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231화 (231/237)

[외전] 11화

“유진아.”

“넵?”

“갑자기 연출에 도전하겠다는 이유가 뭐야?”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돼지갈비.

입이 터져라 쌈을 욱여넣는 유진을 보며.

차동석이 슬쩍 물었다.

“음, 별로인가요?”

“아니. 우리야 네 의견을 항상 존중하고, 서포트하니까. 그런데 설마 네가 연출까지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거든.”

“아하.”

곧 꿀꺽 쌈을 삼킨 유진.

휴지로 입가를 닦은 뒤 말을 이어갔다.

“송미연 작가님이랑 민용석 작가님이 저를 위해서만 쓰신 대본이잖아요. 그러니 제가 가장 잘 연출할 수 있지 않을까, 예전부터 그리 생각했어요.”

송미연과 민용석이 자신을 위해 일찌감치 만든 대본.

제목은.

<보이후드>.

한 소년의 성장을 다룬 작품으로.

부모님의 이혼 뒤,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주인공 소년.

아픈 어머니와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소년은 괴로운 현실을 보내고 있다.

그런 와중 찾아온 한 명의 ‘형’.

그는 소년을 환상의 세계로 초대하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던 소년은 그를 받아들인다.

그 환상 속 세계에서.

소년은 오히려 여태 외면했던 자신의 내면 속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는 이야기.

한국에서 보기 드문, 성장물과 판타지를 섞은 시나리오다.

당시 송미연은 유진이 아역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희노애락을 모두 담아내려 했다.

박유진이라면 그 드라마틱한 감정 변화를 누구보다 잘 소화해낼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이제 유진은 소년이 아닌 청년이 되었다.

“어릴 때의 저를 상정하고 쓴 작품이라, 이제 제가 작품 속 주인공을 맡기엔 나이가 많아졌어요.”

물론 송미연은 얼마든지 대본을 바꿀 수 있다고 했으나.

유진 쪽에서 거절했다.

자신은 그 ‘형’ 역할을 맡으면 되니까.

그리고 자신이 보기에.

<보이후드>는 소년의 이야기이기에 가치 있는 작품이었다.

성장서사이기에 힘이 있고, 감동이 있는 시나리오.

‘무엇보다, 이 작품은 회귀 후 새롭게 태어난 작품이야. 나를 생각하며 쓴 각본이라 꽤 각별하지.’

마치 이순철의 <찬란>처럼.

유진이 경험했던 미래 속에는 없는 작품.

이 작품이 어떤 평가를 받고, 얼마나 흥행할지.

유진으로서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오빠. 감독님 하게?”

그때.

옆자리에서 유진 못지 않게 와구와구 고기를 먹던 차윤미가 물었다.

“으, 먹던 거 다 삼키고 말해. 드러워.”

“뭐? 드러워? 오빠가 더 드럽다!”

그렇게 한참을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

차동석이 차윤미를 어루고 콜라를 먹이고서야 겨우 멈출 수 있었다.

“어휴, 진짜 미워죽겠어. 아무튼. 오빠 배우잖아. 근데 굳이 감독님에 도전해? 왜?”

“왜긴. 그야 필요한 일이니까.”

유진이 단호하게 말했다.

“배우라는 건 자유로우면서도 자유롭지 못해. 왜냐면 선택권이 적거든. 대본이 들어오거나, 캐스팅 제의를 받을 때 할 수 있는 선택지라곤 둘 중 하나야. 수락하거나, 거절하거나.”

그렇기에.

배우가 컨텐츠에 참여할 수는 있어도.

컨텐츠를 만드는 것엔 한계가 따른다.

결국 작품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건 작가와 감독, PD 아닌가.

그래서 몇몇 배우들은 배우와 연출일을 겸업하여 그 갈증을 풀곤 했다.

“배우가 자신이 진짜 원하는 작품을 만날 확률. 그건 무척이나 드물어. 특히나 아역배우들이 그렇지.”

유진의 경우.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과, 그를 뒷받침 하는 연기력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았으나.

모든 아역배우가 박유진 같을 수는 없다.

대부분은 기능적이고, 평면적인 역할만 맡을 수밖에.

아역배우들의 환경이 개선되고.

필요로 하는 컨텐츠가 늘었다고는 하나,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러니 내 손으로 한 번 만들어보려고. 아역배우가 주연인 작품을 말이야.”

“으음.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차윤미가 젓가락을 우물거리며 말했다.

“네가 바보라서 그래.”

“뭐래, 진짜! 죽을래?”

“윤미야. 말 예쁘게 해야지.”

차윤미를 타이른 차동석이 곧 박유진을 바라보았다.

“네가 설마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제가 받은 아카데미 상 두 개를 장승으로 쓰겠다는 말, 진심이었어요.”

아이들을 지키는 마을을 만들겠다.

그 맹세를 지키기 위해.

유진은 기꺼이 메가폰을 들 생각이었다.

물론 그런 이타적 이유만 있는 건 아니다.

회귀 전도, 회귀 후도 배우로 살았던 인생.

그곳에 새로운 막이 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동시에.

<판데모니움>이라는 파격적 작품 선택으로 희석될 수 있는 긍정적 이미지.

그를 다시금 보충하는 묘수가 될 수도 있고.

“대본은 결국 여러 수정을 거쳐 영화 시나리오처럼 바뀌었어요. 즉, 저는 곧 영화감독이 되

는 거네요.”

항상 선택받던 입장에서.

선택하는 입장이 되는 것.

그 사실이 제법 신기하게 느껴졌다.

유진이 그러거나 말거나.

“영화감독 오빠. 나 고기 더 먹고 싶어.”

“난 배부른데.”

“난 배고파.”

“사주세요, 해봐.”

“아, 진짜. 치사빤스.”

“고기 더 안 먹을 거야?”

“으으, 사, 사주세요.”

“메롱. 안 사줌.”

“아악! 오빠 진짜 싫어!”

“진정해. 아빠가 사줄 테니까. 응?”

차윤미는 여전히 박유진이 밉다.

*

지방에 위치한 한 중학교.

가장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는 만큼.

“야. 어제 RCK 봄?”

“간만에 원딜캐리 나왔던데. 지렸음 리얼루.”

“매점 가는 놈 없냐? 배고파 죽겠다.”

“네가 가, 왜 남한테 시키려고 하냐? 심보 보소.”

“아, 나 오늘 머리 완전 개털이지? 진짜 짜증나.”

얘기하는 주제도 제각기.

그러면서 다들 목소리도 크고.

심지어 어느 한구석에선 프로레슬링을 흉내내며 위험하게 놀고 있었다.

“님들 중간고사 어떰?”

“개망했지 뭘 물어봐? 죽고 싶냐?”

“영웅은 공부 따위 안 한다네.”

게다가 얼마 전엔 중간고사까지 끝났다.

시험마저 끝났으니 이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 그 자체.

도무지 통제가 되지 않을 것만 같은 모습.

그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잠시 후 등장한 선생님.

“오늘은 수업 대신 <볼프강> 1편을 볼 테니까. 다들 떠들지 말고 집중해서 봐야 한다. 알았지?”

그 한 마디에.

아이들의 눈동자가 빛나기 시작했다.

“<볼프강>이요?”

“아, 나 이미 3번은 본 듯.”

“근데 봐도봐도 재밌음. 인정?”

“인정.”

어린아이들은 물론이요.

청소년층 사이에선 확고부동의 롤모델로 자리잡은 박유진 아닌가.

그런 그가 무려 휘슬의 WU 속에서 히어로 타이틀롤로 등장한다.

거기에 빌런 역할까지 1인 2역!

아이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면서.

동시에 흥미까지 잡을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었다.

이 때문에 개봉 당시엔 아예 날짜를 잡고 단체관람하는 학교도 적지 않았다.

“와. 저거 개봉한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지?”

“그러게. 나 저거 처음 볼 때는 응애였는데.”

그렇게 학교 TV를 통해 시작되는 <볼프강>.

아이들이 모두 눈을 빛내며 그에 시선을 쏟았다.

소심한 아이들도.

좀 노는 아이들도.

그 중간에 있는 아이들도.

조금씩 떠드는 사람이 있을지언정, 지루해하는 아이는 없었다.

모두가 좋아할 만큼, WU은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프랜차이즈 영화였고.

<볼프강>은 그 중에서도 수작 중의 수작으로 꼽혔으니.

곧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뒤 등장한 한 인물.

“와. 진짜 멋있다.”

“저거 박유진 맞지?”

“저 때가 17살인가 18살이라며? 지금 우리보다 몇 살 많지도 않네.”

곧 아이들의 입에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누구나 감탄할 법한 비주얼과 체격.

그야말로 ‘킹카’라는 단어가 제일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그게 바로 팬시.

특별함을 의인화해놓은 것 같은 존재.

[한 인간의 가치는 그가 무엇을 받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주느냐로 판단된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야. 이 세상에 무엇을 받아낼지 생각하기 보다, 내가 이 세상에 무엇을 주고, 베풀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고.]

박식함을 드러내기 위해서인지.

유달리 명언을 자주 꺼내드는 팬시.

덕분에 인용충, 명언충이라는 짓궂은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하지만.

박유진의 멋들어진 목소리와 완벽한 영어 발음에 모두 용서가 되는 편.

반면.

평범한 체형에.

뿔테안경을 쓰고 있는, 개털 머리의 소년.

[나는 요령이라는 게 없는 사람이라. 아, 음. 어, 그냥 열심히 하는 수밖에.]

팬시와는 달리 눈에 띄지도 않고.

활용하는 어휘도 다소 제한적이고, 말도 짧다.

이 갭이 두 사람을 아예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진짜 평범해 보인다.”

“리얼. 근데 진짜 저걸 박유진이 혼자 다 한 거야? 팬시랑 너무 다르게 생겼는데.”

“분명 CG 썼겠지.”

“안 썼다고 감독이 깠잖아.”

“그걸 누가 믿음?”

갑론을박이 오고가는 교실 속.

“내가 믿어. 말했잖아. 그거 진짜라고.”

그때 입을 여는 한 소년.

여태 조용히 하고 있던, 손준영이었다.

<찬란> 출연 당시 유진을 통해 배우를 꿈꾸게 되었고.

이후로도 유진과 꾸준히 연을 맺고 있다.

“하긴. 준영피셜인데 진짜지.”

“야. 준영아. 네가 박유진이랑 친하다며?”

“좀 조용히 해. 영화 보고 있는 중이잖아.”

주변 친구들이 난리가 났음에도.

손준영은 진지하게 영화를 관람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볼프강>만 스무 번 넘게 본 매니아 중 매니아.

그러나 매번 볼 때마다 배워가는 게 있었다.

바로 유진의 연기 속에서.

‘배워야만 해. 유진이 형의 연기, 그 모든 걸.’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근데 저걸······대체 어떻게 따라하지?’

배워가려고 노력했으나.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손준영은 아직 아역배우로 데뷔하지 못했다.

그러나 연기학원을 다니며 여러 이론을 습득한 상태.

이를 통해 유진의 연기를 분석해보고 싶었으나.

‘유진이 형의 연기를 볼 때면, 분석이고 뭐고 그냥 빠져들어버려.’

몇십 번을 본 <볼프강>도 마찬가지.

분석을 하고자 아무리 마음 먹어도.

정신을 차리고 보면 그냥 한 명의 관객이 되어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따라하지도 못하겠고, 뭘 배워갈 수도 없어.’

그만큼 유진의 존재는 손준영에게 너무도 높았다.

볼프강을 바라보는 팬시의 기분이 이러했을까.

엄두가 나지 않는 와중.

“야. 다들 조용히 해. 그 장면 나온다.”

손준영의 최애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

아무것도 없는 폐허.

그곳에서 볼프강은 조심히, 어색하게 양손을 펼쳐진다.

마치 초보 지휘자 같은 느낌.

지금 교실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이 장면은 철저히 CG에 의해 탄생한 장면이라는 것을.

[후우.]

가볍게 한숨을 내쉬는 볼프강.

그가 하늘을 향해 ‘지휘’를 시작한다.

띵, 띠리딩, 띵.

하프 소리와 함께 불어오는 바람소리.

그러자 손준영은 가슴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

처음에는 박자도 맞지 않고.

나뭇잎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날아가버리는 등, 엉망인 모습.

[후우.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어.]

한숨을 내쉬며 자기암시를 거는 볼프강.

그리고 눈을 감고서 자신이 지휘할 것들을 그려보기 시작한다.

이윽고, 볼프강의 양손이 지휘자처럼 움직이고.

휘이이잉-

바람이 춤을 추고.

나뭇잎들이 사락거리며 소리를 내고.

새들이 지저귀고.

꽃잎이 휘날린다.

그를 표현해내고 있는 유진의 얼굴, 그리고 연기력.

평범했던 자신이.

특별해지는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그 감격에 찬 모습.

순진무구하고 해사한 미소.

그건 결코 연기라고 볼 수 없는, 정말 진심이 가득 담긴 표정이었다.

‘예약구매 특전인 메이킹 영상으로 봤을 때, 저 장면은 분명 스튜디오에서 CG로 찍었다고 했어. 주위엔 아무것도 없었고. 그런데도 저런 연기력이라니.’

그러나 곧장 이어지는 다음 장면은.

그 여운을 박살 내고도 남았다.

[어머니, 아버지! 안 돼, 안 돼!]

바로 팬시에게 닥친 비극 때문.

[아아. 왜, 왜! 어째서, 어째서 이런 일이······]

목소리마저 전혀 다른 인물처럼 느껴졌다.

영화상으로, 두 장면은 같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다.

즉.

누군가에겐 벅차는 순간이.

누군가에겐 지옥으로 떨어지는, 비극의 시작이었던 것.

그 극명히 대비되는 서사를, 유진은 완벽히 다른 인물처럼 소화해낸 것이다.

‘나도, 저런 천재가 될 수 있을까?’

유진을 보며 배우의 꿈을 꿨던 손준영이지만.

한 살 한 살 먹을 때마다 깨달았다.

유진과 자신의 격차를.

‘그 형은 8살 때 이미 센세이션을 일으켰어. 하지만 중학생이 되도록 데뷔조차 하지 못한 나는······.“

두근거림으로 시작해.

절망을 느끼며 끝난 <볼프강> 상영회.

그렇게 손준영이 의기소침해있을 때.

띠링-!

“어?”

학원 오디션 담당자.

그가 알려주는 오디션 소식 문자.

[오디션 알림

송미연 작가님과 민용석 작가님의 공동집필로 탄생한 스토리!

두 작가님의 첫 영화 도전작, <보이후드> 주연을 선발하는 오디션이 열립니다.

조건 : 성인이 되지 않은 남자 아역배우

···

···]

*

얼마 뒤.

송미연 작가의 작업실에서.

“꽤 고약하네요, 박유진 배우.”

“뭐가요?”

“왜 굳이 오디션 홍보 때 박유진 배우 이름을 뺀 거죠? 박유진 배우의 감독 데뷔작이라고 한다면, 훨씬 많은 아역배우들이 몰리고, 작품 자체도 일찍이 관심을 끌었을 텐데요.”

그러나.

유진은 오디션 공고를 할 때 일부러 그 사실을 숨기고.

송미연과 민용석 작가의 첫 영화 시나리오라고만 밝혔다.

“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판데모니움>에 쏠려있는 관심이 분산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죠.”

물론 머지 않아 발표할 생각은 아니지만.

아직은 아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판데모니움> 역시 유진에게 중요한 변곡점이 될 작품이니까.

“둘째는, 시작도 전에 요란 떨고 싶지 않아요. 저한테나 작가님들한테나 소중한 작품이니까요. 제 이름을 빌리면 그 의미가 좀 퇴색될 것 같아서요.”

물론 유진이 연출을 맡는다면 아역배우들이 엄청 몰려들겠으나.

그래선 집중해서 옥석을 골라내기 힘들 것이다.

유진에겐 <판데모니움> 촬영 뿐 아니라.

공익광고를 비롯한 각종 광고, 화보, 인터뷰 등 스케줄이 빽빽하니까.

“하아. 박유진 배우가 소년 역할을 하는 걸 보고 싶어서 쓴 대본인데, 이게 이렇게 되다니.”

못내 아쉽다는 듯, 송미연이 중얼거렸다.

유진이 꾸벅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하지만 이게 더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자라날 새싹 같은 아역배우들에게, 이 <보이후드>는 분명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요.”

아직 아역배우가 주연인 작품은 많지 않다.

<보이후드>는 강렬한 감정선이 존재하는 작품.

아역배우들이 대중들에게 진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대본인 것이다.

유진은 기꺼이 그를 양보할 생각이었다.

동시에 자신은 연출가로서, 더 넓은 시야로 이 업계를 이끌어가보려는 것.

“좋아요. 그 마음은 잘 알겠어요. 그래도 오디션 심사는 볼 거죠?”

“네, 물론이죠.”

“지원자들이 오디션장에서 박유진 배우 얼굴을 본다면······상상만으로도 재미있는 광경이겠네요.”

쿡쿡 웃는 송미연.

“아, 오디션에 참가자 명단이 있는데. 한 번 볼래요?”

“네. 이름이라도 먼저 봐두면 좋겠죠.”

그렇게 송미연에게서 참가자 명단을 건네받아 보던 도중.

유진은 그 속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

곧 유진 역시 송미연처럼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정말요. 이거 참 오디션이 기대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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