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진수가 호이스에게 달려들었다. 호이스는 손에 들고 있던 자신의 양쪽 귀를 구석으로 던져버린 뒤, 자세를 잡았다. 호이스는 한쪽 무릎을 땅에 디디며 양팔을 뻗어 하단태클을 했다. 진수가 옆으로 빠져버렸고, 호이스는 허공을 감싸고 말았다. 진수는 호이스의 왼쪽에 돌아와 있었다. 진수가 오른발로 호이스의 옆구리를 강하게 걷어찼다.
빠악! 우드득!
호이스의 갈비뼈 세 대가 부러졌다. 호이스가 양손을 부러진 갈비뼈 부위로 가져가며 옆으로 쓰러졌다.
빠악!
진수는 호이스의 갈비뼈가 부러진 부위를 다시 걷어찼다.
빠악! 빡! 빡! 빡! 빡!
진수는 계속해서 같은 부위를 걷어찼다. 호이스의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찔렀다. 호이스가 바닥에 피를 토해냈다. 진수가 걷어차는 것을 멈췄고, 호이스는 바닥에 쓰러진 채 움직이지 못했다.
이근수가 소리쳤다.
“호이스 선수! 움직임이 없습니다!”
진수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주먹을 쥐고 팔을 들어보였다. 호이스는 겨우 약한 숨만을 내뱉으며 움직이지 못했다.
이근수가 목소리를 높였다.
“호이스 선수! 더 이상 경기 불가! 진수 선수의 승리입니다!”
의료진이 황급히 투명케이지 안으로 들어왔다. 의료진들이 호이스의 상태를 살폈다. 호이스의 상태를 살피던 의료진 중 하나가 진수를 향해 소리쳤다.
“당신은 치유 능력이 있잖아요! 경기는 끝났으니 치료 좀 해줘요!”
진수는 반대편 출구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나는 남을 치유하지 못해. 나 자신만 치유할 수 있어.”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 그대로 재생능력만 있고,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고.”
진수는 그대로 투명케이지를 빠져나갔다. 의료진은 서둘러 호이스를 들것에 실어 투명케이지를 빠져나갔다.
이근수가 말했다.
“희귀한 초록빛의 사나이! 진수 선수! 이번 대회의 다크호스네요! 그럼 다음 경기 A조의 1번 김명훈 선수와 3번 오하나 선수의 경기를 기다리시면서 리플레이 확인하시겠습니다!”
김태호가 말했다.
“그나저나 진수 선수의 능력 굉장하네요. 정말 희귀한 건데 말이죠. 부러진 팔이 회복되는 속도, 말 그대로 엄청났습니다.”
강우는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재생이라니…. 이현지가 저 녀석을 잡을 수 있을까? 내가 저 녀석이랑 붙게 되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재생 못할 정도로 묵사발을 내야 되나….”
김명훈과 오하나의 경기가 시작됐다. 김명훈과 오하나는 투명케이지 안에 들어서서 서로를 노려봤다.
이근수가 말했다.
“양 선수! 신경전이 굉장합니다! 두 선수 모두 체력적으로는 거의 완벽한 상태인데요! 과연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김태호가 말했다.
“양 선수 모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는데요. 저는 특히 김명훈 선수가 기대가 됩니다. 아직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도 않았거든요.”
오하나가 전신에서 푸른빛을 뿜었다. 오하나가 양손을 뻗었고, 얼음줄기가 뿜어져 나갔다. 김명훈은 제자리에 서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방어 자세를 취하지도 않았다.
팡!
오하나의 얼음줄기가 김명훈을 덮쳤다. 김명훈은 전신이 얼음에 둘러싸여 꽁꽁 얼어붙었다. 오하나는 눈썹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싱겁네.”
오하나는 승리를 확신하며 손을 들어보였다.
이근수가 소리쳤다.
“완- 벽- 빙- 결-! 김명호 선수! 오하나 선수의 얼음줄기에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김태호가 말했다.
“김명훈 선수…. 이대로 끝인가요?”
김태호가 말을 끝마치기 전이었다. 오하나는 관중석을 향해 몸을 돌려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오하나는 등 뒤에서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 오하나가 고개를 홱 돌렸다. 김명훈을 둘러싼 얼음에서 남색 빛이 발광했다.
후우우욱!
오하나의 얼음이 전부 녹아버렸다. 김명훈의 전신에는 남색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김명훈의 검은색 머리칼마저 위로 치솟아 남색 불꽃과 함께 타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김명훈이 오하나에게로 양손을 뻗었다.
화아아악!
커다란 남색 불꽃이 오하나를 향해 뻗어나갔다. 오하나도 황급히 날아오는 불꽃을 향해 양손을 뻗어 얼음줄기를 쐈다.
퍼어어어어엉!
남색 불꽃과 얼음줄기가 맞부딪치며 투명케이지 안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양의 수증기가 발생했다.
이근수가 소리쳤다.
“수증기 때문에 양 선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결과는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수증기가 걷혔다. 서있는 것은 김명훈이었다. 김명훈은 무심하게 몸을 툭툭 털어내 출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오하나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 쓰러져있었다. 의료진이 급하게 투명케이지 안으로 들어서 오하나를 들것에 실어 날랐다.
이근수가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훈 선수의 승리-! 다음 경기는 B조의 6번 이현지 선수와 7번 진수 선수의 경기입니다! 잠시 리플레이 보시면서 다음 경기 기다리시겠습니다!”
김태호가 목소리를 낮춰 이근수에게 속삭였다.
“저기…. 아래서 연락이 왔는데…….”
이근수는 김태호의 말을 들은 뒤, 목소리를 높였다.
“아, 관객여러분! 이현지 선수가 기권을 했습니다! 따라서 다음 경기는 B조의 7번 진수 선수와 9번 집행자 선수의 경기가 되겠습니다!”
이성훈이 강우의 대기실로 들어왔다.
“가시죠.”
강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성훈의 뒤를 따라갔다. 강우는 걸음을 옮기던 중 복도에서 이현지와 마주쳤다. 이현지 역시 담당 직원에세 안내를 받고 경기장으로 가고 있었다. 강우가 이현지를 보며 물었다.
“넌 기권하지 않았었나?”
“기권했지.”
“그런데 왜 경기장으로 가는 거지?”
이현지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경기 보러 간다. 왜? 그리고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강우는 씩 웃으며 말했다.
“쪼그매가지고 어릴 게 뻔한데 굳이 존대를 해야 돼?”
“너보다 나이 어리면 막 반말해도 돼?”
어느덧 경기장 입구에 다다라있었다. 강우와 이현지가 함께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이근수가 소리쳤다.
“집행자 선수의 입장입니다! 아니? 이현지 선수도 함께 있군요? 둘이 친분이 있었나요?”
이현지는 곧바로 몸을 돌려 관중석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근수가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 이현지 선수는 관람을 위해 온 것이었군요! 집행자 선수가 투명케이지로 입장합니다! 진수 선수도 투명케이지로 입장합니다!”
투명케이지에 들어선 강우와 진수는 서로를 노려봤다.
이근수가 크게 소리쳤다.
“경기 시작합니다!”
선제공격을 한 것은 진수였다. 진수는 강우에게로 달려들어 오른쪽 주먹을 크게 치켜들었다. 진수가 강우의 안면을 향해 오른쪽 주먹을 날렸다.
후웅.
강우는 고개를 살짝 틀어 진수의 주먹을 피했다.
퍼퍽, 팡!
강우가 진수의 안면에 왼손 잽을 두 번 날린 뒤, 오른쪽 주먹 스트레이트를 꽂아 넣었다. 강우의 스트레이트를 맞은 진수는 뒤로 데굴데굴 굴렀다. 진수는 뒤로 구르다가 곧바로 몸을 튕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수의 코뼈는 완전히 뭉개져있었다.
우득, 뚜둑!
진수의 코뼈가 다시 서며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강우는 눈썹을 찡그렸다.
‘좀 더 확실하게 패야 되나….’
진수가 강우에게 달려왔다. 진수가 강우의 얼굴을 향해 양손을 뻗었다.
뻑!
강우는 몸을 숙이고 한 걸음 전진하며 오른쪽 주먹으로 어퍼컷을 날렸다. 진수의 턱이 완전히 들렸다.
빠박!
강우가 왼쪽 주먹으로 훅, 곧바로 오른쪽 주먹으로 훅을 날렸다. 강우가 훅을 날리는 방향으로 진수의 고개가 홱홱 돌아갔다. 강우가 다리를 높게 들었다.
콰앙!
강우는 발로 진수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진수는 얼굴부터 바닥에 처박혔고, 강우는 뒤통수 위에 발을 얹고 있었다.
퍽!
끝이 아니었다. 강우는 축구공을 차듯 진수의 복부를 걷어찼다. 진수는 바닥에 쓰러진 채 밀려나 벽에 처박혔다.
타다닥!
강우가 도움닫기를 한 뒤, 공중에 붕 떴다. 강우는 양발을 모아 쓰러져 있는 진수의 옆구리에 드롭킥을 날렸다.
콰아앙! 탁.
강우는 드롭킥을 꽂은 다음, 뒤로 점프해 공중에서 한 바퀴 돈 다음 바닥에 착지했다.
이근수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집행자 선수- 우-! 굉장합니다! 이전의 경기와는 너무나도 다른 몸놀림! 너무나 강력합니다! 일방적인 경기!”
김태호가 말했다.
“하지만 진수 선수가 여기서 끝날 사람이 아니죠.”
진수의 전신에서 초록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우득, 뚜둑, 빠드득.
진수의 몸이 뒤틀렸다. 진수의 부서진 얼굴뼈와 갈비뼈가 재조립됐다. 진수는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아무리 날 공격해도…….”
강우가 진수에게 다가가 오른쪽 주먹을 치켜들었다. 진수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양손을 치켜들었다.
“야, 야! 아직 재생이 다…….”
빠악!
강우가 진수의 안면을 후려쳤다. 진수의 광대뼈가 함몰됐다. 진수가 오른손을 앞으로 뻗으며 말했다.
“잠까…….”
뻐억!
강우가 또다시 오른쪽 주먹을 휘둘렀다. 강우의 주먹은 진수의 치아를 다 부서트리며 입안으로 들어갔다. 진수는 치아뿐만 아니라, 턱뼈까지 부서졌다. 강우가 주먹을 빼내자 진수의 아래턱이 덜렁거렸다.
“허그…. 으어그…….”
진수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강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뭐라고 하는 거야?”
빡!
강우가 오른쪽 다리로 로우킥을 했다. 강우가 로우킥을 한 방향으로 진수의 왼쪽 다리가 완전히 꺾여 부러졌다.
빠악!
강우는 왼쪽 다리로 로우킥을 찼다. 진수의 오른쪽 다리도 완전히 부러졌다. 진수는 두 다리가 부러진 채 주저앉았다. 진수는 그만하라는 듯 양손을 들었다. 진수의 전신에서 뿜어지던 초록빛이 입으로 몰려들었다.
따닥, 따다다닥.
진수의 치아가 다시 돋아나고, 턱이 빠르게 고쳐졌다. 진수의 두 눈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 진수는 입과 턱이 고쳐지자마자 소리쳤다.
“항…….”
빠악!
진수가 말을 제대로 잇기도 전이었다. 강우가 진수의 안면에 니킥을 꽂아 넣었다. 강우가 무릎을 치웠다. 진수의 코, 치아가 다시 부서져있었다.
빠드득!
강우가 진수의 안면을 걷어찼다. 진수의 턱이 또다시 부서졌다. 진수는 주저앉은 채 양팔을 허우적거렸다. 강우가 진수의 오른쪽 손목을 왼손으로 움켜쥐었다.
빠각!
강우가 오른쪽 손날로 진수의 팔을 내리쳤다. 진수의 왼팔을 나무젓가락처럼 너무나 쉽게 부러졌다. 강우는 진수의 왼팔을 손에서 놨다. 강우가 오른손으로 진수의 오른팔을 잡았다. 강우는 진수의 오른팔을 잡고 케이지의 반대편 벽으로 집어던졌다.
텅!
진수는 벽에 처박혀 일어나지 못했다. 진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초록색 빛은 아주 미약해져있었다.
타타타탁.
강우가 진수를 향해 뛰었다. 강우가 뛰어올랐다. 강우는 그대로 오른발을 뻗어 진수의 가슴팍을 찼다.
우드드드득!
진수의 가슴뼈가 으스러졌다. 강우는 진수의 몸에 발을 디뎌 뒤로 뛰었다. 강우는 공중에서 한 바퀴 돈 다음 바닥에 착지했다. 진수는 피를 토했다. 진수가 숨을 쉴 때마다 피이이, 삐이이, 폐에 피가 들어차 공기가 새는 소리가 들렸다.
이근수가 크게 소리쳤다.
“진수 선수! 전투 불능 상태!”
김태호가 말했다.
“더 이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근수가 크게 소리쳤다.
“집행자 선수의 스- 응- 리- 이!”
강우는 진수를 뒤로하고 몸을 돌려 출구로 향했다. 의료진들은 급하게 투명케이지로 들어와 진수를 들것에 실어 날랐다.
강우가 투명케이지를 빠져나가기 직전이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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