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07. 널 왜 사랑하지?
좋은 아침이다.
난 창문을 넘어 들어오는 아침햇살을 맞으며 우움 하고 기지개를 켰다.
“하두 마니 자서 허리가 다 아푸네.”
아이고, 세 살이여.
이렇게 뭉그적거리며 게으름을 피운 게 벌써 이틀이다.
퀘스트 제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나도 영지에 나가 이것저것 더 알아보려 했지만,
-여기부터는 내가 할 일이다.
리아트가 날 나가지 못하게 했다.
‘잘 못 할 것 같은데.’
잘할 수 있는 놈이었으면 애초에 영지를 그따위로 내버려 두지 않았겠지.
걱정이 앞섰지만 아직까지 제한 시간이 좀 남아 있었으므로 일단 나서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리아트의 말을 잘 듣는 척은 해야 하니 말이다.
“하암.”
난 길게 하품을 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마자 방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자고 있는 마르틴이 눈에 들어왔다.
쟤는 침대를 준다 해도 왜 맨날 땅바닥에서 자. 누가 보면 학대하는 줄 알겠네.
고작 세 살짜리 애가 3미터 다 되는 마족을 학대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만, 어쨌든.
바닥에 내려온 나는 내 침대에 있던 이불을 질질 끌어서 마르틴에게 덮어 주었다.
고위 마족이니 당연히 감기 같은 건 안 걸리겠지만, 그래도 냉기 도는 바닥에서 자는 게 마음에 걸렸으니까.
‘그러다 입 돌아간 적이 한두 번이었어야지.’
전생에서의 기억이 떠오른 나는 으으 신음하며 어깨를 말고 후다닥 자리를 떠났다.
복도는 한산했다.
1군단 마족들의 훈련 소리만 근근이 들려올 뿐이다.
간만의 여유로움이었다.
그래서 난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야, 시스템.’
오랜만에 나타난 시스템 놈에게 캐낼 게 있었으니까.
‘내가 그동안 네가 준 마계 연결 통로인지 나발인지 사용해 보려고 계속했거든? 근데 안 되더라? 3년 동안 나한테 들이부어진 마력이 얼마인데?’
난 팔짱을 끼고 건들건들한 자세를 한 채 허공을 노려보았다.
‘내가 아무리 인간 몸이라 해도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지?’
대답이 없다. 와락 인상을 찌푸렸다.
‘야. 튀었냐? 쫄았냐?’
띠링!
[SYSTEM]
안 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