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화
유진은 제 집에서 DVD를 시청하고 있었다.
바로 브로드웨이판 <클라우 솔라스> 실황녹화.
이제 극은 절정에 다다라, 엔딩부로 치닫고 있었다.
[왜 그 검을 뽑은 거지, 헨리?]
헨리의 오랜 참모이자 친구.
워튼은 홀로 바위산에 서 있는 헨리에게 묻는다.
[결국 네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어. 연인도, 가족도, 동료도. 모두 전쟁으로 죽어버렸지. 네게 남은 건 그 검 한 자루 뿐이야.]
빛의 검을 들고 있는 영웅 헨리의 모습은.
갑옷 곳곳이 뜯겨져 나가고, 얼굴도 엉망진창이다.
지금은 그저 초라한 한 남자일 뿐.
손에 들고 있는 검, 클라우 솔라스만이 광채를 내고 있을 따름이다.
[운명의 부름이 널 이곳으로 이끈 걸까?]
[아니.]
헨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모두 내 선택이었어, 워튼. 내 발로 도망쳤고, 내 발로 돌아왔어.]
[······헨리. 너는 왜 도망친 거지?]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기 때문에.]
[그렇다면 왜 돌아왔지?]
[사람들이 날 원하기 때문에.]
헨리가 클라우 솔라스를 꽉 쥐었다.
[그게······영웅이니까.]
마을은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으나.
아직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위산 밑에서 바위산을 올려다보며 소리쳤다.
[헨리! 헨리! 헨리! 헨리!]
[우리의 영웅!]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 헨리에겐.
아직 사람들이 남아있었다.
그를 의지하고 믿는 사람들.
그가 이곳을 재건해줄 것이라 믿는 의지들이.
아아아- 아아아아-
앙상블과 헨리가 함께 화음을 맞춰 아카펠라를 하고.
헨리는 바위산 정상에 올라 클라우 솔라스를 높이 치켜든다.
순간 검 끝으로 모여드는 빛무리들.
빛이 그들을 감싸고 있었다.
뚝-
DVD가 종료되고.
유진은 턱을 괴고 고민에 빠졌다.
“영웅이라.”
멋지고 인상 깊은 작품임은 분명했다.
그렇기에 토니상도 받은 것이고.
그러나 그와 별개로, 유진은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이 극은 어쩌면 슈퍼스타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몰라.”
유진이 보기에 <클라우 솔라스> 속 영웅이란 존재는, 슈퍼스타를 은유한다고 생각했다.
은둔해버려 주목받지 못하는 헨리는 별 볼일 없는 노인의 모습이지만.
클라우 솔라스라는 검을 잡고, 영웅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한 순간부터.
다시 휘황찬란한 빛과 함께 젊은 모습을 되찾는다.
마치 화려한 연예계에 복귀한 것처럼.
“처음부터 궁금했어. 다른 유명한 검도 많은데, 왜 하필 클라우 솔라스라는 빛의 검일까.”
이 극의 핵심 넘버인 ‘빛의 길’만해도 그렇다.
검을 뽑는 순간 모든 빛이 헨리에게 조망되고.
빛이 쏟아지는 모습이 꼭 레드카펫에서 플래시 세례를 받는 것 같지 않은가.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 도망쳤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다시 돌아왔다.”
그 대사를 듣는 순간, 불현 듯 생각나는 한 사람.
바로 라앺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유유연이었다.
“누나는 악플 때문에 휴식기를 가졌다가, 라앺을 통해 용기를 얻어 다시 대중들 앞에 나설 수 있었지.”
비단 유유연 뿐만 아니라, 많은 연예인들에게 벌어지는 일이다.
그게 바로 연예인의 양면성.
극중 헨리의 모습이 그와 비슷하다.
영웅이었던 헨리는 사람들을 구하지 못해 비난을 받아 은둔을 택한다.
그러나 결국 헨리는 운명처럼 다시 검을 잡았고, 영웅으로 돌아온다.
시대의 부름, 대중들의 요구에 의해서 말이다.
“그에게 열광하고, 의지하는 마을사람들은 꼭 대중들, 특히 팬들의 모습이 투영되고 있어.”
누군가에게 열광하고, 그로 인해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
마지막 엔딩에 남은 사람들은, 헨리에게 남은 마지막 팬 같은 느낌이었다.
아무튼.
여러모로 이 <클라우 솔라스>라는 작품은 색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텍스트였다.
과연 토니상 수상작다웠다.
“그런데 정작 원작자는 스타 캐스팅을 싫어한단 말이지.”
이 점이 모순되게 다가왔다.
슈퍼스타를 은유하는 주인공 역할에, 아이돌 등의 스타 캐스팅을 극도로 반대하다니?
“브로드웨이에서 헨리 역을 맡은 배우도 그리 유명하지 않은 배우였는데······이번 작품으로 인기 배우의 반열에 들었다지.”
원작자가 일관되게 스타 캐스팅을 싫어한다는 증거다.
비단 한국 공연에 국한된 것이 아니란 소리.
“이젠 극보다, 원작자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하겠는데.”
그리고 그 정보를 물어다줄 사람은, 바로 가까이에 있었다.
*
얼마 뒤.
주역 매니지먼트 사무실.
“스타 캐스팅을 싫어한다고?”
유진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장미소가 흐음,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로선 이해가 안 가네. 그게 그나마 인풋 대비 아웃풋을 확실하게 뽑을 수 있는 방법인데.”
“원작자의 가치관인 것 같아요.”
“지금 너는 두말할 것도 없이 스타잖아. 그럼 오디션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거네?”
“아무래도 그렇겠죠.”
“그런데도 별로 초조해보이지 않네.”
“오디션에서 항상 붙을 수는 없는 거니까요.”
유진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그런 것치곤 유진이 넌 오디션에서 떨어진 적이 없잖아.”
“아, 그런가요?”
유진이 <클라우 솔라스> 2차 오디션까지 합격한 건 좋았으나.
엄기현이 알려준 대로 3차가 원작자 참관이라는 게 걸렸다.
아무리 두잇컴퍼니에서 라이센스를 사들였다곤 해도.
원작자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할 터였다.
계속 스타 캐스팅을 반대한다면, 유진의 합격 확률도 현저히 낮다는 뜻이 되겠고.
“뭐, 해보면 알지 않을까요? 아직 오디션을 치루지도 않았는데, 결과부터 걱정하는 것도 좀 이상하고요.”
그런데 유진은 여전히 평온한 얼굴이었다.
‘정말 떨어져도 상관 없다는 건지, 아니면 떨어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건지 모르겠네.’
장미소가 유진의 속내를 가늠해보는 사이.
“허억, 허억!”
차동석이 숨을 헐떡이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숨을 고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차동석을 보며 유진이 말했다.
“우와. 사장님 정수리 좀 휑해졌다.”
“뭐? 진짜? 안 돼애애! 아, 아무튼 유진아. 네가 부탁한 거 알아왔다!”
이 정도로 회사가 성장했으면 사장이 직접 뛰는 일은 흔치 않지만.
차동석은 오더를 내리기보단 직접 뛰는 게 더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것도 유진의 부탁이라면 더더욱.
“겨우 정보를 얻어왔어. 이번엔 브로드웨이 쪽이라 좀 힘들긴 했지만 말이야.”
“넵. 정말 감사해요.”
“뭘. 네가 잘 되는 게 우리 회사가 잘 되는 거 아니겠냐? 어휴, 일단 숨 좀 돌리고.”
“오빠 체력이 예전 같지 않네. 운동 좀 해야겠다.”
차동석 개인이 구축한 인맥 네트워크가 그만큼 탄탄하다는 의미.
과연 인맥왕다웠다.
“크흠! 아무튼, 내가 조사해온 걸 알려줄게. <클라우 솔라스>의 작사작곡은 프리우드 형제가 맡았다는 거 알고 있지? 이중에서 작곡가 프랭크 쪽이 바로 스타 캐스팅 강경 반대론자야.”
“그렇게 된 이유가 뭔데?”
“아내의 영향이 커. 아내가 한국인 뮤지컬 배우인데, 캐스팅 이야기가 오고가다가 일방적으로 취소당했다나봐.”
그리 말하며 차동석은 스크랩된 기사를 하나 보여주었다.
[배우 성은아, 뮤지컬 <미세스 앤 미세스>를 통해 뮤지컬 데뷔한다! 캐스팅 모두 확정]
[뮤지컬 <미세스 앤 미세스>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었다. 최근 드라마 <호박마차>를 통해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성은아가 합류한다. 그녀는 첫 뮤지컬 도전에 대해 “기대되고 떨린다. 뮤지컬 배우도 배우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를 모두 살펴본 유진.
곧 차동석을 향해 물었다.
“그러니까. 이 뮤지컬 주연이 원래 프랭크 씨의 아내분이었다는 거죠? 그런데 갑작스레 물거품이 되고, 다른 배우로 교체되었다는 거고요.”
“역시 눈치가 빨라. 아무래도 성은아의 기획사 측과 물밑에서 접촉했겠지. 기획사 쪽에서는 자기 연예인 뮤지컬로 굴리니 좋고, 기획사 측에선 티켓파워를 챙기니 좋고. 뮤지컬은 회당 출연료를 받는 시스템이라 페이가 제법 세거든.”
“그런데 이 이후로 성은아 배우님은 뮤지컬을 하지 않았죠.”
“그치. 노래는 물론이고, 믿었던 연기력마저 엄청 혹평을 들었으니까. 뮤지컬은 뮤지컬의 연기법이 있는데, 그걸 따르지 않은 결과였지.”
그에 프랭크는 더욱 환멸을 느꼈을 것이다.
실력도 없는 배우가, 유명세 때문에 제 아내의 배역을 빼앗아간 셈이니까.
“이 이후로 프랭크와 그 아내는 미국으로 넘어갔어. 아내 쪽은 뮤배에서 거의 은퇴했다고 봐야지.”
“그 이후 만들어낸 작품이 바로 <클라우 솔라스>인거군요.”
“그래, 맞아.”
장미소는 턱을 쓰다듬다 이내 유진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 거야? 이렇게 개인적인 이유라면 공략하기 쉽지 않을 텐데.”
차라리 작품 내적인 이유라면 유진이 파고들 틈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일의 경우엔 지극히 사적인 이유가 얽혀있다.
아무리 유진이라도 돌파하기 쉽지 않을 터.
그게 바로 장미소의 생각이었으나.
‘<클라우 솔라스>의 텍스트가 품고 있는 연예계에 대한 은유. 그와 상충되는 프랭크의 스타 캐스팅 반대. 이는 아내와의 일이 연관되어 있어. 그렇다는 건.’
유진의 머릿속에선 몇 가지 단어들이 퍼즐처럼 맞춰지고 있었다.
“그래도 오디션에 도전해보려고요.”
“무슨 뾰족한 수라도 있는 거야?”
“글쎄요. 전 배우니까, 배우답게 연기력으로 증명하는 수밖에요.”
유진은 그리 말하며 창문으로 시선을 던졌다.
“저는 스타니까, 스타답게요.”
어느새 어둑해진 창밖.
도심의 하늘에는 별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별 하나가 빛을 내며 그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다.
*
인천공항 국제선.
한 외국인 남성과 한국인 여성이 게이트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단단히 손을 붙잡고, 서로의 약지에 똑같은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두 사람이 부부라는 증거.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도 허리가 아픈 건 매한가지로군.”
갈색에 곱슬기가 심한 머리카락을 가진 미국인.
프랭크 프리우드가 허리를 짚으며 투덜거렸다.
“어쩔 수 없잖아, 허니. 뉴욕에서 인천까지는 14시간이 넘게 걸리니까.”
그런 그의 옆에 있는 긴 생머리의 동양인 여성.
바로 프랭크의 아내인 이윤희였다.
“당신은 꽤 즐겁게 시간을 보낸 거 같네?”
“넷플러스가 있으니까.”
그녀는 태블릿PC를 들어보이며 웃었다.
다운로드 기능을 이용해 무수히 많은 컨텐츠를 미리 다운받아놓은 것.
그런데.
14시간 동안 이윤희가 본 드라마는 오직 한 편 뿐이었다.
“<열다섯, 서른다섯>. 이 작품 정말 재미있어! 소년소녀의 로맨스가 이렇게 가슴 떨릴 줄이야.”
“3화까지 밖에 없잖아. 같은 내용을 몇 번이나 볼 정도로 그게 그리 재미있는 거야?”
“당연하지. 이 드라마 연출이 엄청 디테일해. 인물들의 심리를 드러내는 미장센이 아주 훌륭하지. 그리고 연기! 난 정말 이 두 아이의 팬이 되어버렸어.”
그 덕분일까.
그녀에게서 장시간 비행의 여독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모습을 본 프랭크가 조금 토라진 느낌.
“그래? 난 잘 모르겠던데.”
“당신, 이 드라마 본 적도 없잖아. 비행기에서도 이어폰을 끼고서 내내 잠만 잤으면서. 뭐야, 설마 질투하는 거야?”
“질투할 게 뭐 있어?”
“당신은 무대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넷플러스 같은 곳에 한눈 파는 게 싫은 거 아니야?”
정곡이었는지.
제 머리 끝부분을 검지로 돌돌 마는 프랭크.
그건 할 말이 없거나, 깊이 고민할 때 프랭크가 하는 버릇이었다.
“정말, 허니. 자긴 너무 귀엽단 말이야.”
“됐어. 넘어가.”
“그나저나, 정말 오랜만의 한국이네.”
이윤희가 공기를 만끽하듯 심호흡을 했다.
두 사람이 한국에 온 이유.
그건 바로 <클라우 솔라스>의 한국 초연 오디션 참관을 위해서다.
“형부는 다음 비행기랬지?”
“맞아. 부부끼리 오붓하게 오라며 우리를 먼저 보냈으니까.”
“그런데 허니. <클라우 솔라스> 한국 공연 말이야. 두잇컴퍼니한테 그렇게까지 할 건 없잖아.”
“내가 뭘?”
“캐스팅 쪽이야 그렇다쳐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올리기를 고집했잖아. 한국에서 스타 없이, 초연 라이센스 공연을 세종에서 올리다니. 좌석이 남아돌지도 몰라.”
“유니.”
미국인인 프랭크는 ‘윤희’라는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했고.
덕분에 애칭 겸 유니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잊었어? 한국 뮤지컬 계에서 스타라는 작자들은 당신의 자리를 빼앗아간 자들이야.”
프랭크도 한국에서 몇 번 뮤지컬을 본 적이 있다.
분명 규모도 크도, 재능 있는 연출가들이 훌륭한 공연을 만들어냈다.
앙상블 배우들의 합도 좋고, 주연 배우들은 상상 이상의 에너지를 뿜어내곤 했다.
그러나.
몇몇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게 바로 실력이 떨어지는 스타 캐스팅.
발성도, 음정도 제대로 맞지 않은 자들이 떡하니 주연을 차지했다.
“그들의 자리는 마땅히 당신이 누렸어야할 자리였다고.”
그런 자들에 비하면 제 아내, 윤희는 훨씬 재능 있는 배우였다.
적어도 프랭크는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 대극장 주연롤로 캐스팅 논의가 오고간 적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아이돌 캐스팅에 또 밀려버렸다.
프랭크는 그걸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 두 사람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고.
프랭크는 작곡에 전념해, <클라우 솔라스>라는 역작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아내에게 미안함과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재능 있는 배우가 방치되고 있는 걸 좋아할 예술가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 비극이 다신 반복되지 않게 하겠어.”
프랭크가 보여주고 있는 일종의 몽니.
그건 물론 제 부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프랭크는 제 나름대로 사명감이 있었다.
한국 뮤지컬계가 이렇게 기형적으로 성장하지 않도록 바로잡고 싶었다.
그 신호탄이 <클라우 솔라스>가 되길 바랐다.
그는 스스로 그 작품에 대해 자부심이 넘쳤다.
스타 캐스팅 따위 없어도 충분히 흥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도 있었고 말이다.
“······허니.”
그런 남편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이윤희도 더는 뭐라 말하지 못했다.
다만.
“컴퍼니에서 보낸 2차 합격자 명단을 보니, 박유진이라는 이름이 있던데.”
“유진······팍?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
“응. 내가 방금 비행기에서 본 <열다섯, 서른다섯>의 주연배우야.”
<열다섯, 서른다섯>은 지금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끄는 컨텐츠다.
미국 청소년들의 사랑과는 또 다른, 한국 하이틴 로맨스라는 식으로 소개된 모양.
미국 넷플러스 인기순위도 톱5에 이미 진입한 상황.
넷플러스에 별 관심이 없는 프랭크조차 그 드라마에 대해선 자주 들었으니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 아이에게 너무 모진 말은 말아줘.”
이윤희의 말에 프랭크가 피식 웃었다.
“왜? 당신이 좋아하는 작품의 주연이라서 그런 거야, 유니?”
“아니.”
이윤희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어린애잖아.”
“어린애? 그는 스타이자 엄연히 한 명의 배우야, 유니. 이젠 넷플러스 때문에 한국을 넘어 전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고.”
프랭크가 단호히 말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 내 극에 필요한 건 스타가 아니야. 진짜 실력 있는 배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