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화
존 조그.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벤은 대기실에서 그와 마주쳤던 순간을 떠올렸다.
“음, 유진 팍. 이게 그 <열다섯, 서른다섯>에 나왔던 그······뭐였지? 밀당? 그겁니까?”
그는 분명 박유진을 노리고 있는 경쟁자였다.
그런데 그를 감독으로 추천하다니?
“아뇨, 전 진지해요.”
“혹시 그와 비즈니스적으로 얽혀있는 겁니까?”
“아뇨. 서로 그날 처음 본 거였어요.”
“그렇다면 왜 하필 존 조그죠? 당신과 함께 작품을 한 적도 없을텐데.”
“그래서 추천하는 거예요. 순수하게 실력을 보고서요. 그에겐 어떤 영화를 의뢰해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낼 거예요. 그게 설령 히어로 영화라고 해도 말이죠.”
“으음.”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그 감독의 성향 때문이에요.”
“성향?”
“존 조그 감독은 <클라우 솔라스>의 원작자인 프랭크에게 부탁해 티켓을 구했고, 직접 한국으로 와 제 공연을 관람했어요. 제 가치를 알아봐주고, 먼저 다가와줬죠. 이 말은 즉, 벤 당신과 존의 안목이 비슷하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죠.”
안목이 비슷하다.
그 대목이 벤의 흥미를 끌었다.
“동시에 그와 함께 작업한 주인경 배우의 말을 들어보니, 촬영 현장에서 배우의 연기방향을 최대한 존중하며 영화를 만든다고 하더군요. 아시다시피, 전 할리우드에서 아직 애송이고 이방인이에요. 그런 저를 신뢰하고, 존중하면서, 중요배역으로 잘 써먹어줄 감독을 원해요.”
이어진 말은 꽤나 직설적이고, 현실적이었다.
유진의 말대로, 할리우드는 냉혹하다.
특히 인종이 다른 경우엔 더더욱.
‘한국에서 그토록 잘 나가면서. 자기객관화가 매우 잘 되어있군.’
벤은 그 점에 대해 다시금 감탄했다.
유진의 말을 들어보니, 존 조그에 대한 시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박유진을 두고 경쟁할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과 비슷하게 박유진의 가치를 일찌감치 깨달은 것뿐일지도 모른다.
즉.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관계가 될 수 있다는 뜻.
“······검토가 좀 필요하겠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냅다 수락할 수는 없었다.
이미 멋대로 유진을 만나러 한국에 와버린 벤이다.
감독까지 멋대로 정해버리면 아마 스티븐이······.
삐리리-! 삐리리-!
그리고 그때.
오래된 히어로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흘러나왔다.
바로 벤의 휴대폰에 전화가 걸려온 것.
“이봐, 벤.”
“스티븐. 무슨 일이지?”
“무슨 일? 멋대로 한국행 비행기를 끊은 뒤, 멋대로 차기 히어로 캐스팅에 관한 정보를 흘리고, 멋대로 여태 돌아오지 않는 사장이 지금 내게 그런 말을 하는 건가?”
스티븐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벤의 한국행이 상당히 즉흥적이었던데다.
마이클 론도에 의해 대형폭탄까지 떨어졌으니 말이다.
“그래, 미안해.”
“이것 참 영광이군! 자네의 입으로 미안해라는 말을 듣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데 말이야.”
“······날 비난하려고 전화한 건가?”
“물론. 하지만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야. 존 조그 감독 알지? 아무리 너드라도 그 정도는 알겠지.”
스티븐의 입에서마저 존 조그의 이름이 나올 줄이야.
벤은 흠칫 놀라 되물었다.
“그래, 무슨 일인데?”
“혹시 자신에게 히어로 영화를 맡겨볼 생각이 없냐는데?”
그 말에 벤은 고개를 돌려 유진 쪽을 바라보았다.
박유진이 존 조그를 추천한 타이밍에.
존 조그가 감독직을 자원하고 나섰다.
그게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으니.
‘그게 아니면, 누군가의 설계거나.’
유진은 그저 빙긋 웃고 있을 뿐이었다.
*
“자넨 정말 사고뭉치야.”
스티븐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끝내 날 다시 한국으로 오게 만들었군.”
“어쩔 수 없었어, 스티븐.”
벤은 뻔뻔하게 대꾸했다.
그러자 스티븐이 혀를 찼다.
“뭐가 어쩔 수 없지? 미국에서 처리하면 될 일이었어. 휘슬의 공동사장 두 명이 한국에 오는 것보다 훨씬 비즈니스적이지.”
“유진 팍은 현재 한국에서 뮤지컬 공연을 소화 중이야. 그런 그를 미국으로 어떻게 부르겠어?”
“이봐. 자네랑 내가 몇 년 지기지?”
“음, 올해로 10년 됐을 걸.”
“유진 팍에게 베푸는 그 배려를 10년지기인 내게 베풀 생각은 없나? 아, 그러기에 10년은 너무 짧은가?”
스티븐의 노골적 비아냥.
그러나 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를 본 스티븐은 쯧, 하고 혀를 찼다.
“요즘에는 문자라는 좋은 방법도 있는데 말이야. 자네 때문에 요즘 비행기를 많이 탔더니 허리가 나갈 거 같아.”
“이런 중요한 문제를 문자로 해결하자고? 제정신인가?”
“······자네를 죽여버리고 싶어.”
“휘슬의 사장이면 언변에 조심하도록 해, 스티븐.”
“아아악!”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규하는 스티븐.
“제발, 사장이면 좀 사장답게 굴어! 내가 홧병으로 죽는 걸 보고 싶은 거야?”
벤 케이지는 사장으로서 도무지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스티븐이라는 공동사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여태 유진에게 접근한 것만 봐도 그렇다.
흥미본위로 움직일 때도 많고.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제멋대로 굴 때도 많다.
물론 그게 예상치 못한 이득을 불러오기도 하고.
그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행동력 덕분에 여러 히어로 캐릭터를 창조하고.
또 기존 히어로들의 영화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그 덕분에 벤은 업계에서 전설적인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라는 건 보수적인 집단이다.
그가 언제 사고를 터뜨릴지 노심초사할 수밖에.
그런 의미에서, 공동사장인 스티븐은 그를 제어하는 억제기 같은 존재인 것.
“그래, 미안해. 하지만 화내지 말라고. 나는 사고를 친 게 아니라 비즈니스를 진행 중인 거니까.”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벤이 조금 미안하다는 티를 냈다.
“그래도 내 덕분에 좋은 뮤지컬도 한 편 봤잖아.”
“그래. 좋은 뮤지컬이었지. 만약 그 공연이 쓰레기 같았다면 내가 자네를 내 캐리어에 넣어서 당장 미국으로 돌아갔을 테니까.”
뒤늦게 이성을 되찾은 스티븐도 길게 숨을 내뱉었다.
그나마 스티븐이 침착할 수 있는 이유.
그 역시 어제 <클라우 솔라스> 공연을 봤기 때문이다.
“그래, 인정해. 자네가 그토록 관심을 보인 이유를 이제 알겠더군.”
유진의 연기와 노래를 실제로 보고 나니.
벤이 왜 그 아역배우에게 꽂혔는지, 스티븐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확실히 사람의 시선을 잡아끄는 법을 알고 있는 배우였어.”
“그래, 내 말이 그거야! 게다가 대단한 게 뭔지 아나? 첫 공연 때도 굉장했지만, 어제는 또 다른 느낌이더라는 거야! 마치 나날이 성장하는 것처럼.”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는 벤.
마치 팔불출 아버지가 제 아들 자랑을 하는 느낌이다.
“왜? 아주 히어로 뮤지컬 영화도 만들지 그래.”
“오, 그것도 좋겠는데.”
스티븐은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저었다.
“후우. 그래, 침착하자고. 우리가 논의해야할 안건은 두 가지야. 첫째는 존 조그를 감독으로 선임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부터 일단 처리하자고.”
*
두 사람의 연락에 존 조그는 단숨에 날아왔다.
마치 기다렸던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빠르게 미팅을 가질 수 있어서 기쁩니다. 역시 휘슬은 뭐든 빠르군요.”
“갑작스레 감독직에 관심을 보인 이유가 궁금하군요. 아직 우리 휘슬 측이 어떤 영화를 만들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지원했습니다. 전 어떤 영화든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엄청난 자신감.
그 배경엔 그의 커리어가 있을 터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 날 대기실에서 당신과 마주쳤을 때. 거대한 경쟁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 유진 팍을 캐스팅하기 위해 노리고 있었거든요.”
그 말에 벤의 표정이 다소 뚱하게 바뀌었다.
그러나 그리 오래 가진 않았는데.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유진 팍의 잠재력을 눈치채고, 눈독 들이고 있는 사람이 나 하나뿐이 아니구나. 이 원석을 일찌감치 발견한 벤 사장님의 안목에 대한 신뢰가 생겼습니다. 역시 휘슬의 보스다우십니다.”
이어진 존 조그의 말을 듣고 입꼬리가 올라갔기 때문.
존 조그가 갑작스레 감독직을 자원한 이유.
사실 그건 주인경과의 만남이 큰 영향을 끼쳤다.
‘뉴스를 보고 연락했어요, 존.’
주인경으로부터 날아온 갑작스러운 연락.
‘전 <열다섯, 서른다섯>을 통해 유진이와 아주 친밀한 관계가 되었어요. 할리우드 진출에 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죠.’
물론 주인경이 그냥 지어낸 말이다.
존으로선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겠지만.
‘대기실에 당신이 찾아온 것을 보고서 매우 감동했다고 합니다. 유진이가 당신의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그게 정말입니까?’
‘하지만 휘슬의 히어로가 되는 것은 유진이의 꿈이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아요.’
역시 휘슬은 강력한 경쟁자였다.
솔직히 자신이라도 탐이 날 테니까.
이대로 박유진을 놓치게 되는 건가 싶었는데.
‘그래서, 제가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려봤습니다만.’
‘아이디어?’
‘네. 당신이 휘슬의 차기 히어로 영화 감독을 맡는 거죠. 보아하니 아직 감독이 정해지진 않은 모양이니까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WU의 감독을 맡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벤 케이지는 일반적인 사장과 다릅니다. 그를 직접 찾아가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신감을 어필해보세요. 솔직히 존 감독님이 어디 가서 꿇릴 사람은 아니잖아요. 아, 그리고.’
‘그리고?’
‘유진이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매우 갑작스러운 아이디어였으나, 존 조그가 어떤 감독인가.
배우 덕후로, 배우와 일하는 것이 최우선인 감독.
즉.
유진과 일할 수 있다면 상관없다.
게다가 그 자리가 휘슬의 WU 속 히어로 무비 감독이다.
이는 향후 그의 커리어에도 어마어마한 도움이 될 터였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그의 입장에서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것.
그래서 휘슬 측에 감독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했고.
이렇게 미팅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만약 그 배우가 호러물을 찍겠다면 전 호러물에 도전했을 거고, 코미디물을 찍겠다면 코미디물을 찍었을 겁니다. 유진 팍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면, 뭐든 상관없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솔직한 답변.
스티븐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눈썹을 꿈틀거렸다.
“WU의 위상을 알고 계실텐데, 그런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감독을 맡겠다는 건가요?”
“안일하지 않습니다. 솔직할 뿐입니다. 그리고 전 정말 감독직을 원합니다. 새로운 히어로의 탄생, 거기에 할리우드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배우를 소개하는 것. 이 두 가지만으로도 정말 흥분됩니다.”
“흐음.”
스티븐은 어딘가 탐탁지 않다는 얼굴이었다.
그는 곧 벤을 향해 말했다.
“자네도 묻고 싶은 말이 있으면 좀 하라고.”
내내 뚫어져라 존을 바라보고 있던 벤.
그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입을 열었다.
“하나 묻죠, 존. 볼프강, 그리고 팬시. 둘 중 어느 쪽이 박유진에게 잘 어울릴 것이라 봅니까?”
“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는 어떤 캐릭터도 잘 소화해낼 테니 말입니다.”
즉각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자 벤의 입꼬리에 미소가 걸렸다.
“그 대답, 무척 마음에 드는군요.”
곧 존 조그는 손가락으로 숫자 2를 그려보았다.
“제가 바라는 건 단 두 가지 뿐입니다. 저를 <볼프강> 감독으로 기용해주실 것. 그리고 유진 팍의 캐스팅을 확정해줄 것.”
“그렇다면 당신은 뭘 약속할 수 있죠?”
“<볼프강>을 10억 달러 흥행 돌파 영화로 만들겠습니다.”
10억 달러 흥행 돌파.
한국에서 초대박의 기준이 천만이라면.
이쪽은 세계적 초대박 흥행의 기준이었다.
WU 내에서도 10억 달러 영화는 초인기 히어로들에게나 가능한 일.
그런데 존 조그는 그걸 새로운 캐릭터, 그것도 미성년자 히어로로 만들어내겠다 공언한 것이다.
“그리고 <볼프강>을 WU 세계관 내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기 히어로로 만들겠습니다.”
그 말에 스티븐의 눈썹이 올라갔다.
“대단한 자신감이군요.”
“그럴 수밖에요.”
존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좋은 배우만 있다면, 전 뭐든지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여태껏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렇겠지요.”
그 자신감의 원천은, 존 조그의 여태 필모그래피.
그리고 꾸준히 지켜봐온 박유진이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일 것이다.
“흐음.”
침음을 흘리는 스티븐.
사실 <볼프강>은 그 캐릭터 특성상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게 될 확률이 높다.
하이틴, 히어로, 그리고 팬시라는 빌런의 비극적 서사, 둘 사이의 대립 등.
그런 의미에서 폭넓은 연출력을 가지고 있는 존 조그는, 어쩌면 최적의 감독일지도 모른다.
스티븐이 여러모로 고심하고 있는 사이에.
“그것보다 존. 당신이 어쩌다 유진 팍에게 관심을 갖게 됐는지 궁금하군요.”
“연기력 때문이죠. 그 시작은 <데드맨>이라는 한국영화였습니다. 보셨습니까?”
“물론입니다. 전 그의 필모그래피를 모두 봤으니까요.”
“그렇다면 얘기가 빠르겠군요. 자신이 원한다면 죽음이라는 존재도, 세계에서 가장 귀여운 남동생도,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어린시절도 될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어린 나이라는 장벽은 유진 팍 앞에선 의미가 없죠. 저 같은 경우는 그가 사회에 뿌리고 있는 영향력에 주목했습니다. 첫 만남이 바로 인천공항의 전광판이었죠.”
“오, 그건 저도 입국하며 봤습니다!”
둘은 유진을 주제로 대화나 나눌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스티븐은 가벼운 현기증을 나눴다.
마치 벤이 두 명으로 복사된 것 같았거든.
“하아.”
그렇게 두 사람은 여러모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고.
몇 시간이 흘러서야 미팅이 종료되었다.
존이 돌아간 직후, 스티븐이 벤에게 물었다.
“어때?”
“마음에 들어.”
“어떤 점이?”
“나와 비슷하다는 점이.”
“이런 젠장. 나한테는 감점 요인이로군.”
스티븐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이제 두 번째 안건으로 넘어가자고. 유진 팍에 대해서 말이야. 내가 무슨 얘길해도, 어떻게든 <볼프강>에 그를 출연시킬 계획이겠지?”
“물론.”
“조연이나 단역 정도로 타협 볼 생각 없나?”
“제정신이야? 그런 배우를 단역으로나 굴리겠다고?”
이런 문제에 있어서 벤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러자 스티븐은 두 손을 들어보였다.
“그래, 좋아. 다 좋다고. 자네 마음대로 한국에 날아온 것도, 존 조그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도, 유진 팍을 주요배역에 쓰는 것도.”
그러자 벤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스티븐은 곧장 질색했지만.
“역시 자네는 내 최고의 파트너야.”
“자네는 내 생애 최악의 파트너고. 아무튼. 나도 단 하나만큼은 나도 양보할 수 없어. 3대 1이라니. 이 정도면 불공정계약이지만, 내가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지.”
“그래. 나도 양심이라는 게 있는 사람이야. 말해봐. 양보할 수 없는 단 하나. 그게 대체 뭐지?”
스티븐은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볼프강을 유진 팍이 맡는 거. 그것만큼은 절대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