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98)화 (98/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98화

“조금 쉽게요?”

“네, 지금보다는 힘을 더 빼고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잔잔하게 삽입될 장면이라….”

연습장면을 살펴보던 제작진이 그런 요구를 해 왔다. 아무래도 좀 과하다는 반응이었다.

얼떨떨했다.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해서 평소대로 했는데.

그래도 일단 알았다고 했다. 힘을 뺀다는 게 어떤 건지 감이 잘 안 잡혔지만.

“그런데….”

조연출이 질문을 했다.

“평소에도 연습을 이렇게 해요?”

“네.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하셔서 늘 하던 대로 했어요.”

“…엄청 빡세게 하네요. 옛날에 비보이 크루 연습 장면 찍었을 때가 딱 이런 분위기였던 것 같은데.”

혀를 내두르는 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아마 신인 아이돌들은 다 저희랑 비슷할 거예요.”

보통 아이돌이 가장 많이 연습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신인 때다.

스케줄도 상대적으로 적기도 하고, 떠야 한다는 절박감도 크고.

우리가 특별한 게 아니었다.

내가 TJ에서 들었던 데뷔한 선배들 일화만 해도 하루 열두 시간은 기본이었는걸.

그런 설명에 놀라는 제작진의 모습에 민망했다.

다들 이렇게 하면서 데뷔하는 건데….

머쓱하게 웃으며 동생들에게 돌아갔다.

“뭐래요?”

리혁이가 내게 물었다.

“좀 더 열심히 하래요?”

“아니, 힘을 빼 보라는데.”

“힘이요?”

중현이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힘을 어떻게 빼라는 거지…. 이렇게요?”

“야, 그건 너무 뺐다. 중현아.”

오징어처럼 팔다리를 흐느적거리는 이를 보며 우리끼리 웃었다.

한편, 힘을 빼라는 요구에 당황하긴 했지만 우리는 곧바로 제작진이 원하는 장면을 연출해 주었다.

설렁설렁 해보았더니 바로 그거라며 좋아하셨다.

원하는 것을 건져 만족스러워 하는 제작진과 함께 우리는 장소를 이동했다.

이제 녹음 차례였다.

2층 작업실에서 몇 컷을 찍기로 했는데 우리 회사와 PBS 사이에서 오갔던 이야기 때문이었다.

어떤 거래가 있었던 건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PBS 다큐멘터리에 우리 노래가 잠깐 나가게 됐다.

곧 런칭을 앞두고 있는 밤바다의 정식 음원이었다.

아마 다큐에서는 ‘의인은 가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하면서 지나가는 컷으로 멜로디랑 가사가 나가는 식이겠지.

홍보 기회를 앞두고 리혁이와 내가 전투적으로 목을 푸는 동안, 나머지 애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너희는 어디 가?”

비주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대답했다.

“저희도 다큐 관련해서 인터뷰를 한데요.”

“인터뷰?”

“형이 평소에 어떤 사람인지 그런 거 묻는다고 하던데요.”

“아….”

그런 내 반응에 리혁이가 아쉽다는 듯 말했다.

“진짜 아깝다. 녹음만 아니면 나도 들어가서 잔뜩 말해주는 건데.”

“안 돼, 넌 나랑 가야지.”

그러곤 비주 뒤에서 히죽 웃는 두 바보에게 말했다.

“우리 둘째는 걱정이 안 되는데, 너희 둘은 진짜 들어가서 말 잘해야 돼. 막 이상한 거 얘기하지 말고.”

“걱정 마요, 형. 제가 잘 말해줄게요.”

“맞아여. 제가 형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낱낱이 말해줄게여.”

“…영 불안한데.”

희희낙락한 얼굴들을 보며 불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유. 저것들.

대체 언제 철 들려고 그러나.

“제가 잘 감시할게요.”

“그래, 비주야. 역시 너밖에 없다.”

“근데 형, 어디까지 얘기해야 되는 거예요? 평소 의인의 일상 모습이 어떠냐고 막 물어보고 그러면….”

“솔직하게 말해드려. 네가 느낀 그대로.”

“그럼 쉬는 날에는 숙소 거실에서 흐느적거리고 있다거나, 빨래 안 개고 저랑 리혁이한테 미루…….”

“그, 비주야.”

“네.”

“형이 미안해.”

처연한 얼굴로 사과하는 내 모습에 멤버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잘하고 와.”

그런 말을 해주며 떠나는 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기대하라는 듯 떠나는 녀석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   *   *

2층 작업실.

모던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를 보며 제작진은 감탄했다.

지나오면서 봤던 어느 방의 핑크 소파와 얼룩무늬 쿠션에 충격을 받은 것도 이유겠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잘 꾸며져 있긴 했다.

아늑한 느낌.

멤버 중 하나가 이런데 관심이 많아서 꾸몄다고 들었다. 벽에 걸려 있는 사진도 그 멤버가 달았다나.

멤버들이 교복을 입고 학교 화단에서 꽃받침을 하며 찍은 사진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가족사진 같은 느낌에 제작진은 미소를 지었다.

한편, 그들이 관심을 보이는 건 따로 있었다.

“요즘 아이돌은 다 작업실도 달려 있나 봐요.”

“그러니까요, 신기하다.”

“아, 저희 멤버들이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윤석환 실장이 대답했다.

“우주가 작곡에 재능이 있어서요. 작업을 편하게 하라고 만든 방입니다.”

“작곡이요?”

제작진이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인 위주로 자료조사를 했기에 아이돌 활동에 대해 아는 건 많지 않았다.

“아, 그거 알아요.”

정우정만이 유일하게 대답했다.

“찾아보니까 장소원이랑 부른 썸씽, 우주 씨가 작곡했다고 되어 있던데요.”

“네, 공동작곡이에요.”

윤석환 실장이 대답했다. 뿌듯해하는 목소리였다.

“그것도 있고, 데뷔 타이틀도 저희 애가 만들었습니다.”

“되게 뿌듯하신 것 같아요.”

“…좀 티가 났나요?”

머쓱하게 웃던 매니저가 뺨을 긁적였다.

“지금 듣게 되실 노래도 우주가 혼자 작곡한 거예요. 물론 저희 A&R팀의 도움이 있었지만….”

“아, 이게 그거네요. PD님이 말씀하셨던 노래.”

“예, 그러니 촬영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들이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작곡에 대한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특별히 관심이 생기지는 않았다.

재능이 많은 친구구나 할 뿐, 뉴블랙이 작곡한 노래는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메인 피디가 찍어오라고 했기에 촬영을 할 뿐.

곧바로 A&R팀 직원이 내려와서 작업실 테이블에 앉았다.

이미 녹음이 끝난 노래였지만 방송에 그럴싸하게 나가기 위해 섭외된 직원이었다.

그가 토크백 버튼을 누르고 안에 있는 아이돌 멤버들에게 말했다.

“시작할게.”

그에 맞춰 다큐 제작진도 촬영을 시작했다.

빨간 불이 깜빡거리는 [REC] 화면에 헤드폰을 끼고 있는 두 멤버의 모습이 담겼다.

다큐 제작진은 범상한 눈으로 지켜보았다.

교양국에서 익숙하게 보던 장면이었다.

녹화분에 맞춰 성우가 내레이션을 할 때마다 보던 그 장면.

그랬기에 일상적인 눈으로 감상을 할 때였다.

“……?”

고급 스피커를 통해 풍성한 음량이 귀를 채우기 시작했다.

세련된 전주.

볼륨이 높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듣자마자 입모양으로 작은 감탄사를 만들었다.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음표가 귓가로 흘러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괜찮은데?’

아이돌 노래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나온 것은 부드러운 멜로디였다.

여름밤에 어울리는 노래였다.

어둑한 공원을 혼자 걸으며 감상에 빠질 때 들을 만한 곡이었다.

그리고 그 전주가 끝났을 때.

뒤이어 나온 보컬의 목소리에 그들은 눈을 깜빡였다. 물감이 퍼지듯 서리혁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다.

‘잘하네.’

역시 요즘에는 아이돌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며 혀를 내두를 때, 선우주의 목소리도 그에 가세했다.

두 보컬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어 귓가를 간질였다.

‘…좋다.’

부르는 사람의 실력을 떠나 그 자체로 좋은 노래였다.

아무리 막귀인 사람이 들어도 그 가치를 구별할 수 있을 듯하다고 할까.

그랬기에 은근한 설렘이 느껴졌다.

마치 곧 히트를 칠 것 같은 영화를 시사회로 본 관객이 된 기분이었다.

“실장님, 이게 곧 출시된다는 거죠?”

“예, 원래 우주가 만든 데모곡이었는데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 다듬은 노래로 재출시할 계획입니다. 프로모션 계획도 잡았고요.”

“혹시 제목이…?”

“아. 밤바다에요.”

윤석환 실장이 웃었다. 제작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공감한다는 듯 그가 다시 물었다.

“노래가 잘 뽑힌 것 같죠?”

그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한편, 선우주와 서리혁이 밤바다를 듀엣으로 부르는 동안, 다른 멤버들은 회사 회의실로 불려가 있었다.

선우주에 관한 인터뷰 때문이었다.

“의인, 아니 선우주 씨는 평소에 어떤 사람인가요?”

그 질문에 세 멤버는 각자 다른 반응을 보였다.

김비주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고, 김중현은 망설임 없이 말을 꺼냈으며, 왕지호는 어느 각도여야 잘 나올지 살피곤 냉큼 대답했다.

그 반응만큼 세 멤버가 내어놓은 대답은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그 끝으로 가서는 결론이 일맥상통했다.

제작진이 ‘얘들끼리 서로 입을 맞췄나?’ 싶을 정도로.

“선우주 씨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라온 서리혁 역시 짧게 고민을 하고는 대답했다.

그 역시도 다른 멤버들과 똑같은 답이었다.

*   *   *

주세한의 추석특집 녹화가 점점 다가오는 가운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바쁘게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면서 평소와는 다른 반응을 체험했다.

“…어, 그.. 그.. 주세한! 맞죠?”

“와, TV에서 보던 거랑 진짜 다르네요.”

“사인 해줄 수 있어요?”

휴게소나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것도 아이돌 팬이 아닌 사람들이었다.

희한하게 우리가 하나둘 떨어져 있을 때는 지나가면서 ‘…음?’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다섯이 모여 다니면 알아보는 사람이 한둘씩 나오곤 했다.

신기할 따름이었다.

썸씽 활동을 할 때부터 지금까지, 아이돌 팬이 아닌 사람들이 우릴 알아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예능의 힘은 대단했다.

아이돌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이 우릴 알아보고 있었으니까.

물론 그 얼마 안 되는 사람들도 대부분 ‘어! 그, 주세한!’, ‘어… 그 농구!’ 하면서 이름은 몰랐다.

나도 모르게 ‘안녕하세요, 신인 보이그룹 그주세한입니다’ 라고 해야 할 것 같은 순간이 몇 번 있었다.

한편, 그런 대중적인 인지도와 별개로 팬덤에선 큰 변화는 없었다.

팬카페 회원수도 그대로였고, 우리 수플레들도 주세한 추석특집이나 리얼리티 떡밥에 설레는 등 일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기회로 알게 된 것 같다.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예능이 최고지만, 역시 팬들과 관련된 활동은 우리 본업이라고.

그리고 최근 우리가 열과 성을 다하는 본업은 바로 음원 홍보였다.

-[연예IN] 뉴블랙 인터뷰 “방송으로 인한 관심 놀랍고 감사해..”

-뉴블랙 ‘밤바다’ 음원 출시 전 MV 선공개

-[독점공개] 어느 팬덤 이름이 수플레가 된 사연은?

회사에서 홍보물량을 푼 다음부터 곳곳에 기사가 올라오고 있었는데, 큰 언론사를 중심으로 어뷰징 기사들만 수백 건이었다.

밤바다의 정식 음원.

처음에는 간단하게 홍보만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주세한이 나오면서 매니지먼트 본부에서 전략을 바꿨다고 들었다.

기왕 물 들어온 거 노 한번 저어보자고.

그래서 우리도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

연예IN의 오 기자님을 비롯해서 우리에게 호의적인 기자님들과 인터뷰도 하고, 여러 라디오 방송에 나가 홍보도 하고.

아쉽게도 예능은 없었다.

이곳저곳에서 섭외가 들어오긴 했지만, 주세한 측 눈치가 보여서 하지 못했다.

특집에서 써먹기로 약속한 소재들이 있는데 다른 방송에 나가서 먼저 써먹으면 곤란하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이 모든 프로모션을 마친 우리는 현재 서울로 돌아가는 차에서 태블릿 PC를 보는 중이었다.

“으아, 떨린다. 떨려.”

막내가 호들갑을 떨었다.

“내가 부른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떨리지. 왜지. 왜일까여. 형? 왜 제가 떨고 있는 걸까여?”

“네가 우리한테 올 에어컨 바람을 다 막고 있어서?”

“…에이, 눈치는 빨라 가지고.”

지호가 슥 자리를 옮기자 그동안 막혀 있었던 통풍구가 우리에게 시원한 바람을 쏘아 주었다.

바람이 모두에게 골고루 오도록 비주가 통풍구를 조절했다.

“저도 떨려요. 형. 이번에 우리도 다 같이 홍보하러 다녔잖아요.”

“그니까.”

중현이가 젤리를 우물거리며 말했다.

“저도 떨리네요.”

“넌 거짓말하지 말고.”

“사실 안 떨리기는 하는데, 이렇게 말해야 할 것 같았어요.”

태평하게 말하는 녀석을 보며 웃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 말이 없는 우리 메인보컬 님은 태블릿 PC 화면을 계속해서 새로고침 하고 있었다.

“정신 사납다, 리혁아. 좀만 참으라니까.”

“불안하니까 그러죠.”

그러더니 조수석에 앉은 석환 형에게 물었다.

“실장님, 저희 MV는 언제 공개되는 거예요?”

“기다려 봐. 정각에서 10분 전에 올라올 거야.”

“그래, 기다려 봐. 나도 이렇게 차분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뭐가 차분해요. 어젯밤에 잠꼬대 하는 거 내가 다 들었는데. 할ㅁ…!”

뭐라고 말하려고 하는 리혁이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악어처럼 깨물려고 하는 주둥이와 사투를 벌이는 내 모습에 동생들이 웃는다.

비주가 우리 둘을 중재하는 동안, 중현이가 뭔가 떠올랐다는 듯 물었다.

“아, 맞다. 할머님은 뭐라고 하세요? 오늘 밤바다 정식으로 노래 나가는 거 알아요?”

“아니, 이제 말해야지.”

요 며칠 통화가 뜸했다.

아니.

전화할 때마다 계속 ‘야, 너 언제부터 운동을 그리 잘혔냐’ 이러면서 추궁을 하는데 어떡해.

이것저것 둘러댔는데 상대가 너무 강력했다.

하필이면 내가 뻥칠 때마다 알아채버리는 초능력을 지닌 빌런이라서.

어찌나 거짓말이 안 통하는지….

폰에 저장된 이름을 슈퍼빌런 김덕순이라고 바꾸고 싶었을 정도였다.

뭐, 이따 노래 나오고 나면 전화를 걸어야겠지만 말이야.

“팬분들 반응은 어때?”

중현이가 폰을 보며 말했다.

“다들 기대하는 중이에요. 우리가 라이브 방송할 때마다 계속 홍보했잖아요. 그래서 기대감도 큰 느낌…?”

“아, 말 나온 김에 라방 켜 볼까요?”

“지금은 말고. 이따가 음원 올라오고 나서 인사드릴 때 키자.”

내가 멤버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지난번에 교복 사진 찍고 나서 글 올라오고 그랬잖아.”

“아, 그랬죠.”

졸업사진을 찍었던 두 번째 라이브 방송 때 일이었다.

아이돌 커뮤니티에 우리 수플레들이 열심히 영업글을 써서 올렸는데, 반응이 미묘했다.

-저거 남의 학교에서 무단으로 찍어도 되는 거임?

-허가도 안 받고 막 찍는 거 같은데..

-ㅇㅇ 그니까 나만 좀 불편한가

-내가 저 학교 학생이면 좀 그럴 듯.. 학교 밖이긴 해도 외부인이 와서 개인 사진 찍어가는 건데

한 명이 불편하다고 하니 몇몇이 바로 주르륵 댓글을 달았다.

얼마 지나고 우리 수플레들이 놀라서 글을 지우긴 했지만, 그다지 좋지 않은 반응이 주를 이뤘다.

우리는 물론이고 회사에서도 당황했다.

충분히 고려를 해서 라이브 방송을 킨 건데, 그런 식의 반응이 나올 거라는 건 정말 예상 못했으니까.

그래서 라이브 방송의 빈도를 조금 줄이고, 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결론이 났다.

특히 지금처럼 이름이 서서히 알려지고 있을 때는 더더욱.

“으, 이제 1분 남았어요!”

태블릿 PC 앞에 모여 우리가 몸을 떨었다.

이윽고 카운트다운을 시작하고 우리는 회사 미튜브 메인화면을 새로고침했다.

저녁 6시 50분.

[우주 &리혁 - 밤바다 뮤비 WooJoo&LeeHyuk - Night Sea Special MV]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따끈따끈하게 올라왔다.

긴장과 설렘 가득한 눈빛들이 화면을 향하는 가운데, 리혁이가 클릭했다.

그런데 우리가 기대했던 영상이 아니라 엉뚱한 게 나왔다.

“아씨, 뭐야. 식겁했네.”

동영상이 재생되기 전에 나오는 광고였다.

괜히 마음이 급해진 내가 말했다.

“얼른 스킵 버튼 눌… 어?”

하지만 5초 뒤 스킵을 누르려고 하던 우리는 어벙한 얼굴로 눈을 깜빡거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었으니까.

-나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런 내레이션과 함께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미남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때깔이 고운 화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연출된 광고였다.

그런데, 그 안에서 캠퍼스룩을 입고 안경을 쓰고 있는 배우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제가 나오네여?”

화면 속에 보이는 막내의 얼굴 덕분에 곧바로 우리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다.

바로 우리가 찍었던 광고.

교복 브랜드 에버드림의 SNS CF ‘마법학교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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