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예거-41화 (41/195)

41화

강우는 고개를 들어 이 팀장을 쳐다봤다.

‘뭐야? 이 새끼….’

이 팀장은 곧바로 강우의 가슴팍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강우는 양팔로 몸을 감싸며 방어했다.

터엉!

트럭이 달려와 치는 듯한 충격이었다. 강우는 뒤로 5m이상 날아갔다.

치이익.

강우는 자세를 무너트리지 않고 자리에 발을 땅에 디뎠다. 강우는 웅크리고 있던 자세를 풀며 똑바로 서서 이 팀장을 노려보며 말했다.

“너… 뭐냐?”

이 팀장은 멀쩡히 일어나는 강우를 보며 눈을 번뜩였다.

“너야말로 정체가 뭐야?”

강우는 양 주먹을 꽉 쥐며 자세를 취했다.

“너 등급이 대체 뭐야?”

이 팀장은 몸에서 남색 빛을 뿜어내며 자세를 낮췄다.

“이성 중급.”

강우는 눈썹을 잔뜩 찡그리며 말했다.

“뭐? 좆까는 소리하지 마라. 내가 최근에만 이성 중급을 두 명 조졌어. 넌 절대 이성 중급이 아니야.”

강우는 쓰러진 남자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 새끼들만 해도 이성 하급이야. 너하고 겨우 한 단계 차이인데 이 정도까지 다르다고?”

이 팀장의 양손에 남색 빛이 모여들었다. 이 팀장의 양손에서는 많은 양의 남색 빛이 마치 연기처럼 뿜어져 나왔다.

“네가 조진 녀석들이 어떤 녀석들인지는 모르지만….”

이 팀장이 강우에게로 튀어나오며 소리쳤다.

“이성 중급이라고 다 같은 이성 중급이 아니지! 같은 이성 중급에도 격차가 있다고!”

이 팀장이 강우를 향해 오른쪽 주먹을 휘둘렀다.

터어어엉!

강우가 왼쪽 손바닥을 펴 이 팀장의 주먹을 잡아냈다. 이 팀장은 이를 악 물며 왼쪽 주먹을 크게 휘둘렀다.

파앙!

강우가 오른쪽 손을 바깥쪽으로 휘둘러 이 팀장의 주먹을 튕겨냈다. 강우는 곧바로 이 팀장의 주먹을 쥐고 있던 왼손을 놨다. 강우는 왼손을 좍 펴 엄지와 검지 사이로 이 팀장의 목을 노렸다.

터억.

이 팀장이 아래서부터 오른손을 뻗어 강우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이 팀장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너야말로 대체 뭐냐? 등급이 뭐야? 이 주변에서 이성 중급 이상인 놈들 중 내가 모르는 녀석은 없을 텐데.”

강우는 나지막이 말했다.

“일성.”

“뭐?”

강우가 양팔을 거칠게 뿌리쳐냈고, 이 팀장이 튕겨져 나갔다. 이 팀장은 바닥에 미끄러지며 섰다. 이 팀장은 양 주먹을 꽉 쥔 채 자신의 분을 이겨내지 못하는 듯 소리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너 대체 뭐야! 어디서 너 같은 게 나타난 거야?”

강우는 보이지 않는 달걀을 쥐고 있듯 가볍게 주먹을 쥐며 말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블랙마켓 쪽의 놈이겠지? 씨발…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 어디서 너 같은 새끼가….”

“아까부터 뭐라고 씨부렁대는 거야?”

“네놈… 여태까지 한 번도 빛을 보이지 않았잖아. 대체….”

강우는 아무 대답도 않은 채 자세를 취했다.

‘나도 빛 좀 뿜고 싶다 새끼야. 빛이 안 나오는데 어쩌라는 거야.’

이 팀장은 강우를 노려보며 전신에서 연기 형태의 남색 빛을 뿜어냈다. 남색 빛을 머금은 여기가 일렁이며 이 팀장의 사방으로 피어올랐다.

능력을 가진 사람이 뿜어내는 빛은 그 사람이 가진 힘과 같았다. 반드시 정비례하지는 않았지만, 그 빛의 크기, 선명도 등에 따라 강함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전력을 이끌어낼 때, 자신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면 빛이 발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강우는 처음 예거의 자질을 갖췄을 때 말고는 단 한 번도 빛을 내본 적이 없다. 강우의 경우는 빛을 내는 방법 자체를 모르고 있었지만.

이 팀장은 마른침을 한 번 삼킨 뒤, 강우에게 뛰어들며 크게 소리쳤다.

“난 곧 이성 상급이 될 몸이야! 그리고….”

이 팀장은 주먹을 크게 뒤로 치켜들며 이어서 소리쳤다.

“언젠가 사성 예거가 될 몸이라고! 네놈 따위에게…….”

퍽.

이 팀장이 말을 끝마치기 전, 주먹을 휘두르기 전이었다. 강우가 이 팀장의 안면을 오른쪽 주먹으로 가볍게 끊어 쳤다.

탁, 타타탁.

강우는 양 주먹으로 이 팀장의 복부, 오른쪽 어깨, 목젖, 다시 안면을 때렸다. 이 팀장은 뒷걸음질로 물러섰다. 이 팀장은 치켜들었던 손을 얼굴로 가져갔다. 이 팀장의 코에서는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 팀장은 손에 묻은 코피를 본 뒤, 손으로 코에서 흐르는 피를 옆으로 닦아냈다. 피가 손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이 팀장의 얼굴에 슥 묻었다.

“이 새끼가!”

이 팀장은 악에 바쳐 오른발로 바닥을 찍었다.

쾅!

이 팀장이 발을 구른 자리가 푹 꺼지며 부서졌다. 이 팀장은 전신에서 남색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 팀장이 내쉬는 숨마저 남색 빛을 띠어 연기처럼 흘러나왔다. 강우의 시선은 이 팀장의 발에 가있었다.

‘맞부딪치는 건 좀 피곤하겠어… 힘 조절도 어렵고.’

강우는 이 팀장을 노려보며 보이지 않는 달걀을 쥐고 있듯이 양 주먹을 가볍게 쥐었다.

‘여태까지 붙은 놈들 중에선 제일 세군.’

이 팀장이 뛰어올랐다. 이 팀장은 오른발을 내세워 밟아 죽일 듯이 강우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콰아아앙!

강우는 뒤로 물러나 피했고, 이 팀장은 지면을 내리찍었다. 이 팀장이 발을 내딛은 곳은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 푹 꺼져있었다. 이 팀장은 곧장 강우에게로 뛰어들어 주먹도 쥐지 않은 채 오른손을 크게 휘둘렀다. 강우는 가볍게 몸을 뒤로 젖혀 이 팀장이 휘두른 손을 피했다. 이 팀장은 이어서 왼손을 옆으로 휘둘렀지만, 강우는 오히려 다가서며 이 팀장의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퍽, 퍼퍼퍽, 퍽.

강우가 양 주먹으로 연타를 날렸다. 이 팀장의 오른쪽 뺨, 목, 측두부, 옆구리 뒤쪽을 때렸다. 이 팀장은 강우를 향해 오른팔을 바깥쪽으로 휘둘렀다.

후웅.

강우는 몸을 숙여 이 팀장이 휘두른 팔을 피해냈다.

퍽, 퍼퍽, 퍼퍼퍼퍽.

강우가 또다시 주먹을 연타로 날렸다. 이전의 연타보다 조금 더 강했다. 턱, 목, 옆구리, 관자놀이 순으로 연타가 들어갔고, 이 팀장은 맞는 방향대로 몸이 꺾였다.

“으아아아아! 이 개새끼야!”

이 팀장이 강우 쪽으로 몸을 돌리며 주먹을 크게 휘둘렀다. 강우는 살짝 뒤로 물러나 이 팀장의 공격을 피해냈다. 이 팀장은 강우의 안면을 노리고 발차기를 했다.

쉭.

강우는 고개를 뒤로 젖혀 발을 피했다. 이 팀장은 발차기를 한 방향으로 돌면서 다른 발로 뒤돌려차기를 했다. 강우는 몸을 숙여 피한 다음 이 팀장의 발이 땅에 닿기도 전, 바짝 다가섰다. 이 팀장은 급하게 양팔을 모으며 강우의 공격에 대비하려 했다. 하지만 그전에 강우의 주먹이 이 팀장에게 닿았다.

팡.

강우의 왼쪽 주먹이 이 팀장의 턱을 올려쳤다. 이 팀장은 고개가 완전히 뒤로 젖혀지며 턱이 확 들렸다.

파파파팡.

강우의 양쪽 주먹이 이 팀장의 복부를 연속으로 가격했다. 이 팀장의 등이 새우처럼 굽었다.

“커헉!”

이 팀장과 강우의 두 눈이 마주쳤다. 강우가 오른발을 내딛으며 이 팀장에게 접근했다.

터엉!

강우가 손바닥으로 이 팀장의 복부를 밀어쳤다.

콰앙! 끼이이익.

이 팀장은 뒤로 날아가 주차된 차에 처박혔다. 그 충격은 이 팀장과 차가 함께 3m이상 뒤로 밀려날 정도였다.

강우는 손을 쥐었다 폈다. 강우는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괜찮은데?”

콰직, 덜컹.

이 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팀장은 양손을 무릎에 얹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두 눈은 분노를 품은 채 강우에게 고정돼있었다.

강우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직도 부족해? 더 하려고?”

이 팀장은 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이지. 넌… 제대로 한 방만 맞으면 끝나.”

강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넌 평생가도 나한테…….”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강우가 말을 끝마치기 전이었다. 건물의 꼭대기 층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강우와 이 팀장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건물로 향했다. 깨진 유리조각들이 쏟아졌다.

퍼어엉!

다시 한 번 폭발이 일어났다. 이 팀장이 위를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저건 또 무슨….”

이 팀장은 강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강우 역시 건물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 팀 장은 다시 건물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대체…….”

경비원 하나가 밖으로 뛰어가며 소리쳤다.

“무너질지도 몰라! 모두 피해!”

경비원의 말 한마디에 사람들은 모두 뛰기 시작했다. 이 팀장은 강우를 노려보다가 쓰러져있는 자신의 부하직원들을 향해 걸음을 옮기며 소리쳤다.

“여기 누가 좀 도와줘요!”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몸을 피하느라 무시하는 것인지, 이 팀장의 말을 못 들은 것인지 돕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이 팀장의 부하직원들은 제대로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 팀장의 힘으로 남자 셋을 옮기는 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잘못 움직였다가 부상을 입은 곳이 잘못될까봐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 팀장은 급한 대로 한 명을 안아 올리며 일어섰다. 그때 나머지 부하직원들이 일어섰다.

“어? 너희들…….”

두 부하직원은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강우가 뒤에서 뒷덜미를 잡아서 들어 올렸고, 그 모습이 서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 팀장이 말했다.

“너….”

강우는 두 남자의 뒷덜미를 잡아서 든 채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너도 참 머리 나쁘다. 나 같으면 이렇게 두 명 들고, 한 명은 벨트를 입에 물어서라도 한 번에 옮겼을 거야. 그랬으면 적어도 방금까지 싸우던 적한테 도움 받을 일은 없었을 거 아니야?”

이 팀장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강우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좆같이 굴면 이 두 새끼 모두 평생 팔병신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수가 있어.”

이 팀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우는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빨리 안 오냐? 건물 무너질지도 모른다? 너야 언제든 빠져나올 수 있을지 몰라도 너한테 안겨있는 그 새끼한테는 굉장히 곤란할 걸?”

강우가 빠르게 걸음을 옮겼고, 이 팀장도 강우의 뒤를 따라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강우는 건물 주차장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손에 든 두 남자를 바닥에 내려놓자마자 뛰었다. 이 팀장은 강우가 뛰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발을 내딛으며 소리쳤다.

“이 새끼가!”

“으윽….”

이 팀장의 품에 안겨있는 남자가 고통에 인상을 찌푸렸다. 이 팀장은 눈썹을 찡그리며 자신에게 안겨있는 남자를 보며 말했다.

“다 나으면 지옥훈련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아.”

“죄송합니다….”

“죄송은 무슨… 나도 깨졌는데.”

이 팀장은 건물 주차장에서 나와 남자를 바닥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이 팀장은 보안요원들과 경비원들을 향해 말했다.

“얼른 구급차 좀 불러줘요!”

이 팀장은 꼭대기 층 쪽에 불이 붙은 것을 확인하고 말을 이었다.

“119도 부르고요!”

한 보안요원이 말했다.

“이미 다 했습니다. 곧 올 거예요.”

이 팀장이 물었다.

“아까 우리랑 싸우던 그놈은 어디로 갔습니까?”

한 경비원이 손가락으로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저 건물 벽을 타고 올라가더라고요… 저런 능력을 가진 인간은 텔레비전에서나 봤지… 정말 인간 같지도 않았어요.”

이 팀장은 경비원이 가리킨 건물을 올려다보며 이를 갈았다.

강우는 이미 건물에서 1km이상 떨어진 길을 뛰고 있었다. 강우는 뒤를 돌아보다가 천천히 걸음을 늦췄다. 강우는 쓰고 있는 모자와 마스크를 던져버렸다.

‘후… 꽤 강한 녀석이었어. 그런 녀석이 고작 이성 중급이라니….’

강우는 스스로의 강함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 강함이 최강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팀장과 싸우며 그 강함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같은 이성 중급에서도 힘의 격차는 엄청났다. 그 위로 이성 상급만 돼도 비교가 안 될 것은 분명했고, 삼성으로 넘어가면 비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 뻔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초기 설정 부분 관련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주셨는데요.

동의하는 부분이 있고, 약간 수정을 거쳐도 괜찮을 것 같은 부분 또한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수정하기는 어려움이 있고, 수정을 하지 않아도 내용상 이해가 안 된다거나, 큰 오류까진 아닌 약간의 빈틈이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당장은 이대로 진행할 것입니다.

모쪼록 앞으로도 쭉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좋은 의견들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탄탄하고, 재밌는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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