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03. 오래 살고 싶으면 그 힘 숨겨
어둑어둑한 밤.
성의 대부분이 잠들어 있는 지금.
나는…….
“뱌아악!(일어났다!)”
오후 동안 내내 잔 덕분에 아주 쌩쌩한 정신으로 깨어난 나는 번쩍 눈을 올려 떴다.
그리고 슬쩍 고개를 돌려 마르틴이 누워 있는 침대를 쳐다보았다.
며칠 내내 관찰해 본 결과, 마르틴은 한번 잠들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옆에서 폭탄이 떨어져도 저놈은 자고 있으리라.
‘그래 놓고 살기는 기가 막히게 느끼는 놈이지.’
저를 노리는 기운이 아주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바로 눈을 뜨곤 했다. 내가 짜증을 담은 채 쳐다보기만 해도 벌떡 일어나지 않았나.
‘개기지 말자.’
응, 저놈과는 절대 척지면 안 된다.
그렇게 다짐한 나는 아주 조심조심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마르틴을 지나쳐 바깥으로 나왔다. 애초에 문은 쉽게 열리는 편이었으니 나오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휑하니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공간. 얼핏 무서워 보일 수도 있었지만, 나는 거리낌이 없었다. 귀신이 무섭냐. 사람, 아니 마족이 무섭지.
난 최대한 어둠 속에 몸을 감춘 채 앞으로 기어 나갔다.
목적지는 빤했다.
‘니샤의 방.’
며칠 동안 열심히 저택을 돌아다녀서 니샤의 방 위치를 알아냈다.
가까이 가지는 않았다. 그러다 마주치면 니샤가 더욱 경계할 것 같았으니까.
내가 세운 계획은 이렇다.
니샤가 잠들어 있는 동안 방에 간다. 그리고 그 옆에 붙어서 힘을 흡수한다. 끝!
다소 엉성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게 정답이었다.
왜냐고?
니샤의 방을 알아채자마자 이런 시스템창이 떴으니까.
[SYSTEM]
‘힌트’에 입각한 ‘방 뒤지기’가 가능합니다.
사용하시겠습니까? Y/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