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기님이 만드는 파멸엔딩 (2)화 (3/149)

2화

사람들은 여기가 마왕성인 줄 모른다.

게임의 내용을 모두 다 알고 있는 오직 나! 나만이 이곳이 마왕성임을 알고 있다.

대외적으로 이곳은 북부 최전선을 지키는 변경백, 다이몬 백작가다.

마왕과 그의 수하 몇이 인간으로 위장해서 만들어 낸 가문이다.

인간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마족으로서 이런 가문 자체가 별 쓸모가 없을 테다.

마음 같아서는 인간을 다 쓸어버리고 싶겠지. 하지만 마왕이 인간계에 눌어붙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봉인된 힘을 찾으려고.’

힘을 빼앗긴 마왕은 마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고, 쫓겨나다시피 인간계로 내려왔다. 그리고 결심한다. 봉인된 힘을 찾는 즉시 인간계는 물론이고 마계까지 쓸어버리겠노라고.

그러나 그 결심은 이뤄지지 않는다. 마왕이 힘을 되찾기 직전에 성장한 용사가 그를 죽이기 때문이다. 결과로 마족들이 모두 죽는 건 당연하다.

“시먀…….”

난 작디작은 손에 얼굴을 묻으며 욕을 다시 한번 뱉었다.

열다섯 살에 죽는 엔딩만 여섯 번째.

그런데 일곱 번째에 마왕의 딸이 돼? 어차피 죽는 역할로? 이게 말이야 방구야, 미친 시스템 새끼야!

‘그냥 죽을까.’

어차피 환생 회귀 능력도 없으니까 여기서 죽으면 지긋지긋한 환생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 아닌가.

‘날 불순 세력이라고 했지.’

그래서 마왕의 딸, 히든 캐릭터로 환생하게 된 거고.

‘그런데…….’

만약 이번에도 용사를 죽이면 어떻게 되지?

“……먀?”

번쩍 고개를 들어 올렸다.

나는 게임의 모든 내용을 안다.

마왕의 힘이 어디에 봉인돼 있고, 어떻게 하면 봉인을 풀 수 있는지 모두 다 알고 있단 말이다.

내가 마왕을 도와서 마왕이 용사를 이겨 버린다면?

<용사 키우기> 게임이 아예 박살 나 버린다면?

‘그럼…….’

나도 살 수 있는 거 아닐까? 사는 것뿐 아니라 이 개거지 깽깽이 같은 게임 시스템도 뒤엎어 버릴 수 있는 거 아닐까?

띠링.

[SYSTEM]

새로운 미션이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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