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209화 (209/237)

209화

해외 유명 사이트 중 ‘ALL-IN’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바로 베팅 사이트.

겉으로만 보면 흔히 외국에 존재하는 스포츠 베팅 사이트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그곳이 ‘스포츠 베팅 사이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

[마약 스캔들을 일으킨 배우 허쉬 크래프트가 일주일 내로 기자회견을 할 것이다? 그렇다/아니다]

[키스 벤젠과 에이미 빈야드. 두 사람의 열애설 기사가 뜬다/안 뜬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더 체인>이 전세계 수입 1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다/아니다]

이곳은 스포츠 외에도 별의별 베팅이 다 존재한다는 것.

그것도 주로 연예계와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

[멍청이들. 허쉬가 기자회견을 할 거 같아? 그 약쟁이는 반성이라는 걸 모르는 놈이야. 하지 않는다에 10달러 걸겠어

ㄴ 10달러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멍청이가 여기 있군. 허쉬가 너처럼 멍청하지 않다면 당장 모두 앞에서 사과해야할 거야.

키스와 에이미가 사귄다는 건 19세기에 태어나지 않은 이상 모두 알고 있을걸.

ㄴ 또 어디서 이상한 소문을 보고 온 모양이군. 키스는 레이첼과 사귀고 있다고

ㄴㄴ 이봐. 그러지 말고 너희들의 연애나 신경 쓰는 게 어때?

ㄴㄴㄴ 빌어먹을 놈. 네 녀석 어디 살지?

더 체인은 망할 거야. 내 생에 그렇게 쓰레기 같은 영화는 처음 봤다고. 1억 달러? 1달러도 아깝군!]

가십과 베팅이 혼재된 이곳, 올인.

각종 찌라시와 기자들이 뿌려대는 소스.

그에 따라 배당률이 천차만별로 나뉘었다.

이용자들에게 베팅은 일종의 재미였다.

실제로 많은 돈을 베팅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마치 친구들과 하는 심심풀이 내기처럼.

그들은 10달러 내외의 돈을 걸고 이 놀이를 즐겼다.

그러나 마냥 놀이처럼 즐기는 건 아니다.

또 예외가 있으니.

[휘슬 스튜디오 차기 히어로를 맡을 배우는?]

바로 이 베팅.

이건 스포츠만큼이나 꽤 진지했다.

휘슬 스튜디오는 전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히어로 프랜차이즈 세계관.

WU를 운영 중이고, 히어로 한 명 한 명에 대한 인기과 관심은 어마어마하다.

이렇다 보니 WU에 속하게 될 히어로를 어떤 배우가 맡게 될지는 초미의 관심사.

그래서 해당 안건에 대해선 올인 내 오고 가는 돈의 양도 상당했다.

[특급정보를 알아왔어. 일단 이건 확실해. 아역배우가 맡게 될 거야

ㄴ 그 얘기 퍼진지 이미 한달도 더 됐어, 애송이

벤 케이지가 청소년 히어로에 욕심이 많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었지

기획안이 유출됐으니까 말이야. 대체 그런 건 어떻게 구하는지 몰라]

휘슬 급이나 되는 곳은 정보 통제가 어렵다.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다고 해도.

워낙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거대하다보니 관련된 사람만 해도 수백, 수천이다.

그들의 입을 모두 틀어막을 수는 없는 노릇.

게다가 그를 캐내려는 파파라치들이 한둘이어야 말이지.

[볼 것도 없네. 앤드류가 뽑힐 거야.

ㄴ 동의.

장난해? 그런 꼬마를 WU에 참가시킨다고? 당연히 조지 목슬리일 거라고.

애덤 즈윅도 잊지 말라고, 친구들.

제발 하다못해 히어로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언급해. 덜 떨어지는 애들만 언급하는 이유가 뭐지? 매니지먼트에서 하는 마케팅인가?]

그래도 아직 ‘하이틴 히어로’라는 정보만 퍼진 상황.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아역배우들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앤드류 캐밀 – 3.1

조지 목슬리 – 4.4

애덤 즈윅 – 6.6

···

···]

많이 거론되는 순서대로 높은 배당률을 기록하는 건 당연한 일.

그리고.

[박유진 – 413.2]

이게 유진에 대한 배당이었다.

[이건 또 누구야?

ㄴ 넷플러스도 안 보나? 그 한국 하이틴 드라마에 나온 아역배우잖아.

마이클 론도가 물고 빠는 그 친구로군.

일단 영어부터 공부해오라고 하지 그래

ㄴ <데드맨>이라는 한국영화를 봤다면 이 친구를 무시할 수 없을걸

ㄴㄴ 미안해 난 할리우드 영화만 봐서 말이야

마이클? 그 스윗터쟁이는 좀 무시해.

ㄴ 그 스윗터쟁이가 할리우드 최고의 정보통이라는 건 알고 하는 말이겠지?

ㄴㄴ 인정해. 하지만 녀석도 퇴물 다 됐어. 저런 아시안 아역배우한테나 집착하고 말이지.

내 생각엔 마이클이 한국 매니지먼트에게 돈을 받은 게 아닐까 싶어. 스윗터에서 유진 팍을 언급할 때마다 돈을 지급받는 거지]

유진은 이제야 <열다섯, 서른다섯>으로 얼굴을 알린 아역배우였다.

할리우드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다른 아역배우들에겐 밀릴 수밖에.

게다가 휘슬이 설마 아시안 아역배우를 쓸 거라곤 상상 못하는 모양.

그런데.

[Michael Rondo 님의 스윗 : 속보) 휘슬 CEO 벤 케이지, 영화감독 존 조그. 유진 팍을 캐스팅하기 위해 한국에 오다]

해당 스윗 이후.

배당률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박유진 – 2.4]

유진의 배당률이 순식간에 1위로 올라선 것.

[아까 뭐라고 하던 녀석들. 다시 한 번 지껄여보시지

뭐? 퇴물? 퇴에에에에에물?

입만 산 녀석들. 역시 돈 앞에선 솔직하군.]

*

며칠 후.

주역 매니지먼트의 사장인 차동석.

그의 얼굴은 퀭해지다 못해 좀비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으어어어.”

괴상한 소리를 내며 괴로워하는 차동석.

그를 보며 장미소가 혀를 차며 말했다.

“오빠. 제발 이상한 소리 좀 내지 마. 뭐야, 그 괴물 같은 소리는.”

“내고 싶어서 내는 게 아니야. 멋대로 나오는 거라고.”

“윤지가 오빠 때문에 운 거 못 봤어?”

“흑흑. 다 나만 미워해. 이렇게 생긴 걸 어쩌라고.”

심지어 집에서 어린 딸이 그의 얼굴을 보고 눈물을 터뜨릴 정도였으니.

“이럴 때일수록 웃어.”

“자기도 안 웃고 있잖아.”

“난 원래 웃는 상이 아니야.”

그렇게 말하곤 있지만.

심지어 그 차분하고 냉철한 장미소도 진이 빠진 모습이다.

“에휴. 이게 대체 무슨 난리야.”

얼마 간 주역 매니지먼트는 아주 난리였다.

인터뷰나 입장표명을 요청하는 전화와 이메일이 쏟아져 업무마비가 될 정도였고.

심지어 사무실 근처엔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기도 했다.

다행히도 그나마 그건 오래가지 않았다.

아역배우 에이전시인 만큼 아역배우를 보호해달라는 성명을 낸 뒤로.

해당 기자들은 엄청난 비난 여론에 휩싸였으니까.

덕분에 회사 근처는 비교적 깨끗해졌지만.

또 어디서 진을 치고 있을지 모르는 노릇.

이젠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

“그러게 말이야. 설마 그 할리우드 기자가 그렇게 스윗터에 터뜨려버릴 줄은.”

마이클 론도.

할리우드 유명 기자이자, 스윗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정보통.

주역 매니지먼트로선 그에게 감사함을 갖고 있었다.

그가 관심을 보인 덕분에 해외에서 유진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늘었으니까.

내심 그와 어떻게 관계설정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던 차.

마이클 쪽에서 먼저 접근해왔다.

혹시 <클라우 솔라스> 유진 회차 공연 티켓을 구해줄 수 없겠느냐면서.

그런데.

“설마 첫공이 끝나자마자 그런 폭탄을 터뜨릴 줄이야.”

공연이 끝나자마자 스윗터를 올려버렸다.

박유진의 할리우드 진출!

이러면서.

“차라리 아예 가짜 뉴스라면 몰라. 부인하기도 어려운 게, 거기에 존 조그와 벤 케이지가 있던 게 팩트니까 말이야.”

존 조그 한 명만으로도 난리가 났을 텐데.

휘슬 사장인 벤 케이지가 유진을 찾아갔다니!

“아니, 그 대단한 양반들이 대체 왜 백스테이지에 있던 거야?”

“존 조그는 프랭크의 친구라 같이 왔다고 하고, 벤 케이지는 개인적으로 티켓을 구해서 왔대. 두 사람이 유진이 공연 끝나고 대기실로 온 모양이야.”

“유진이가 유진이 했겠네. 분명 공연을 보고 아주 눈이 돌아버렸겠지.”

아무튼.

그 스윗터 하나로 인터넷은 난리가 났다.

심지어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까지 말이다.

[휘슬의 사장 벤 케이지, 할리우드 영화감독 존 조그! 두 거물의 러브콜을 받은 박유진, 할리우드에서 역대급 데뷔 가능할까?]

[휘슬의 새 히어로는 한국 아역배우? 해외팬들 관심 집중!]

그 뒷감당은 오롯이 주역 매니지먼트의 몫.

그것이 소속사가 해야할 일이니까.

[박유진 소속사 주역 매니지먼트, 할리우드 진출설에 “드릴 말씀 없다” 침묵······전략적 선택?]

[아역배우 박유진, 뮤지컬 활동 외 대외적 활동 없어······할리우드 진출 기사 탓?]

[“미성년자에게 뭐하는 짓이냐” 박유진만 졸졸 쫓아다니는 기자들, 연예계 기자들의 직업윤리 도마 위로]

[마이클 론도는 누구? 할리우드 최고의 소식통으로 박유진에게 줄곧 관심 가지고 있어]

하지만 ‘할리우드’라는 그 불길이 점차 번져가고 있었다.

유진이 현재 워낙 인기와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었는데.

그런 와중에 마이클 론도가 제대로 불을 지른 셈이니까.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

“뭘?”

“유진이 할리우드로 진출하는 거 말이야. 솔직히 판은 완전 깔린 셈이잖아?”

오히려 진출하지 않으면 이상한 모양새다.

“내 생각은 언제나 한결같지. 유진이의 의견을 따른다.”

차동석이 확신하며 말했다.

“유진이가 선택할 문제지. 정말 할리우드로 나가든, 아니든 말이야. 설령 유진이가 포기한다고 해도, 난 말리지 않을 거야.”

“이렇게 판이 깔렸는데?”

“유진이잖아. 어떤 선택이든, 그게 옳은 방향일 거야.”

여태껏 그래왔으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리고 잘 알잖아? 유진이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는 거.”

*

한편.

유진의 집.

“너희 셋 축하해. 세 명 다 합격했다며?”

“어? 어어.”

집들이를 온 넥스트 멤버들.

유진을 제외한 세 사람은 같은 예술고에 진학했다.

마침 그 예술고에 문예창작과와 연극영화과가 같이 있었으니.

“너도 왔으면 좋았을 텐데.”

“하하. 난 학교에서까지 연기를 배우고 싶진 않거든.”

아쉽지만.

유진은 다른 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말이다.

“넌 예고 오면 실기 성적은 꽁으로 다 먹을 텐데. 학교에서도 편의를 엄청 봐줄 거고. 뭐하러 인문계를 간 거야?”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정기열이 유진을 향해 물었다.

“공부해보고 싶은 게 생겼거든. 아동심리학, 그리고 아동복지학 쪽.”

고등학교에선 아동심리학이나 아동복지학을 전공할 수 없다.

때문에 대학교에 진학해야 한다는 필요의식이 더 뚜렷해졌다.

“솔직히 말하면, 난 대학교를 간판 때문에 가려고 한 거거든. 좋은 대학에 나오면 사람들이 좋게 봐줄테니까. 이미지에도 좋고. 그런데 이제 아니야. 내가 공부하고 싶은 걸 공부하러 가려고.”

그것만으로도 인생의 목표가 훨씬 뚜렷해진 기분.

“열심히 공부하려고. 앞으론 출결도 잘 챙기고.”

“우와, 멋지다.”

저도 모르게 감탄하는 김선미.

그러자 정기열이 김선미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아, 왜?”

“내가 뭐?”

“옆구리 찔렀잖아.”

“내가 언제? 증거 있음?”

“손가락 부러뜨려버린다.”

“너 협박죄로 고소할 거야. 우리 회사 법무팀이 얼마나 쎈지 모르지?”

“그럼 우리 사장님한테 이른다. 차동석 사장님 덩치 봤지? 사장님들끼리 원 펀치 뜨자고.”

“무식하게 그게 뭐냐?”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 모르냐? 이 바보야.”

음.

여전한 두 사람이다.

그런 와중.

“그, 그런데 유진아. 너 정말 괜찮아?”

유신애가 조심스레 물었다.

“음? 뭐가?”

“요즘 난리였잖아. 기사 나고서 막 너희 회사 앞으로 찾아갔다며.”

“아아. 괜찮아. 이 근처엔 누구도 얼씬 못하거든. 경비원 아저씨들이 얼마나 많은데.”

괜히 이곳이 비싼 게 아니다.

연예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다보니.

거주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얼씬 못하게 여러 조치가 착실히 이루어져 있으니까.

“야.”

그때.

정기열이 눈치를 보다 슬금슬금 유진 쪽으로 다가왔다

“응?”

“우리 친구니까 그냥 직구로 물어본다.”

“그래. 뭘 물어보려고?”

“그래서. 할리우드 진출할 거야?”

“응. 할 거야.”

매우 덤덤히 대답하는 유진.

그러자 다른 세 사람이 오히려 흥분했다.

“진짜? 진짜 하려고?”

“휘슬 사장이 너 찾아갔다며! 진짜 대박이다.”

“존 조그 감독도. 와, 진짜 화려하게 데뷔하겠는데? 역대급으로.”

티는 내지 않았지만.

세 사람 역시 유진이 할리우드로 갈지 말지 어지간히 궁금했던 모양이다.

한국 배우들에게 할리우드라는 이름은 신화, 그 자체였다.

그런데 이제 고1이 되는 유진이 할리우드에 진출한다니!

그것도 존 조그의 감독 영화에 출연하거나, 혹은 WU의 새로운 캐릭터로 말이다.

“안 떨려?”

“아니, 별로.”

유진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내 인생에서 할리우드는 그저 올라가야 할 계단일 뿐이야.”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라.

그저 밟고 올라가야 할 계단.

예전이라면 그 할리우드라는 이름에 흥분했을지도 모른다.

배우들이라면 그곳에서 활동하길 꿈꾸니까.

그러나.

유진은 훨씬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다.

배우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그러기 위해선, 일단 움직여야겠지. 근육을 다져놔야 해.”

그리고 그 계단을 오르기 위해.

유진은 준비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그게 무슨 헬창 같은 소리야?”

“기열아. 나랑 같이 하체 운동 좀 할까? 일단 스쿼트 100개부터 시작하자.”

“······죄송합니다, 형님.”

*

[<열다섯, 서른다섯> 시즌2, 초반 우려를 딛고 훌륭한 마무리! 시청자들 “넷플러스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비록 미국 1위 탈환은 실패했으나······유종의 미를 거둔 <열다섯, 서른다섯>!]

[정은호X민유라 커플, 감동적인 해피엔딩! <열다섯, 서른다섯> 시즌2 역시 명품 드라마 입증!]

<열다섯, 서른다섯> 시즌2는 초반의 우려와 달리.

최근 <열다섯, 서른다섯> 시즌2의 민심은 급격히 회복되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시즌1의 떡밥과 갈등이 해소되고.

비로소 멜로 드라마로서의 설렘이 폭발했다.

물론.

결국 시즌1의 아성을 넘어서진 못했으나.

최소한 주인경과 강사랑이라는 희대의 조합은 그 값어치를 했다는 평가.

[시즌2 명장면 – 강사랑과 박유진이 붙는 씬

ㄴ ㄹㅇㄹㅇ 이 장면 되게 쩔었음

ㄴ 강사랑이랑 박유진 케미도 좋던데? ㅋㅋ

ㄴ 박유진은 걍 치트키임 누구랑 붙여도 ㅅㅌㅊ

ㄴ 그거 앎? 저거 후반부 전부 애드립이었대 ㅋㅋ

ㄴㄴ ㄹㅇ? 미쳤네;;]

시즌2 반응을 살펴보던 주인경.

해당 글을 보고선 잠시 멈춰섰다.

자신이 주역인 시즌2.

그 명장면으로 꼽히는 게 박유진 출연분이다.

하지만 그 사실이 마냥 씁쓸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오히려 신의 한수였어. 박유진, 그 애가 라이브에서 시즌2 출연사실을 밝혀준 덕분에 반등이 시작된 거니까.’

심지어 라이브 이후.

인터뷰나 넙튜브에서도 시즌2를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가만히만 있어도 시즌1의 가치가 더 올라감에도 말이다.

‘자신의 이득보단, 작품 전체를 보고 내린 결정이겠지.’

아무튼 주인경으로선 큰 빚을 진 셈.

처음에는 유진과의 승패에 집착했던 주인경이지만.

이런 일을 한 번 겪고나니 깨달은 바가 있었다.

주인경 역시 맡은 작품마다 거진 대박을 터뜨린 흥행보증수표였다.

그렇기에 한동안 잊고 살았다.

주연배우끼리의 우위보다 작품의 흥행이 더 중요하다는 것.

‘뭐, 그 우위조차 내가 박유진에게 확실히 밀려버렸지만.’

주인경은 이제 그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남자 배우 브랜드 평판 랭킹, 박유진 1위 달성······아역배우로선 최초. 기존 1위인 주인경은 2위로 밀려나]

이젠 반박 못할 팩트가 되어버리지 않았나.

우웅-

“음?”

갑작스레 도착한 문 자 한 통.

해당 문자를 본 주인경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러다 곧.

“하하.”

그의 입가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운 웃음이었다.

“정말 대단하네.”

그리 중얼거린 주인경은 곧 운전석의 매니저를 향해 물었다.

“오늘 오후 스케줄 뭐였지?”

“네? 아, 그게. 오후 7시부터······.”

“그거 캔슬해.”

“네?”

뭔지 물어봐놓고.

대답이 돌아오기도 전에 캔슬하라는 주인경.

그의 매니저가 사색이 되었다.

평소 프로의식이 뛰어난 주인경이다.

지각조차 하지 않는 그가, 갑자기 펑크를 내겠다니?

“갑자기 무슨 일이세요? 이거 ”

“걱정 마.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형. 그래도.”

“캔슬해. 그때 반드시 가야할 곳이 있어.”

주인경은 그리 말하며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빚은 갚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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