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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65화 (65/195)

65화

다음 날 아침, 강우가 잠에서 깨어났다. 강우는 일어나자마자 기지개를 켜고,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강우는 1리터에 가까운 물을 모두 마신 뒤, 화장실로 가 소변을 봤다. 강우는 세면을 하고 옷을 입으며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강우가 전화를 건 곳은 부동산이었다. 강우가 전세계약을 원했고, 부동산업자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동산업자는 당장이라도 좋으니 집을 보러 오라고 했다. 강우는 그제야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 8시.

강우가 말했다.

“제가 이렇게 일찍 전화드린 줄 몰랐네요. 죄송합니다.”

“아이고,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언제쯤 방문하실 건가요?”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우는 전화를 끊고, 옷을 입었다. 강우는 휴대폰과 지갑 그리고 장롱 속에 넣어둔 가방에서 현금다발을 챙겨 조그만 손가방에 넣은 뒤, 집을 나섰다. 강우가 향한 곳은 구청의 민원여권과였다. 민원여권과에서는 강우의 얼굴을 스캔했다. 강우는 신청서를 모두 작성했고, 공무원이 말했다.

“3일 뒤에 찾으러 오시면 됩니다.”

강우는 구청을 빠져나왔다. 강우는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했다. 강우가 T.C.C를 켰고, 검은 홀로그램이 전신을 감쌌다. 강우는 인적이 드문 길로 속도를 높여 경기도 남양주시를 향해 달렸다.

강우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아 남양주시에 다다랐다. 강우가 남양주시에 다다른 시간은 오전 9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강우는 한 골목에서 T.C.C를 끄고, 부동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안경을 쓰고,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부동산업자는 강우를 보자마자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도 되는 양 반갑게 맞이했다. 부동산업자는 곧바로 강우를 차에 태우고 집을 보여줬다.

강우는 집이 마음에 들었다. 집 내부는 새로 공사를 해 깔끔했다. 공간도 강우가 혼자 살기엔 충분히 넓었다. 강우는 방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생각했다.

‘저기에 침대랑 텔레비전 놓고…. 저기에 컴퓨터…. 저쪽에 금고…. 이 방은 옷방으로 쓰고….’

강우가 부동산업자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집 좋네요.”

“잘 생각하셨습니다. 정말 좋은 매물이에요. 그런데 몇 분이나 사실 건가요?”

“저 혼자요.”

부동산업자는 조금 놀란 듯 중지로 안경을 밀어 올리며 말했다.

“혼자요? 그럼 공간은 넉넉하시겠네요. 일단 사무실로 가시죠.”

강우는 부동산업자의 차에 올랐다.

부동산업자는 운전 중 웃음을 가득 머금은 얼굴로 물었다.

“그나저나 아직 젊으신 분 같은데…. 집은 부모님이 도와주시는 건가요?”

“아니요. 제 돈으로 하는 겁니다.”

“허허…. 부모님께서 아주 장성한 아드님을 두셔서 좋으시겠어요.”

강우는 멋쩍은 미소만을 지어보였다.

‘부모님이라….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였더라…. 뭐, 서로 나 키우기 싫다던 양반들이었으니….’

강우가 물었다.

“바로 계약이 가능한가요?”

부동산업자가 웃으며 말했다.

“젊은 분이 화끈하시네. 집주인도 아마 금방 사무실로 온다고 했으니까, 오늘 계약금 거실 수 있을 겁니다.”

부동산업자가 모는 차는 부동산 사무실에 다다르고 있었다.

부동산 앞에는 집주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우는 집주인과 인사를 나누고, 다 함께 부동산으로 들어섰다. 계약은 곧바로 이뤄졌다. 강우는 전세금의 10%인 2,000만 겔드를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강우는 그 자리에서 현금을 꺼냈고, 부동산업자와 집주인은 다소 당황한 눈치를 감추지 못했다. 강우는 약 2주에서 4주가 지난 다음 이사하기로 했다. 집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 달 안에만 마무리 짓죠.”

“네, 이번에 제가 일 때문에 일본에 좀 다녀와야 돼서요. 그 일이 끝나고, 전세금 지불한 다음 이사하겠습니다.”

공인중개사 수수료는 100만 겔드였다.

강우가 전세계약을 마치자 오전 10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강우는 부동산을 빠져나와 인적이 드문 곳에서 T.C.C를 켰다. 강우는 서울을 향해 뛰었다.

강우가 서울에 다다랐을 땐 오전 11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었다.

‘약속은 오후 1시…. 아직 널널하네.’

강우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 T.C.C를 끄고 집으로 향했다.

강우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머리손질을 했다. 강우는 머리손질을 마치고, 청바지에 셔츠, 재킷, 구두를 신어 자신의 선에서 가능한 꾸미고 집을 나섰다. 아직 약속시간까지 한 시간이 넘게 남아있었다.

‘뛰다가 머리 망가지는 것도 싫고 하니…. 오랜만에 전철이나 타볼까….’

강우는 집에서 가까운 전철역으로 향했다.

강우는 휴대폰으로 전철역 개찰구를 통과했다. 금세 전철이 도착했고, 강우는 올라섰다. 전철 안은 꽤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강우는 적당한 곳으로 걸음을 옮겨 서있었다.

‘택시를 탈 걸 그랬나…. 공중부양 택시를 탔으면 편하고, 빠르게 갔을 텐데.’

그때 역 하나를 지나자마자 강우의 앞에 앉아있던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우는 곧바로 자리에 앉았다.

‘운이 좋구만.’

강우는 휴대폰을 꺼내들어 웹서핑을 했다.

강우는 전철을 타고 가다가 환승을 했다. 환승을 한 지하철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또다시 강우 앞에 앉아있던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우는 다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강우는 이소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저는 30분 정도 뒤에 도착할 거 같아요.

-아, 정말요? 저도 시간 맞춰서 갈게요. 곧 봐요!

강우는 이소아에게 온 문자메시지를 보며 히죽거렸다.

‘그나저나 일이라고 했는데…. 무슨 일이려나? 몬스터보호협회니까…. 몬스터들 밥 주고, 씻겨주고 그러나?’

강우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도중이었다. 강우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강우의 바로 앞에 있는 여자, 그리고 뒤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지하철 치한이었다. 덩치 좋은 중년의 남자가 젊은 여자의 뒤에 바짝 붙어있었다. 남자는 여자의 귓가와 목덜미에 축축하고 뜨거운 숨을 내뿜고, 몸을 바짝 붙였다. 남자는 이따금씩 몸을 살살 비틀고, 왼손은 손잡이에, 오른손은 여자의 엉덩이에 가있었다.

여자는 수치심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강우는 여자의 뒤에 붙은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강우가 쳐다보는 것도 모른 채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가관이구만….’

강우가 남자를 무심히 올려다보던 중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여자는 강우와 눈이 마주친 순간 용기를 내 목소리를 높였다.

“도와주세요! 제 뒤에 있는 사람 치한이에요!”

여자의 외침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여자의 시선은 강우에게로 고정돼있었다. 여자는 강우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강우는 당황스러웠다.

‘어라?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

강우가 어떤 말을 꺼내기도 전이었다. 여자가 시선을 돌려 뒤에 있는 남자를 째려봤다. 남자는 한 걸음 물러나며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듯 양손을 들어보였다. 여자는 눈에 눈물이 고인 채 말했다.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남자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뭐? 이 여자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제 몸 만졌잖아요!”

“뭐? 내가? 너를? 난 그런 적 없어! 이 여자가 미쳤나 진짜!”

남자는 여자를 위아래로 훑은 뒤 말을 이었다.

“짧은 치마하며…. 안 봐도 DVD구만! 수준이 보여! 니가 바닥에서 논다고 다른 사람도 그런 줄 알아? 어디 걸레 같은 게 생사람을 잡고 있어! 엉? 신고해봐! 고소하라고! 무고죄로 처넣어줄 테니까!”

여자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남자를 쳐다봤다. 여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자는 강우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구원의 눈빛을 보냈다.

“보셨죠? 좀 도와주세요!”

남자의 시선이 강우에게로 옮겨졌다. 강우가 남자와 눈을 마주치다가 여자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아니, 전…….”

강우가 말을 제대로 꺼내기도 전, 남자가 목소리를 높였다.

“너네 둘이 짜고 치는 놈들이지? 아까부터 서로 눈 마주치고 지랄하더만! 맞지? 내 말이 틀려? 이 꽃뱀 새끼들!”

남자는 강우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계집년도 계집년이지만, 너 같은 새끼들이 더 악질이야! 아주 씨발 좆같은 것들! 응? 지 여자 몸뚱이 이용해먹어가지고 아무 죄 없는 사람 협박해서 돈 뜯는 개새끼들!”

강우의 표정이 굳었다. 강우는 딱히 끼어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남자의 말이 강우의 심기를 건드렸다. 강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어이, 아저씨. 난 이쪽 아가씨랑 처음 보는 사이고, 아까 당신이 이 여자 뒤에 붙어서 입김 불고, 엉덩이 만지는 거 다 봤어! 지하철에서 지 딸뻘인 여자 추행이나 하고 있으면서…. 진짜 어이도 없고, 답도 없다.”

남자는 강우를 한 대 칠 듯이 손을 치켜들며 소리쳤다.

“뭐, 임마? 너 지금 뭐라 그랬어? 야, 이 새끼야! 어디 새파랗게 어린놈이 반말이야? 엉? 죽고 싶어?”

“거, 새끼새끼 하지 좀 마! 내가 니 새끼냐? 새끼는 니가 마누라랑 싸지른 애새끼가 니 새끼고!”

남자가 강우의 멱살을 움켜쥐고, 이를 악 물며 말했다.

“진짜 죽을래? 엉? 내가 뭐하던 사람인 줄은 알아?”

강우는 턱을 들고 남자를 내리깔아보며 말했다.

“아저씨가 뭐하던 사람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 관심도 없어. 그리고 면상 좀 치우쇼. 똥 먹었어? 아가리에서 냄새가 아주……. 여자 더듬는데다가 손쓰지 말고, 칫솔 꼭 쥐고, 양치질 좀 해라. 응?”

남자가 강우를 때리려 주먹을 치켜든 순간이었다.

삐이이- 치이익-

전철이 다음 역에 도착해 정차했다. 남자는 강우의 멱살을 잡아끌며 말했다.

“안 되겠다 넌. 따라 나와. 아주 버릇을 고쳐주지.”

남자의 힘으로 강우가 끌릴 리가 없었다. 하지만 강우는 남자에게 이끌리는 척하며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내려야 되는 곳이네.’

남자와 강우가 전철에서 내렸다. 성추행을 당한 여자도 남자와 강우의 뒤를 따라 내렸다.

강우는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남자의 손을 뿌리쳐냈다. 남자는 강우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지금 쳤어?”

“아저씨가 계속 멱살 잡고 있어서 그거 뗀 거잖아. 치긴 뭘 쳐. 폭력을 휘두른 건 아저씨야. 요즘 멱살만 잡아도 벌금 300만 겔드인 거 몰라?”

남자는 열이 오를 대로 올라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강우는 조소를 띤 채 말했다.

“아저씨 연기자야? 누가 보면 진짜 내가 잘못해서 아저씨 열받은 줄 알겠어.”

남자가 오른쪽 주먹을 치켜들며 소리쳤다.

“이 개새끼가 진짜!”

남자가 강우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강우는 가볍게 고개를 젖혀 남자의 주먹을 피해냈다. 남자는 왼쪽 주먹을 옆으로 크게 휘둘렀지만, 강우는 고개를 숙여 또다시 피해냈다. 남자는 주먹을 계속해서 마구 휘둘렀다. 강우는 손에 잡힐 듯 하지만 잡히지 않는 날파리처럼 남자의 주먹을 모조리 피해냈다. 남자는 열 번을 넘게 주먹을 휘두르다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헉…. 헉…. 이 미꾸라지 같은 새끼가….”

남자가 강우에게 달려들었다. 강우가 오른쪽 주먹을 꽉 쥐었다. 강우는 달려드는 남자를 향해 주먹을 치켜들었다.

‘아, 일반인이지….’

강우는 주먹을 다시 내리며 달려드는 남자를 피했다. 남자는 강우를 지나치고, 앞으로 고꾸라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남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분에 못 이겨 고함을 질렀다.

“와아아악-! 진짜 열 받게 하네! 이 개새끼야-!”

남자가 강우를 향해 또다시 뛰어들었다. 강우는 엄지 뒤로 중지를 붙였다. 강우는 달려드는 남자의 이마 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따악-!

손가락 퉁기기, 강우가 ‘딱밤’을 날렸다. 이마에 딱밤을 맞은 남자는 마치 저격이라도 당한 듯 고개가 확 젖혀지며 뒤로 날아갔다. 남자는 그대로 기절해 일어나지 못했다. 남자의 이마는 홍옥처럼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남자의 이마는 금세 부풀어 올랐다. 솟아오른 혹은 바늘로 찌르면 터질 것 같았다.

강우는 남자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뭐…. 금방 낫겠지.”

강우는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12시 40분…. 빨리 가야겠네.’

강우가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강우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요! 잠깐만요!”

여자의 목소리에 강우는 걸음을 멈췄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늦었지만, 생각보다는 빠르게 올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추천과 선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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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다른 소설 'Masterpiece : 7개의 조각'도 많이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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