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201화 (201/237)

201화

며칠 뒤.

“유유유유, 유진아!”

차동석이 난리법석을 피우며 다가왔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너 그 휘슬 사장이랑 대체 무슨 얘기 나눈 거야? 어?”

차동석의 얼굴엔 기대감이 가득해 보였다.

“널 캐스팅하겠대? 같이 일하재? 할리우드로 가재? 스타로 만들어준대? 뭐래? 어?”

“에이, 그런 얘기 한 거 아니에요.”

“그, 그럼?”

“그냥 히어로 코믹스 얘기한 게 다예요. 그냥 인천공항에서 팬들이 걸어준 제 광고를 봤는데, 궁금해서 한 번 만나러 온 거래요.”

유진으로서도 적잖이 놀랐다.

설마 휘슬 측에서 먼저 접촉해올 줄이야.

“저, 정말 그게 전부야?”

“전부죠.”

곧 차동석의 얼굴이 험악하게 변했다.

“아니, 휘슬 스튜디오 사장이라는 인간이 무슨 그런 어이없는 이유로 아역배우를 만나? 어? 사람 설레게 해놓고!”

“하하. 벤 케이지, 그 사람이 좀 독특하기로 유명해요.”

사실 기대할 법하다.

휘슬 측 최고책임자가, 시간을 내서 아역배우를 만나러 왔다.

이거야 말로 기회 아닌가?

설마 캐스팅되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안 나는 게 이상하다.

그러나.

‘설레발은 금지지. 특히 이런 행운 같은 기회에선 말이야.’

유진만큼은 예외였다.

유진은 벤이라는 남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전생부터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알게 됐다는 편이 정확하려나.

‘할리우드의 내노라 하는 배우들이 모두 같이 일하고 싶어하지만, 그는 그런 걸 부담스러워해. 십수년이 지나도 말이야.’

그는 지독한 너드다.

평생을 그렇게 살았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부담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거나.

취향에 맞는 사람이 있으면 매우 시끄러워진다.

‘며칠 전 나와 나눈 대화처럼.’

히어로 코믹스 얘기를 하는 내내.

벤의 표정은 어린아이나 다름없었다.

‘이 시기에 나올 히어로라면 분명 <볼프강>이겠지.’

그 캐릭터는 평범함이 정체성인 캐릭터.

휘슬이 그려내고자 하는 것은 위대하고 숭고한 영웅이 아닌.

소시민적으로 살아오던 캐릭터가 특수한 능력을 얻고, 그를 소소하게 사용해가며 성장해가는 하이틴 히어로다.

화려한 비주얼을 가진 유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굳이 날 만나러 왔다는 건, 순수하게 나라는 배우가 궁금했다는 뜻이야.’

이 모든 걸 알고 있는 유진이 굳이 안달낼 필요가 있겠나.

아마 벤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유진이 내보이고 있는 태도, 거기서 뿜어져나오는 여유로움을.

‘<볼프강> 캐스팅까진 어렵더라도 추후 다른 히어로, 아니면······<볼프강> 속 다른 캐릭터로라도 출연이 가능할지 모르지.’

벤은 유진에게 적지 않은 호감을 느꼈을 것이고.

미국으로 돌아가면 분명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볼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벤은 분명히 자신을 찾을 것이다.

유진은 그리 확신했다.

*

“축하해, 지혜야.”

“네?”

갑작스러운 축하인사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지혜.

그러자 맞은편의 김오태PD가 말을 덧붙였다.

“유진이 말이야. 이번에 출연한 넷플러스 작품이 엄청 잘 나간다며? 막 미국 1위도 하고 그랬다던데.”

“아아. 네. 정말 대단하죠?”

“그리고 저번에 부산 가려고 KTX 탔는데 말이야. 와, 거기에 유진이 얼굴이 떡하니 박혀있지 뭐야? 막 팬들이 기념샷도 찍더라고.”

“아하하. 맞아요. 그래서 명절도 아닌데 KTX 예매율이 높아져서 매진된 경우도 많다는 뉴스를 봤어요.”

이지혜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둘이 요즘도 친하지?”

“네. 이제는 진짜 제 친동생 같아요.”

“나 두 사람이 나온 라디오도 들었었는데. 그 꼬맹이들이 벌써 한 명은 대학생에, 한 명은 중학생이란 말이지. 시간 참 빨라.”

“하하. 저도 부쩍 느껴요. 그러고 보니 PD님이랑 인연을 맺은 것도 벌써 몇 년 전인지 모르겠네요. 별떠 처음 찍었을 때요.”

“아아. 그땐 파일럿이었지. 와,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아찔하네. 그때 그 기획 안 먹혔으면 진짜.”

자연스레 옛날얘기를 공유하는 두 사람.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의 인연은 꽤 오래 됐으니까.

김오태가 만든 아역배우 여행프로그램 <별을 보러 떠나요>.

이지혜는 <별을 보러 떠나요>에 출연한 덕분에 혹사 받던 소속사에서 나올 수 있었고.

김오태는 그 프로그램 덕분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유진이가 잘 될 줄은 알았지만, 설마 이 정도까지 월드 클래스가 될 줄은 몰랐네.”

당시에도 유진은 매우 잘 나가는 아역배우였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어린 천재’들의 말로가 그리 썩 좋진 못했으니까.

김오태도 내심 유진이 삐끗하면 어쩌나 했는데, 이게 웬걸?

삐끗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훨훨 날고 있지 않은가.

“그러세요? 전 잘 될 줄 알았는데.”

웃으면서 말하는 이지혜.

자신보다 한참 어린 동생이지만.

이지혜가 유진에게 가지고 있는 믿음은 항상 굳건했다.

“뭐, 유진이는 유진이고. 지혜 너도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 거 아니야? 요즘 너도 엄청 잘 나가잖아. 유진이가 저리 열일하는데 자극 받지 않아?”

“으음, 일은 좀 쉬엄쉬엄하려고요. 제 스타일대로요.”

영화 <클래식 기타>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국민 여동생, 청춘스타 등의 칭호를 얻게된 이지혜다.

본래대로라면 열일을 해야할 시기지만, 그녀의 스케줄은 비교적 여유로운 편.

과거 혹독하게 굴려졌던 시절처럼 일에 쫓겨 살지 않았다.

“전 그 시절에 깨달았어요. 전 연기 그 자체를 사랑하니까,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고요. 그러기 위해선 스스로를 돌볼 줄 알아야 하더라고요.”

적당히 예능도 찍고,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작품에 들어갈 땐 치열하게 준비하고, 후회없이 연기하고.

이지혜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안한 상태였다.

“아, 그리고 예능도 놓치고 싶지 않고요. 저 PD님이랑 예능 하면서 진짜 힐링 많이 했거든요.”

“그건 참 기쁜 말이네. 하긴. 너무 일만 하면 안 돼. 나 봐봐! 스트레스로 탈모까지 왔다고.”

제 정수리를 가리키며 울상을 짓는 김오태.

“진짜 뭐든 적당히 하는 게 중요한 법이야.”

반면 김오태는 <별을 보러 떠나요> 성공 이후 다소 도취되었고.

성공적 종영 뒤에는 일을 엄청나게 늘렸다.

장수 프로그램을 만드는 대신, 단타성 시즌제 프로그램들을 여러개 찍어낸 것.

워커홀릭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거의 내내 방송국에서 살았다.

“번아웃이라는 게 무섭더라고. 어느 순간 진짜 내 마음 속에 재밖에 안 남은 기분?”

성공이라는 것에 천장은 없는 법.

목표를 이루면 더 큰 목표가 보이고, 어느 새 이룰 수 없는 목표까지 넘본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남은 거라곤 추억도 뭣도 없는 그저 일의 향연.

덕분에 MBS 예능국 최고의 예능PD로 불렸던 김오태는 번아웃 휴식기를 가졌고.

2년 간 쉬다가 최근에야 ‘힐링 예능’을 표방하며 다소 조용히 복귀했다.

김오태와 이지혜는 바로 그 힐링 예능에서 다시 재회한 것.

“지혜 네 말대로 나도 이번 예능으로 힐링 좀 하는 거 같다. 옛날엔 시청률에 목매고 살았는데.”

“제목도 참 잘 지은 거 같아요. <힐러들의 수다>라니.”

<힐러들의 수다>.

영화 <킬러들의 수다>를 절묘하게 비튼 제목.

흔해빠진 관찰 예능, 힐링 예능과는 결이 조금 달랐다.

<힐러들의 수다>라는 제목답게.

사회적 약자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서포트를 해줄까?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실행하는 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취지.

토크쇼와 힐링 예능을 결합한 형태라 할 수 있겠다.

취지가 취지라,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았고.

덕분에 김오태의 이름값보단 훨씬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그래도 인류애를 느끼게 해준다며, 꾸준한 고정팬층이 생긴 덕에 그럭저럭 순항 중이지만.

“그래서 말인데 지혜 씨. 다음 아이템 말인데.”

“아. 정하셨어요?”

“그게 말이지.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서 옛날 프로그램들을 좀 참고해보려고. 양심 있는 냉장고, 뭐 그런 거 말이야.”

으음, 하고 고민에 빠진 두 사람.

잠시 후.

“<사랑의 집>. 그 프로그램은 어때요?”

이지혜가 의견을 냈다.

“아. 옛날에 엄청 히트쳤던 그거? 사정이 어려운 집 리모델링 해주는 프로그램.”

“네. 그거 인기 좋았잖아요. MBS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방송국이랑 잘 협의만 하면 아이템은 따올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오, 좋네. 근데 그거 게스트로 유진이······는 힘들겠지?”

예전의 김오태 같았다면 유진에게 바로 콜을 넣었을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는 가뭄에 콩 나듯 출연하는 유진.

그런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게 바로 김오태의 <별을 보러 떠나요> 아니었나.

“유진이도 예전에 단칸방 생활하던 시절이 있다며? 아이템 취지랑 잘 어울릴 거 같긴 한데.”

당시의 김오태는 원탑으로 잘 나가는 예능PD였지만.

지금은 유행의 최전선에는 밀려난 상황이다.

반면 유진은 이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가 되었다.

예전처럼 함부로 콜을 넣을 순 없다는 뜻.

“네. 힘들 거예요. 요즘 뮤지컬 연습에 열중이거든요.”

이지혜 입장에서는 유진을 배려한 선택이었다.

<힐러들의 수다>가 화제성이 높거나, 시청률이 매우 잘 나오는 프로그램은 아니거든.

무엇보다.

“안 그래도 바쁜데, 제 일로 도와달라고 하기 좀 미안해서요.”

이지혜가 아직 중학생이던 시절, 혹사의 시기.

그 시절 이지혜를 구원해준 게 바로 유진 아니었나.

최근 뮤지컬 텐투텐 연습 등으로 유진이 바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예능 출연을 부탁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힘들던 시절 유진에게 도움을 받았기에 더더욱.

“그래? 아쉽네.”

김오태는 쿨하게 넘어갔다.

여기서 질척대봐야 이지혜의 마음만 아프게하는 꼴일테니.

“하긴, 아직 아이템이 확정된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다음주에 말이지.”

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 주제는 다른 쪽으로 넘어갔다.

*

정성진과 유유연.

라앺으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가끔 만나 식사를 같이 하곤 했다.

유진이 일본으로 건너가 3년을 보낸 사이.

두 사람은 절친한 오빠 동생 사이가 된 것.

“그래서 요즘 연습은 어때요?”

“말도 마. 유진이 에너지가 어찌나 넘치는지. 도무지 따라갈 수가 없죠.”

“아하하! 라앺 때부터 그랬죠. 우리 지니는 언제 어디 있더라도 성실하니까.”

유유연은 여전히 유진을 ‘지니’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16살짜리가 그리 열심히 하니, 다들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더라고. 게다가 유진이가 좀 잘해야 말이지. 따로 보컬 레슨도 받는다던데, 진짜 매일 실력이 더 늘어서 온다니까?”

“그래요? 완전 기대되네. 나도 보고 싶다. 저 초대권 꼭 주셔야해요? 오빠랑 유진이 나오는 회차.”

“글쎄? 너한테 줄 티켓이 있을지 모르겠다.”

“와, 완전 서운해. 우리 우정이 그거밖에 안 돼요?”

“그게 아니라. 유진이랑 내가 붙는 회차는 벌써부터 인기가 좋아서 말이야. 매진은 거의 확정이라고 하고, 티켓 달라는 사람도 많아서 참.”

신드롬 수준이었던 드라마 라앺의 인기.

그 주역이었던 박유진과 정성진의 뮤지컬 출연!

당연히 티켓 오픈 전부터 인기가 많을 수밖에.

“그러고보니 티켓팅이 30분 뒤부터 시작이네. 티켓이 얼마나 팔리려나.”

으음, 하고 잠시 고민하던 유유연이 말했다.

“오빠. 우리 내기라도 하는 게 어때요?”

“무슨 내기?”

“이제 곧 티켓팅이라고 했죠? 그거 결과 맞힌 사람이 저녁 쏘기.”

이번엔 정성진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곧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콜.”

“그럼 오빠는 어디에 걸래요?”

“음, 잠깐만.”

정성진은 제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클라우 솔라스> 티켓 오픈 안내]

[<클라우 솔라스> 스케줄 표

헨리 / 워튼 / 소피아

박유진(첫공) / 정성진(첫공) / 김가을(첫공)

진태혁(첫공) / 설기준(첫공) / 고선영(첫공)

서경주(첫공) / 강홍연(첫공) / 양봄(첫공)

박유진 / 구준우 / 고선영

진태혁 / 정성진 / 김가을

서경주 / 설기준 / 양봄

박유진 / 정성진 / 고선영

···

···]

잠시 고민하던 정성진이 말했다.

“좋아, 정했어. 나랑 유진이 붙은 회차만 매진.”

“헐. 오빠 자신감 뭐예요? 아무리 지니라도 자기랑 붙지 않으면 매진 안 된다. 그거예요?”

“요즘 티켓값이 또 올랐거든. 그래서 아마 심리적 저항감이 좀 있을 거야. 물론 유진이라면 여러 회차를 매진시키겠지만, 전회차까지는······모르겠네? 안 좋은 자리는 좀 남을 거 같기도 해.”

유진이 배정받은 회차는 총 20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좌석수는 3천석.

단순 곱하기로 계산하면, 전회차 매진시 6만개의 티켓을 팔아야한다는 것.

“게다가 평일 낮 공연 같은 건 아무래도 잘 팔기 쉽지 않으니까.”

유진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변수가 있다.

첫 뮤지컬 도전이기 때문에 아직 불안해하는 시선이 있다는 것.

그리고 얼마 전부터 뮤지컬 티켓값이 조금 상승해, 뮤지컬 덕후들에게 민심이 안 좋다.

탈덕을 선언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니, 그게 분위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지도.

“그래요? 전 그런 거 상관 없을 거 같은데.”

유유연은 꾸준히 유진의 티켓파워를 믿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다가왔고.

유유연은 제 휴대폰을 통해 티켓팅 사이트인 윈터파크에 접속했다.

“자자, 이제 곧 정각이에요, 오빠. 5, 4, 3, 2, 1······.”

그렇게 티켓팅이 시작되었으나.

“땡!”

어쩐지 사이트가 고요했다.

유유연이 제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엥? 지금 표가 하나도 안 나갔는데요?”

“뭐?”

“숫자가 안 바뀌어요.”

톡톡, 제 액정을 눌러보는 유유연.

“어? 숫자가 안 바뀌는 게 아니라 화면이 멈췄는데요?”

유유연은 뒤늦게 깨달았다.

사실 그건.

“뭐야, 먹통인가?”

“아니. 서버가······터졌다는데?”

폭풍전야, 큰일이 벌어지기 전의 고요함이었을 뿐.

[안녕하세요, 윈터파크 티켓입니다.

먼저 회원분들게 사과드립니다.

최근 트래픽 증설작업을 완료했음에도

저희의 예상을 웃도는 접속량으로 인해······]

티켓팅 사이트에는 그런 공지가 올라올 정도.

정성진은 기가 막혀 헛웃음을 흘렸다.

“서버가 터져? 무슨 아이돌 콘서트도 아니고, 뮤지컬 예매에?”

뮤지컬 배우로서의 경력이 제법 긴 정성진이다.

그러나 이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초 인기극이라는 뮤지컬에서도 없는 일이거늘!

그렇게 해서 서버 정상화작업을 위해 티켓팅은 30분 뒤로 미뤄졌고.

그 이후론 다행히 이번에는 서버가 터지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이미 두 사람 사이의 내기는 승부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

“오빠. 저녁 잘 먹을게요.”

티켓 판매 사이트 서버가 왜 터졌겠는가.

[박유진, 정성진, 김가을, 이요섭, 김준석

VIP석 / 매진, R석 / 매진, S석 / 매진, A석 / 매진]

[박유진, 구준우, 고선영, 장허수, 남하권

VIP석 / 매진, R석 / 매진, S석 / 매진, A석 / 매진]

[박유진, 강홍연, 양봄, 이요섭, 남하권

VIP석 / 매진, R석 / 매진, S석 / 매진, A석 / 매진]

누구랑 붙든.

어느 시간대든.

<클라우 솔라스> 박유진.

그가 배정된 20회차, 모두 전석매진이었다.

유진은 정말로 6만개의 티켓을 판 것이다.

그것도.

“유연아. 이제 몇 분 지났지?”

“어디 보자, 3분이요.”

단 3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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