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화 이국의 왕자님
디젤게이트가 정리되고 있을 무렵, 트럼프에게 연락이 왔다.
한번 방문하고 싶단다.
지금까지 몇 번의 만남은 늘 유진이 위층으로 올라갔었는데, 웬일로 이번엔 자기가 내려오겠다고 한다.
“무척 피곤해 보이는군요. 역시 정치 유세가 쉬운 일은 아닌 모양입니다.”
트럼프는 평소보다 훨씬 더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나이에도 항상 정력적인 사람이라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유세는 아무 문제도 없어. 사람들 앞에 나가 연설을 하고 손을 흔드는 거야 쉬운 일이지.”
“그런데 어쩐 일로 그리 힘들어 보이는 겁니까?”
“뭐…… 조금 지치는 게 사실이야. 코요테 같은 놈들 때문에 말이야.”
“언론들이라는 게 늘 그렇죠.”
“더러운 녀석들. 어떻게 하나같이 날 물어뜯지 못해 안달이 난 녀석들뿐이야.”
트럼프의 막말과 기행은 언제나 비난을 불러일으켜 왔었지만, 대선에 참여하겠다는 선언 이후로는 그 비난이 점점 도를 더해 가고 있었다.
특히나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군 중 선두에 서면서부터는 보수적인 언론에서도 그의 막말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 오고 있었다.
혹시라도 이 기인이 정말로 공화당의 후보가 될까 두려운 것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가 후보로 선출되면 이번 선거는 말아먹은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고 있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지 않았습니까?”
유진이 웃으며 물었다.
트럼프의 막말은 전부 계획된 것이다.
이미 10년도 전부터 홍보 전문가와 선거 예측 전문가를 고용해 최선의 전략을 마련해 놓고, 그 전략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었다.
트럼프가 노리는 블루칼라의 백인 남자들은 트럼프가 이민자와 유색인종, 멕시코 인을 비난할 때면 열광했으며, 트럼프가 여자들을 우습게 여기는 태도에 대리 만족을 느꼈다.
그들은 자신들이 소외당하고 있다 느꼈고, 백인 남성인 트럼프가 자신을 대신해 구역질 나는 유색인들과 건방진 여자들을 혼내 줄 거라 믿었다.
“아. 물론이야. 그래도 켈리 때문에 폭스까지 덩달아 덤비니 여간 귀찮지 않아.”
뉴스 채널 중 유일한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는 언제나처럼 공화당에 편중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트럼프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폭스뉴스가 유일한 매체일 것이다.
하지만 8월 공화당 대통령 후보 공개 토론회에서 트럼프는 폭스뉴스의 메긴 켈리에게 망신을 당한 후,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나는 걸 봤다. 아마 신체 다른 어디에서도 났을 것’이라며 그녀에게 앙심으로 가득한 트윗을 남겼다.
그 뒤로 트럼프와 폭스뉴스 사이에는 균열이 생겼다.
“폭스는 아무것도 아니야. 공화당 놈들이 문제지. 내가 후보로 선출되어도 보이콧 하겠다며 압박을 해 오는 통에 꽤 귀찮아.”
“그래 봤자 무의미한 소리들입니다. 트럼프 씨의 인기를 시샘하는 거죠. 1년 뒤에도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지 두고 보세요.”
“공화당 후보가 되어도 힐러리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녀석들이 대부분이야.”
“제 생각은 반대입니다. 힐러리이기 때문에 트럼프 씨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다른 후보가 된다면 곤란할 겁니다. 트럼프 씨는 힐러리가 민주당에서 승리하기를 바라셔야 합니다.”
언제나처럼 단호한 유진의 어투에 트럼프가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한결같군. 그나마 날 지지하고 믿어 주는 사람은 자네뿐인 것 같아. 대체 무슨 확신이 있는 건가?”
“사업가의 눈으로 보면 많은 것이 명확해 보이는 법이지요.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냉철하게 사실만 바라볼 수 있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맞아. 사업가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해. 똥멍청이들은 그걸 못한단 말이야. 흐흐.”
트럼프가 웃으며 거칠게 욕설을 내뱉었다.
“자네랑 대화를 하다 보니 다시 기운이 생기는군.”
트럼프가 지치는 것은 당연했다.
세상 모두가 그의 패배를 예견하고 있었다. 무식한 레드넥의 인기만으로 세계 최강 대국의 지도자에 오를 수 있을 거라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건 선거가 끝나는 1년 뒤까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참. 이번에 폭스바겐으로 꽤 재미를 보았다지?”
“예. 상당히 재미를 봤습니다. 아직 결산이 전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액수는 모르지만 적어도 열한 자리는 넘을 것 같군요.”
“허, 대단하군. 한 달 만에 100억 달러라고?”
트럼프가 혀를 내둘렀다.
“최소치가 그렇다는 거죠. 200억은 가볍게 넘겠고요.”
유진은 자랑을 멈추지 않았다.
“수익률이 대단하겠군?”
“네. 이번에 투입된 자금이 100억 달러가 조금 안 되니, 적어도 200% 이상의 수익을 올렸죠.”
“이제 세계 제1의 부자도 눈앞이로군.”
트럼프는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모든 것을 숫자와 등수로만 판단하는 사람답게, 그는 유진의 재산 순위에 커다란 관심을 두고 있었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군요.”
“그때 말한 패밀리 오피스 말일세.”
트럼프는 비로소 유진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최근에 몇 가지 사업을 정리했더니, 여유 자금이 생기더군.”
“선거에 몰두하려면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는 편이 낫겠죠.”
“맞아. 그래서 말인데, 5억 달러 정도를 자네의 패밀리 오피스에 넣고 싶은데.”
“휘유! 꽤 큰 금액이로군요.”
유진이 파악하고 있는 한, 트럼프는 그런 거액을 짜낼 만한 자산이 없다. 틀림없이 어디에선가 빌렸을 것이다.
“자네가 굴리는 금액에 비하면 사소한 정도 아닌가?”
“트럼프 씨도 아시겠지만, 지금 운영 중인 패밀리 오피스에 굳이 다른 사람의 자금을 모을 필요는 없습니다.”
유진의 말에 트럼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인들의 투자를 받아 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친구에 대한 호의입니다.”
유진의 말을 듣고 있던 트럼프의 입술 끝이 슬쩍 올라갔다.
“나도 알고 있네. 친구에게 보내는 호의.”
잠시 유진을 바라보던 트럼프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호의는 늘 호의로 보답받기 마련이지.”
트럼프는 사업가였다.
유진과 트럼프의 눈길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트럼프는 거침없는 유진의 행운에 끼어 자신 또한 한 몫 보기를 원했다.
그런 그의 욕심이 어리석음 때문은 아니다.
유진의 행보를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이 그와 함께하기를 원했으니까.
벌써 블랙록이나 요안나, 그리고 새로운 직원들을 통해 월가의 다양한 기관에서 협력 요청이 물밀 듯이 밀려오고 있었다.
메이도프라는 유대인은 겨우 연 10%의 확정 이자 만으로 7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었다. 물론 전형적인 폰지 사기라는 사실이 밝혀져 거대한 비극으로 끝났지만,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수십 년 동안 힘 있고, 똑똑한 사람들이 돈을 싸 들고 그를 찾아왔다.
메이도프에게 유혹당한 사람들은 일반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명성 있는 유명인들, 그리고 심지어 투자기관이나 은행도 상당수였다.
미국인들은 세상 그 누구보다 단 1%의 수익이라도 더 챙겨 줄 사람을 영웅처럼 생각했다.
트럼프는 유진의 행운에 자신의 부를 의탁하고, 그 대가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보냈다.
“앞으로도 이번 같은 큰 성공이 계속될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리고 투자 규모가 커지는 만큼 수익률은 점점 낮아질 거구요.”
유진이 슬쩍 발을 뺐다.
“물론 알고 있네. 하지만 자네 능력이라면 어지간한 투자 은행이나 사모펀드와는 비교가 불가능하겠지.”
“그렇게 믿어 주신다면, 트럼프 씨의 5억 달러는 우리 회사에서 관리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우린 아주 좋은 친구가 된 건가?”
트럼프가 활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저는 언제나 트럼프 씨의 좋은 친구였지요.”
월 스트리트에서는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사람이 가장 좋은 친구이다.
두 사람은 기분 좋게 악수를 나눴다.
유진은 트럼프가 진정한 의미에서 속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또 그 때문에 적당한 먹이를 던져 주면 원하는 대로 조련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물론 먹이뿐이 아니라 다른 수단 또한 필요하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다.
“참! 우리도 사진 하나 찍을까? 지난번에는 내 딸과도 사진을 찍었다면서? 어째서 나와는 몇 번이나 만났는데 사진 찍자는 소리를 안 하는가?”
트럼프가 유진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물론 트럼프 씨와의 사진은 환영이지요. 단지 트럼프 씨에게 누가 될까 그랬습니다.”
“누가 될 게 뭐가 있겠나? 좋은 친구들끼리 말이야.”
그날 트럼프는 재빠르게 유진과 웃으며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내 좋은 친구 유진 캉은 훌륭한 남자이자 지상 최고의 이민자이다. 마이너리티로서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 된 유진과 친구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그는 유진에 대한 찬사로 도배된 태그를 잔뜩 덧붙여 놓았다.
물론 유진은 트럼프의 그런 행동이 철저하게 계산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지금 유진의 유명세는 하늘을 뚫을 기세로 치솟고 있었다.
그런 유진의 유명세에 슬쩍 업혀 가려는 얄팍한 의도였다.
더군다나 인종 문제로 항상 비난을 받아온 트럼프로서는 히스패닉이나 아랍인보다도 더 마이너인 동양인과 친구라는 점을 어필함으로써 백인 우월주의자라는 비판을 피하려 하고 있었다.
참으로 빤한 남자였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그런 빤한 남자를 너무나 원하고 있다.
유진도 그날의 사진을 SNS에 올렸다.
- 이 형 이번에는 뭔가 잘못 찍은 듯.
- 하필 트럼프냐? 관종이랑 친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는데?
- 설마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한국 사람들은 제삼자의 관점에서 트럼프가 결코 미국의 대통령감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때문에 유진이 올린 SNS에 대해서도 그리 우호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선거함의 뚜껑이 열리면 모두들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디젤 게이트는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저희가 잘못을 저지른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폭스바겐은 지금까지 전세계에 걸쳐 지금까지 모두 1,000만 대에 달하는 치트 프로그램이 설치된 차량을 생산, 판매했음을 고백했다.
치트 프로그램이 설치된 모든 차량에 대해 리콜을 해 줄 것을 약속했는데, 천만 대가 넘는 차량의 수리에만 200억 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각국 소비자들의 소송도 끊이지 않았고, 각국 정부에서 부과할 벌금 또한 천문학적인 액수에 달할 거라는 예상이 있었다.
폭스바겐 주가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숏 커버링과 옵션 청산도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다.
“공매도 수익이 127억 달러, 옵션에서 43억 달러, 그리고 파생으로 76억 달러예요. 폭스바겐 말고 다른 독일 자동차 기업들에 대한 공매도 투자에서 20억 달러의 수익이 났어요.”
한 달 만에 266억 달러의 수익을 얻었다.
이로써 유진의 자산은 75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었다.
빌 게이츠가 소유한 MS 주식의 평가 금액 800억 달러가 눈앞에 보이고 있다.
“한국의 슈팅스타에서 보유하고 있는 5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제외한 것이니까 실질적으로 보스가 비공식적인 세계 1위의 부호라는 의미죠.”
“진짜 부자들은 전부 뺀 거잖아. 사우디 왕가라든지 말이야.”
“그쪽은 상황이 전혀 다르잖아요. 절대 왕정 국가에서 왕가의 재산은 파악하기도 불가능하고 말이에요.”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세계 1위를 자처하는 것은 아직 일러.”
“보스는 사우디 왕가 재산도 넘어설 생각이로군요?”
“기왕이면 말이지.”
물론 새로운 삶의 목적이 그저 돈을 많이 버는 것 따위일 수야 없다. 하지만 중간 기착지 정도로 삼기에는 나쁘지 않은 목표이다.
“뭐. 보스라면 그럴 만도 해요.”
“약속대로 테슬라 모델 S를 주문해. 모든 직원들에게 한 대씩 공평하게.”
유진은 통 큰 보너스를 직원들에게 선사했다.
물론 이번 투자의 공헌도에 따른 보너스는 별개의 것이다.
입사하고 1년은 커녕 겨우 한 달여 만에 고가의 승용차를 받게 된 직원들은 모두 환호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뉴욕 같은 대도시의 공기 오염의 대부분 자동차 배기가스 때문이지요. 때문에 우리 직원들 모두에게 유독한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기 자동차를 권유하기로 했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보너스조차도 미디어를 통해 유용하게 사용한다.
“모두 2,000만 달러가 넘는 테슬라를 일시불로 주문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유진 칸은 전기자동차에 투자하고 계신 건가요?”
당연하게 유진의 행동은 또다른 투자를 위한 수순으로 읽혔다.
“지금은 전혀 아닙니다. 전기차 사업의 전망은 무척이나 밝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언제가 투자에 적격한 시기인지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테슬라의 주가가 투자에 적격인 시기가 오려면 아직 몇 년이나 남았다. 그때까지는 공매도 세력의 목표가 되어 줄기차게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유진은 직원들에 대한 이번 선물이 어디까지나 자신이 숨 쉬어야 할 공기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0억 원짜리 선물의 반응은 나쁘지 않아요. 슬슬 디젤게이트에 관심이 멀어져 가고 있는 대중들에게 다시 한번 환기시키기에 적절했던 것 같아요.”
여론 모니터링을 하고 나서 모니카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직원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선물로 대중들의 호의까지 샀으니 일거양득이었다.
유진의 인지도와 호감도는 꾸준하게 높아지고 있었다.
“타블로이드 몇 개에서 유진을 비난하고 나서기도 했는데, 무시해도 괜찮을 거예요. 어차피 화제에 편승해서 뭐든 이목을 끌어보려는 게 그 바닥이니까요.”
황색 언론들 중 일부는 유진이 이민자 출신 동양인이라는 것만으로 없는 꼬투리까지 잡아 괴상한 기사를 내고는 했다.
미국의 언론들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1면에 최대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를 올린다. 그를 위해서는 없던 말도 만들어 내고, 존재하지 않는 사람도 창조해 낸다.
그런 신문에서 유진은 어느새 미국을 점령하려 온 새로운 황화(黃禍, Yellow Peril)의 악마가 되었고, 유진과 함께 일하는 여자들은 전부 악마를 추종하는 시녀들처럼 묘사되었다.
“필요하다면 고소하고, 상관없으면 그냥 두고.”
“고소는 힘들 거예요. 굉장히 교묘하게 기사를 쓰니까요.”
한국에서도 이제 슬슬 그러한 면이 보이고 있지만, 이쪽이 원조였다.
무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언론들은 수많은 거짓 기사를 만들어 냈고, 그만한 시간 동안 수없이 많은 법률 싸움을 벌여 왔다.
“그냥 두고 보는 수밖에 없다는 거지?”
“네. 더러운 부엌에 숨어 있는 바퀴벌레들은 좀처럼 소탕하기가 어려우니까요. 함께 살아가는 수밖에요.”
언론의 자유에는 대가가 필요했다. 때로는 그런 기생충 같은 언론 또한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 미국이 내린 결론이다.
유진은 모니카의 충고대로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어차피 유명세가 커질수록 안티는 늘어나기 마련이었다.
그런 시시껄렁한 것에 신경을 쓰는 것은 심력 낭비이다.
“이번 주 모임에 초청할 손님 명단이에요.”
주말마다 여는 파티도 이제 모니카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녀가 손님의 명단을 확인하고, 빼야 할 사람을 빼고, 추가할 사람을 더한다.
유진은 모니카가 넘겨 주는 명단을 슬쩍 훑어보았다.
“사라 델비안?”
조금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 섞여 있다.
“아. 그녀는 요안나가 초청한 사람이에요. 옛 친구라고 했어요. 왜요? 관심 있어요?”
“뭐. 조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