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기님이 만드는 파멸엔딩 (92)화 (93/149)

92화

이튿날, 세키나는 르카이츠의 집무실로 불려 왔다.

몇 번을 와도 이곳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처음 만났던 르카이츠가 너무 무서워서 쫄았던 기억이 생생하니까.

‘지금은 그때만큼 무섭지는 않긴 하지만.’

그래도 마왕은 마왕이다.

자신을 그나마 대접해 주는 아서나 리아트, 마르틴과는 전혀 다른 존재.

그래서 언제 수가 틀릴지 몰랐고, 언제 심기를 거슬렀다는 이유로 꿱 죽게 될지 모른다.

‘긴장은 풀지 말자.’

세키나는 허벅지 위에 올려 두었던 손을 꼬옥 쥐며 생각했다.

‘아마 나를 부른 건 루치페르의 꿍꿍이를 캐냈기 때문이겠지?’

현재 세키나에게 달려 있는 시스템을 루치페르 아가토는 ‘또 다른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놈은 흑마법을 이용해 되살아났고, 드한에게 집착하고 있다.

여기까지 놓고 보면 그는 <용사 키우기> 게임처럼 드한을 이용해 마족을 섬멸하고자 하는 것 같았다. 아니, 확신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

‘나 때문이야.’

세키나가 죽을 때마다 세계가 무너졌다.

이는 세키나에게 붙어 있는 시스템이 관여한 덕분이리라.

‘그럼 나한테 있는 시스템은…….’

세키나의 눈이 번뜩였다.

‘원래 이 세계를 지배하던 신.’

띠링!

[SYSTEM]

분명 다음 기회에 알려 준다고 말했는데, 어쩜 이렇게 성질이 급할까요? 이제 좀 속이 시원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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