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66)화 (66/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66화

회의 참석자는 단출했다.

지난번처럼 스무 명 가까이 넘는 대인원이 아니라 딱 필요한 사람들만.

편한 자리는 아니었다.

우선 A&R 팀장님과 홍보팀장님.

레몬 엔터에서 팀장은 일반 회사의 부장에 대응하는 직급이었다.

거기다 다들 연식도 있으셔서 그런지 자세가 자연스럽게 고쳐졌다.

A&R팀장님이 인사를 해 왔다.

“오랜만이다. 다들.”

“오랜만에 봬요. 팀장님.”

바로 옆에 앉은 윤석환 실장과 민기 형에게도 눈인사를 건넬 때, 상석에 있던 조 이사가 입술을 뗐다.

“아마 회의라고 들었을 거야. 맞지?”

“네.”

“뭐, 틀린 말은 아닌데. 회의라기보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 알려 줘야 할 것도 있고, 또 너희한테 의향을 물어봐야 할 사안도 있거든.”

A&R팀장이 종이를 슥 내밀면서 회의가 시작됐다.

“먼저 불꽃놀이에 관한 지표부터 얘기하자.”

가운데 나를 중심으로 애들이 고개를 쑥 내민다.

A4 용지에 곡선이 그려진 그래프가 보인다.

첫날 88위를 시작으로 1주차의 70위권, 6월 말의 50위권을 지나 지금의 30위권까지.

“아쉽게도 아마 이번 주를 기점으로 쭉 떨어질 거야. 조만간 MOP의 데이드림같이 팬덤이 강한 그룹들이 컴백할 시기기도 하고, 이제 올라올 만큼 올라갔으니까.”

우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본론은 이쪽인데 지금 밤바다 반응이 좋은 편이거든. 그것 때문에 몇몇 작곡가들이 연락을 해 왔어. 시간 되면 같이 작업할 의향이 없냐고, 우주 너한테 말이야.”

“……네?”

“너한테 곡 작업 제의가 들어왔는데, 어때. 생각 있어?”

멤버들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나를 바라봤다.

축하해 주는 눈빛들.

정작 나는 당황스러워 하고 있었다.

나랑? 왜?

대체 뭘 보고 작업을 하자고 하는 걸까.

나름 반응이 좋긴 해도 밤바다가 그 정도까지 대단한 노래는 아니었다.

게다가 제안을 했다는 사람들의 이름도 다 내가 알 만큼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왜 그런 분들이 저한테 요청을 한 건가요?”

“그 사람들한테 네 노래가 신선하게 다가갔던 모양이야.”

설명이 이어졌다.

불꽃놀이 때부터 이미 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타이틀이 아이돌 자작곡이라고?’ 하는 관심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한조와 함께 작곡돌로 얽혔던 것 때문에 긴가민가했었다나.

DNS처럼 레몬도 알고 보면 전문 작곡가의 입김이 들어간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러다 이번 밤바다로 확신을 얻었다는 모양이었다.

작업을 제의한 이유도 익숙했다.

장소원 선배가 Something을 만들 때처럼 일종의 신선한 요소라고 할까.

작곡 솜씨야 이미 원숙한 사람들이니, 나는 그들에게 새로운 관점이나 신선함을 제공하는 식이었다.

나쁠 게 없는 제안이었다.

아니, 오히려 전문가들이 작곡하는 걸 보면서 이것저것 배울 기회기도 하고.

얼른 하라는 듯 동생들이 재촉을 해 온다.

A&R팀장님도 은근 기대하는 눈치였다.

“네 생각은 어때?”

잠시 생각에 잠겼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일단 확인부터 하고.

“저와 작업을 하고 싶다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 건가요? 다음 앨범 작업을 이야기하는 건지, 아니면 별도의 싱글 곡을 말하는 건지.”

“후자 쪽이지.”

“그렇다면 안 하는 쪽으로 말씀드리고 싶어요.”

“……?”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멤버들을 일별하고는 조심스럽게 내 의사를 피력했다.

“작곡도 배우고, 작곡 이미지로 홍보가 가능한 점은 좋다고 봐요. 개인적으로도 좋은 기회고요. 하지만 아직 저희가 신인이라 갈 길도 멀고, 지금은 그룹을 더 우선하고 싶어요.”

나 역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고.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칫하면 나 때문에 그룹 활동에 지장을 줄 수도 있고, 게다가 팬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까.

“뭐, 네 뜻이 그렇다면 할 수 없지.”

A&R팀장님이 입맛을 다시는 동안 홍보팀장님이 내 옆을 보고 웃는다.

고개를 돌렸다가 나 역시도 웃을 뻔했다.

그때와 똑같은걸.

을왕리에서 우리 식구 아니냐고 얘기했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다.

특히 비주를 보면서 웃음을 삼켰다.

“참, 이건 리혁이한테 들어온 제안인데. 어제 보컬을 보고 콜라보 제안이 여럿 들어왔거든. 뭐, 표정을 보니 너도 우주랑 같은 의견인 것 같네. 맞지?”

“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리혁이가 그리 대답하곤 나를 바라봤다.

마치 봤냐는 듯이.

잘했다는 미소를 짓고 있을 때, 조용히 듣고 있던 이사님이 입술을 뗐다.

“그럼 다음 앨범에서 같이 작업하는 건?”

“정말 좋죠. 그분들이 그걸 원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네 의견이 그렇다면 그쪽으로도 한번 검토를 해 볼게.”

“……예?”

이게 바로 OK가 나올 일이었나.

뭔가 이상하다.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회사에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는 소리만 들었는데, 내가 뭐라고 의견을 제시하자마자 바로 그걸 들어 준다.

얼떨떨한 기분을 느낄 때, 이사님이 웃으며 말했다.

“너희도 이제 엄연히 아티스트야. 연습생 때처럼 무조건 이래라 저래라 시키지는 않지. 특히 음악에 관해서는 퍼포머인 너희 의견이 더더욱 중요하고.”

또 한번 승격을 한 것 같다.

썸씽의 성공 이후 작업실을 받았을 때는 작곡의 가능성을 지닌 유망주로 인정을 받았다면, 이번 회의는 우리가 회사와 나름대로 대등한 위치에서 소통을 하는 아티스트가 된 듯했다고 할까.

감개무량한 눈으로 서로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에 다들 웃었다.

*   *   *

회의가 정신없이 이어졌다.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서 메모까지 해야 할 정도로.

놀라운 것 투성이였다.

몇몇 업체에서, 예컨대 교복업체 등과 광고 관련한 미팅이 진행 중이란 이야기도 있었고.

의류업체와 협찬도 논의 중이고.

지상파 방송국과는 어떤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관해 말이 오가고는 있다고 들었다.

물론 마지막 것에 관해선 기대하지 말란 이야기가 나왔다.

말 그대로 말만 오가고 있는 거라고.

눈치를 보니 석환 형이 요즘 밤낮으로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며 공을 들이는 일이 이쪽 관련인 듯했다.

회사 직원들이 한 마디씩 뱉을 때마다 우리의 입에서 오오 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조 이사님이 잘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했다. 정말 예상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뒀어.”

그 말에 묘한 기분을 느꼈다.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데뷔 쇼케이스부터 2주 동안 음방을 정신없이 뛰는 동안 장막의 뒤에서는 이렇게 많은 일들이 오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동시에 우리의 첫 앨범 활동이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도 그려졌다.

음악 방송만 뛸 때는 와닿지 않았던.

성공적으로 데뷔한 신인이 과연 어떤 것인지.

“윤 실장님, 매니지먼트 쪽에서 전달할 건 다 끝났죠?”

“예.”

“어휴, 이제야 말할 시간이 됐네.”

너스레를 떨던 홍보팀장님이 유쾌하게 웃었다.

그러고서 용건을 꺼냈는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이게 오늘의 핵심 안건인 듯했다.

“이번 주 일요일이 팬사인회지?”

“네.”

“그때 즈음해서 팬덤명을 공모해서 투표에 붙일 거야. 먼저 그거 관련해서 팬들에게 보낼 메시지 촬영을 부탁할 게 있고.”

지호가 아까 말했던 이야기였다.

“팬사인회를 열면서 이벤트를 기획하려고 하거든.”

“이벤트요?”

“거창한 건 아니고. 너희가 팬들을 위해 준비한 사소한 선물 같은 거 있잖아. 데뷔 쇼케이스 때 줬던 선물 같은 거.”

“아, 네.”

그때, 팬분들에게 주었던 자그마한 과자들이나 포토 카드가 떠오른다.

“그런 걸 너희 보고 준비하라는 건 아냐. 그냥 머리를 맞대고 한번 아이디어를 떠올려 보라는 거지. 같은 생각이라고 해도 우리가 만들어 내는 거랑 너희가 생각한 거랑은 진정성이 다르니까.”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같은 프러포즈라고 해도 전문 업체에 맡겨서 화려하기만 한 것보다는, 소박해도 진심이 물씬 풍기는 방식이 더 나으니까.

그가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 하나 더.”

“토론 과정을 찍어서 보내 드리는 거요?”

“척하면 척이네.”

그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홍보팀장님의 이야기를 끝으로 회의는 끝났다.

이사님을 필두로 썰물처럼 쭉 빠져나가는 이들을 보며 심호흡을 했다.

“와…….”

고개를 돌려보니 동생들도 다 진이 빠졌다는 얼굴들이다.

팀장님들 앞이라 긴장하고 있었다가 풀린 것도 있고, 오늘 들었던 내용들이 쇼킹해서 그런 것도 있고.

무엇보다.

뿌듯한 감정이 밀려오는 듯했다.

그 복잡한 감정을 다들 정리하지 못해서 입안으로 삼키고만 있을 때, 중현이가 한 마디를 했다.

“우리 앨범, 진짜로 잘됐나 보네요.”

다시 돌이켜 보아도, 그보다 더 적절한 요약은 없었다.

*   *   *

레몬 엔터의 미튜브 계정.

그곳에 있는 ‘뉴블랙’ 카테고리는 동영상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연말 평가 때 찍었던 동영상부터, 썸씽 녹음 과정, 음악 방송 1위 했던 날의 비하인드, 뮤직카페 연습 영상 등등.

드문드문하던 동영상이 집중적으로 늘어난 건 DNS 미디어에서 언플로 치고 들어오면서부터였다.

그때부터 자체 제작 리얼리티, 연습 영상, 일상 영상이 미친 듯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가장 최근에 올라온 건 ‘우주&리혁, 밤바다 작곡기’라는 제목의 5부작이었다.

1부에서는 작업실에 마스크를 쓴 채 앉아 내가 리혁이와 투닥거리며 작업을 하는 모습이.

2부부터 4부까지는 작사와 연습 과정이.

5부는 마침내 완성된 밤바다의 라이브가 어떤지 보여 주고 있었다.

그중에서 5부는 ‘음향 사고에 대처하는 어느 신인의 자세’라는 무반주 라이브 영상과 더불어, 불꽃놀이 MV에 이은 공동 조회수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들으면 눈물 나네요ㅠㅠㅠ

-이번 앨범 타이틀곡보다 이게 더 좋은 듯

-들으면 울적해지는데 따뜻함

-가사 ㅜ

-이 노래 요즘 꽂혔는데 개좋음ㅎ

-이집 라이브 맛집이네

-처음 듣는데 완전 잘한다 ㄷㄷ 얘네도 음색 부자네

-eng sub plz

다른 동영상에 비해 유독 높은 조회수에 걸맞게 댓글도 많았다.

그걸 흐뭇하게 읽고 있는데 하얀 손이 내 눈앞에서 박수를 짝 친다.

아. 깜짝아.

“어이, 아저씨. 집중 좀 해요.”

고개를 드니 리혁이가 맞은편에서 뚱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은 화요일.

HBS MTV에서 진행하는 음악방송 ‘It’s Showtime’의 대기실이었다.

“여전히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서. 우리 미튜브에 올라온 동영상들 보면서 생각하고 있었어.”

홍보팀장님이 우리 보고 간단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라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명확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딱 이거다 싶은 게 안 나왔다고 할까.

팬들에게 선물을 주자, 하는 것까지는 의견이 일치했는데 그게 뭐일지 통일이 안 됐다.

“손 편지는 어떨까요?”

…라는 비주의 의견은 곧바로 기각됐다.

일단 인원도 100명이나 되는 데다가 손 편지는 뭔가 과한 감성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좀 부담스럽다.

“끝나고 다같이 밥 먹는 건 어때요? 고깃집이라든가.”

“저기, 중현아.”

“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

중현이가 어, 그럴게요, 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아니, 중현아.

너 보고 또 다른 생각을 하라는 게 아니라구.

도대체 저 입에서 다음에는 무슨 말이 나올지 떨린다.

“노래 선물은 어때요?”

“오, 그거 괜찮다.”

“좋은데? 적당하기도 하고.”

메인보컬의 아이디어는 현실적으로 좋았다.

그걸 종이에 적고 있을 때 형들의 시선이 향하자 막내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저는 그거여. 샌드위치.”

“샌드위치?”

“인가 샌드위치 있잖아여.”

“아…….”

“제가 아까 숍에서 생각을 했는데, 딱 그 샌드위치가 떠오르는 거예여. 솔직히 돈으로 줄 수 있는 건 많으니까. 돈 주고도 못 사는? 그런 게 뭐가 있지 했는데.”

“그러네. 샌드위치가 있긴 했네.”

이것도 좋은 아이디어였다.

일요일마다 진행하는 HBS 인기가수, 거기 매점에서 파는 샌드위치는 그 맛이 좋기로 유명했으니까.

요즘 들어 SNS를 타고 슬슬 알려지기도 하고.

아마 팬들이라면 다 알 거다.

그런데 이번에는 리혁이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야, 그거 나쁘지는 않은데 애매하지 않냐. 공방 기다리는 팬들한테 조공으로 드릴 만은 한데 팬싸에선 좀… 우리가 만들어서 주고 그러는 게 아니잖아.”

“음, 글게여. 거기까진 생각을 안 해 봤는데.”

리혁이 말도 일리가 있었다.

샌드위치도 좋은 아이디어지만 그것도 말 그대로 우리가 주는 선물이라고 하기엔 애매했으니까.

너무 소박하기도 하고.

계속해서 다들 머릿속을 쥐어짜냈지만 뭔가 만족스러운 건 없었다.

듣는 순간 이거다! 싶은 선물은 없으려나.

의미도 있고.

팬분들이 딱 봤을 때, 얘네가 우릴 이 정도로 생각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만한 거.

고민을 이어 가는데 비주가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일단은 팬사인회에서 잘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선물보다는 태도가 더 중요할 것 같은데…….”

“맞아. 나도 신경이 좀 쓰이네.”

중현이가 신경이 좀 쓰인다는 건, 엄청나게 신경 쓰인다는 거다.

“나도요. 회사에서 조만간 주의사항을 알려 준다고는 하는데, 말 그대로 주의사항이잖아요. 어떻게 하는지는 직접 가서 배워야 하는 건데 가서 실수하고 그럴까 조마조마해요.”

“저두여,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하던 대로 할 수도 없잖아여. 그렇다고 너무 예의 차리는 것도 그렇고.”

다들 팬사인회에 관해서 걱정이 큰 모양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조언이라도 해 주고 싶은데, 한 번이라도 해 본 적이 있어야지.

“아. 선배 가수들한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비주의 말에 모두 나를 쳐다본다.

“왜 날 보는 거야?”

“우리 중에 형이 제일 인맥이 많기두 하구, 그리구 요즘 여기저기서 형이랑 친해질라고 많이 엉겨 붙잖아여.”

“글쎄다.”

폰 연락처를 뒤적이면서 중얼거렸다.

“나도 대인 관계가 넓은 편은 아니거든. TJ 때 친구들 번호가 있긴 한데 연락 안 한지 오래 됐어. 참, 그러고 보니 너희도 스칼렛이랑 친할 거 아냐.”

“요새 바빠서 연락이 뜸해여.”

무슨 사이인지 알겠다.

마주치면 ‘우아아!’ 하고 반갑게 인사하고 떠드는데 막상 따로 연락은 안 하는.

“그럼 장소원 선배는 어떨까요? 슈가피쉬 활동하셨잖아요.”

“중현아.”

“네.”

“그, 아무리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해체된 그룹 시절에 관해 물어보면 화가 나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아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 가 아니라 그렇다고.

갑갑해서 이마를 거머쥐는 나를 보며 애들이 웃고 있을 때였다.

문득 연락처가 하나 눈에 띄었다.

그러고 보니.

“얘랑 며칠 전에 연락하긴 했는데.”

“누구요?”

“태현이.”

“헐, TNT 그분이여?”

“그런데 아마 바쁠걸. 내가 듣기로는 지금 중국 팬미팅이다 뭐다 엄청 바빴던 것 같은데. 뭐, 혹시나 메시지는 남겨 본다만…….”

바쁘냐고 묻는 톡을 하나 남겨 둔 채 폰을 닫으려고 할 때였다.

지이잉-

‘TNT_한태현’이라는 발신자 이름이 뜬 화면에 애들이 눈을 깜빡거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뻘쭘한 기분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지금은 한가한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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