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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님이 만드는 파멸엔딩 (25)화 (26/149)

25화

“그래! 수도에서는 돈 주고도 못 산다는 그거!”

남자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전에 그쪽에서 구걸할 때, 요 비슷한 걸 봤었는데…….”

옆에서 맥주를 들이켜기만 하던 남자가 흥미를 보이며 인형을 관찰했다.

“요게 훨씬 더 대단하구먼. 그때 봤던 건 이렇게 정교하지 않았어야. 그냥 찔끔찔끔 팔다리만 움직였지.”

“그렇다니까! 이건 지 혼자 움직이고 뛰고 한다고 하더라고. 아. 이건 딸내미 친구가 그렇게 자랑을 해 대서 알아. 절대 내가 갖고 싶어서 알아본 게 아니고.”

“어이고? 딸내미 선물이 아니라 자네 선물이었구먼.”

“아니래도!”

그러니까 요약하면 이거다.

이 인형은 단순한 인형이 아니다.

골렘이다.

마정석으로 움직이는 마법 인형.

그 껍데기를 인간형으로 만든 것뿐이다.

물론 인간형이 완전한 인간형은 아니지만…… 어찌 됐든.

‘전생에서 마정석으로 움직이는 장난감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있어.’

그걸 가지고 놀아 본 적은 없다. 난 모든 삶에서 부모에게 외면당했으니까.

그래서 잘 몰랐지만, 듣다 보니 저들이 뭘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러니까 저놈들은 저걸 그냥 인형이라 생각하는 거지? 마법으로 움직이는?’

이런 결론이 나자 그나마 마음이 편해졌다.

저런 괴상망측한 인형을 보고도 무섭다고 생각도 하지 않는 인간들의 심미안이 상당히 의심스럽긴 했지만 말이다.

“한데, 이렇게 대단한 게 요런 촌구석에서 팔리고 있어?”

“그렇지? 그것도 고작 금화 한 개에!”

“이 정도 실력이면 밖에 나가서 팔아도 될 것을?”

“그게, 주인장한테 물어봤는데 그건 싫다고 하대.”

“왜?”

“여기가 좋다고 하더라고.”

그러겠지.

그 주인장이 마족일 테니까……. 어딜 나가겠어…….

“취향 참 독특하신 분이네. 이런 촌구석이 좋기는 뭐가 좋아?”

“얼씨구? 싫으면 나가면 되지? 누가 붙잡나?”

“아, 누가 나간대?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남자는 칫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여기 살고 있는 놈들이 뭐 갈 곳 없어서 안 나가는 거냐.”

맞잖아.

너희 대부분이 현상 수배범에 노예인데.

갈 곳 없어서 숨어 있는 거잖아.

“다 여기가 좋아서 있는 거지. 난 다이몬령에 뼈를 묻는다! 뭐, 이거 아니겠어?”

와. 이렇게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대단한 걸.

‘여기 사는 인간들…….’

좀 이상한 거 같아.

묘한 불안감이 들었지만 기우라고 생각하며 떨쳐 냈다.

그리고 슬그머니 시선을 돌려 마주 앉아 있는 리아트를 쳐다보았다.

“골렘 말하는 거 맞져? 저거 골렘이져?”

돌다리도 두들겨 본다고, 리아트에게 확인을 했다.

“맞다. 골렘이다.”

“후웅.”

난 비죽비죽 올라가려는 입가를 손으로 가리며 간신히 정돈했다.

‘기운이 익숙해.’

내가 잘 알고 있는 기운이 인형에서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리아트는 눈치채지 못한 듯싶다.

그렇겠지. 리아트는 고작 몇백 년 산 마족이니까.

‘일단 만나볼까?’

난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그 마족이여. 대단한 거 가타여. 저 정도로 작게 만들기눈 힘들자나여. 작은데 정교하기까지 하구.”

“마족은 뭐든 할 수 있다. 비루한 인간 놈들의 시선으로 생각하지 말도록.”

“하디만 요런 척박한 인간계에서 마기 쫙 빼고 순수 마력으루 마정석을 만든 건데여?”

난 일부러 도발하듯 말했다.

“그것두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대량 생싼?”

“크흠!”

리아트는 잔기침을 뱉었다.

“…그놈과 말을 해 보지.”

“쪼아여. 갠찬으면 1군단 찜.”

“뭐?”

내 말에 리아트는 기가 찬다는 듯 웃었지만, 난 농담으로 넘길 생각이 없었다.

굴러 들어온 호박을 내던질 수는 없었으니까.

“기브 앤 테이크여. 저도 여까지 와서 가티 고생하고 이쓰니까.”

“하?”

리아트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뱉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하진 않았다. 받아들일 것이다. 분명.

‘왜 이렇게 확신하냐고?’

그야,

[SYSTEM]

‘리아트 노오에이’가 당신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호감도가 오를락 말락? 인정을 할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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