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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88화 (88/195)

88화

쿠라마가 오른쪽 주먹을 휘두르려는 순간이었다.

텅!

게미누스의 오른쪽 주먹이 먼저 쿠라마의 복부에 꽂혔다. 게미누스는 여전히 쿠라마의 왼쪽 주먹을 움켜진 상태였다. 게미누스는 쿠라마의 주먹을 잡고 위로 치켜들었다.

터엉!

게미누스는 그대로 쿠라마를 바닥에 패대기치려 했다. 하지만 쿠라마는 몸을 옆으로 빙그르 돌리며 두 발로 바닥에 착지했다.

게미누스는 손에 쥐고 있던 주먹을 놓으며 오른발로 쿠라마의 복부를 걷어찼다.

터엉!

쿠라마가 뒤로 10m 이상 뒤로 날아갔다.

쾅, 빠직, 쿵, 우지직!

쿠라마는 나무를 네 그루나 쓰러트리고 나서야 날아가는 것을 멈추고 바닥을 굴렀다. 쿠라마는 몸을 비틀며 “크윽….”하고 고통에 신음했다. 쿠라마가 몸을 일으키기도 전이었다.

터엉!

게미누스가 쿠라마를 끝장내기 위해 뛰어올랐다.

파앙!

게미누스가 쿠라마를 향해 뛰어올랐을 때였다. 강우가 뛰어올라 게미누스의 안면을 노리고 발차기를 했다. 게미누스는 왼팔을 들어 강우의 발차기를 막아냈지만, 옆으로 크게 밀려났다.

터텅.

바닥에 착지한 게미누스는 전신에서 노란빛을 이글거리며 강우를 노려봤다. 강우도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양 주먹을 꽉 쥐고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 자세를 취했다.

퍼어어엉!

폭발음이 들려왔다. 강우와 게미누스의 시선은 폭발음이 난 곳으로 옮겨졌다. 폭탄이라도 터진 듯 땅이 파헤쳐져있었다. 강우와 게미누스의 시선이 파헤쳐진 바닥의 위로 향했다. 공중에는 쿠라마가 떠있었다.

쿠라마의 뒤로는 여태까지 본 것 중 가장 커다란 주황빛 날개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쿠라마가 게미누스를 향해 날아갔다. 쿠라마의 뒤로 뻗어있던 날개는 흩어지며 기다란 꼬리가 됐다. 쿠라마는 오른쪽 주먹을 치켜든 채 하나의 유성과도 같았다.

게미누스는 피하지 않았다.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쿠라마를 노려보며 전신에서 노란빛을 강렬하게 뿜어냈다.

쿠슈웅…. 퍼어어어엉!

쿠라마와 게미누스가 격돌하며 폭발이 일어났다. 주황빛과 노란빛이 뒤섞여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취잉, 취잉, 취잉, 취잉!

강우는 팔을 들어 이마에 붙인 채 쿠라마와 게미누스 쪽으로 시선이 고정돼있었다. 주황색과 노란색이 뒤섞인 빛은 강우의 주변으로도 퍼져나갔다.

퍼어어엉!

폭발과 함께 먼지폭풍이 일었다. 강우는 한시도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먼지폭풍이 걷혔다.

서있는 것은 게미누스였다. 게미누스는 오른손으로 쿠라마의 얼굴을 잡은 채 들고 있었다. 쿠라마는 죽은 토끼처럼 몸이 축 늘어져있었다.

쿠라마는 게미누스와의 격돌에서 완벽하게 밀렸다. 쿠라마는 게미누스와 격돌하는 순간 이미 전투가 불가할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쿠라마는 뒤로 몸을 날려 자리를 피해보려 했지만, 게미누스에게 붙잡혔다.

쿠라마의 얼굴을 붙잡고 있는 게미누스의 손에 노란빛이 흘렀다.

터엉!

강우는 곧바로 게미누스를 향해 튀어나갔다. 게미누스는 쿠라마를 옆으로 던져버린 뒤, 강우를 향해 돌아섰다. 강우가 게미누스를 향해 오른쪽 주먹을 크게 휘둘렀다.

터어어엉!

게미누스는 왼팔을 들어 강우의 주먹을 간단하게 막아냈다.

턱.

게미누스의 오른손이 강우의 복부에 닿았다. 강우는 곧바로 게미누스의 안면을 노리고 왼쪽 주먹을 치켜들었다.

퍼엉!

강우의 복부에 닿아있던 게미누스의 오른손에서 노란빛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강우의 몸이 뒤로 멀리 날아갔다.

치이이익.

강우는 쓰러지지 않고, 양발로 섰다.

투웅!

게미누스는 곧바로 강우를 향해 뛰어들었다. 강우는 게미누스의 공격을 받아내기 위해 양팔을 들었다.

치이익, 퍼어어어엉!

게미누스는 강우와 맞부딪치지 않았다. 게미누스는 강우의 코앞에 멈춘 뒤, 양손을 모아 뻗었다. 게미누스의 양손에서는 노란빛이 뿜어져 나와 강우를 집어삼켰다.

터엉!

강우는 아랑곳 않고 오른쪽 주먹으로 게미누스의 안면을 후려쳤다. 게미누스는 고개가 돌아가면서도 시선은 끝까지 강우를 쫓고 있었다. 강우는 왼쪽 주먹을 꽉 쥐며 ‘이 정도론 안 되겠어.’라고 생각했다.

강우가 크게 어퍼컷을 휘둘렀다. 게미누스는 몸을 뒤로 젖히며 피해냈다. 강우는 곧바로 게미누스에게 오른발 로우킥을 날렸다.

터엉!

강우의 로우킥은 게미누스의 왼쪽 허벅지에 꽂혔다. 게미누스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턱.

게미누스는 오른손을 뻗어 강우의 목을 붙잡았다.

팡!

강우는 오른손으로 게미누스의 손목을 옆으로 쳐냈다. 게미누스는 어느새 왼손을 강우의 안면 앞에 뻗고 있었다.

퍼어어엉!

게미누스의 손에서 노란빛이 뿜어졌다. 강우는 고개를 옆으로 움직여 게미누스가 뿜어낸 노란빛을 피해냈다.

강우는 악에 받쳐 소리쳤다.

“죽인다!”

터엉!

게미누스의 오른쪽 주먹이 직선으로 날아와 강우의 안면에 꽂혔다. 강우가 뒤로 날아가 바닥을 굴렀다. 게미누스는 쓰러진 강우를 보며 조롱하듯 말했다.

“약하군.”

강우는 벌떡 일어나 게미누스를 노려봤다.

“안 봐준다.”

게미누스는 강우를 향해 손등을 보인 채 말했다.

“조금 놀아줬더니 자기 분수를 모르는군….”

게미누스의 손에서는 노란빛이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강우가 게미누스를 향해 튀어나갔다. 게미누스는 흠칫 놀라며 양팔을 치켜들었다. 강우의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져있기 때문이었다.

콰앙!

강우의 주먹이 게미누스의 안면을 위에서부터 크게 반원을 그리며 내리치듯 후려쳤다. 게미누스는 왼쪽 얼굴에 주먹을 맞았고, 오른쪽 얼굴부터 바닥에 처박혔다.

쿵!

강우는 게미누스의 안면을 발로 짓밟았다.

쾅! 쾅! 쾅! 쾅!

강우가 연속으로 게미누스의 얼굴을 발로 밟았다. 게미누스의 안면은 바닥을 파고들었다. 그 모습은 마치 게미누스를 머리부터 바닥에 심어버린 것 같았다.

게미누스의 전신에서 노란빛이 흘렀다. 노란빛은 더욱 강하게 발광했다.

퍼어어어엉!

폭발이 일어났다. 노란빛의 기둥이 치솟았다.

강우와 게미누스가 서있던 자리의 반경 5m 이상이 원형으로 깊게 파였다.

턱.

강우는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고, 뒤로 조금도 밀려나지 않았다. 강우가 게미누스의 안면을 잡아들었다. 강우는 아까 게미누스가 쿠라마를 잡아들었던 것과 똑같이 했다. 다른 점이라면, 게미누스는 양손으로 강우의 손목을 움켜쥔 채 발버둥 쳤다.

퍽, 터텅, 퍽, 파팍, 텅!

게미누스는 양발로 강우의 몸통을 마구 걷어찼다. 강우는 게미누스의 안면을 잡은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강우는 게미누스를 한손으로 잡아든 채 말했다.

“아까 이렇게 했었나?”

강우는 성가신 쓰레기를 집어던지듯 게미누스를 옆으로 던져버렸다.

콰아아아앙!

게미누스는 벽에 처박혔다.

“크으으….”

게미누스가 주저앉은 채 고개를 들었다. 게미누스의 코앞에 강우가 오른쪽 주먹을 치켜든 채 다가와 있었다. 강우가 나지막이 말했다.

“뒈져.”

쾅!

강우는 오른쪽 주먹을 벽에 기대 주저앉아 있는 게미누스의 안면에 꽂아 넣었다.

터엉!

강우는 곧바로 게미누스의 복부를 걷어찼다.

턱.

강우는 양손을 뻗어 게미누스의 머리통을 잡아 뒤로 집어던졌다. 게미누스의 몸이 바람에 날린 종잇장처럼 공중에 떴다.

터엉!

강우가 공중에 뜬 게미누스를 향해 뛰어올랐다. 게미누스가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강우가 옆에 다가와 있었다.

빠아악! 쾅!

강우가 양 주먹을 모아 게미누스를 내리쳤다. 게미누스는 공중에서 내던져진 듯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다.

강우는 바닥에 착지한 다음 게미누스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게미누스는 다시 몸을 일으켜 강우를 노려봤다.

강우는 고개를 좌우로 까딱이며 “힘 좀 더 써야 되나….”라고 중얼거렸다.

강우가 조금 전까지 게미누스와 싸우며 사용했던 힘은 시그라를 세로로 쪼갰을 때의 힘과 비슷했다. 강우는 양 주먹을 꽉 쥐며 조금 더 힘을 끌어올릴 준비를 했다.

게미누스가 전신에서 노란빛을 강렬하게 뿜어내며 강우에게로 한 번의 도약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강우는 오른쪽 주먹을 뒤로 길게 당겼다. 강우는 주먹에 무언가 휘몰아치는 느낌을 느꼈다. 강우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주먹을 확인했다. 강우의 주먹 위로 손바닥 크기의 검은색 구슬 같은 것이 드리웠다.

터엉!

게미누스의 주먹이 강우의 안면에 꽂혔다. 강우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게미누스는 왼손을 뻗어 강우의 목을 움켜쥐었다.

쿠구구구구구.

게미누스는 강우의 목을 부러트릴 작정으로 움켜쥐고 있었다. 강우는 자신의 오른쪽 주먹을 쳐다봤다. 주먹 앞쪽으로 있던 검은 반점은 사라져있었다. 게미누스는 강우의 목을 힘껏 조르고 있었다.

터엉!

강우는 게미누스를 귀찮다는 듯 안면을 후려쳐 떨어트렸다. 게미누스는 바닥을 구른 뒤, 곧바로 일어나 강우를 노려봤다.

강우는 주먹을 꽉 쥐며 힘을 줬다. 강우의 주먹 앞으로 완두콩 크기의 검은색 점이 생겨났다. 강우가 주먹을 이리저리 흔들자 검은 점은 허공에 그림을 그리듯 검은 선을 만들어냈다. 강우가 움직이는 것을 멈추면, 검은 선은 다시 점으로 모여들어 동그랗게 모였다.

강우는 주먹을 더 꽉 쥐며 힘을 줬다. 검은색 점이 더 커지며 탁구공 크기로 늘어났다. 강우가 주먹 앞으로 생겨난 검은색 구(球)를 들여다봤다.

강우는 어느새 자유자재로 검은색 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강우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오…. 나도 드디어….”라고 중얼거렸다.

터엉!

게미누스가 “죽여버리겠다!”하고 소리치며 강우를 향해 뛰어들었다. 강우는 게미누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강우는 손바닥을 쫙 피고, 그 가운데 검은색 구를 만들어냈다. 강우는 달려드는 게미누스의 안면에 검은색 구를 때려 박았다.

콰, 콰, 콰, 콰, 콰, 콰, 콰, 쾅!

강우의 오른손이 게미누스의 안면을 덮었다. 탁구공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검은색 구는 게미누스의 안면 중앙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우둑, 뿌드득, 빠직, 콰드득, 우두둑!

강우는 게미누스의 안면에서 손을 뗐다. 검은색 구는 여전히 휘몰아치고 있었다. 게미누스의 안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게미누스의 안면은 검은색 구에 빨려 들어가듯 소용돌이처럼 모여들었다. 그 과정에서 안면의 뼈가 모조리 부서졌고, 노란색 체액이 흘렀다.

안면을 넘어 두개골까지 박살이 나며 검은색 구로 모여들었다. 게미누스의 두 발이 공중에 떴다. 검은색 구가 게미누스를 빨아들이기 때문이었다.

게미누스의 머리는 어느새 탁구공보다 작은 크기로 압축돼있었다. 노란색 체액마저 한 방울 튀지 않았다.

우둑, 우두둑!

목뼈가 부러지며 게미누스의 몸이 검은색 구로 쭉쭉 빨려 들어갔다.

빠각, 까가각, 우득, 빠직!

게미누스의 전신은 순식간에 검은색 구 안에 가득 들어찼다. 키 180cm이상의 몬스터가 탁구공보다 작은 사이즈로 압축된 것은 불과 몇 초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피융. 툭, 투툭.

검은색 구가 사라졌고, 동그랗고 작게 압축된 게미누스의 시체가 바닥에 떨어져 또르르 굴렀다. 동그랗게 압축된 게미누스의 시체가 굴러서 지나간 자리엔 노란색 체액이 묻어났다.

강우는 동그랗게 압축된 게미누스의 시체를 내려다봤다.

‘아니…. 부숴서 죽여버리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압축이 되나…. 그 커다란 게 이렇게? 말이 안 되지 않나? 그나저나 무슨 능력이 이렇게 흉악하냐….’

강우는 손바닥을 쫙 피고 바라봤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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