이제 유신애의 속은 훤히 들여다보이는 수준.
“사실, 엄마가 내 작품을 맡아줄지 잘 모르겠어.”
“왜? 당연히 좋아하실 텐데.”
“엄마, 요즘 신작 대본 집필 중인 거 같아. 매번 방에서 뭔가 열심히 적고 계시더라고. 그럴 때마다 절대 방에 못 들어오게 해. 많이 바쁘실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는 내 작품에 대해 한 번도 얘기해준 적이 없어.”
최희숙은 데뷔작인 <리플레이>로 각종 영화제에서 감독상, 각본상 등을 싹쓸이한데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위상이 높아졌다.
가장 주목받는 신인 감독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대단한 엄마에 비해 자신은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모양.
작가 샤샤토끼로서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더라도.
소심한 유신애는 어머니 앞에서면 작아지는 모양이다.
‘이상하다. 그 딸바보 감독님이 딸의 작품에 무관심할 리는 없을 텐데.’
회귀 전에도 무명인 유진을 만날 때마다 딸자랑을 그렇게 하던 게 바로 최희숙이다.
물론 그때도 제 딸이 작가 샤샤토끼인 건 전혀 입밖에 내지 않았지만.
대단하다, 자신보다 더 낫다, 정말 능력이 좋다는 등.
유신애의 재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거늘.
“그럼 한 번 확인해볼래?”
유진이 허리를 숙이더니.
고개 숙인 유신애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응? 뭘?”
“너희 어머니의 생각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는 유신애.
유진은 특유의 미소로 빙긋 웃을 따름이었다.
“아, 일단 넷플러스한테 말하는 게 우선이겠다.”
*
넷플러스 한국지사 건물.
비싼 돈을 주고 강남에 매입한 고층건물은 넷플러스가 얼마나 자본이 넘쳐나는지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곳에 발을 디딘 것은, 바로 영화감독 최희숙이었다.
“반갑습니다, 최희숙 감독님.”
그녀와 독대하는 것은 한국지사장.
데니스 윤이다.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지사 설립을 주도한 한국계 미국인.
“반갑습니다, 지사장님. 무슨 일인가요? 혹시 계약 관련해서 수정사항이 있으신 건가요?”
샤샤토끼 유신애는 아직 미성년자다.
즉, 법정대리인이자 보호자인 최희숙이 계약을 대신하는 건 당연한 일.
“물론 원작자님의 대리인으로서 검토해주셨으면 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번에 부른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감독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에게요?”
“네. 실은 감독님께 이번 <열다섯, 서른다섯>의 연출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상상치도 못한 제안에 최희숙의 숨이 잠시 멈췄다.
곧 최희숙이 대답했다.
“하지만 전 영화감독인데요. 드라마 연출 경험은 없습니다.”
“상관없습니다. 저희 넷플러스의 컨텐츠는 그런 장르적 경계를 구분짓지 않습니다. 해외에서도 이미 다수의 영화감독님들께서 드라마 연출을 맡으셨죠.”
“왜 하필 저인가요? 제가 원작자의 어머니라서?”
그러자 데니스 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실은 박유진 배우가 제안한 사항입니다.”
“유진이······, 아니, 박유진 배우가요?”
“<리플레이>에서 두 분이 함께 호흡을 맞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 영향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넷플러스 측에선 유진과 유신애의 친분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
넥스트 활동에서도 유신애는 샤샤토끼가 아닌, 또다른 필명을 쓰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순전히 <리플레이> 때의 인연으로 유진이 최희숙을 제안했다 생각하는 모양.
“그런데 참 놀라운 일이죠. 하필 박유진 배우가 택한 감독이, 작가님의 어머님이실 줄이야.”
넷플러스 안에서도 아주 극소수의 관계자만이 최희숙 감독과 샤샤토끼가 모녀지간이라는 걸 알고 있다.
샤샤토끼, 유신애가 제 정체에 대해 철통보안을 요청했기 때문.
유신애가 중학생이라는 걸 알고 있는 데니스 윤은 이에 대해 이해했다.
샤샤토끼의 작품은 이미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
그런데 그 정체가 드러나, 중학생의 작품이라며 평가절하 당하면 드라마에도 악영향이 갈 수 있으니까.
내부보안부터 철저히 한 것.
“작년에 개봉했던 <사랑할 각오> 잘 봤습니다. 극장에서 내려간 이후엔 저희 넷플러스에서도 서비스되고 있죠.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꽤 좋습니다.”
데니스 윤이 말을 이어갔다.
“박유진 배우의 요청이 있기도 했지만, 저희 측에서 후보군을 검토한 결과 최희숙 감독님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린 겁니다.”
유진의 말 한 마디에 움직일 정도로 넷플러스는 몸집이 작은 플랫폼이 아니었다.
100개가 넘는 나라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명실상부 최고의 OTT 플랫폼이니까.
결국 넷플러스가 이런 제안을 한다는 건, 최희숙의 능력을 인정한다는 것.
“원작 자체가 상당히 감성적인 면이 있는데, 이게 드라마화될 경우 자칫 잘못했다간 유치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감독님의 영화 <사랑할 각오>처럼 다소 드라이한 연출과 어우러질 경우 꽤 좋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최희숙 감독님이 샤샤토끼 작가님의 어머니라는 사실은, 저희에게 감점 요인이 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어머님으로서 작가님의 작품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딸의 작품에 연출 감독으로 들어간다.
이보다 뜻깊은 일은 없을 텐데도 불구하고.
“혹시 신애······원작자는요? 원작자는 제가 감독을 맡는 것에 동의했나요?”
최희숙은 다소 생각이 복잡한지, 표정이 조금 어두웠다.
“설마 어머님께서 감독을 맡는다는데, 원작자님이 거절할 거라 생각하긴 어렵습니다만. 전에 미팅 때 원작자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딱히 선호하는 연출PD도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거절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런 최희숙의 반응에 데니스 윤은 다소 의아하다는 얼굴.
잠시 후, 미팅이 종료되었고.
최희숙은 복잡한 숙제를 떠안은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 걸어갔다.
“하아.”
물론 욕심이 나는 건 사실이다.
제 딸 작품의 첫 드라마화.
게다가 남주에 유진과 주인경이 픽스된 상황.
영화를 만들 때마다 돈 걱정이 앞섰던 최희숙이지만.
이번엔 넷플러스의 지원 아래,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애는 나한테······.’
최희숙은 어쩐지 복잡한 얼굴로 휴대폰을 꺼냈다.
그녀가 실행시킨 것은 바로 웹소설 어플인 메이버 스토리즈.
샤샤토끼의 로맨스 소설은 모두 인터넷에서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작품에 대한 댓글도 적지 않은 편인데.
[대사가 너무 쫀득하고 맛있어요~~]
진짜 드라마화 하면 대박날 듯 ㅋㅋ 이라 적었더니 드라마화한다네?? 역시 내 선견지명
캐릭터들이 다 넘 사랑스러
작가님 꽃길돈길만 걸으세요 ㅠㅠㅠㅠ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삶을 사시길...
ㄴ 안돼요 작가님 많이 일하고 더 많이 버세요... 이런 분이 다작 안하는 거 유죄임
ㄴㄴ 22222
ㄴㄴ 333333
ㄴㄴ 4444 샤샤토끼님 건강보단 집필이 우선입니다...글쓰세요...]
인기작가의 반열에 오른 샤샤토끼.
팬덤이 형성된 데다, 내는 작품마다 평이 좋아 댓글창은 깨끗한 편이다.
하지만.
[dkrvmffj1 : 대사도 개유치하고 ㅉㅉ 발로 쓴 거 같네 이딴걸 왜봄? 작가 수준 알만하다 ㅋㅋ
추천 - 1 비추천 - 154]
어떤 작품이든 악플이 없을 수는 없다.
세상에 완벽한 작품은 없고.
또라이들은 넘쳐나니까.
“이런 개또라이 같은 놈이.”
그런데.
그걸 발견하자마자 최희숙은 답지않게 화면을 보며 쌍욕을 퍼부었다.
“작가 수준? 지가 뭔데 수준 운운해. 뒤질라고 진짜.”
그야말로 살기등등한 목소리.
곧 최희숙의 엄지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샤샤토끼최고짱 님의 답글 : 나가 뒤져라 인터넷에서 작품도 아니고 욕하는 인터넷 거렁뱅이 ㅅㄲ가]
영화판에선 선을 잘 지키고 예의를 갖췄다는 평가를 듣는 최희숙이지만.
딸의 작품이 모욕을 당하는데 참고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게 돌아온 결과는.
[댓글 기능이 30일간 차단되었습니다 – 사유 : 폭력적 언어 사용]
“어휴! 진짜. 왜 나까지 같이 차단당하는 건데? 메이버 이 새끼들 안 되겠네.”
격해진 최희숙의 말투.
그녀의 분노는 넷플러스 건물 안에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릴 정도였다.
최희숙은 곧장 고객게시판 1:1 문의로 들어갔다.
[이게 말이 됩니까 작가 욕하는 놈한테 욕했다고 같이 차단을 당하다니요
작가는 악플 보고 상처받아서 글을 놓아버릴 때도 있는데
그런 놈 욕 좀 했다고 차단?? 이게 맞는 겁니까??]
씩씩대는 최희숙.
사실 최희숙 자신이 모욕을 당한 적도 적지 않다.
연쇄살인범의 인생을 복기해본다는 기획 의도로 시작한, 데뷔작 <리플레이>.
그 때문에 기분 나쁘다, 감독이 사회부적응자다, 싸이코다 등.
각양각색의 비난을 들어본 적이 있었으니.
그러나 최희숙은 관객의 평가엔 관대했고, 기꺼이 참았다.
그러나.
제 딸에 관해서라면 도무지 참지 못했다.
“하아.”
한숨을 내쉬며 숨을 고르고 있는 와중.
“왜 욕하고 계세요?”
갑자기 최희숙의 귓가에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어? 유진이?”
바로 유진이 제 옆에 서 있던 것.
최희숙은 화들짝 놀라 휴대폰부터 숨겼다.
“어,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감독님이 개또라이 같은 놈이라고 욕하실 때부터요.”
그러자 최희숙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너, 너. 어린애가 그렇게 욕하면 안 돼.”
“그럼 저도 어른이 되면 욕해도 되나요?”
“그건 아닌데.”
“하지만 감독님은 방금 욕하셨잖아요.”
“그건 말이지.”
그러자 최희숙이 진지한 얼굴로 유진에게 당부했다.
“네 자식이 모욕당하면. 그때는 해도 돼. 그땐 결코 참지 말아라. 반드시 갚아줘.”
“아하. 넵, 반드시 갚을게요.”
그 기백에 놀란 유진.
토끼눈을 뜨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여긴 무슨 일이야? 아, 너도 미팅 있었니?”
“네, 뭐. 비슷해요.”
“방금 들었어. 네가 나를 <열다섯, 서른다섯> 연출로 추천했다며?”
“네. 감독님이라면 잘 해주실 것 같아서요. 혹시 실례는 아니었을까요?”
“실례는 무슨. 오히려 고맙지. 그만큼 나를 믿어준다는 뜻이니까. 생각해보면 그때와 반대네.”
“네?”
“네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네가 기회를 달라고 했잖아.”
유진이 8살이던 때.
유신애와 같은 반 친구라며 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고.
당시 유진은 당돌하게도 <리플레이> 오디션 기회를 달라 요청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네가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진짜 기회를 받은 건 내 쪽이 아니었을까 싶어.”
투자금을 명목으로 아역배우를 꽂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었고.
최희숙은 당시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돈이 없어 독립영화를 찍던 시절이었으니.
만약 유진이 오디션 때 보여준 연기가 아니었다면.
아니, 그냥 유진이 그 오디션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최희숙은 그 제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을 터.
“그때 그 흐름에 몸을 맡겼다면, 난 분명 평생을 후회했을 거야.”
감독으로서는 둘째 치고.
분명 떳떳한 어머니가 되진 못했을 거다.
“조금 오글거리긴 하지만, 왜 이선화 감독이 유진이를 아기천사라 부르는지 나도 알 것 같아.”
그러자 유진이 질색하며 대답했다.
“저 이제 열다섯이거든요? 중2라고요.”
“그래, 그래. 요즘 학교 생활은 어떠니? 신애랑 같은 반이지?”
“네. 덕분에 저도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요. 신애도 잘 지내고요.”
“고마워. 신애가 너희를 만난 이후로 정말 밝아진 것 같아. 넥스트 말이야.”
어릴 때부터 소심한 성격이었던 유신애.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유진을 만난 이후.
새로운 친구로 김선미에 정기열까지 생겼으니.
“어릴 땐 정말 엄마 껌딱지였거든. 떨어질 생각을 못했지. 그랬던 애가 벌써 중학생이 되어서, 이제 엄마랑 있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로맨스 소설을 쓰고. 정말 대단하지?”
점점 커가며 변해가는 딸을 보며.
최희숙은 뿌듯한 한편 씁쓸하기도 한 모양이다.
엄마밖에 모르던 아이가 친구를 사귀고, 능력을 뽐내고 있으니 말이다.
“확실히, 신애는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유진.
곧 조심스레 최희숙에게 물었다.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신애 작품이요.”
“사랑스러워.”
최희숙은 즉답을 내놓았다.
“내 딸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이야기가 품고 있는 상상력, 그리고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물씬 느껴지거든. 게다가 인물들 간의 관계에선 예민한 감수성이 느껴지지.”
딸의 작품을 극찬하는 최희숙에게선 짙은 애정이 느껴졌다.
“그래서 사실 걱정이구나. 그 사랑스러운 작품을 내가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 나도 몰랐던 신애의 생각들, 감정들······다 너랑 선미, 기열이 덕분이겠지. 나는 신애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는데 말이야.”
씁쓸하게 웃는 최희숙.
아무래도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자책하는 모양이었다.
그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유진은 곧 씨익 미소 지었다.
“감독님, 진짜 신애랑 많이 닮으셨네요.”
“아니. 신애가 나를 닮은 거지. 그런데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니?”
“아뇨. 계속 상대방을 걱정해주는 게요.”
그리 말하며 어디론가 손짓하는 유진.
그리고 거기서 나타난 것은.
“딸?”
바로 최희숙의 딸, 유신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