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192화 (192/237)

192화

“후아! 여기까지입니다.”

곧 긴 숨을 내뱉으며 금발머리를 쓸어넘기는 유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였다.

새하얗게 탈색한 금발뿐만이 아니다.

여태 후드 속에 가려졌던 유진의 얼굴.

솔미 실장은 ‘포멀’한 것뿐만 아니라, ‘판타지’한 메이크업도 가능한 만능이었다.

덕분에 지금 그야말로 판타지 소설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

한 눈에 봐도 ‘어린 영웅’이란 이미지가 보이는 캐릭터 메이킹이었다.

“박유진 배우, 그 머리는.”

멍한 얼굴의 오필승이 물었다.

그러자 유진이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답했다.

“잘 어울리나요? 제가 염색이 처음이라 조금 긴장되네요.”

하하, 하고 수줍게 웃는 유진.

방금까지 엄청난 장악력을 보여준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운.

그야말로 16살다운 미소였다.

“혹시 다른 촬영 때문에······?”

“이번 3차 오디션을 위해 염색해봤습니다. 촬영 중이던 드라마도 제 분량은 이제 없어서요.”

오로지 오디션만을 위해 생애 첫 염색을 감행한 것.

“정말 훌륭해요, 유진 팍!”

그 각오를 느꼈는지.

데이비드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당신이 방금 보여준 무대는 정말 훌륭했어요. 당장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올려도 좋을 정도입니다!”

다소 신중한 프랭크 쪽에 비해.

동생인 데이비드 쪽은 감정표현이 풍부한 모양이다.

얼굴만 봐도 데이비드가 느꼈을 감동이 모두 나타나고 있을 정도.

“당신의 금발, 정말 멋지군요. 이번 오디션을 위해 염색을 했다고요? 오, 당신은 원래부터 금발이었을 것 같은데!”

“하하. 그만큼 잘 어울린다는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들려줄 수 있어요?”

그 말에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오디션용 소품을 위한 플라스틱 검을 들어보였다.

“클라우 솔라스는 빛의 검이니까요. 가사 중에 ‘빛무리가 나를 감싸네’라는 구절도 있고요. 그래서 헨리가 젊어지는 순간, 빛이 헨리에게 깃들었을 거라 상상해봤습니다. 빛의 힘으로 젊음을 얻는 거니까요. 그럼 그 순간 머리카락도 새하얀 금발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걸 한 번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데이비드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열정적인 눈으로 유진을 보고 있었다.

오히려 원작자인 데이비드가, 오디션을 보고 있는 배우의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고 있는 상황.

“그리고 조금은 아이돌 스타 같은 느낌을 내고 싶었습니다.”

아이돌 스타.

그 말에 프랭크의 몸이 움찔 떨렸다.

그를 자극시키는 말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아이돌 스타라.”

데이비드가 프랭크의 눈치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제 생각에, 헨리는 극중에서 아이돌 스타와 다름없다고 생각했어요.”

“그건 또 흥미롭군요. 설명을 부탁하죠.”

“한순간의 실수로 사람들에게서 비난을 받고 은둔 생활을 했던 헨리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계속 있었죠. 결국 위기의 순간 사람들은 다시 그를 찾아요. 그를 다시 영웅으로 만든 건, 다름 아닌 대중들의 애정과 지지였던 거죠.”

유진의 설명에 프랭크마저 점차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전 그 모습에서 연예계 모습을 겹쳐봤습니다. 결국 저희 스타, 배우들은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니까요. 대중들이 저희를 버리면 떠나야 하지만, 찾기만 한다면 언제든 그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하죠.”

자신을 통해 삶의 의미를 얻고.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다면.

스타란 존재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게 유진의 생각이었다.

자신이 회귀 전부터 그토록 바라던,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배우.

그런 존재가 가져야 할 책임감이었다.

“전 제가 배우이며, 더 나아가 스타라고 불리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제 오랜 친구이자 형은 아이돌 스타로서 수많은 사람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주고 있고, 배우로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유진은 재오를 생각하면 뿌듯함이 들었다.

재오가 자신보다 훨씬 형임에도 말이다.

발연기의 대명사였던 사람이 어느덧 해외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데뷔하고.

국내에서도 좋은 작품을 선택해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비단 재오뿐이 아니라, 빅터 멤버들도 마찬가지.

그들이 아이돌 스타로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주었을지.

그를 생각하면 대단하게 느껴졌다.

“분명, 작품 속 헨리도 그런 마음으로 검을 잡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아이돌 스타의 마음과 다를 게 있을까요?”

유진은 스타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정면으로 내세웠다.

“각본가이자 작사가로서 놀랍군요. 분명 <클라우 솔라스>의 텍스트에 그런 의도를 집어넣었습니다만, 브로드웨이에서도 완벽히 해석해낸 배우는 없었어요.”

데이비드의 칭찬에 유진이 머쓱하고 수줍게 웃었다.

“아하하. 말이 길었네요. 이 모든 걸 연기로 표현해보려 했는데, 과연 잘 됐을지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전해졌습니다.”

그때.

대답한 것은 여태 침묵하고 있던 프랭크였다.

“당신은 실력 있는 배우입니다, 유진 팍.”

분명 프랭크는 스타 캐스팅에 반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실력 없는 배우들이 뮤지컬 판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것에 대한 분노일 뿐.

실력 있는 배우에게까지 그 프레임을 씌울 필욘 없었다.

“모든 게 놀랍습니다. 오디션 무대에 당신이 말한 그 마법의 망토를 사용한 것, 그리고 그를 벗었을 때 보여준 금발 아이디어까지. 훌륭한 쇼맨십이었어요.”

프랭크는 혼자서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실력이 없었다면, 그건 그저 장난일 뿐이었겠죠. 그러나 나는 작곡가로서 당신의 노래와 연기에 매료되었습니다. 솔직히 인정하죠. 정말 훌륭한 무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랭크 씨.”

“스타······그래요. <클라우 솔라스>는 유진 팍의 말대로 연예계에 빗대어 생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비록 내 아내, 유니는 한국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스타 캐스팅에 밀렸고 이젠 배우 생활을 하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언젠가 대중들이 원할 때, 다시 무대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나에겐 그녀가 별이었으니까.”

프랭크가 자신의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당신이 준비한 마법의 망토는 정말 효과적이었어요. 내 사적인 감정으로 인한 편견을 지워주는 멋진 장치였습니다. 어째서 당신의 연기가 그토록 인기를 끌고 있는지, 그리고 내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알겠군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 스타. 당신은 다른 얼치기들과 달리, 진짜 빛나고 있습니다.”

프랭크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이 잘못 판단했던 부분이 있다면 인정할 줄 아는 사람.

“마지막으로 묻고 싶군요. 그 모든 아이디어는 당신의 머릿속에서 나온 겁니까?”

“아뇨, 제게 도움을 준 사람이 있어요.”

“그게 누구죠?”

프랭크는 그게 어른일 거라 생각했다.

확실히 16살의 머리에서 나올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았으니.

그런데.

“제 팬들이죠. 저를 영웅이라 불러주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그 아이들의 편지 덕분이에요.”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다는 듯, 프랭크는 두 손을 들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어린 소년. 당신이야 말로 <클라우 솔라스>라는 극에 가장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디션은 여기까지입니다. 돌아가봐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원작자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무척 즐거웠습니다.”

정중히 인사하고 돌아가는 유진.

물론 후드가 달린 망토를 가져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미스터 엄. 혹시 오디션 영상은 모두 찍어놓습니까?”

“예, 물론입니다.”

“그럼 혹시 박유진 배우의 오디션 영상, 제게 보내주실 수 있습니까?”

“무슨 이유인지 궁금한데요.”

엄기현의 물음에 프랭크가 턱을 긁으며 말했다.

“음, 아무래도 아내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서요.”

*

한편.

원로배우 이순철의 고향.

그 시골마을에 있는 한 집에선.

“준영아. 너 그러다 눈 나빠진다.”

“저 지금 공부하는 중이거든요?”

“무슨 공부?”

“연기 공부!”

어머니의 말에 까까머리의 소년이 해맑게 외쳤다.

바로 유진을 통해 배우의 꿈을 품게 된 소년, 손준영.

“유진이 형은 어려서부터 모르는 작품이 없었대요! 그니까 나도 많은 작품을 볼 거예요.”

“그래, 보는 건 좋은데 좀 쉬고 그래야지. 화면에 빨려들어가겠다, 얘. 좀 떨어져서 봐.”

“네에.”

엉덩이를 들어올려 조금 뒤로 향하는 손준영.

그러나 그의 눈빛은, TV를 한순간도 놓칠 수 없다는 듯 집중한 상태였다.

“아, 맞다. 준영아. 네 앞으로 편지가 왔던데?”

“오잉? 편지?”

“그래. 네가 보낸 편지가 답장이 왔나봐.”

보낸 편지. 보낸 편지.

그 말을 중얼거리던 손준영.

이내 곧 자신이 편지를 보낸 사람은 한 명 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헐! 유진이 형이다!”

보던 TV마저 꺼버리고.

손준영은 쏜살같이 달려가 편지를 받았다.

그 모습을 손준영의 어머니는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준영이에게]

자신이 동경하는 배우에게 답장을 받았다!

손준영은 그 사실에 발을 동동 구를 정도로 기뻐했다.

편지지를 뜯으니 나오는 정제된 글씨.

“우와. 유진 형은 글씨도 잘 생겼네.”

악필인 손준영과는 정반대였다.

아무튼.

손준영은 편지를 차근차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안녕, 준영아.

보내준 편지는 잘 읽었어.

형이 해준 조언이 도움이 되었다니 무척 기쁘네.

그런데 나도 너에게 고마움을 전해야겠어.

네가 편지를 통해 해준 말 덕분에 오디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거든.

진심으로 고마워.

나를 보고 꿈꾸게 되었다는 그 말이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준영이 너 덕분에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

아, 맞다.

형이 곧 뮤지컬 출연하거든?

혹시 부모님이랑 같이 보러 올 생각 있으면 말해줘.

좋은 자리로 티켓 구해줄 테니까.

그럼 답장 기다릴게.

-너의 영웅이자 스타, 유진이 형이]

“와아!”

유진이 해준 조언이 고마워서 편지를 썼던 것인데.

유진 역시 자신의 말을 듣고 도움이 되었다니!

마치 히어로물에 나오는 조수, 사이드킥이 된 것 같아 기뻤다.

“게다가 티켓까지 준다니.”

그런데.

그 부분에서 손준영은 한 가지 궁금해졌다.

“근데 뮤지컬? 형이 무슨 뮤지컬에 출연한다는 거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손준영.

그는 곧 편지를 들고 TV 앞으로 돌아왔다.

손준영이 보고 있던 드라마가 끝나고,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중이었다.

[시작부터 놀라운 소식입니다. 아역배우 박유진이 뮤지컬 <클라우 솔라스> 속 주인공 ‘헨리’ 역으로 캐스팅 되었다고 합니다.]

“헐. 저거구나!”

진행자의 멘트는 손준영의 궁금증을 단숨에 해소시켜주었다.

*

얼마 뒤.

서울 시내의 카페.

“오빠.”

장미소가 맞은 편의 차동석을 향해 제법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도 이번 기회에 투자 한번 해보면 어떨까?”

그러자 차동석이 울상이 되어 답했다.

“자기야. 오랜만에 우리 둘이 오붓하게 데이트하는데, 또 일 얘기야?”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서 그래. 그리고 우리 딸 생각하면, 한푼이라도 더 벌 생각을 해야지.”

“끄응. 그건 그런데.”

“아무튼. 어떻게 생각해? 투자하는 거 말이야.”

“대체 어디에 투자하려고?”

“<클라우 솔라스>에. 이제 오디션 끝나고 곧장 캐스팅 뿌렸으니, 본격적으로 투자를 받기 위해 움직일 거야.”

글쎄, 하고 차동석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굳이 우리가 나설 필요 있을까? 유진이가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 투자할 곳은 널렸을 텐데.”

“그걸 걱정하는 게 아니라, 우리 회사의 앞날을 위해서야.”

“그게 무슨 말이야?”

“뮤지컬이란 판도 아역배우들이 활동하기에 굉장히 괜찮은 영역이라는 건 오빠도 알잖아? 두잇컴퍼니랑 좋은 관계를 맺는다면 여러모로 저희 배우들한테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거야.”

장미소의 말대로.

이런 식으로 인연을 쌓는다면 분명 언젠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뮤지컬 쪽은 공개 오디션보다 콜 오디션이 많은 편이니까.

규모가 커진 주역 매니지먼트에는 유진, 이지혜, 김선미 외에도 다양한 아역배우들이 있다.

그들에게 오디션을 연결시켜 줄 끈이 될 터.

“이야. 근데 이제 우리가 어디 투자할 여유도 생기고. 참 신기해.”

“그러니까, 이런 여유가 있을 때 확실히 이득을 봐야지. 안 그래?”

차동석이 턱을 쓰다듬으며 침음을 흘렸다.

“흐음. 매력적이긴 한데. 하지만 공연이 올라오는 곳은 세종문화회관이란 말이지. 정말 엄청난 인기를 가진 아이돌이나 매진시키는 곳이잖아. 안 그래도 오디션 보기 전부터 컴퍼니 쪽에서 수익 문제로 고민하는 모양이던데, 과연 투자한 만큼 리턴값이 나올지 모르겠네.”

“무슨 소리야? 오빠.”

장미소는 그리 말하며 유진의 어깨를 감쌌다.

“주연이 누구인지 잊은 거야?”

장미소는 그리 말하며 휴대폰으로 바삐 자판을 눌렀다.

어딘가에 접속하는 모양새.

곧 그녀의 화면엔 익숙한 사이트가 나타났다.

유진의 팬카페, ‘대박유진’이다.

[유진이 뮤지컬을 한다고요??? 도라방스 ㅁㅊ

유진이 실물 볼 수 있는거임???? 진짜루???

나 유진이 보면 실물 보면 울지도 몰라 ㅠㅠ 팬싸 떨어지고나서 하루종일 울었는데 ㅠ

우리 천재만재 배우님...얼굴천재에 연기도 잘해 노래도 잘해 춤만 좀 못 추지 완벽한데 ㅠ

ㄴ 아니 우리 유진이 댄.스.곡. 으로 케챔 1위했거든요?? 댄스신동한테 못하는 말이 없으시네

ㄴ ㄹㅇ 댄브는 진심 멋있었다고요 나 아직도 1일 1영상함 ㅠ

그래서 공연장 어디임?? 이게 제일 중요함

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ㅇㅇ 3층까지 다 연다 치면 3천석임

ㄴ 아 진짜?? 좀 당황스럽네;;]

그러나.

그 누구도 표가 안 나갈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ㅁㅊ 고작 3천석???

이걸 누구 코에 붙여 ㅠㅠㅠ 5천은 되어야하는 거 아님?

벌써 해외에서도 난리임 유진이 보러오겠다고;; 경쟁자 박터짐

아 하필 1535 시즌1 대박나고 있을 때라 화제성 미치겠는데

내 해외친구도 공연 날짜에 맞춰서 한국행 티켓 끊겠다고 ㅠㅠㅠ

아 진짜 내 자리 없으면 어떡함?? 입장권 하나만...]

대박이들은 다른 걸 걱정하고 있었으니까.

바로 내 자리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떡상이 확실한 투자야. 이걸 안 할 이유가 있을까?”

장미소가 확신에 차서 말했다.

그리고.

“호오라. 잠깐만.”

두 사람의 바로 뒷자리에 앉아있는 남자.

그는 한권주와 유유연이 소속된 구구액터스 측 직원이었다.

차동석과 장미소의 대화하는 내내, 그는 귀를 쫑긋 세우고 그를 엿들었다.

“논리가 아주 그럴 듯하잖아?”

뮤지컬 투자.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장미소의 논리가 그를 설득시켰다.

성장하는 뮤지컬 시장.

두잇컴퍼니와의 관계설정.

거기에 성공할 수밖에 없는, 보장된 카드인 박유진의 출연까지.

“이거 주간회의 때 안건으로 건의해볼 법하겠는데?”

그렇게만 된다면,

“좋아.”

그는 바로 노트북을 꺼내,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투자를 걱정하던 두잇컴퍼니로선 짐작도 못 했던 일.

그를 해소시켜줄 나비효과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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